사팔뜨기 개 루브르 만화 컬렉션 9
에티엔 다보도 지음, 정연복 옮김 / 열화당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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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만화 컬렉션`의 아홉번째 이야기. 좋은 책은 삶의 생기를 준다. 이 책은 루브르 박물관에 들어오는 작품들의 선택과정과 , 소문난 걸작만을 찾아 헤맬 것이 아니라, 관람객 개개인과 특별하고 소중한 관계를 맺게 해주는 루브르를 자유롭게 즐기기를...불경하게 그러나, 유쾌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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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5 23: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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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5 23: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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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6 13: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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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6 23: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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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8 17: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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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8 19: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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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8 19: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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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8 2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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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 동네서점의 유쾌한 반란
백창화.김병록 지음 / 남해의봄날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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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아날로그 책공간>의 저자들이 연, 국내 최초 가정식 서점 `숲속작은책방`의 `하느님 물건을 파는 참새`가 되어 숲에서 책과 잠을 파는 이야기. 책표지와는 다르게, 이 책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흠뻑 빠질...책과 삶과 사람들의 꿈이 가득찬,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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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5 2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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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5 22: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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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8-15 22:05   좋아요 1 | URL
숲에서 책과 잠을 판다구요? 완전 땡깁니다. 표지는 진짜 별로인데요 ㅎㅎ 내용은 반전이군요

appletreeje 2015-08-15 22:24   좋아요 1 | URL
ㅎㅎ 저자부부들께서도 첨에는 책방까지 차릴 계획은 없었지만, 이러저러한
예기된(?) 과정을 통해 `숲속작은책방`을 열고, 책과 북스테이를 겸하며 1년간
전국의 동네책방을 순례하며 느끼고 더욱 `책이 있는 삶`을 희망하며 걸어가는
이야기가 담긴 책인데요~ 이 책은 책방을 차리든 안 차리든을 떠나, 모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과 꿈과 행복이 가득 들어 있어 정말 연휴를 맞아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프레이야님께도 추천드리고 싶은 그런 책입니다~ㅎㅎ

근데 진짜, 책표지는 왜 저렇게 만들었는지...ㅠㅠ
정말 `옥의 티` 같아요.ㅋㅋ

프레이야 2015-08-15 22:47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애플트리제님이 추천하는 책은 믿고 사게 되어요. 아시죠^^

appletreeje 2015-08-15 22:59   좋아요 2 | URL
아이구, 고맙습니당~~꾸벅,
좋은 밤 되세요~~*^^*

제시스패로우 2015-08-15 22:32   좋아요 0 | URL
저도 10년 후 책방과 북카페를 목표로 하는데 읽어봐야 겠네요...

appletreeje 2015-08-15 22:41   좋아요 1 | URL
예~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고 사는 사람들과 우리의 꿈과 희망이
개성 넘치는 책방지기들의 북리스트와 가슴 뛰는 책공간으로 함께
잘 녹아 있어, 한 번 읽어 보셔도 후회하지 않으실 것 같아요~*^^*

2015-08-15 2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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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5 23: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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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8-16 05:30   좋아요 1 | URL
지도를 보니 `전라남도 책방`은 없네요 ㅋㅋ
`많이 알려지`고 `문화예술 사업을 많이 하`는 곳이 아닌
그야말로 `작은 마을 책방`까지
다녀 본 발자국은 아닌 듯하구나 싶지만,
이만 한 이야기도 소중하구나 싶어요

appletreeje 2015-08-16 08:19   좋아요 1 | URL
어멋 그렇네요? 저만 해도 제가 사는 구에 동네책방을 찾아봤더니
이번 여름에 새로 생긴, 독립출판물이나 노트 엽서를 파는 곳이 있어
반가웠는데요.
그러지않아도, 저자의 마지막 한 마디에
˝책을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이 책에 나오는 작은 책방들이 전국의 책방을
대표하는 건 아니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전국 곳곳에는 오랜 시간 동안 공든 탑을 쌓아온 많은 서점과 서점인들이 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기록하지 못했다. 나는 그저 서점이 죽어간다고 생각했던 이 시점, 내가 사랑하는 책공간들 그리고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독립서점들과 만남으로써 작은 공간과 연대를 표하고 싶었다.
나머지는 독자의 몫으로 돌리고 싶다.˝는 말씀이 있더군요~

