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卍).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무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춘미.이호철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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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었음에도 충격이 왔다. 두 소설 모두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데 재미도 있다. 두 작품 모두 결말의 여운이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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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묻힌 거짓말 마틴 베너 시리즈
크리스티나 올손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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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출판사 책소개에서 열린 결말임을 써놓긴 했지만 이야기의 중간까지만 읽은 느낌이다. 열린 결말이 아니라 2권 읽는게 필수... 이번 책은 배경, 인물 소개만 했는데 추리물은 좋아하지만 주인공이 그리 호감도 아니다. (여성작가인데) 여성인물들 너무 전형적이고 도구적이어서 별점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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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3 세트 - 전3권
이라하 지음, 하지현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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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병동에서 일해온 간호사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창작해낸 웹툰이다. 비밀유지의무가 중요한 곳인 만큼, 환자들은 동물로 표현되고 있으며(사실 주인공과 주인공 엄마를 제외하고 모두 동물이다) 이야기는 모두 작가가 지어낸 허구임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두껍지 않은 만화책이니 만큼 잠들기 전에 한 권씩 가볍게 읽기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정신병동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고치고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었기에 꽤 재미난 독서였다.


가장 첫 에피소드인 오리나 씨의 이야기는 조증에 대한 이야기다. 오리나 씨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정신병동으로 오게 된다. 꽤나 부유해 보이는 그녀의 어머니는 절대 이혼만은 안된다며 사위에게 오리나 씨의 입원을 알리는 것을 차일피일 미룬다. 그녀의 어머니가 입원 면담을 하는 도중 오리나 씨는 격리실에서 한 시간 동안 발가벗고 춤을 추는데... 오리나 씨 이야기를 통해 정신병동의 입원과 퇴원이 어떤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지, 조증이 어떤 병인지 알 수 있었다. 오리나 씨처럼 옷을 벗고 뛰어다니고 그대로 소변을 보는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이 있는데 옛날의 나는 그 사람을 그리 좋게 보지 못했었다. 그 때는 그 행동이 조증 증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못했었기 때문이다. 오리나 씨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하는 주인공을 따라가면서 같은 사람도 얼마든지 보는 시각을 달리 할 수 있음을 깨닫고 마음의 공간이 넓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오리나 씨 다음 에피소드는 병희 씨 에피소드였다. 이 책을 읽게 만들었던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내가 읽었던 리뷰가 병희 씨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쓰여진 글이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린 병희 씨는 자기 나름대로 그 사람이 싫어할 만한 행동을 하며 진정한 친구인지 테스트한다. 병희 씨는 특수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퇴원을 하고 다시 병원에 오지 않는데... 내용을 모두 알고 있긴 했지만 책으로 차근차근 보니 병희 씨가 얄밉지 않고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내 리뷰에서는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다 ㅎㅎ


환자들의 이야기 외에도 병원 의료진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 있는 부분이었다. (만화 속에서 사람으로 표현되지만) 주인공 정시나 간호사도 마음이 튼튼한 사람은 아니다. 교대로 일하는 만큼 주인공 정시나가 한 행동이 다음 타임의 간호사를 힘들게 할 수도 있고, 주인공 앞의 간호사의 행동으로 주인공이 곤란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만화 속 인물들이 환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모두 따뜻한 사람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3권의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 두 가지

1. 3권에서 완결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인 다람 씨(다람쥐)의 이야기는 흐지부지 끝난 느낌이다. 인터넷으로 가볍게 찾아보니 연재 중 출판되다가 3권 이후 권이 출간되지 않은 듯하다. 웹툰은 네이버에서 볼 수 있는데, 아직 연재중이며 올해 10월 달에 200화가 올라왔다. 드라마 영상화가 곧 된다고 하니 드라마가 인기를 끈다면 출간되지 않은 분량도 추후 출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 각 에피소드별 분량이 들쭉날쭉하다.

