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얘기 한번 들어볼래? - 예순여덟, 엄마의 글쓰기
양옥선 지음 / 담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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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은 거의 비슷비슷한 삶을 살았던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68세의 양옥선씨라는분인데 자녀들 셋을 키우면서 힘든 시절을 지나 이제는 손주들을 흐뭇하게 지켜보며 여생을 행복하게 살고 계시고 있다. 우리 부모님이 살아오신 궤적과 같은 삶은 아닐지라도 큰 틀에서 비슷한 지점을 많이 느꼈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그야말로 단칸셋방에서 시작해 아이들이 생기고 자신들이 배우지 못했던 사실을 아쉬워하며 자녀들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하고 아울러 가난했던 삶을 벗어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했던 그런 삶 말이다. 양옥선씨도 정말 열심히 살았던분으로 보인다. 남편의 직장에서 고초, 커다란 교통사고, 집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 각종 부업등등 그 어려운 순간들을 겪어내고 이제는 뒤를 돌아보며 다 그런 시절이 오늘의 행복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내 어머니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신데 저자는 불교의 한 종파로 보이는 천태종을 믿고 계신다. 종교를 바탕으로 자기 자녀들뿐 아니라 친척, 돌아가신 시부모님, 지인들의 안녕을 기원하시는 모습이 넉넉해 보인다.


따님의 격려로 이 책을 내신것 같은데 생각날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일기처럼 쓰셨다고 한다. 그런 기록들을 모아서 책으로 펴냈다. 누구나 겪어봤을법 하지만 결코 흔하지 않은 삶의 기록들이 고스란히 남겨진 글들이다. 읽고 나서 어머니한테 전화를 한 번 드렸다. 할말은 별로 없지만 그냥 잘 계시냐고 여쭤보고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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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임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순주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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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마이클 크라이튼의 책을 매우 좋아했다. 그의 책들이 나올때마다 거의 실시간으로 읽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버드 의대에 다니다가 학비를 벌 목적으로 글을 써서 작가가 됐다는 경력도 매우 특이한데 그의 작품들은 ‘Knowledge Fiction‘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들 정도로 풍부한 전문지식을 동원하는 소설 장르를 개척해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작가였다. 잠깐 그에 대해 알아보자면,


처음에는 가명으로 싸구려 추리물을 썼으나 27세 때인 1969년 <안드로메다 스트레인>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당시로는 경이적인 5백만 부가 팔리면서 일약 유명작가가 되었다.이어 <떠오르는 태양> <대열차강도> <트래블스> 등이 연달아 크게 성공했으며, 1990년에 나온 <쥬라기 공원>은 미국에서 1천만부가 넘게 팔리는 대기록을 세우며 전세계에 공룡붐을 일으켰다. 

영화 감독으로도 일가를 이뤄, 「코마」「대열차강도」등 6편의 영화를 직접 감독,제작해 흥행에 성공했으며, 1995년에는「E.R.」이라는 TV 시리즈를 만들어 그 해 에미상 8개 부문을 휩쓸었다. 컴퓨터에 심취해 「아마존」이란 게임을 개발했으며, 젊은 시절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인류학을 강의했다.(발췌)


쥬라기 공원은 그의 전무후무한 베스트 셀러지만 다른 소설들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영화감독까지 하셨으니 대단한 재능의 소유자가 아닐 수 없다. 2008년도에 66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아쉽게 작고해 그의 신작을 더 이상 만날 수 없지만 못 읽었던 그의 소설들이 갑자기 땡겨서 읽어보기로 했다.


에어프레임은 1996년 작품으로 11키로 상공에서 점보 여객기가 급상승과 하강을 거듭하다가 사망자와 수 많은 부상자들이 발생하는 사고를 겪고 불시착한다. 이후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과정이 기업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역시나 그의 방대한 지식과 가독성 있는 스토리 구조가 2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한 작가가 명성을 얻고 대가로 자리잡는건 역시 그만한 이유가 있는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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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 소희와 JB, 사람을 만나다 라오스편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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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하루키의 에세이 대체 라오스에 뭐가 있나요라는 책을 읽고 라오스에 대해 궁금해졌다. 한번쯤 가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이 보이길래 구입해놓고 이제서야 읽어봤다. 여행가이드라고 보기는 어렵고 일종의 에세이처럼 라오스를 아들과 여행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기술한 책이다.


