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야 웅진 우리그림책 21
강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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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어렸을 때가 생각나는..눈 내린 밤의 눈같이 소복소복.. 예쁜 책. 눈 내리는 밤에 집을 찾아가다 만났던, 커다란 개와 생쥐와 검은 고양이와의 이야기가 인상깊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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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3-02-04 12:57   좋아요 0 | URL
지민이한테- 아 제 딸 ^^- 이거 같이 읽자, 했더니만 싫어하더라구요 으흠;; 머털도사는 좋아하면서 왜 ㅠㅠ 저도 곧 읽어보려구요. ^^

appletreeje 2013-02-04 20:34   좋아요 0 | URL
ㅎㅎ~~지민이에게도 취향이 있겠지요.^^
이름도 참 이쁘네요, 지민.*^^*

보슬비 2013-02-05 23:16   좋아요 0 | URL
빨리 읽어보고 싶은 책이예요. 2월 안에 처리되서 볼수 있음 좋겠어요. ㅎㅎ
도서관에 대출할때 바로 읽을수 있는 확률이 낮다는 것이 좀 아쉽지만... 다른책들 읽으며 기다려야하는 기쁨도 있어요. ㅎㅎ

appletreeje 2013-02-06 09:3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치요~~? 다른책들 읽으며 기다리는 기쁨.^^
보슬비님의 좋은 마음 덕분에 오늘도, 기쁜 하루 시작합니다~~^^
 
깊은 밤, 기린의 말 - 「문학의문학」 대표 작가 작품집
김연수.박완서 외 지음 / 문학의문학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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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국단편소설의 정수들로 엮은 책. `깊은 밤, 기린의 말`을 듣다가 `한구레네사람의 수기`를 읽고 `소금창고`에 갔다 삶의 대미인 `국화 밑에서`까지 읽으니 기쁘다. 이 책을 반값에 사 읽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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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모든 우연은 필연이 몸을 감추는 방식이며 또한 몸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까마득한 시간 여행을 통과해, 기나긴 인과의 여정을 거쳐 우리는 지구라는 이 별에 다다른 것이 아닐까.

 내가 당신과 만나거나 혹은 스쳐갈 때, 하나의 사물이 다른 사물의 옆에 가지런히 놓이게 되거나 혹은 포개질 때, 그 모든 순간들 속에서 생의 지도가 들숨과 날숨을 쉬며 그 어딘가를 향해 조금씩 뿌리를 뻗고 있는 중인 것이다. 매일 매 순간 조금씩 변하면서 아주 오래전부터 그려져온 몸의 지도, 마음의 지도, 영혼의 지도, 계절의 지도, 인생의 지도, 우주의 지도..... . 우주를 이루는 모든 질료들이 당신과 내 몸에서 그대로 발견되는, 어느날 문득 발견한 내 몸의 점 하나가 별을 부르고 풀씨 하나가 우주를 떠받치며 당신의 몸이 우주가 되는 지극한 비밀을 갖지 못한다면 생은 얼마나 밋밋하고 팍팍하겠는가. (P.194 )

 

 더 빨리 어떤 목적지에 닿기 위한 길을 찾기 위해 지도를 펴 들게 된다면 서둘러 그 지도를 버려야 한다. 자기 앞의 생을 찾아가는 그 모든 과정들이 얼마나 애틋한지를 보여주는 징표로서의 지도는 '거기'를 꿈꾸게 할 뿐만 아니라 '여기'를 돌아보게 하는 아주 느린 흔적들의 집이기 때문이다. (P.198 ) / <지도, 시간과 공간이 함께 잠드는 뜨락>.   

 

 

 

 새로운 세계로 가는 배내옷

 

  수의는 이 별에 처음 올 때 벌거벗은 맨몸이었던 우리가 지상에서 걸치게 되는 마지막 옷이다. 그것은 마지막 옷이면서 동시에, 또 다른 저편 세계에서 막 태어나기 시작한 이의 최초의 옷이다. 죽음을 통해 순환의 새로운 마디에 들어선 이의 배내옷, 마지막이면서 처음인 옷, 그리하여 수의는 나를 향해 웃고 있는 또 다른 나-'나들'사이의 혼례복이다. (P.206 ) /<수의, 어둠과 빛 사이의 찬란한 배내옷>

 

 

 

  낮은 무릎이 필요하다

 