참 그리고, 이 책에 자연과 책 속에서 하룻밤 머물다 가는 `마음의 집` 롤모델로
일본에 있는 `키조 그림책마을`이 나오는데... 참 아름다워서 숲노래님 생각이 났어요~*^^*

숲노래 2015-08-16 14:31   좋아요 0 | URL
키조 그림책마을이라는 곳이 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한국에서도 시골마을을 살리는 길을
이렇게 슬기롭게 생각할 줄 아는 공무원이
머잖아 생길 수 있기를 빌어요.

키조마을은 책뿐 아니라 `숲`도 곱게 잘 살려 놓은 듯하네요.
아무렴, 그렇게 해야지요~

appletreeje 2015-08-16 23:53   좋아요 1 | URL
예~ 이 그림책마을에서는, 책 보다 자연이 더 우선인 곳이라
더욱 좋았습니다~~*^^*

2015-08-16 22: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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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6 2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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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루에 앉아 하루를 관음하네

 

 

 

 

 

 

         뭉게구름이 세상의 기억들을 그렸다 뭉갠다

         아직껏 짝을 찾지 못한 것이냐

         애매미의 구애는 한낮을 넘기고도 그칠 줄 모르네

         긴꼬리제비나비 노랑 상사화 꽃술을 더듬는다

         휘청~ 나비도 저렇게 무게가 있구나

         잠자리들 전깃줄에 나란하다

         이제 저 일사불란도 불편하지 않다

         붉은머리오목눈이 한 떼가 꽃 덤불 속에 몰려오고

         봉숭아 꽃잎 후루루 울긋불긋 져 내린다

         하루해가 뉘엿거린다

         깜박깜박 별빛만이 아니다

         어딘가 아주 멀리 두고 온 정신머리가 있을 것인데

         그래 바람이 왔구나 처마 끝 풍경소리

         이쯤 되면 나는 관음으로 고요해져야 하는데

         귀 뚫어라 귀뚜라미 뜰 앞에 개울물 소리

         가만있자 마음은 어디까지 흘러갔나  (P.11 )

 

 

 

 

 

 

                노래

 

 

 

 

 

 

            상처받은 영혼을 통해 노래가 나온다고

            마음의 깊은 동굴로부터

            울려와 들리는

 

 

            초원의 평화로운 풍경이

            양떼구름의 하늘로 퍼져가는 이거나

            슬픔으로 가득찬 유리창에

            눈물처럼 적시며 피어나는 이거나

 

 

            그리하여 고백이다 기다림이다

            비탄으로 애끓는 탄식이나 춤이다

            영혼을 관통하는 시다

            해와 달인들 사랑 없이 어찌 뜰 수 있으리

            생명 있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바람처럼 떠돌던 세상의 불립문자들이

            다가와 어루만지며 무늬를 이룬다

            노래가 절절하고 아리게 된 가지가지 이유이다  (P.45 )

 

 

 

 

 

 

 

 

               중독자

 

 

 

 

 

              익어가고 있다

 

 

              햇빛과 달빛, 별들의 반짝이는 노래를 기다렸다

              너무 격정적이지 않게 그러나 넉넉한 긴장과 두근거림이

              휘감았다 마디마디 관통했다

              사랑이었던, 슬픔이었던

              너를, 당신을, 나를

              거친 바닥에 깔아 무참히도 구긴다

 

 

               비빈다 휘감아 뭉갠다

               산다는 것 이렇게 서로의 몸을 통해

               흔적을 남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 퍽큐- 나를 더 뜨겁게 짓이겨줘

               악을 써봐 제발 비명을 질러봐

               어찌하여 상처가 향기로운지

 

 

               이따금 틈틈히

               모던한 멜랑콜리와 주렴 너머의 유혹이 슬그머니 뿌려

               진다

               찻잎의 그늘이 깊어진다

 

 