1권의 가장 첫 시작인 오리나 씨 에피소드는 9화나 된다. 인물 소개를 겸해서라고는 하지만 1권 마지막 에피소드인 마법사 님 에피소드는 2화로 분량차이가 타 인물들에 비해 너무 적다고 느꼈다. 2~3권에 걸쳐서 나오는 원미 씨 에피소드도 주인공의 이야기와 합쳐지면서 길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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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11-20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연히 정신병동에 대한 편견이 조금 있어요. 드라마, 영화와 실제 상황에서 악용되는 사건도 많고 어두운 부분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요. 이 책의 에피소드로 정확하고 편견없는 사실을 알 수 있겠어요^^

파이버 2022-11-20 17:39   좋아요 2 | URL
드라마처럼 저도 어두운 면을 많이 생각했는데 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안전하게 치료 받을 수 있는 곳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책 내용이 전문적이지는 않고 가볍습니다. 정보를 찾으신다면 다른 줄글 책을 추천려요ㅎㅎ

새파랑 2022-11-20 1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조울증 환자와 함께 있었는데 좀 무섭더라구요. 전 그때는 그러한 증상이 조울증인지도 몰랐었습니다 ㅎㅎ

파이버 2022-11-20 17:41   좋아요 1 | URL
이해 할 수 없는 행동과 말은 무서움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될 지 아셨다면 조금 덜 무서우셨을까요...

2022-11-20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2-11-22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은 만화 그 이상의 작품인 것 같습니다
환자들의 상태를 배려해서 간호사가 동물을 통해 병의 징후와 상태를 알려 주고 그리고 의료진들의 진솔한 모습 까지 담았네요

제 친구 부모님 두 분이 정신과 의사인데 한 분은 개인 병원 또 다른 분은 대학 병원 소속인데
집으로 퇴근 하고 난 후에는 단 한마디도 내뱉지 못할 만큼 녹초가 되셨어요
수술의 보다 몇배 더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
드라마로 제작 된다고 하니
챙겨 봐야 겠습니다 ^^

파이버 2022-11-25 23:52   좋아요 1 | URL
저도 정신과 몇번 가봤지만 다양한 환자들을 보니 녹초가 되실만도 해요 정신노동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의사 선생님들 대단하시다고 생각해요.

서니데이 2022-11-25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작가는 잘 모르는데, 감수가 하지현 교수님이시네요.
드라마로 제작 예정이라고 하니 내용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생각나면 찾아볼게요.
파이버님, 이번주가 11월 마지막 주말이라고 해요.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파이버 2022-11-25 23:54   좋아요 1 | URL
정신의학 관련 책은 하지현교수님께서 추천사도 써주시고 감수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ㅎㅎ 드라마가 어떻게 나올지 저도 기대됩니다!
 

[피리 부는 여자들]과 [사랑의 은어]를 연달아 읽었다. 정확히는 [사랑의 은어]를 읽다가 예전에 사두었던 [피리 부는 여자들]을 책장 속에서 찾아 꺼냈다. 두 책 사이의 공통점 때문이었다.


두 책 모두 서한나 작가의 글이 실려있고 여성의 목소리가 실려있는 책이다. 두 책을 모두 읽고 나니 [피리 부는 여자들]을 읽고 난 후 [사랑의 은어]를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의 은어]는 서한나 작가의 솔직함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던 에세이였다. 여성 동성애자의 에세이는 처음 접해봐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의 다소 엉뚱한 면과 금방 사랑에 빠지는 순수함을 그대로 담아낸 활자들은 깊은 밤 전화로 사랑을 고백하는 비밀스러운 속삭임 그 자체이다. 내가 가장 하기 어려운 것, 바로 솔직하게 쓰는 것을 서한나 작가는 이루었다는 점에서 질투를 느끼기도 한 읽기였다. 책 제목이 어떻게 만들어졌는 지는 모르겠지만 책의 성격을 200퍼센트 드러내고 있는 좋은 제목이다.



[피리 부는 여자들]은 대전을 거점으로 한 여성커뮤니티 BOSHU 팀 세 명이 함께 쓴 책이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를 썼었던, [임신중지]를 번역했었던 이민경 작가님도 그 중 한 명이다. 실려있는 세 편의 글들 모두 좋았지만 처음 접했던 권사랑 작가님의 글이 가장 좋았다는 것은 조금 의외였다.


"여성 간의 생활, 섹슈얼리티, 친밀성"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권사랑 작가가 '생활', 서한나 작가가 '섹슈얼리티', 이민경 작가가 '친밀성'을 담당하고 있다. 권사랑 작가의 글을 읽으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김하나, 황선우, 위즈덤하우스, 2019)가 떠올랐다.


