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씨 허니컷 구하기
베스 호프먼 지음, 윤미나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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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따뜻한 봄 향기가 느껴지는 책을 펼쳤을 때 만날 수 있는 씨씨의 이야기는 여느 소녀의 이야기라기에는 너무나 우울하다. 집에 잘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 결혼 때문에 북부에 와서 외로움에 마음의 병을 앓는 어머니, 웃음거리가 되어버린 어머니를 돌보아야 했던 12살의 어린 소녀가 씨씨가 가진 과거의 모습이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남부 생활에서 씨씨는 새로운 가족과 친구들을 만난다. 씨씨는 오랫동안 혼자서 견디어 왔기 때문에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상처조차 깨닫지 못한다. 책의 제목인 ‘씨씨 허니컷 구하기‘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남부 여자들의 세상에서 씨씨가 상처를 회복하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줄거리다.

어떻게 보면 뻔한 이 책의 재미는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남부의 여성들에게 있었다. 친구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에서 과거의 상처를 추억으로 바꿀 수 있는 용기를 배울 수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씨씨를 구하는 마법이 되었듯이. 언제든 마음이 외로울 때 이 책을 펼친다면 차가운 눈이 천사들의 설탕이 되는 마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버려진 동물을 돌보든 낡은 집을 구해내든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책을 읽어주든, 네 안에서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을 발견해야 해. 아가, 그 불을 찾지 못하면 결코 만족감을 느낄 수 없을 거야.

나는 로사와 루실 할머니가 뺨을 맞대고 있는 모습을 찍었다. 사진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나도 이렇게 같이 늙어갈 여자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궁금했다. 내 비밀을 알고 내가 두려워하는 것과 내 희망을 아는 친구,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사랑해줄 그런 친구 말이다. 보라색 벨벳 쇼파 같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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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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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인 ‘종이 동물원‘이 가장 재미있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희미한 글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 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단편은 ‘즐거운 사냥을 하길‘이다. 어떻게 보면 뻔한 소재이지만 그래도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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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의 귀향(아르투어 슈니츨러)
★스포일러 O



이 노벨레는 쉰세 살의 카사노바가 고향 베네치아로의 귀환을 눈앞에 두고 만토바 근교의 영지에서 보내는 2박 3일, 베네치아로 가는 이틀 밤낮의 여정, 베네치아에서 맞이하는 첫날을 그리고 있다.(해설 중에서)

이 단편은 지금까지도 화려한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카사노바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차용하였다. 다만 특이한 것은 그의 화려한 삶의 전성기가 아닌 나이 들고 빛바랜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아주 늙은 것은 아니다. 중년의 마지막일까....)

카사노바는 자신이 늙었다는 것 알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늙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마주치는 여성들이 카사노바의 남성성을 얼마나 알아봐 주는 가를 일일이 신경 쓰며 자신의 남성성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그는 초라하다. 그런 그의 눈 앞에 지혜롭고 젊은 ‘마르콜리나‘가 나타난다.

마르콜리나는 카사노바에게 관심이 없다. 이는 소설 안의 다른 사람들도 당연하게 여기는 현실이지만(어떤 어린 아가씨가 아빠뻘의 사내를 좋아하겠는가..) 카사노바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곧 카사노바의 젊은 시절에 비견될 젊고 멋진 ‘로렌치‘가 등장한다.
카사노바는 자신과 로렌치를 영혼의 닮은 꼴이라 여긴다. 왜 영혼의 닮은 꼴인가? 영혼은 늙지 않는다. 더이상 빛나지 않는 자신과 한창 때의 빛나는 로렌치는 매우 다르지만, 영혼의 차원으로 보자면 로렌치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기에 로렌치에게 열등감 대신 동질감을 느낀다.

마르콜리나를 얻기 위하여 고군분투했던 2박 3일은 카사노바의 안에서 꺼져가던 마지막 열정을 발휘하는 기회였다. 마르콜리나와 로렌치를 뒤로하고 허겁지겁 쫒기듯 귀향하는 그의 뒷모습이 처량하다. 소설 말미의 그의 모습은 언제부터 예견되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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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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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왜 서점의 표지와 다를까? 했더니 출간 25주년 기념 한정판?으로 나온 책을 구입했었던 모양이다. ^^;; 어찌되었든 표지가 마음에 들어 좋다. 역시 책은 바로 읽지 않아도 사야 한다(?)

책이 두꺼워 하루에 100쪽씩 천천히 나누어 읽었더니 모두 읽는데 약 7일 가량 걸렸다... 추리 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어 술술 넘어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관계, 선박에 대한 기술공학적인 설명, 눈과 얼음에 대한 과학적 서술은 읽는 속도를 더디게 하였다. 책을 읽기 전에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관계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고 읽는 것이 더 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인 스밀라는 국적은 덴마크인이지만 그린란드인의 영혼을 지니고 있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녀는 같은 아파트의 그린란드인 소년 ‘이사야‘와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은 친구가 되지만 어느날 갑자기 이사야가 죽어버린다. 이에 의문을 가진 스밀라가 이를 파헤쳐가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사야의 죽음에 얽혀있는 사건들을 파헤쳐나가는 추리소설의 구성과 다르게 이 소설을 눈여겨 보아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이야기는 덴마크와 그린란드, 문명과 자연의 대립이다. 덴마크에 살고 있지만 이누이트의 영혼을 지닌 스밀라의 눈을 통해서 우리는 문명이 침투한 그린란드의 모습으르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에 대하여 잘 몰라도 괜찮다. 생소한 이야기라도 주인공 스밀라는 남성과 여성을 넘나들며, 차가운 뇌와 뜨거운 심장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시선을 따라 가는 일은 무척 독특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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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러네이 엥겔른 지음, 김문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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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이 부모한테 받아야 하는 건 사랑과 지지, 그리고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메시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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