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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데리다를 읽는 시간 ㅣ 일반인을 위한 고전 강독 lecture+text 시리즈
나카마사 마사키 지음, 김상운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인문학의 즐거움(마음속으로는 괴로움)과 같이 읽었는데 정말 읽기 힘들었다. 자크 데리다의 입문서라고 적혀있는데 입문서가 이 정도라면 실제 그의 저작들을 읽는건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꾸역 꾸역 읽어주면서 데리다의 사상에 대해 미약하게나마 알게됐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한다.
일단, 자크 데리다가 어떤 인물인지 간단하게 찾아보자.
프랑스의 철학자. E.후설의 현상학(現象學)을 배운 후, 구조주의의 방법을 철학에 도입하였다. 언어의 기호체계(記號體系)가 자의적인 것이라는 인식에서 언어 위에 조립된 논리학을 재검토하였다. 특히 서기언어(書記言語) 에크리튀르가 수행하는 역할을 중시하였다.(두산백과)
책을 읽기전에 자크 데리다는 해체에 의한 구조주의를 도입한 인물로 에크리튀르라는 일종의 문자를 통해 본인의 철학관을 수립한 인물정도로 막연하게 알고 있었다. 알제리에서 태어나 대학교때 프랑스로 들어와 철학과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언어의 기호체계가 자의적인 것이라는 인식에서 언어 위에 조립된 논리학을 재검토했고, 전통적인 서구철학에 대한 구조해체를 주장하였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헤겔 뿐만아니라 후설, 하이데거 등 모든 철학적 전통을 형이상학이라고 규정하였고 새로운 해석을 위해 해체작업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책의 서두부터 하이데거에 대한 본격적인 비판으로 시작해 다른 방향으로 본인의 사변을 설파함을 알 수 있었다. 탈구축, 차연, 대체보충, 에크리튀르/파롤, 등 어디선가 들어봤던 용어들이 자주 언급되며, 아주 철학적인 문체와 문학적인 느낌을 가지게 해주는 그의 서사방식은 낯설었지만 일부분은 그래도 어느 정도 독해가 가능했다.
특히,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치는 부분에 대한 해석은 가슴속에 콕하고 꽂히는 느낌도 들었다. 종교에 대한 그의 생각과 더불어 서양철학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독교 사상에 대한 부분은 깊은 공감을 가지게 해줬다.
소칼 사건으로 포스트 모더니즘이 일종의 조롱을 받고 있지만, 저자인 나카미사 미사키는 데리다 같은 어려운 텍스트를 제대로 읽어내는것이 현대 철학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역설한다. 데리다는 플라톤, 헤겔, 후설, 프로이트, 키르케고르, 하이데거, 레비나스 등 다른 사상가의 텍스트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고, 이 책에서도 그런 철학자들의 글들이 많이 언급된다.
책에서 저자는 데리다의 저작인 정신에 대해서와 후기의 저작인 죽음을 주다라는 글을 본격적으로 해부하고, 초기 저작인 목소리아 현상, 그라마톨로지에 대하여를 언급하로 데리다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그 사상의 맥을 잡는데 집중하고 있다.
일단 입문서라고 하지만 그 난해함은 만만치 않다. 데리다를 좀더 알고 싶다면 그라마톨로지를 먼저 읽어봐야겠다. 다시 줄쳐가며 언젠가는 완전 이해가 될 날들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