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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58
모옌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이 포스팅이 올라가는 날이 생일이다. 태어날때는 큰 의미가 없는 날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나름 의미있는 날이 되어버렸다. 작년 518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광주로 내려가 유가족을 진정성 있게 안아준 뒤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가고, 그게 동력이 되어 요즘 같은 평화모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그 시작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미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일부 세력들은 거짓 포옹이라고 매도하지만, 참 그렇게 얘기하고 싶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끝까지 잘해주시길 기원한다.
중국 작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엔의 작품을 처음 읽어봤다. 원래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어찌 하다보니 이 책을 먼저 보게됐다. 조만간 장칭의 평전을 읽을 예정인데, 문화혁명 기간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60년대에 전세계적으로 교조주의적인 바람이 불었는데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해 궁금하기 때문이다.
소설은 문화혁명을 기반으로 하는건 아니지만 중간에 다뤄지고, 메인테마는 계획생육이라는 중국의 인구조절 정책을 주제로 삼았다. 많이 접해보지는 않았지만 중국 소설들을 읽어보면 좋게 말하면 해학적이지만, 조금 유치하게 상황을 그려나가고 등장인물들이 행동을 하는데 그런게 스타일인듯 싶다.
중국영화를 보더라도 우리 정서로 이해하기 힘든 말들과 행동들을 아무렇지도 않게하는데 그런게 바로 각 나라의 국민성 차이가 아닌가 싶다. 일본사람들도 우리랑 다른고 하다 못해 우리나라도 지역별로 다른 정서를 드러내니 말이다.
우리나라도 한때 가족계획에 목숨을 걸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출산에 목숨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출산을 독려해봐야 애들을 낳지 않으니 나라의 미래가 큰 걱정이다. 중국도 저출산에 따른 경고등이 켜지던데, 6~70년대 상황에서는 산아제한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너도 나도 출산을 하니 인구정책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뿐더러 중국의 미래가 암울한 상황이었다.
주인공 커더우의 고모는 산부인과 의사로 국가의 정책을 충실히 수행하느라 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 심지어 커더우의 아내도 임신중절을 시키느라 저세상으로 보냈으니, 그 녀 손에 사망한 산모, 특히 태아들은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세월이 흘러 중국도 상황이 바뀌고 나이가 든 고모는 과거 자신이 했던 행동의 트라우마로 시달리게 된다.
상당히 슬픈 이야기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해학적으로 상황을 풀어나가는 모옌의 이야기 능력은 발군이다. 작가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중국 현대사의 아픈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이다. 괜히 노벨상을 주는건 아닌것 같다. 그나저나 우리 고선생 노벨상은 안드로메다로 훨훨 날아갔으니 우리나라에서 노벨문학상은 도대체 언제나 나올런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