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 하루 한 장만 보아도, 하루 한 장만 읽어도, 온종일 행복한 그림 이야기
손철주 지음 / 현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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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걸음.. 젖은 달빛같은 책.`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마음씨가 곱고 정이 깊은 그림들이라서 그렇다. 그 정을 찾아 베풀고 싶은 소망이 이 책에 도사리고 있다. `그림 밭을 일군 옛 사람의 붓농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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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7 18: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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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7 20: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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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3-02-08 01:49   좋아요 0 | URL
나무늘보님 덕분에 좋은 책을 알게 되었네요. 도서관에 있어서 책배달 신청해두었어요.^^

appletreeje 2013-02-08 09:21   좋아요 0 | URL
손철주 선생의 해박한 식견과 문체, 해석으로 우리 옛그림을 정답게
볼 수 있어서 참 좋아요.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도 좋구요.^^

참, 보슬비님께서 추천해주신 '담요' '고기' '교육천국, 쿠바를 가다'도 오늘 아침에 왔어요~~^^ 보슬비님 덕분에 이번 구정에 좋은 책들 읽게 되어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 열심히 일해도, 아무리 쉬어도, 그 무엇을 사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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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란 내 자신의 가치와 신념이 아닌, 사회가 강요하는 트랜드나 경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괜찮아. 대세에 지장 없어. 각 안 잡고 살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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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집

                         신동엽 시인의 옛집에서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데도

                      마당에 피워놓은

                      모닥불은 훨훨 탄다

                      삼십 년 전 신혼살림을 차렸던

                      깨끗하게 도배된 윗방

                      벽에는 산 위에서 찍은

                      시인의 사진

                      시인의 아내는 옛날로 돌아가

                      집 앞 둠벙에서

                      붉은 연꽃을 딴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옛 백제의 서러운 땅에

                      그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모닥불 옆에서 훨훨 타오르고 있는

                      몇 개의 굵고 붉은 낱말들이여   (P.82 )

 

 

 

 

                         가난한 사랑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 없이 뇌어보지만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P.32)

 

 

                                         -신경림 詩集, <가난한 사랑노래>-에서

 

 

 

 

 

          농무(農舞)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조무래기들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산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거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

 


 

  

           파장(罷場)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키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호남의 가뭄 얘기 조합 빚 얘기

                           약장사 기타 소리에 발장단을 치다 보면

                           왜 이렇게 자꾸만 서울이 그리워지나

                           어디를 들어가 섰다라도 벌일까

                           주머니를 털어 색시집에라도 갈까

                           학교 마당에들 모여 소주에 오징어를 찢다

                           어느새 긴 여름해도 저물어

                           고무신 한 켤레 또는 조기 한 마리 들고

                           달이 환한 마찻길을 절뚝이는 파장

 

 

                                                          -신경림 詩集, <農舞>-에서

 

 

 

 

        신경림 시인의 시를, 처음 접한 詩集이 <農舞>였다.

        우리는 '파장(罷場)'의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를 읇으며, 낄낄거렸던가.

        그때는 그랬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겨운 시간이라 믿었던.

        출간 25주년 기념으로, 절판 되었던 시집 <가난한 사랑노래> 를 특별판으로 읽으니 새삼,

        요즘의 네트워크 세상이, 아니, 이 시집의 詩들이 새삼스러운 이 느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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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5 20: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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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5 23: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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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모노로그 2013-02-06 09:45   좋아요 0 | URL
신경림 시인의 글을 구수한 향토냄새가 나네요 ^^
잊고 있었던 향수 같은 .. 부끄럽지만 한번도 신경림 시인의 시를 읽어본 적이 없는데
이번기회에 사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오늘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시가 그리웠는데 ㅎㅎㅎ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하다고 두려움이 없겠는가
젊은 날의 방황이 떠올라. 애잔해집니다 ^^
좋은 시 감사합니다 ~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appletreeje 2013-02-06 10:05   좋아요 0 | URL
드림님께서는 이성도 감성도 풍부하신 것 같아요~~^^
드림님의 댓글로, 詩의 귀절을 읽으니
더욱 이 시의 절절함이 와 닿는 듯 합니다.

드림님! 늘 감사드리며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드림모노로그 2013-02-06 13:33   좋아요 0 | URL
ㅎㅎㅎ 먼저 허락을 구했어야 하는데
가난한 사랑노래는 제 블로그에 퍼갔어요 ㅋㅋ
제가 모르는 것들을 많이 알려주시는 나무늘보님 ㅋ
정말 감사합니다 ^^ ㅎㅎ

appletreeje 2013-02-06 19:39   좋아요 0 | URL
아유~~잘 하셨습니다~~^^
신경림 시인의 詩가 드림님 덕분에 더 많은 분들께
행복을 주셨을테니까요.^^
드림님! 행복한 밤 되세요.*^^*

블루데이지 2013-02-06 14:52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 특별판 구입했어요!
예전 시집을 이사 할때 잃어버려서 가끔 집나간 형제찾든 그리워했었거든요!ㅋ
이번 시집도 얼릉 제 손때 묻혀 제꺼로 만들려구요^^
appletreeje님께서 적어놓으신 시들 제가 좋아하는 시라서
반가운 마음에 댓글남겨요! 오늘 즐거운하루되셔요! 감사합니다.

appletreeje 2013-02-06 19:01   좋아요 0 | URL
댓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늘 블루데이지님의 사려깊고 다정하신 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집나간 형제찾든 그리워했었'거든 이란, 말씀이 참 좋습니다.

