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주로 관념적인 변화에서 시작되는게 아닐까 싶지만 실제 생활에도 바로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당질제한을 시작했다. 지금 시작한지 열흘쯤 됐는데 아직 큰 변화는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계속 당질을 제한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리라고 믿는다.당질제한은 간단하게 말해서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는걸 말한다. 밥과 빵, 밀가루를 안 먹는건데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 않은것 같다. 살짝 허전함이 있기는 하지만 평소 밥도 많이 먹지 않았고 빵이나 밀가루도 즐겨하지 않았기에 큰 무리가 없기는 하지만 사실 허전하면서 포만감이 확연히 떨어지는게 사실이다.내용없는 다이어트 관련서적처럼 제목이 상당히 자극적인데 실제 내용은 상당히 깊게 들어가는편으로 탄수화물이 어떻게 인류에게 영향을 끼쳤는지부터 탄수화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까지 전문적인 부분도 많이 포함되어있다.현직 의사인 저자 나쓰이 마코토는 상처와 화상은 절대로 소독하지 마라는 주장으로 일본 의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전작도 살짝 궁금해서 읽어볼 예정이다. 당질제한은 혈당을 높이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체중이 줄고 허리 부분 살이 빠지고 당뇨병도 크게 좋아지는 식이요법을 통칭한다.이외에 싱기 언급한것처럼 탄수화물에 대한 인류문명 발상의 비밀, 그리고 포유류 탄생의 비밀까지 파헤치는 인문교양학적 요소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질제한을 실시하며 11키로그램 감량을 했고 각종 수치가 개선된 효과도 밝히고 있어 당질제한 식이요법에 대한 도전의지를 높여주고 있다. 아울러 알콜도 막걸리나 맥주만 피하면 된다고 하니 일석이조의 기쁨이 있다 ㅋ
히가시노 게이고는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가중 한명일것이다. 장르소설쪽에서는 독보적인 위치가 아닐까 싶은데 유려한 이야기 솜씨와 적당한 반전, 따뜻한 시선등이 녹아있는 대중적인 소설을 매우 성실하게 양산하기 때문이 아닐까?수상한 사람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단편모음집이다. 2009년도에 출간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기에 힘입어 작년에 재출한걸로 보여진다.총 7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기 집을 5천엔에 빌려주는 남자, 파견근무를 갔는데 자기와 같이 근무하던 직장상사의 갑작스런 죽음, 친구에게 열등감을 묘한 방법으로 되갚아주는 남자, 유망한 운동선수였다가 강도사건에 휘말리는 사람등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해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다뤘다.그야말로 술술 읽히는 소설이다. 스토리를 잡아가는 부분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솜씨를 여지없이 볼 수 있는데 별거 아닌 이야기에 궁금증이 느껴지는 묘한 매력이 있는 단편소설들이다.개인적으로 등대에서라는 소설이 괜찮았는데 각도만 잘 잡으면 장편소설로 다시 엮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괜찮았다. 여러가지 요소가 녹아들어가 있어 무척 흥미로웠다. 가볍게 머리를 식히고 싶을때 읽기 적당한 단편집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방향은 아주 간명하고 일관된다. 어려운 상황에 마주쳐 힘들게 극복하려고 애쓰지 말고 도망치고 싶으면 잠시 머물러서 살펴보고 타자가 아닌 자기 중심 사고에 맞춰 행동하라고 한다.재작년 아들러의 심리학이 베스트셀러 관련 서적으로 많이 등장했는데 자기계발의 시조새쯤으로 여겨지는 아들러의 주장도 결국은 다른 사람의 눈에 맞춰 행동하지 말고 현재의 상황을 직시하고 자기 사고를 통해 행복을 찾으라는 말이다.현대인은 갈수록 관계주의적인 인간관계에 피로도를 느끼고 있다. 아울러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고 물러서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라는등의 미국식 자기계발 사고에도 염증이 날 지경이다. 이런 빡빡한 삶 속에서 우리는 어떤 가치를 존중하고 지켜나가며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주변을 둘러보면 타의적이든 자발적이든 제법 많은 오지라퍼들을 볼 수 있다.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딴 사람도 생각하라는 타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어렸을때부터 강요받은 결과이다. 우리나라보다 일본의 경우 더욱 심한것 같은데, 이제 더 이상 타자 중심의 사고방식에 매몰되지말고 자기 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라고 저자는 조언하고 있다.˝인생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다. 산을 오르는 데 오로지 하나의 길로만 가라는 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절벽이 있으면 돌아가면 되고, 숲이 너무 우거지면 옆길로 가면 된다. 산꼭대기까지 가는 지름길이 있어도 풍경이 더 좋은 길을 선택할 수 있고, 조금 힘들어도 멀리 우회해서 가는 길도 있다. 