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종이시계
앤 타일러 지음, 장영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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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어떤 칼럼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소설을 추천하는 글을 읽고 나서 읽어볼까 생각하던중 알라딘 이북에서 구입을 하게됐다. 전자북 친해지기 프로젝트로 읽을만한 책이 있나 서칭해보던중 보이길래 바로 클릭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페이지수가 많았고 선뜻 손이 가지 않아 한동안 묵혀뒀다.


그러던중 지금은 작고하신 장영희 교수님이 이 소설을 직접 번역하신걸 알고 바로 읽었다. 생각보다 소설이 상당히 괜찮아 가슴속에 길게 여운으로 남았다. 소설은 두 부부가 하루동안 벌어진 일을 축으로 전개되는데 심리적인 묘사와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탁월하다. 존 업다이크가 앤 타일러를 그냥 훌륭한 정도가 아니라 끔찍할 정도로 훌륭한 작가라고 평했을만큼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소설은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3부는 소설의 주인공격인 매기 모런이 화자로 서술하고 있고, 2부는 그의 배우자인 아이러의 관점에서 씌여졌다. 소설의 시작에서 매기의 친한 친구의 남편이 갑자기 사망을 하게되고 매기부부는 장례식에 참석하게 된다.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제법 시간이 걸리는 도시인지라 가는 도중에 부부는 갈등상황에 빠지게 되지만 결국 장례식에 참석을 하고 옛 친구들을 만난다.


2부는 돌아오는길에 겪는 에피소드와 이혼한 아들의 전부인 피오나의 집에 가서 그녀를 다시 엮어주기 위해 손녀와 함께 데려오는 과정을 아이러의 시각으로 담담하게 기술했고, 3부는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을 다룬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결혼한 지 28년 된 부부가 친구 남편의 장례식에 가기 위해 자동차 여행을 하는 어느 하루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극적인 사건도 없이 담담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과 인생을 살아가는 참다운 의미가 어떤건지 떠올려보게 된다.


장영희 교수님이 직접 번역하셔서 그런지 몰라도 소설은 상당히 매끄럽게 읽힐뿐더러 소설을 번역하기 위해 원작자인 앤 타일러와 몇 번이나 서신을 교환했다는 번역 후기를 읽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소설의 원제는 숨쉬기 연습인데 소설 도중매기는 며느리 피오나의 출산시 호흡법을 연습하는데 도와준다. 숨쉬기 연습은 삶은 연습과 같고 결국 인간은 이런 연습들을 통해 일상의 순간들에 충실하고 존재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로 제목을 정했다고 한다. 아무튼 한번쯤 읽어볼만한 소설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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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논어 - 손 안의 고전 손 안의 고전(古典)
황종원 옮김 / 서책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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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언저리쯤 제주도에 일이 있어 출장을 갔다. 일을 마치고 동료와 함께 호텔이나 여관이 없어서 펜션에서 숙박을 했다. 펜션 입구에 조그만 카페처럼 운영되는곳이 있었는데 카페안에 간단하게 책을 몇 권 구비해놓을걸 봤다. 어떤 책이 있나 살펴보다가 예전에 읽었던 마흔 논어를 읽어야 될 시간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당시 인상적으로 읽어줬는데, 책을 보다가 2권이 나온걸 알게됐다. 올라가면 1,2권을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출장 일정을 마쳤는데 깜빡 잊어버렸다가 불현듯 기억이 떠올랐다. 이왕 읽는김에 원서를 한번 통독하기로 하고 적당한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짬짬이 시간을 내서 이동중에 자기전에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읽어줬다.


논어야 여기저기에서 부분적으로 많이 접해봤지만 원서를 통독해본건 아마 처음이 아닌가 싶다. 대학때 읽었던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당시는 학업의 일환으로 했을테고 자의지로 논어를 직접 읽어본건 처음이다. 물론 한편, 한편 디테일하게 본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크게 어떤 글들이 있는가 살펴보는 심정으로 부담없이 들춰봤다.


