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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4월
평점 :
빅 픽처의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의 에세이다. 빅 픽처는 물론 상당히 재미있게 봤던 소설이었다. 빅 픽처가 장르소설에 가깝기 때문에 에세이가 땡기지는 않았으나 서점에 갔다가 몇 장 넘겨보고 구입을 했던 기억이 있다. 언제 샀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책장에서 갇혀있다가 광명을 찾았다.
에세이의 첫 장면이 어려운 상황하에서 노르딕 스키를 타며 겪게 되는 순간들을 기록했는데 묘사 및 글에서 당기는 흡입력이 장난 아니었는데 7가지 꼭지로 나눠 본인의 삶을 진솔하게 써내려간 케네디의 에세이에 푹 빠졌다. 삶, 죽음, 사랑, 이별, 그리고 부모님과의 관계, 자녀에 대한 사랑들이 가감없이 솔직하게 기술되어 있어 정서가 다른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무척 많은 공감을 느꼈다.
제목은 거창한 빅 퀘스천이지만 사실 커다란 질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우리가 실생활에서 겪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큰 궤적에 있어서 비슷한 순간들을 많이 겪는다. 완고하고 이기적인 부모와의 단절, 사랑했던 아내와의 이별을 하게 되며 겪는 갈등, 장애를 안고 있는 자녀에 대한 고민, 그리고 작가라면 글을 쓰는 일(직장이라면 직장에서의 일)등등 산적한 많은 문제들에 닥쳐 한 없이 추락하거나 아님 꿋꿋하게 이겨내고 자신만의 삶을 찾거나 여러가지의 경우가 나올 수 있다.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의 삶도 여러가지 일들로 오르락 내리락하는 순간들이 점철된것 같았지만, 이 에세이를 펴낸 싯점에서는 갖가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본인만의 평정 상태를 찾은듯 싶다. 특히나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나에 상관없이 스스로 용서를 하며 극한 관계에서 벗어나는 마음가짐은 깊은 울림을 안겨줬다.
본인의 삶을 기반으로 종교, 죽음, 결혼, 예술, 문학, 용서의 문제 등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각도로 심도있게 다룬다. 아울러 셰익스피어, 도스토옙스키, 플로베르, 피츠제럴드, 아서 밀러등의 문학작품과 예이츠등 시인들의 시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또한 본인이 소설을 쓰면서 고민했던 문제들을 어떻게 녹여냈는가에 대한 서술도 흥미로웠다. 기대이상으로 좋았던 에세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다른 소설에 대해서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