               어쩌면 고통,

               어쩌면 욕망의 가장 먼 길 저 산 너머 끝자리

               한 점 티끌이기도 거대한 중심이기도

               지독하다 끔찍하다 너에게로 물든 중독

               발효차가 익었다

               우주의 고요 한 점 아침 찻잔에 띄운다  (P.48 )

 

 

 

 

 

                                                 -박남준 詩集, <중독자>-에서

 

 

 

 

 

 

 

 

 

                   생은 과일처럼 익는다

 

                                                                               이기철

 

 

 

 

 

 

 

                창문은 누가 두드리는가, 과일 익는 저녁이여

                향기는 둥치 안에 숨었다가 조금씩 우리의 코에 스민다

                맨발로 밟으면 풀잎은 음악 소리를 낸다

                사람 아니면 누구에게 그립다는 말을 전할까

                불빛으로 남은 이름이 내 생의 핏줄이다

                하루를 태우고 남은 빛이 별이 될 때

                어둡지 않으려고 마음과 집들은 함께 모여 있다

                어느 별에 살다가 내게로 온 생이여

                내 생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구나

                나무가 팔을 벋어 다른 나무를 껴안듯

                사람은 마음을 벋어 타인을 껴안는다

                어느 가슴이 그립다는 말을 발명했을까

                공중에도 푸른 하루가 살듯이

                내 시에는 사람의 이름이 살고 있다

                붉은 옷 한 벌 해지면 떠나갈 꽃들처럼

                그렇게는 내게 온 생을 떠나보낼 수 없다

                귀빈이여 생이라는 새 이파리

                네가 있어 삶은 과일처럼 익는다  (P.20 )

 

 

 

 

 

 

 

                      여자비

 

                                                                 안현미

 

 

 

 

 

 

                  아마존 사람들은 하루종일 내리는 비를 여자비라고 한다

                  여자들만이 그렇게 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울지 마 울지 마 하면서

                  우는 아이보다 더 길게 울던 소리

                  오래전 동냥젖을 빌어먹던 여자에게서 나던 소리

                  울지 마 울지 마 하면서

                  젖 먹는 아이보다 더 길게 우는 소리

                  오래전 동냥젖을 빌어먹던 여자의 목 메이는 소리  (P.36 )

 

 

 

 

 

 

                      짐

                                  어머니학교6

 

                                                                       이정록

 

 

 

 

 

 

                    기사 양반,

                    이걸 어쩐댜?

                    정거장에 짐 보따릴 놓고 탔네.

 

 

                    걱정 마유. 보기엔 노각 같아도

                    이 버스가 후진 전문이유.

                    담부터 지발, 지발 짐부터 실으셔유.

 

 

                    그러니까 나부터 타는 겨.

                    나만 한 짐짝이

                    어디 또 있간디?

 

 

                    그나저나

                    의자를 몽땅

                    경로석으로 바꿔야겠슈.

 

 

                    영구차 몰듯이

                    고분고분하게 몰아.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고분이니께.  (P.54 )

 

 

 

 

 

 

 

 

                       꽃은 자전거를 타고

 

                                                                               최문자

 

 

 

 

 

 

                     그녀가 죽던 날

                     꽃은 자전거를 타고 왔다

                     그녀의 남자가 입원실 현관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막 아네모네 꽃을 내리려고 할 때

                     그녀의 심장은 뚝 멎었다

                     꽃은 다시 자전거를 타고 영안실 근처로 갔다

                     죽을 자리에서도 타오른다는 아네모네가

                     놀란 자전거를 타고 앉아

                     헛바퀴만 돌리고 또 돌렸다

 

 

                     그날,

                     꽃은 온종일 자전거에게 끌려 다녔다

                     꽃을 태운 자전거는 참았던 속력을 냈다

                     꽃도 그녀처럼 자전거를 타고 앉아

                     남자의 등을 탁탁 때리며 달렸다

                     꽃의 내부가 무너지도록 달렸다

                     마지막 꽃 한 송이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뭐라고 말했지만

                     바람이 그 말을 쓸어갔다

 

 

                     그날,

                     빈 자전거 한 대

                     고수부지 잡석 사이에 쓰러져 있었다  (P.130 )

 

 

 

 

 

                                 -안상학 엮음 <시의 꽃말을 읽다>-에서

 

 

 

 

 

 

 

 

 

 

 

 

 

 

 

 

 

 

 

 

 

 

 

 

 

 

 

 

 

 

 

 

 

 

 

        '지축을 울리는 누떼의 발자국처럼' 멀리서 우레가 치고 비가 내린다.

