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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하는 정신 - 체념과 물러섬의 대가 몽테뉴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유유 / 2012년 9월
평점 :
몽테뉴의 평전이다.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평전을 잘쓰는 작가라면 슈테판 츠바이크가 떠오른다. 마리 앙뜨와네뜨를 읽고 그의 유려한 글발에 매혹되었던 기억이 아직도 뚜렷하다. 사실 평전뿐만 아니라 소설과 에세이도 매우 잘쓰는 작가이기도 하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글을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있다. 여기서 잠깐, 츠바이크에 대해 알아보면,
˝뛰어난 소설가이자 전기작가로 널리 알려진 독일 문학계의 거장 슈테판 츠바이크는 188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남다른 시적 감수성을 보였던 츠바이크는 김나지움 시절부터 호프만슈탈, 릴케 등에게서 영향을 받아 시를 쓰기 시작했고, 빈과 베를린 대학에서 독일 문학과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다. 1901년 첫 시집 『은빛 현』을 출간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고, 이후 소설, 시, 희곡을 발표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자원입대하여 군 신문의 기자로 활동했는데, 이 시기 프랑스 작가 로맹 롤랑의 영향으로 반전(反戰)에 대한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오스트리아로 돌아와 발자크, 디킨스,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에세이 『세 거장』을 비롯하여 『악마와의 투쟁』 『세 작가의 인생』 『로맹 롤랑』 등 유명 작가들에 대한 평전을 출간했고,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과 역사적 인물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로 전기 『조제프 푸셰』 『마리 앙투아네트』 『메리 스튜어트』 등을 집필하며 세계 3대 전기 작가 중 한 사람으로 명성을 떨쳤다.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아 인간 내면을 깊이 탐색하고 인간관계에서의 심리작용을 예리하게 포착해낸 작품을 많이 선보였는데, 「낯선 여인의 편지」 『아모크』 『연민』 등 그가 쓴 대부분의 소설은 뛰어난 심리묘사가 돋보인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나치가 자신의 책을 금서로 지정하고 압박해오자 1934년 런던으로 피신해 영국 시민권을 획득했고, 이후 유럽을 떠나 브라질로 망명했다. 1941년 자전적 회고록이자 자신의 삶을 축으로 하여 유럽의 문화사를 기록한 작품 『어제의 세계』를 출간하고, 소설 「체스 이야기」를 완성했다. 정신적 고향인 유럽의 자멸로 우울증을 겪던 츠바이크는 1942년 “자유의지와 맑은 정신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다는 유서를 남기고 부인과 함께 약물 과다복용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외 저서로는 『인류사를 바꾼 순간』이 있다.˝
얼마전 관람했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감독인 웨스 앤더슨이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라는 작품을 읽고 영감을 받아 영화를 만들었다는 엔딩크레딧을 보고 바로 구입해서 다음 작품으로 읽으려고 대기중이다.
위로하는 정신은 위에도 언급했듯이 프랑스의 사상가인 몽테뉴를 다룬 평전이다. 아마 내가 읽은 평전중 가장 분량이 작은 평전이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 하더라도 몽테뉴라는 인물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었다. 몽테뉴는 수상록을 쓴 사람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 수상록이 그가 남긴 유일한 책이다.
몽네튜는 부유한 귀족가문에서 태어나 어렸을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자라났다. 요즘으로 치면 초딩시절에 가난한 농군의 집으로 보내서 3년간의 시간을 보내도록 한걸 보면 아버지가 무척 엄격한 스타일의 훈육방식을 택한듯하다. 라틴어에 대한 혹독한 훈련으로 모국어인 프랑스말보다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던 몽테뉴는 기존 교육 시스템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스스로 사상적인 체계를 잡아나기 시작한다. 제목이 위로하는 정신이라고 지은건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몽테뉴의 정신세계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이 작품은 츠바이크의 유작이기도 한 작품이다. 책을 읽고나서 두꺼운 양장본의 수상록을 구입했다. 몽테뉴의 유일한 저서라고 하니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