블루데이지님! 행복한 저녁 되세요~~^^
 

 

 

 

 하지만 행복은 추구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노력해도 안 된다는 허무주의가 아님은 물론입니다. 좋은 미래를 추구하기보다 좋은 과거를 축적해 가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기가 죽을 필요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도 괜찮다는 것. 지금이 괴로워 견딜 수 없어도, 시시한 인생이라고 생각되어도, 마침내 인생이 끝나는 1초 전까지 좋은 인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별히 적극적인 일을 할 수 없어도, 특별히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없어도, 지금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당신은 충분히 당신답다는 것. 그러니 녹초가 될 때까지 자신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마음이 명령하는 것을 담담하게 쌓아 나가면 나중에 돌아보았을 때는 저절로 충분히 행복한 인생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 등등. 이러한 '태도'가 아닐까요.

 

 이것들은 우리가 개인으로서 살아가는 경우의 '태도'입니다만,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는 어떤 사회나 세계를 바람직하다고 생각 할까요. 그것은 '존엄'이라는 것이 의식되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유일성'이나 '일회성'이 의식되는 사회입니다.

 그렇게 되면 저절로 사람을 상품화하여 물건처럼 취급하는 시장경제의 존재방식이나 사람을 이름 없는 군중으로 바꾸고 공공영역을 생략해 버리는 직접 접근형 사회의 문제에도 새로운 빛이 비칠 것입니다.

 

 새로 생겨난 사회 안에서 '거듭나기'의 인생을 오래오래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P.191~192 )

 

 

 

 제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런 낙관적 인생론이나 행복론을 체로 쳐서 비관론을 받아들이고 죽음이나 불행, 슬픔이나 고통, 비참한 사건에서 눈을 돌리지 않고, 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인생을 마음껏 살아가는 길을 보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바로 "인간이 덧없이 죽을 운명에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어디까지나 겸허히 인간적인 것을 긍정한다"(테리 이글턴, [신을 옹호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신생 新生의 힘'내포하고 있습니다. (P.195 )

 

                                                             -강상중의, <살아야 하는 이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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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5 15: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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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5 19: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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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5 16: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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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5 19: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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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모노로그 2013-02-06 09:46   좋아요 0 | URL
아 테리 이글턴의 말은 곱씹을 수록.. 가슴에 와닿는 말 같습니다 ㅎ
자꾸 머릿속에 맴돌더라구요 ㅋ^^

appletreeje 2013-02-06 10:09   좋아요 0 | URL
제가 이 책, 드림님 리뷰 보고 읽었지요.~^^
좋은 리뷰는 좋은 책들을 자꾸 전파하는 힘을~!!
ㅎㅎ 드림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당~~^^

프레이야 2013-02-06 15:27   좋아요 0 | URL
옮겨주신 글귀만으로 차분하고 진중하게 읽히네요. 좋아요^^

appletreeje 2013-02-06 19:26   좋아요 0 | URL
히히~~프레이야님께서 좋다고 하시니까, 저는 더 좋습니다.^^
늘 프레이야님께 감사드리며 좋은 저녁 되세요.*^^*
 
안녕, 친구야 웅진 우리그림책 21
강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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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어렸을 때가 생각나는..눈 내린 밤의 눈같이 소복소복.. 예쁜 책. 눈 내리는 밤에 집을 찾아가다 만났던, 커다란 개와 생쥐와 검은 고양이와의 이야기가 인상깊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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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3-02-04 12:57   좋아요 0 | URL
지민이한테- 아 제 딸 ^^- 이거 같이 읽자, 했더니만 싫어하더라구요 으흠;; 머털도사는 좋아하면서 왜 ㅠㅠ 저도 곧 읽어보려구요. ^^

appletreeje 2013-02-04 20:34   좋아요 0 | URL
ㅎㅎ~~지민이에게도 취향이 있겠지요.^^
이름도 참 이쁘네요, 지민.*^^*

보슬비 2013-02-05 23:16   좋아요 0 | URL
빨리 읽어보고 싶은 책이예요. 2월 안에 처리되서 볼수 있음 좋겠어요. ㅎㅎ
도서관에 대출할때 바로 읽을수 있는 확률이 낮다는 것이 좀 아쉽지만... 다른책들 읽으며 기다려야하는 기쁨도 있어요. ㅎㅎ

appletreeje 2013-02-06 09:3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치요~~? 다른책들 읽으며 기다리는 기쁨.^^
보슬비님의 좋은 마음 덕분에 오늘도, 기쁜 하루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