        말복 지나고 아침 저녁 선선해져 한시름 놓으며.. 연휴 전, 을미년 대서 무렵에

        안상학 시인이 엮은 50편의 시와 이야기들이 들어 있는 '시의/ 꽃말/를 읽다'와

        박남준 시인이 지역출판사인 진주의 펄북스.에서 펴낸 오랫만의 시집 '중독자',

        영원히 살 것처럼 사는 우리들에게 묻고 들려주는, 우리 삶의 종착지에서 만

        나는 우리 삶이 압축된 시간들의 이야기, '내 눈길 머무는 곳마다 내 숨결 가 닿는

        곳마다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살아 있는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

        임을 담담히 일깨워주는 '후회없이 살고 있나요?'를 다시 한 번 펼쳐 보는 날.

        퇴고는 화장하는 과정이 아니라 화장을 하나하나 지워가는 과정인 것처럼, 그렇게

        삶의 꽃말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저녁에는 삼우제를 지내고 온 사람과 여럿이 모여, 맑은 술 한 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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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08-13 14:41   좋아요 1 | URL
하늘이 참 높고 예쁘네요.
많이 덥습니다.
건강조심하시는 나날되셔요

appletreeje 2015-08-13 14:46   좋아요 2 | URL
가끔 하늘을 보면 벌써 하늘이 높고 예쁘더군요~
좀 전엔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더니, 지금은 또 햇빛이 쨍하네요.^^
낮은 여전히 덥지만 아침 저녁은 선선해서 가을이 오는 느낌이..
하늘바람님께서도 어여쁜 아기들과 건강하시고~행복한 나날 되세요~~*^^*
고맙습니다!

하늘바람 2015-08-13 14:47   좋아요 1 | URL
네 바람결이 달라졌어요.
지금부터 10까지는 환상적인 날씨를 보여주겠지요

2015-08-13 15: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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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15: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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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08-13 15:16   좋아요 1 | URL
하늘이 정말 예뻐요~

appletreeje 2015-08-13 15:23   좋아요 1 | URL
예~ 정말 예쁩니다~~
그런데 지금은 또 하늘이 흐려졌네요.^^

지금 행복하자님!!!
즐겁고 행복한 연휴~보내세요~*^^

2015-08-13 18: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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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22: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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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8-13 18:18   좋아요 1 | URL
음, 좋은시를 잘 알아 갑니다. 여러 시를 두루 알게 하는 것도 색다른 맛이 납니다.
저는 하루 한 시도 버거운데..소화시키는 능력이겠죠..많이 보시고 경험하시는?!
고맙습니다. 마음은 해실해실 풀어지는 그런 오후가 되시길 바래 봅니다.^^
천둥소리에, 이웃 소식에 마음이 단단하게 뭉쳤을지 모르니 말예요.

appletreeje 2015-08-13 22:30   좋아요 1 | URL
예~ 한 시인의 시집을 읽는 일도, 여러 시인의 시를 엮은 시집도
색다르고 즐거웠어요~
소화시키는 능력은 없어도...소가 여물을 먹듯 되새김질 하며
즐기는 것 같아요~^^
사는 게 다 그렇겠지요~?^^ 맑은 날도 있고 천둥치는 날도 있고
기쁜 날도 있고, 함께 사람 사는 일의 희노애락을 나누는 날도 있고요.
반가운 방문~ 고맙습니다!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

2015-08-13 18: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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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22: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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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8-13 18:30   좋아요 1 | URL
appletreeje 님 댁에도 마루가 있겠지요?
여름이 천천히 저무는구나 싶어요.
이런 날
하늘 올려다보면
그야말로 높고 새파라면서
요 며칠은 구름이 아주 멋져요.
아름다운 하루입니다~

appletreeje 2015-08-13 22:54   좋아요 1 | URL
마루,라기 보다 거실이 있어요.^^
숲노래님 댁 같이, 진짜 나무로 된 그런 마루가 아니라
새삼...아쉽고 부럽습니다~~
여튼, 마루에 누워 창밖을 보면 나무도, 새파란 하늘도, 멋진 구름도
뭉개뭉개 보여~ 참으로 즐겁고 행복해집니다~
정말 아름다운 하루,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2015-08-14 00: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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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4 08: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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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4 01: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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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4 08: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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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4 10: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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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타

