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문화 광장〉은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 있는틀라텔롤코 Tlatelolco 광장의 다른 이름입니다. 이곳에 서면 아스텍 시대,
에스파냐 식민지 시대, 그리고 현대의 건축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기에〈세 문화의 광장Plaza de las Tres Culturas)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삼문화 광장)을 찾는 눈으로 서울을 바라보게 되면, 서울의역사와 문화를 찾아 답사하는 곳이 사대문 안과 그 주변으로 제한될 필요가없어집니다.
이 책은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1장과 제4장에서는 풍납동과풍납토성, 은평 뉴타운과 은평 한옥 마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두지역은 서울의 수많은 공간들 중, 제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많은곳들입니다. 이 두 지역을 앞뒤 축으로 삼아, 제가 40여 년 동안 살아 온서울 이곳저곳에 대한 이야기를 제2장에, 이제까지 서울 답사를 다니면서가장 인상적이었던 몇 곳을 북쪽에서 남쪽 순서로 제3장에 실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께서는 제가 배치한 순서와 관계없이, 관심가는 지역에대한 부분을 먼저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이제까지 서울을 말해 온 사람들이 조선 시대 궁궐과 왕릉, 양반의 저택과정자들을 주로 거론해 온 것은 대단히 편협한 귀족주의적 세계관에서비롯된 것입니다. 모든 옛 책이 동일하게 귀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속의 모든 공간과 사람도 동일하게 가치 있는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이 조사 보고서가 1963년 이후의 서울특별시의 정체성을 새로이만들고 싶어 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가 되고, 뜻깊은 일이라고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서울의 정체성과 역사는 바로 지금도 만들어지고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