손 안의 고전 시리즈는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와 큰 글씨로 구성하여 언제 어디서든 고전의 지혜를 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북으로도 나왔는데 글씨가 커서 좀더 쉽게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노안이 찾아온 중장년층에게 도움이 될 듯 하다.


논어에 대해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없이 20장 전장에 대해 원문과 깔끔한 번역본을 실었으며 현직 북경인 교수인 황종원씨가 직접 번역했다. 통독하면서 글이 어색하거나 그런 부분이 별로 없었고 상당히 깔끔하게 읽었다. 이제 논어를 본격적으로 만나야할 시간이다. 과연 하늘의 명을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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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은 선하다고 믿는다 - 안네 프랑크, 희망의 씨앗에 관한 이야기
마조리 아고신.프란시스카 야녜즈 지음, 우혜림 옮김 / 홍익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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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과목인지 모르겠지만 학창시절 윤리 과목이 있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철학도 잠깐 맛보고 국민윤리 같은 공리주의적 반공이념도 새겨넣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동양철학중 제자백가 사상을 배울때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이 등장한다. 당시 선생님이 어떤 입장인지 물어봤었다. 답변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성악설의 입장은 아니었던것 같다.


그렇다면 성선설의 입장이냐? 그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며 세상사 여러가지 일들을 보고 겪으며 점점 누구나 선하다는 말을 믿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1그램정도는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거라고 믿고 싶다.


얼마전 아트 슈피갤만의 쥐를 읽었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매체중 만화관련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저작물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명성만큼 상당히 임팩트 있는 작품이었다. 만화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이 공존하는 상당히 객과적인 시선으로 홀로코스트를 다뤘다.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곧 읽을 예정인 프레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라는 책은 또 다른 관점을 보여줄것 같은데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사실 안네 프랑크의 일기는 전문으로 읽어본 기억은 없지만 왠지 읽었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안네 프랑크가 나치의 검거를 피해 숨어 살다가 주변의 밀고로 결국 아우슈비츠로 끌려가서 종전을 눈앞에 두고 해방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그녀의 안타까운 역사는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안네 프랑크는 그렇게 사망을 했지만 그녀가 남긴 일기는 세상에 전해져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으로 길이길이 남게됐다. 이 책은 안네 프랑크의 탄생 90주년을 맞이해 칠레의 시인 마조리 아고신이 안네 프랑크의 짧고 강렬했던 생애를 서정적으로 묘사하고 역시 칠레의 일러스트레이터인 프란시스카 야네즈의 동화같은 삽화를 수록해 책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준다.


안네의 짦은 생애중 네덜란드로 망명해 나치에게 끌려가는 순간까지의 기간을 주로 다뤘다. 지독하고 엄정한 현실속에서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의 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안네 프랑크의 모습이 가슴저리게 다가온다. 하지만 안네로 인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삶이지라도 살아간다는 자체가 선물이라는걸 깨달을때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될것이다.


글도 매우 간결할뿐더러 책에 삽입된 삽화도 아름다워 마치 동화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인간은 안네가 믿었던것처럼 여전히 선할까에 대한 의문은 가지만 그래도 최소한 악하게 태어나지 않았고, 악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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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민음사 모던 클래식 58
모옌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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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포스팅이 올라가는 날이 생일이다. 태어날때는 큰 의미가 없는 날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나름 의미있는 날이 되어버렸다. 작년 518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광주로 내려가 유가족을 진정성 있게 안아준 뒤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가고, 그게 동력이 되어 요즘 같은 평화모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그 시작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미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일부 세력들은 거짓 포옹이라고 매도하지만, 참 그렇게 얘기하고 싶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끝까지 잘해주시길 기원한다.


중국 작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엔의 작품을 처음 읽어봤다. 원래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어찌 하다보니 이 책을 먼저 보게됐다. 조만간 장칭의 평전을 읽을 예정인데, 문화혁명 기간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60년대에 전세계적으로 교조주의적인 바람이 불었는데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해 궁금하기 때문이다.