 

 

 

 

 

 

               인천항에서 낯선 이 포구까지

               오는 데 수십 일이 걸린 데다

               그 사이 몸은 다 식고

               손톱도 다 닳아졌으니

               삼도천이나 건넜을까 몰라

               구조된 것은 이름, 이름들뿐

               네 누운 이곳에

               네 목소리는 없구나

               집에 가자 이제

               집에 가자  (P.66 )

 

 

 

 

 

 

 

                         회전 식탁

 

 

 

 

 

 

                아이들에게 지구의를 나눠 준 적 있지

                지구라도 되는 듯 좋아하던 딸아이 탄성 때문에

                진작 사 주지 돌리고 놀게, 원성이 오래 남아

                지구의 함께 돌리다보면 하느님이 된 것 같았지

                푸른 바닷물이 출러덩, 물고기들도 펄떡

                튀어 나오는 것 같았지

                빙빙 돌리면 둥글게 넘치는 잔칫상 같았지

                지구의를 돌려라 중국집 회전 식탁 처럼

                지구의를 돌려라 팔 짧은 아이도 음식이 닿게

                지구의가 도는 까닭은

                누구도 굶지않는 회전 밥상이 되기 위해서다

                아이들아, 지구의를 돌려라 새 지구를

                저기, 푸른 식탁이 돌고 있다  (P.87 )

 

 

 

 

 

 

 

                   김동협

                                -2014년 4월 16일 09:10

 

 

 

 

 

 

                나 무섭다, 진짜 나,

                아, 나 살고 싶어, 진짜 나

                나 꿈이 있는데, 나 살고 싶은데,

                배가 60도 기울었어,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이쌍! 진짜 욕도 나오고, 울 것 같은데,

                아씨, 나 무섭다고, 지금, 씨바, 니가 와바요,

 

 

                아, 난, 진짜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여자 친구도 없고, 키스도 못 해봤는데,

                치킨에 생맥주도 하고 싶은데, 돈 벌어

                철근쟁이 우리 아빠 집 사주기로 했는데

                마지막으로 라임 하나 뽐내야 ..쿵,

                쿠쿠궁 소리 저거 뭡니까? 진짜, 저거 뭡니까?

                전기도 나갔어, 아, 진짜, 나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아, 씨바, 빨리 와봐요, 나 살고 싶다구요,

                죄송해요, 하느님, 네, 하느님, 살아서 봅시다,

 

 

                물이 차고 있어, 애들이 자빠지고 있어,

                나, 구해달라고, 진짜, 가만 안 둘 거야!

                이 개자식들, 없애버릴 거야,

                이런 물길 속에 내가 묻혀? 니들은 날 못 묻혀,

                내가 니들 뺨을 쳐? 니들은 내 등을 쳐,

                지금 배는 85도, 내 머릿속 온도는 100도,

                너흰 지금 무탈? 난 너흴 쳐부술 각시탈,

                내가 은장도로 너흴 쳐? 너흴 칠 공수도,

                아름다워,

 

 

                배가 잠기고 있어,

                내가 잠기고 있어,

                마침표 같은 건 찍지 마, 돌아오고 말 테니,

                꺾어도 가만있는 꽃 같은 건 되지 않을 거야,

                증언도 못하는 새도 아니고 물고기도 아니고,

                반드시 사람으로, 난, 다, 시, 와, 야, 겠, 어,  (P.102 )

 

 

 

 

 

 

 

                     닻

 

 

 

 

 