이런 선택을 어떻게 도망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힘든 상황에 몰리기 전에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도망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가슴속에 새길만한 좋은 말이다.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 중심적인 사고 방식으로 거절하는 요령을 깨우쳐 올인하지마라. 쉬고 싶을때는 쉬고 도망치고 싶을때는 적당히 기회를 노려라! 현대인이 좀더 편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어디에선가 이 책에 관한 간략한 소개글을 읽고 강한 끌림이 와서 읽어줬다. 땡기는 책들은 대부분 느낌이 맞아 떨어지는데 달의 영휴도 크게 그런 범주안에 들어가는 책이었다. 나오키상 수상작이니만큼 어느 정도 작품성은 보장된 이유도 있겠지만 말이다.책의 소개글에 실린 시놉을 보고 오호라 생각이 들었다. ˝오전 11시, 도쿄에서 약 660킬로미터 떨어진 일본 혼슈의 최북단 하치노헤에서 아침 일찍 고속열차에 몸을 싣고 온 주인공 오사나이 쓰요시. 겨우 시간을 맞춰 들어선 카페에는 누구나 알아볼 정도로 유명한 30대의 아름다운 여배우와 그녀의 일곱 살 딸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나이에 맞지 않게 맹랑하고 조숙한 말투를 사용하는 소녀는 오사나이를 잘 아는 듯이 거침없이 말을 해 엄마에게 핀잔을 듣기 일쑤다.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소녀를 지켜보던 오사나이는 문득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에 일어난 일들을 떠올린다.˝주된 주제는 전생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이 죽고 나면 다시 태어날건지 아님 그대로 사라질건지 선택을 하게 되어있는데 전자를 선택하게 되면 다른 몸으로 태어나 전생에 관한 일을 기억한다는 구조다. 얼핏 말이 되지 않는것 같지만 읽다보면 작가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된다. 판타지와 로맨스가 결합된 환상적인 사랑이야기다.얼마전 봤던 영화 원더풀라이프도 사후 세계를 다뤘는데 일본 사람들은 사람의 생과 죽음이 일관되게 선형적으로 이루어지는 구조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듯 싶다. 집 한켠에 제단을 차려놓고 수시로 명복을 비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이다.작가 샤토 소고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났는데, 대학 중퇴 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며 글을 쓰기 시작해 34년째 소설을 쓰고 있다고 한다. 달은 영휴는 2017년 4월 발표한 작품으로, 7월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익숙하지 않은 단어인 영휴는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을 달이 차고 기우는 현상으로로 은유해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키며 여러 만남과 헤어어짐의 반복가운데 궁금증이 풀려나가는 구조로, 시간별 5개의 장에 전체 1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일단 손에 잡게 되면 술술 읽히고 말이 안되지만 되는 그런 이야기다. 이말이 말이 안되나? ㅎㅎ 재미있다. 추천!!!
작년부터 읽고 있는 소세키의 소설이다. 도련님, 풀베게, 마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이어 다섯번째 소설은 산시로였다. 소세키의 전기 3부작중 첫번째에 해당하는 소설로 [산시로], [그후], [문]중 첫번째에 해당하는 소설이다.산시로는 극중 주인공의 이름으로 도쿄대학에 주인공의 이름을 딴 산시로 연못이 있을 정도로 일본인에게 널리 알려진 소설이다. 구마모토의 촌에서 도쿄로 상경하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과 어찌하다보니 같은 방에서 자게 되는데 순진한 산시로는 아무일 없이 밤을 보낸다. 다음날 여인에게 참 용기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데 향후 벌어질 일들에 대한 암시가 담겨있다.애정이 가미된 성장스토리가 담긴 청춘소설이다. 도쿄로 상경한 산시로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고향 선배인 이학박사 노노미야를 필두로 그녀의 여동생, 그리고 친구가 되는 약간 사기성이 있는 요지로, 열차에서 만났던 학자인 히로타 선생, 그리고 운명의 여인 미네코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노노미야와 미네코 사이에 삼각관계의 구조로 진행되다가 소설은 뜻밖의 결말을 맞게 된다. 답답한 성격의 산시로와 요즘 시대로 따지자면 아주 파격적으로 발랄한 미네코 사이의 아슬아슬한 만남과 섬세한 심리묘사는 백년이 지난 지금 읽어봐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스트레이 쉽이라는 말이 중요한 키워드인데 길 잃은 양쯤 되는 의미인데 산시로와 미네코의 상황을 절묘하게 묘사한 단어가 아닌가 싶다. 고통이 있기는 하지만 강한 성장통이 없는 성장소설로 마지막장을 덮고 나면 떠오르는 작가가 있으니 바로 하루키다. 아무튼 하루키와 소세키는 뭔가 상당히 맞닿아 있는 지점이 많다는 생각이다. 이제 그후와 문만 읽으면 소세키의 중요 소설은 완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