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진단과 처방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송인창 외 지음 / 원더박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눈에 익은데 후기에 그 영화의 제목을 차용했다고 적어놨다. 다만, 홍상수의 영화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인데 이 책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고 다소 함의적으로 현 상황에 대해 경제진단을 하고 있다.


책은 한 사람의 저자가 쓴 책이 아니라 6명이 공저저가 서로 서로 의견을 조율해가며 썼다고 한다. 따라서 진단의 방향이 일방향이 아닌 다소 스프레드되는 느낌이 들지만 어떻게 보면 객관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의 목차를 먼저 살펴보는게 중요한데,


1장 재벌, 개혁 대상인가 성장 엔진인가 
함께한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 
2장 고도성장, 아직도 필요하고 가능한가 
함께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 
3장 과소비가 문제인가, 저소비가 문제인가 
함께한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4장 인플레와 디플레, 우리는 누구와 싸워야 하나 
함께한 경제학자: 윌리엄 필립스 
5장 조세와 부채,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함께한 경제학자: 로버트 배로 
6장 재정은 언제나 준비된 구원 투수인가 
함께한 경제학자: 리처드 칸 
7장 어떻게 좋은 경제 정책을 만들 것인가 
함께한 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


다소 개론적인 이야기인 7장을 제외한다면 상당히 논쟁적인 요소가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1장부터 재벌개혁 과연 어떻게 해야되는가에 대해 직격으로 묻는다. 재벌개혁을 분명히 하기는 해야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재벌을 섣불리 건드리게 되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히 클것이다. 과연 내가 정책 담당자라면 어떤 방향으로 잡아야 하는가? 어려운 문제다.


2장부터 성장과 과소비, 인플레, 조세와 부채, 재정정책등 정말 민감한 부분을 터치하고 있는데 요즘 한국경제의 현실과 대비히 상당히 흥미롭게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아울러 저자들은 저자들은기업 이론의 대가 로널드 코스, 혁신의 전도사 조지프 슘페터, 풍요한 사회의 비판자 케네스 갤브레이스, 필립스 곡선을 만든 윌리엄 필립스, 조세 평탄화 이론의 창시자 로버트 배로, 재정 승수 이론의 창시자 리처드 칸, 행동경제학의 대가 대니얼 카너먼의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와 대비해서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 경제의 흐름에 편승하게 해준다.


재정경제부 전,현직 관료 출신인 저자들이 직접 한국경제에 대해 다룬 글이기 때문에 다른 서적들과 조금 차별적인 지점이 있다. 경제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들이 담겨있다. 한국경제가 궁금하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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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장르소설을 두 번 읽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읽을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지만 이런 종류의 소설 특성상 결말을 미리 알고 있다면 두 번 읽을때 재미가 반감되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골든슬럼버는 2010년대 초반에 읽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당시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을 처음 접했다. 이사카 월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팬층은 무척 두텁고 다른 소설가와 차별화되는 그만의 스타일이 있다. 이 소설을 읽고 주변 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해 많은 사람들에게 책을 빌려줬던 기억도 떠오른다.


아무튼 골든슬럼버가 올초 영화로 개봉됐고, 추억을 떠올릴겸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강동원 주연의 영화는 그냥 쏘소하게 봤는데 영화를 보면서 어라? 이건 내가 예전에 읽었던 그 골든슬럼버와는 매우 다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예전에 읽었던 골든슬럼버의 줄거리를 떠올려봤는데 놀랍게도 거의 기억나지 않는거다. 내가 그렇게 널리 널리 알렸던 소설의 줄거리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니...ㅋ


그래서 창고에 모셔놨던 골든슬럼버를 다시 꺼내들고 읽어줬다. 다시 읽어보니 작년에 읽었던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라는 소설이 상기됐다. 이사카 스타일의 작법은 계속 변주되는것 같다. 큰틀안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느꼈고 처음 골든슬럼버를 접했을때보다 만족도는 현저히 떨어졌다. 재미없다거나 그런거는 아니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다시 읽어봐도 치밀한 구성과 깨알 같은 장치등등은 상당히 정교한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특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4차 산업혁명의 점차 다가오고 첨단 정보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짓밟을 수 있다는 1984년식의 세계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고타로 스타일의 소설에는 충분한 경쟁력과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좀더 정보화 사회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이 디테일해지고 일본이라는 좁은 지역을 벗어나 스케일을 넓혀본다면 더욱 그의 소설이 좋아지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뭐 살짝 불평 아닌 불평을 했지만 그래도 이사카 소설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재미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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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외국작가중 판매부수로 따지면 아마도 1위가 아닐까 싶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다. 내가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만 하더라도 아마 10권이 훌쩍 넘을만큼 일본을 대표하는 다작작가이다. 히가시노의 인기는 사실 다작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균질한 작품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간혹가다가 대단한 소설을 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두루두루 무난하게 재미를 보장하는 생산능력이 그의 인기비결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인기에 힘입어 그의 초기작품들이 다시 재출간되고 있는데 얼마전 읽었던 수상한 사람들도 단편을 모음집으로 그런 소설이었고 범인없는 살인의 밤도 초기 단편을 모아서 재출간한 작품이다.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평범한 학생들의 마음속에 깃든 뜻밖의 살의를 그려낸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 유아 살인사건 이면에 감춰진 가족의 비극을 그린 〈어둠 속의 두 사람〉은 가족 혹은 가족 같았던 이들의 작은 동기가 악행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한〈하얀 흉기〉는 한 개인의 삶 속에서 흡연이 야기하는 극단적인 불행을 보여준다. 때로는 진실을 모르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춤추는 아이], 어린 시절의 상흔으로 야기된 범죄 [끝없는 밤], 가족을 지켜야 했기에 저지른 살인, 그리고 뜻밖의 복수를 남긴 [굿바이 코치], 그리고 표제작〈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치밀한 구성, 화려한 트릭, 추측할 수 없는 반전에 이은 충격적인 진실로 장편 못지않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출판사 소개글 발췌)