  고독도 과하면 병이 되고 관계도 과하면 병이 된다. 그저 즐길만한 수준이면 좋다. 즐길 수 있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와 침묵이 필요하다. '적당한'이란 어느 만큼일까. 어린 시절 종이컵 두 개를 실로 연결하여 만들었던 전화기 같은 것, 방문 이쪽과 저쪽에서 한 쪽은 귀에 한쪽은 입에 대고 무어라 소곤소곤 말하고 듣던 그 거리만큼이면 좋을 듯싶다. 무슨 말이 내게로 건너오는지를 듣기 위해 참으로 진지하게 귀를 쫑긋하던 그 설렘과 떨림의 거리. 그만큼이 전화기라는 사물이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거리가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그 쫑긋거림, 저 편의 숨결까지 감지하고자 온 몸을 기울이는 극진함이 살아있는 세계. 문 저편이 침묵 중이라면 침묵의 언어를 극진한 마음으로 헤아릴 수 있었으면 좋겠고, 사람의 말뿐만 아니라 갖가지 사물과 동식물과 흙과 물의 말 앞에서도 좀 더 극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몸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처럼 나무둥치 속에서도 물이 순환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그것이 나무의 말이며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갖가지 사물들이 실은 너무도 풍성한 말을 거느린 언어의 마법사들이라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깨달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극진하게 들을 수 있는 낮은 무릎이 필요하다. (P.237~238 )   / <휴대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김선우의 사물들>-에서

 

 

 

 

 

 이 책은, 공선옥 작가의 추천글처럼 많은 시간을 들여 또박또박 천천히 읽어야 되는  그런 책이다. 스마트폰의 모든 편리한 기능들, 앱으로도 할 수 없는 그런 사물事物들의 고요하고 정지된, 그러나 지도를 펼치고 또 다른 세계로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아득한 체화의 경험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공간'의 책이다.   알고 있었거나, 잊혀졌던 사물의 말들이 나비처럼 날아올라 삶이라는, 공간( 空間)속을 춤춘다.

 작가의 말처럼 - 할수만 있다면, 나도 프로스트가 사랑한 마들렌 과자 맛의 신비처럼, 저 얄쌍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휴대폰을 맛있는 커피 한잔과 함께 먹어치웠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납작하고 얄쌍한 휴대폰 조각을 커피에 적셔 맛있게 먹어치우고 빈손으로 문 밖을 나서는 순간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먼 길의 첫 번째 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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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2-03 14:05   좋아요 0 | URL
님의 글이 더 좋으네요.^^
휴대폰이 없으면 시간이 더 남을까요? 아마도 그럴 것 같아요.
맛있는 그 시간에 무얼해도 좋겠지요.^^
집에 있는 이 책 예전 것을 펼쳐봐야겠어요.

appletreeje 2013-02-03 14:45   좋아요 0 | URL
앗, 프레이야님! 반가워요~^^
여행 잘 다녀 오셨어요~?
좋은 얘기 많이 들려주세요.^^
이 책은 우창헌 화백의 그림이 더해졌지요~~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보슬비 2013-02-03 18:02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의 댓글에 동감합니다.
나무늘보님의 글을 읽으니 처음 몇페이지 읽고 덮었던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어봐야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그 책 때문에 파리에 갔을때 한개에 1유로 하던 마들렌 한개 사서 먹었는데, 저는 추억이 없어서인지 좀 아까웠어요. ㅎㅎ

appletreeje 2013-02-04 09:32   좋아요 0 | URL
색깔 고운 마들렌은 정말 '상상속의 맛'인 것 같아요.
제게도 마들렌의 맛은 달기만 했어요.^^
언젠가인가 신민아가 나온 '마들렌'이란 영화를 본 기억이 나는데
그 영화 역시 추억에 관한 영화였던듯..

2013-02-03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04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13-02-03 20:53   좋아요 0 | URL
스맛폰을 없애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고,
그래서 에스엔에스 어플을 모두 삭제했어요.
언젠가부터 계속 페북이나 트윗 알림에 그때그때 댓글 다는 제 자신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과감하게 삭제했어요.
김선우 시인의 시만 읽었는데 산문도 좋을 거 같아요.

appletreeje 2013-02-04 09:37   좋아요 0 | URL
은근 중독이 되는 것 같아요. 요즘 세상에서 소통의 방식들이요.
돌아서면 뭔가 허탈하지만요.
이 산문집은 정말 오랜만에 또박또박 읽었던 책이였어요.^^
앤님! 오늘도 행복한 날 되세요.*^^*

수이 2013-02-04 12:59   좋아요 0 | URL
나무늘보님이 오늘도 행복한 날 되라는 인사해주셔서 그런가 요즘 매일매일 행복해요. 나무늘보님과 소통하게 되어 전 좋아요. 사물과 인생의 밝은 면을 보라고 자꾸 이끌어주시는 거 같아서.

appletreeje 2013-02-04 20:35   좋아요 0 | URL
제가 더 좋아요~~~앤님과의 소통이요.^^
근데..사실은..저..'어둠의 아줌마'..이지요.(앗, 지송!)
 

 

 

                  앉은뱅이꽃의 노래

                                      이정우/李庭雨

 

 

 

 

                     이 저녁시간에 나는

                     길가에 앉아 있습니다.

                     해질 무렵까지

                     내 곁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삶의 고된 길을

                     당신은 다른 이들보다 아주 늦게,

                     혼자서 초라하게 지나갑니다.