                 쇠사슬을 풀어라

                 우당탕 굉음 질러대며 불꽃 튕기며

                 지금은 진창에 도끼날 꽂을 때

                 노도와 같은 질주를 멈추고

                 바닥에 닿아야 할 때

                 바람과 햇빛과 말라붙은 흙과 벌건 녹

                 지난 잔해 토해내며

                 갯벌 속으로 처박히는 칼날이여

                 조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흙 칠갑을 해야 하는가

                 한 바닥에 골똘히 나를 부려

                 어둠 속 기나긴 배밀이를 견딘 다음에야

                 밟고 지나가버린 밑창을 들여다보게 되리라

                 우리가 건너온 아픈 바다의 심중을  (P.109 )

 

 

 

 

 

                      -김해자 詩集, <집에 가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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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18: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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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2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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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8-07 19:08   좋아요 0 | URL
벌써 이 책을 보시는군요.
저는 다음주쯤 선물로 받기로 했어요.
땀과 눈물이 웃음으로 되는 이야기를
가슴 설레면서 기다립니다~

appletreeje 2015-08-07 21:36   좋아요 0 | URL
예~요즘 미팅때 선물받은 시집들을 차근차근 읽고 있는데
오늘은 김해자 시인의 `집에 가자`를 읽었습니다. ^^
김해자 시인은, 숲노래님께서도 각별히 마음으로 아끼며 만나시는
시인이시죠~?^^
역시 이번 시집도 참 좋았습니다~~
저도 다음주에 숲노래님께서 올려주실, 느낌글을
가슴 설레게 기다립니다~

2015-08-07 2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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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21: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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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8 00: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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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8 00: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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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8 18: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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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8 23: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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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9 22: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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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9 23: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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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0 16: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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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0 2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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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0 21: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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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0 23: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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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2 2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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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1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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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니밀크랜드의 털실로 짠 호수에서의

           플라잉 낚시

                   -우산꼭지 같은 버섯기둥이 낚아 올린 것들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머리카락, 형광연두색 금붕어,

            리시안셔스, 라넌큘러스, 프리지아, 검은 안경, 돼지 모자,

            갸우뚱거리는 고개, 얌체, 숟가락 받침, 스머프 마을, 로렐

            라이, 아르페지오, 접시닦이, 구두코, 빈 라덴, 조각보, 두근

            거리는 심장, 반쯤 마시다 만 얼 그레이 홍차, 너는 왜, 수

            수깡, 시름시름 앓는 병아리, 뉴햄프셔, 아그리콜라, 미친

            흰 수염 고래, 오로라, 스웨덴, 별 모양 사탕과자, 지리멸렬,

            한 번도 말해본 적 없는, 바람 빠진 고무풍선, 유리구슬 세

            개, 바둑알, 나르시시즘, 급진주의자, 대륙횡단열차, 작설

            차, 우롱차, 현미, 오누이, 배꼽 피어싱, 피겨스케이팅, 나이

            팅게일, 오리무중, 플라이 투 더 문, 간이역, 그게 전부가 아

            닌데 전부라고 믿는 병신 쪼다들, 가시 박힌 이마, 소경, 트

            래펄가 광장, 이태리 폰타나, 코인라커 베이비, 툰드라, 참

            나무숲, 난쟁이, 야구공, 너의 예상을 빗나가게 해주지, 중

            학교 국어 선생, 삐둘어진 입, 오르골 소리, 깜박깜박 조는,

            유월의 삼학산, 장마, 깨진 저그, 폭설, 이랑, 장미, 적란운,

            하얀 목련이 필 때, 아로마 캔들, 베르가못, 비옷, 개미가 줄

            줄이 따라오는, 골목길, 나쁜 여자, 카르마, 라흐마니노프,

            트럼프, 집시 바이올린, 물이 마른 계곡에 처음 보는 돌멩

            이, 반려자, 지하보도, 개구리 뒷다리, 피구, 벼룩의 춤, 나

            는 오늘, 로 시작하는 그림일기장, 평화를 위해서라며 불평

            등 조약서에 낙관을 하고 악수를 청하는 손, 흰 손, 사라방

            드, 차가운 발, 함흥, 돗자리, 모닥불, 소라게, 하늘, 꽃, 눈,

            비, 그리고  (P.34 )

 

 

 

 

 

 

 

                늦은 밤

 

 

 

 

 

              누군가 죽었다

              나는 문상을 갔다

              검은 옷을 입고

              망자에 대한

              최대한의 예를 갖추고서

 