라오스는 요즘 한국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많이 찾는다고 한다. 책을 보니 다른 여러나라 사람들도 방문하는 여행지로 보이는데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아직 때를 덜 묻은 순수함이 남아있는 나라라고 한다. 바로 옆에 있는 미얀마는 정치적으로 좀 문제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라오스는 베트남이나 태국에 비해 아직 덜 훼손됐던 환경이 요즘 많이 개발되고 있다고 하니 변하기전에 한번쯤 가볼만한 여행지로 소개된다.


글은 비교적 무난했으나 읽는 내내 살짝 불편함이 있었다. 어린 아들이 공을 하나 가지고 라오스의 가난한 아이들과 노는 장면들의 이면에는 일종의 선민의식이 보여서 좀 그랬다. 물론 작가의 마음이 그렇지는 않았을지라도 라오스의 아이들이 공을 가지고 있는 잘사는 나라의 아이의 눈치를 보는 장면이 선연하게 그려졌다.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었는가 싶다.


남쪽 지방인 팍세에서 시작해 비엔티안, 루앙 푸라방의 북쪽 지역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만났던 사람들과 그 지역의 특징에 대한 내용들을 볼 수 있었다. 책을 읽고나니 별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여행후보지에서 제외했다. 지인이 라오스에 가서 먹는 맥주맛은 다르다고 권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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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 인생, 힘 빼고 가볍게
김서령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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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이 책의 성격이 이렇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봤는데 읽다보니 제목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했다. 산문집에 포함되어 있는 에피소드에서 다가오려는 남자친구와의 밀당 아닌 밀당에서 했던 대사를 제목으로 뽑은것 같은데 재미있었다.


김서령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봤다. 처음 읽어봤지만 글을 참 맛깔스럽게 잘 쓴다는 생각을 했다. 가독성이 좋아 금세 읽히기도 하지만 하나 하나의 에세이들이 일상의 순간들을 같이 지켜보는 느낌이었다. 잘 모르는 작가였는데 산문집을 보고 나서 작가의 삶이 어느 정도 그려질만큼 솔직하게 자기 생을 산문집에 풀어냈다.


학창시절 선생님과의 추억, 남자친구들과의 만남과 이별, 주변에서 우정을 다지는 친구들 그리고 가족 얘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 산문집 전에 냈던 산문집에서 결혼하지 않을것처럼 책을 냈지만, 이 책을 쓸때는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더군다나 딸까지 얻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이 미소를 짓게 한다. 역시 누구나 뭔가를 확정적으로 말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나는 죽어도 그런일을 안할거야라던지 뭐 그런 맹세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분이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사랑받는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더군다나 나도 요즘 좋아하는 작가인 권여선 작가에 대한 에피소드는 매우 재미있었다. 아무튼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 재미있는 일상들과 연애담, 그리고 술술 읽히는 에세이를 만나보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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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
이동진.김중혁 지음 / 예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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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빨간책방에서 다뤄졌던 팟캐스트 방송을 책으로 엮어냈다. 비교적 초기 방송에 다뤄진 소설들인데 총 7편의 작품이 수록되어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소설들은 다음과 같다.


숭고하고 윤리적인 속죄―《속죄》, 이언 매큐언 
우연과 운명, 권태와 허무, 그 가볍지 않은 무게―《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마지막, 당신이 만나게 되는 진실은―《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소년의 어떤 꿈에 대하여―《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신기한 이야기에 숨겨진 카오스와 코스모스―《파이 이야기》, 얀 마텔 
이렇게 강하고 자유로운 남자들―《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가 또다른 세계에서 만난 것은―《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방송을 듣기전에 읽어본 소설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한편이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지라 방송 듣기전에 다시 한 번 읽어봤다. 솔직히 빨간책방을 통해서 다시 소설들을 이것 저것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이언 매큐언과의 만남은 빨간책방 덕분이라서 아직도 빨간책방을 팟빵의 구독리스트 가장 앞에 올려놓고 있다.


수록된 소설들을 읽고 방송을 들었던지라 집중해서 들었었는데, 텍스트로 다시 만나니 방송이 기억나더라는....이동진과 김중혁 작가의 케미는 역시 남다르다는것을 느꼈다. 뭔가 꼼꼼하고 치밀한 이동진 진행자와 낭중지추의 예리함을 지니고 있는 김중혁 작가의 대담은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욱 배가 시켜주는 매력이 있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에 좋은 소설을 읽고 싶다면 먼저 원작 소설을 읽고 방송을 듣고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완성시키면 흐뭇한 가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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