일곱편의 단편중 역시 표제작인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이 가장 만족도가 높았고, 굿바이 코치나 끝없는 밤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몇 편의 소설들은 바로 영화화하기 가능할 정도로 이야기의 구조가 탄탄하다.


물론 초기작이니만큼 서사구조가 다소 단순하고 아마스러운점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단편이 가져주는 재미를 주기에는 충분하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특성상 가독성이 매우 높아 책을 손에 잡으면 금방 읽을 수 있다. 여행가거나 아님 이동중에 틈틈히 보기에도 좋다. 교보샘이 몰랐던 히가시노 게이고 단편을 만나게 해줬다. 감사.....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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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게임 - '세대 프레임' 을 넘어서
전상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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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촛불집회에 대응해 태극기를 온몸에 감싸고 집회에 나서는 어르신(책에서 말한 단어)들의 대응을 맞불집회라고 표현했는데 그 집회를 도대체 왜 하는건지 무슨 목적이 있는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궁금했다. 아울러 그런 노인들을 싸잡아 욕하고 폄하하고 술자리에서 격정으로 토로한적이 많았는데 책을 읽고나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적어도 왜 그분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관점들이 좀더 구체화되었다. 아울러 그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니 그런 대응방식이 이해가 된다. 저들에게 남은건 저거라도 하는거밖에 없구나라는 동정 아닌 연민이 생겨났다.


소위 말하는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말도 어르신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상당히 일리가 있는 말이다. 386세대를 거쳐 보수적이기보다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편인 내가 봐도 진보진영에 대해 실망을 느끼는적이 한두번이 아닌데 그에 반대적인 입장인 어르신 세대에서 보면 얼마나 싸가지가 없고 기가 차겠는가?


하지만 책에서는 이런 현상을 세대전쟁이라는 프레임으로 들여다보는건 아니라고 말한다. 플레이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현상을 이용하는 정치친들의 프로파간다에 휘말리지 말고 그 이면에 담긴 의도를 파악하고 대응하라고 주문한다.


제목인 세대게임은 저자인 전상진 교수가 만든 개념으로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 세대에 주목하도록 판을 짜서 어떤 전략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활동이나 움직임을 말한다. 도박판이 끝나고 나면 이익을 취하는자는 그 판을 만든 사람들이듯이 새대게임 내지 세대전쟁을 운운하며 대립과 갈등을 조장해 이득을 얻는 세력들에 말리지 말도록 흥미진진하게 본인의 의견을 개진한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행위들은 오히려 진보진영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논리는 상당히 신선하고 설득력 있는 관점이다. SNS상으로 들불처럼 일어났던 투표인증 행위가 결코 진보진영에 표로 돌아오지 않을것이니 노인세대를 자극하는 세대가르기 전략을 탈피하라고 한다. 일리가 있다.


세대 대립에 대한 프레임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상당히 유용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태극기 집회와 어르신 세대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일독해볼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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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는 남자 블루 컬렉션
카롤린 봉그랑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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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발견한 소설이다. 문고판은 아니지만 몸집 및 내용이 가볍게 읽기 좋을것 같아서 대출했는데 딱 생각대로였다. 가독성도 좋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만한 소설이다.


저자가 생소해서 읽기전에 찾아보니 이미 십년전에 출간된 작품인데 2017년도에 새롭게 다시 발간한것 같다. 카롤린 봉그랑은 1967년생의 비교적 젊은 프랑스 여류작가로 프랑스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소살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산뜻 발랄 경쾌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인 스물 다섯살의 콩스탕스는 어느날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게 된다. 특별한 직업없이 프리랜서로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중 대출한 책에서 우연히 낙서같은 문구를 발견한다. 스치듯이 지나간 그 문구를 읽고 마치 자기에게 써놓은 이야기처럼 느낀 콩스탕스는 책을 다시 꼼꼼히 살펴보니, 몇몇 문장에 밑줄이 그어져 있고, 마지막 페이지에는 다음번에 읽을 책까지 적혀 있다.


바로 그 책을 살펴보니 역시나 자기에게 말하는듯한 낙서와 밑줄등등을 통해 신원불명의 그?와 대화하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원래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의 광팬인 콩스탕스는 이후 도스토옙스키, 니미에, 가리, 키르케고르의 책을 읽으며 그가 전하려는 메세지가 어떤건가에 대해 몹시 궁금함을 느껴 그의 정체를 밝혀보기 시작한다.


일종의 매개체가 되는 도서관 사서를 통해 그에게 편지를 쓰게 되는데 콩스탕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거장들의 책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지적충만감을 주기도 하고, 살짝 로맨스도 느끼기 하는 그런 소설이다. 컨셉이 독특했는데 이런 지적유희를 좀더 깊게 들어갈 수 있는 비교적 두꺼운 분량의 소설을 쓰면 더욱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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