소설은 문화혁명을 기반으로 하는건 아니지만 중간에 다뤄지고, 메인테마는 계획생육이라는 중국의 인구조절 정책을 주제로 삼았다. 많이 접해보지는 않았지만 중국 소설들을 읽어보면 좋게 말하면 해학적이지만, 조금 유치하게 상황을 그려나가고 등장인물들이 행동을 하는데 그런게 스타일인듯 싶다.


중국영화를 보더라도 우리 정서로 이해하기 힘든 말들과 행동들을 아무렇지도 않게하는데 그런게 바로 각 나라의 국민성 차이가 아닌가 싶다. 일본사람들도 우리랑 다른고 하다 못해 우리나라도 지역별로 다른 정서를 드러내니 말이다.


우리나라도 한때 가족계획에 목숨을 걸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출산에 목숨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출산을 독려해봐야 애들을 낳지 않으니 나라의 미래가 큰 걱정이다. 중국도 저출산에 따른 경고등이 켜지던데, 6~70년대 상황에서는 산아제한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너도 나도 출산을 하니 인구정책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뿐더러 중국의 미래가 암울한 상황이었다.


주인공 커더우의 고모는 산부인과 의사로 국가의 정책을 충실히 수행하느라 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 심지어 커더우의 아내도 임신중절을 시키느라 저세상으로 보냈으니, 그 녀 손에 사망한 산모, 특히 태아들은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세월이 흘러 중국도 상황이 바뀌고 나이가 든 고모는 과거 자신이 했던 행동의 트라우마로 시달리게 된다.


상당히 슬픈 이야기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해학적으로 상황을 풀어나가는 모옌의 이야기 능력은 발군이다. 작가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중국 현대사의 아픈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이다. 괜히 노벨상을 주는건 아닌것 같다. 그나저나 우리 고선생 노벨상은 안드로메다로 훨훨 날아갔으니 우리나라에서 노벨문학상은 도대체 언제나 나올런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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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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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방선거가 한달남짓 남았다. 보수야당의 헛발질과 북미정상회담의 이슈에 막혀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현장에서는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다. 예의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등등도 난무한다. 다른 흑색선전은 넘어가더라도 김문수의 신영복 선생님 간첩운운은 참을 수 없다.


정말 한마디 해주고 싶다. ˝그 입 다물라(짧은 말속에 다양한 말들은 생략했다.˝ 감히 당신이 간첩 운운할만큼 그런 삶을 사신분이 아니다. 김문수 이 사람은 답이 나오지 않는다. 과거 노동운동을 하기는 했나? 싶기도 하고 인간이 변하면 정말 그 끝이 어디인가 모를 정도로 막가는듯 싶다. 쌍욕을 하고 싶지만 너무나 더럽고 기가차서 그냥......


신영복 선생님의 명저중 명저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고 20년 20일이라는 긴 수형 생활 속에서 제수, 형수, 부모님에게 보낸 서간을 엮은 책이다. 한편 한편마다 그 분의 품성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녹아들어가 있다.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 수형 생활 안에서 만난 크고 작은 일들과 단상, 가족에의 소중함등이 소박하게 담겨있는 소중한 책이다.


영명하시기전에 발간했던 담론이라는 책도 큰 울림을 줬는데 벌써 두번이나 읽었다. 그런 이 시대의 구루를 정치판에 끌어들여 망자를 욕보이는 행태를 보니 정말 말이 안 나온다. 젠장


나무야 나무야는 오래전에 구입하고 읽지 못했다기 김문수님을 계기로 읽어보게 됐다. 그 점은 고맙습니다. 출감 하시고 8년이 지나서 쓰신 에세이로 중앙일보에 실렸던 칼럼을 엮어서 낸 책이다.


기행문의 성격을 지닌 글들로 각 지역과 역사를 소재로 총 25편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책 안에 신영복 선생님이 직접 그리신 그림도 삽입되어있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욱 배가시켜준다. 백문이불여일책이다. 그냥 읽고 잔잔한 감동을 가슴속에 담궈놓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말한다. 그 입 다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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