 

 

              상주에게 인사를 하고

              생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망자에게

              분향을 하고 절을 한다

              두 번,

              그리고

              반절

 

 

              고사리가 들어간 육개장에

              공기밥을 훌훌 떠먹고

              소주를 두 잔,

              그리고 반 잔

 

 

              흐트러져 있던 신발들이 가지런히 출구를 향해 나 있다

              신발장에 걸린 구두주걱은 쓰지 않고

              천천히 구두를 신는다

 

 

              늦은 밤

              집에도 도착하기도 전에

              허기가 진다

              알타리만 꺼내어

              다시 밥을 먹는다

              오드득, 하고 씹히는 삶.  (P.48 )

 

 

 

 

                -유형진 詩集, <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에서

 

 

 

 

 

 

 

 

 

 

 

                                                                 

문예중앙시선 39권. 유형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그는 첫 시집에서 아스팔트조차 밟지 않고 모니터만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모니터킨트'들을 대변하며 2000년대 중반 '미래파'의 선두 주자로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두 번째 시집에선 한층 더 심화된 동화적 상상력을 펼쳐내며 알록달록한 유토피아 '랜드 하나리'로 우리를 초대한 바 있다.

그의 시가 어떤 길 하나를 내고, 그 위에 우리의 삶을 자신만의 언어로 담아내려 했다면, 그는 적어도 그 지점에서는 아직 방향을 틀지 않았다. 유형진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언어의 차원에서 자행되고 있는 편견과 권위, 통념을 떨쳐낸 자유로운 상상력의 공간 '허니밀크랜드'를 펼쳐 보인다.

그곳은 환상이나 공상으로 지어올린 허구가 아닌, '지금-여기' 살아 숨 쉬는 생생한 말들의 풍경과 잔치 속에서 빚어낸 독창적인 공간이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낯섦의 거처를 현실의 평면 위로 들어 올린 것이다. 삶의 다채로운 결들에 상상력을 덧입힐 줄 아는 유형진 시인이 그려낸 칼레이도스코프(만화경)의 세계, 그러나 결국 현실인, '있지도 없는 세계'가 지금 이곳에 펼쳐진다.

 

 

 

     이제는 오히려 무감각해진 미친 폭염 속, 여전히 쌓인 일들을 입에 술칠을 하기 위해

     기진맥진 하다가, 선물로 온 冊들과 그 와중에도 또 뭐가 그리 궁금한지 퍽퍽 주문해

     온 冊들을 바라보다가, 아우, 모르겠다. 일단, 여기서 잠시 쉬자 하고 지난번 미팅때

     받은 詩集들 중, 표지도 시원한 '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를 집어들고 발치에 선풍기

     틀고 대자리에 배깔고 누워, 산정캠프의 검은 고양이 띰띰이가... 가늘게 좁혀지는

     동공으로 지을 수 있는 가장 멋진 눈동자로 만족의 화답을 해준, '허니밀크랜드

     의 털실로 짠 호수'를 읽으니 조금 시원해졌다. 냉동실의 멸치만큼 감칠맛은 아니겠지만.

     누구의 것인지 정말 알 수는 없지만, 나에게도 늘 가끔 여전히 마음을 잡아 이끄는 의미들.

     그리고 아직 늦은 밤 아닌 아직 이글거리는 한낮 오후지만, 알타리 대신 나는

     아이스커피의 돌얼음을 오드득, 씹는 어느 날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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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6 18: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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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6 20: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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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6 19: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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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6 2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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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07: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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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08: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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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8-07 07:27   좋아요 1 | URL
절기로 입추가 코앞이면서
저녁과 새벽에는 서늘서늘 시원한 바람이 부는
팔월 첫머리입니다.

오늘 하루도 아름다운 노래로
마음 가꾸셔요~

appletreeje 2015-08-07 08:51   좋아요 1 | URL
예~ 내일이,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시작되는 절기
입추이지요~~
아무리 무덥다 해도 자연의 시계는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듯 싶습니다. ^^

숲노래님께서도 아름다운 노래 부르시면서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2015-08-07 11: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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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12: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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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8 00: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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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8 0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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