                     나는 그걸 보며 눈물을 글썽입니다.

 

                     저 들판에서 노을진 하늘가로

                     길 잃은 바람이 불어가고

                     산그늘 속에서 무명無名의 새들이

                     재빨리 날아갑니다.

 

                     노방路傍의 앉은뱅이 나는

                     이젠 정욕도 애욕도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내 곁에 와서

                     이 밤을 쉬어 가십시오.

 

 

                                        -이정우 詩集, <앉은뱅이꽃의 노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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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2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03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남친에게 선물받기를 즐겨하는, 여친과 같다. 등급의 수치가 올라갈 때마다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수치가 내려갈때 서서히 식어가다, 수치가 제로일 때 싸늘히 차가워진다.

 전기장판,이란 물건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반응을 가졌었는데 올해 어찌하다 내가 그의 몸을 깔게 되니 의외로, 그의 쿨함에 매번 양가감정을 가지며 웃는다.

 

 

 

 어느날, 화분에서 나온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민달팽이 '민달'이와 그의 새끼 달팽이 1과 2가 아침에

거실 벽을 오르더니 지금은 다시 마리안느 화분 속으로 쏙 들어갔다. 식구들은 매번 창밖으로 버리라고 아우성을 치나 안될 말이다. 생명이 있는 그들을 어찌 차가운 밖으로 내던질 것인가. 봄이 오면 마당의 부드러운 흙으로 이사를 시킬 때까지 오늘도 나는 얇게 저민 푸른 오이 두 조각을, 화분 흙 위에 조용히 얹어 놓는다. 아...그들의 잠은, 지금...얼마나 고요할 것인가.

 

 

 

  아침에 네이버를 보다, '자식 위해 빵과 사프심 훔친 '현대판 장발장'이란 기사에 눈이 머문다.

 

 -공사판을 돌며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는 A씨는 이날도 새벽 5시에 인천 간석동 인력소를 찾았지만

 일거리가 없어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중학생 아들은 아침밥을 거르고 학교에 가면서 사프심과 30cm 자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A씨는 심한 자책감을 느껴 집 근처 마트에서 빵 2개와 과자 2개, 사프심 1개, 30cm자 1개, 깐밤

 1개, 치킨 1개를 훔치다 보안요원에 의해 적발됐다.

 

 훔친 물품 가격은 5만7860원 어치, 하지만 A씨의 주머니에는 합의할 돈이 없어 마트 측은 증거

 물을 압수하고 A씨를 경찰에 넘겼다. -

 

 

  문득, A씨가 훔친 물품의 내역을 보다가 갑자기 내 자신이 몹시 부끄러워졌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가, 나는.'

  지난 밤을 열심히 달렸으니 이제 잠을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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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2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02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3-02-02 22:32   좋아요 0 | URL
신랑은 더워해서 전기장판은 저만 사용하는데, 올해는 전기장판에서도 자더라고요. 가장 낮게 낮추긴하지만..^^ 한해 한해 나이를 먹으면서 몸이 달라지나봐요. 마흔 넘기고는 내복도 챙겨 입더라고요.ㅎㅎ

추운날 따뜻한 전기장판키고 책읽으면 참 좋아요. ^^

appletreeje 2013-02-03 09:48   좋아요 0 | URL
ㅎㅎ 보슬비님께서도 전기장판 켜시는군요~^^
남들은 전자파니 뭐니 해서 잘 안쓴다는데 나만 뒤늦게,은근...ㅋ,

보슬비님! 그쵸~? 추운날 전기장판키고 책읽으면 참 좋아요.^^

프레이야 2013-02-03 14:22   좋아요 0 | URL
달팽이 안단테, 참 좋은 책이에요. ^^
전기장판, 저는 쓰지 않지만 왠지 몸이 으슬으슬할 땐 좋을 것 같아요.

appletreeje 2013-02-03 14:55   좋아요 0 | URL
예~~저도 참 아끼는 책이예요.
달팽이, 좋아하는데 이 책 읽고 더 마음이 가네요.*^^*

ㅎㅎ 전기장판, 이번 겨울에 애용하고 있어요~^^

착한시경 2013-02-21 00:40   좋아요 0 | URL
이 책...제목이 예뻐서 구입해 놓고~아직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바로 읽어봐야겠네요~ 전 네이버 기사가 너무 맘 아파요ㅠ.ㅠ 예전에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방과 후 교실에서 한글을 가르쳤던 적이 있었는데~6월 초 약간은 무더운 날씨에..두툼한 목티를 입고 땀을 흘리는 친구가 있길래~왜 그런지 물었더니 부모님 모두 가출하셨고~할머니랑 사는 친구였어요..초등1학년이었는데 아침에 학교도 혼자 일어나서 준비하고 온다는 말에~어찌나 맘이 짠하던지~이 글을 보니 그 친구가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