(이 책은 권사랑 작가의 글 속에서 언급되기도 한다.) 

권사랑 작가의 글을 읽으며 예전에 몇 번 방문했던 대전의 풍경을 떠올리게 되었다. 교통 좋고 조용하고 관광보다는 살기 좋은 도시. 이 곳에서 여자들이 모여 사는 풍경에 관한 꿈을 다시금 확인하였다. 내가 어렸을 때 친구들과 헤어지지 말고 옆집에서 살자고 철없는 약속을 하던 기억을 되살리는 글이었다. 여자들의 공동체는 내겐 고등학생 시절 꿈으로 남고 말았지만, 권사랑 작가님은 그 꿈을 실현하셨다는 것에 부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더 커다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민경 작가님의 글을 마무리로 읽으며 행동하는 사람의 대단함을 느꼈다. 부디 BOSHU 팀의 바람대로 그들만의 안락함을 누릴 수 있는 공동체로 지속 확장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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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1-18 0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은어 글항아리에서 출간된 에세이네요
다양한 목소리들이 담긴 젠더의 성평등에 관한 글들이 많이 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파이버 2022-11-18 01:13   좋아요 0 | URL
네 글항아리 출판사 좋은 글들 많이 내주지만 개인적인 편견으로는 좀 딱딱한 이미지였는데 사랑의 은어는 의외(?)의 출간서적이었습니다. 말씀대로 다양한 목소리가 더욱 필요한 시대 같습니다ㅎㅎ

얄라알라 2022-11-18 1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임신 중지...2022년 읽었던 좋아던 책 top10일 정도인데 저는.번역가분을 미처 신경쓰지 못했네요 공부하시는 분인줄 알았는데.이민경 작가셨군요

파이버 2022-11-18 13:14   좋아요 1 | URL
네 임신중지 책들을 비롯해서 페미니즘 책들을 많이 번역하셨더라구요~ 멋진 분이라고 생각합니다ㅎㅎ

바람돌이 2022-11-18 2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삶의 방법들을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이 끔찍한 혐오증들이 좀 나아질까요? 그래야 될텐데 말입니다. 혐오의 목소리는 너무 크고 그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너무 낮아서 종종 걱정이 되네요

파이버 2022-11-19 23:06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말씀대로 다양한 삶의 방법들에 대해 말하는 목소리가 많아지면 사람들에게 좀 익숙해지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양한 가정의 모습에 대해 낯설고 익숙치 않아서 지지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아서요.
 

「추락」
몇년 전(2019년 쯤?)에 김영하 작가님의 팟캐스트에서 일부분을 듣고 읽고싶었는데 품절이었던 기억이 있다. 도서관에서 상호대차 서비스 신청후 간신히 빌렸다.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에 대해 설명해주는 책. 일본은 이런 교육도서가 잘 나오는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서 인용글을 보고 보관함에 담아놓았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남^^;;

「만·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새파랑님께서 읽으셨던 책! 운 좋게 도서관에 있었다.

욕심내지 않고 3권만 담았으니 꼭 완독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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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2-11-16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락 읽으려고 사두었는데 괜히 반갑네요🙂

파이버 2022-11-16 17:39   좋아요 1 | URL
물감님께서는 구입에 성공하셨군요! 주인공이 추락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편안한 가을 저녁 되세요~

새파랑 2022-11-16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이치로 저 작품 좋습니다~! 저는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를 더 추천합니다~!!

파이버 2022-11-16 18:53   좋아요 1 | URL
만(卍) 앞부분만 슬쩍 읽었는데 시게모토를 더 추천하시는군요~ 새파랑님 추천책부터 먼저 도전하고 리뷰 올릴게요~

바람돌이 2022-11-16 2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궁금해서 보관함 넣어놨다가 깜박했던 책이군요. 이번에 도서관 갈때 저도 찾아봐야겠어요.

파이버 2022-11-16 20:38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께서도 도서관에서 반가운 책 만나시길 바랍니다~^^*

희선 2022-11-19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은 책 빌리셔서 좋으셨겠네요 다 보실 수 있겠지요


희선

파이버 2022-11-19 23:08   좋아요 0 | URL
네, 오랜만에 도서관에 들러서 즐거웠습니다 ^^ 3권 중에서 1권만이라도 완독하고 소감 남기는 게 목표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