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 마르크스에게서 20대의 열정을 배우다
우치다 타츠루 & 이시카와 야스히로 지음, 김경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어야 될 책 버킷리스트에 늘 들어있는 책이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다. 축약버전이나 자본론에 관한 책들은 이것저것 읽어봤지만 정작 자본론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이 책도 어쩌다보니 변방의 북소리를 울리는 그런 느낌이 든다. ㅋ


사실 이 책은 자본론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쓰기전 초기 사상이 결집되어가는 그런 책들을 위주로 내용이 전개된다. <공산당 선언>, <유대인 문제>, <헤겔 법철학 비판 서문>, <경제학-철학 수고>, <독일 이데올로기> 5작품을 소개하고, 전 세계적으로 강한 영향을 미친 마르크스주의의 창시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런 이론을 정립했는가에 대해 다룬다.


잘 모르는 분들이지만, <유대문화론>, <일본변경론>의 저자 우치다 타츠루와 <현대를 탐구하는 경제학>, <패권 없는 세계를 위해>의 저자 이시카와 야스히로가 편지를 통해 상기 언급한 다섯 작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두 분이 같은 대학교에 근무하며 서로 호감을 가진 사이라서 무척 고급스럽게 친밀하며 교양적인 대화가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저자들은 슬픈 열대의 석학인 레비스트로스가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생각이 필요할 때면 언제나 마르크스의 책을 읽곤 했다는  이야기처럼 본인들도 청년시절에 마르크스를 읽으며 느꼈던 벅찬 감정이 지금까지도 이어짐을 설파한다. 아울러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보고자 기존의 세상을 변혁시키려는 기개가 있는 청년이라면 꼭 마르크스를 접해볼것을 권유한다.


열혈 청년 마르크스가 엥겔스를 만나고 초기의 작품들을 다듬어가며 그의 사상을 정립시키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 아울러 이렇게 언급된 부분만 봐도 마르크스를 접할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궁금하다.“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논문을 쓰기 전에 반드시 책장에서 마르크스 책을 꺼내 들고 아무 데나 펼쳐서 읽는다고 하네요. (……) 마르크스 책을 펼쳐 놓고 몇 쪽만 읽다 보면 머릿속에서 상쾌한 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으니까요.” (p. 42)


이제 어느 정도 숙성됐으니 자본론을 펼쳐볼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쟁터의 요리사들
후카미도리 노와키 지음, 권영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의 이름으로 봐서는 도저히 연결지점을 찾기 힘든 소설이다. 물론 일본여류작가를 절대 폄하하는게 아니라 어떻게 이런 스토리의 소설을 쓸 수 있는가에 대해 책을 읽으며 계속 궁금증이 돋아났다. 일단 이 책의 성격을 크게 규정하자면 전쟁+추리소설이다. 그 유명한 노르망딩 싱륙작전부터 베를린 진격까지의 긴박한 순간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요리사들이라고도 하던데, 예전에 BOB를 하룻밤에 몰아서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아무래도 작가가 BOB를 바탕으로 쓴 소설임이 분명하나 책과 영화의 성격은 다소 다르다. 영화가 커다란 스케일의 전쟁에 촛점을 맞췄다면 책은 전쟁터에서 일어나는 인간군상들의 백태와 휴머니즘, 그리고 주인공 키드가 전쟁을 겪으며 어떻게 진화하는가에 대한 성장스토리도 베이스로 깔린다.


미국 남부에서 잡화점을 경영하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팀 콜드는 계대전이 일어나고 미국이 참전을 결정하면서 거리 곳곳에 붙여진 포스터를 보며시시각각 다가오는 전쟁을 느낀다. 열일곱 살 생일을 앞둔 콜의 가족은 지원을 결심한 팀을 걱정하며 반대했지만, 팀은 할머니의 레시피 공책을 챙겨서 전쟁터로 떠난다.(팀이 조리병이 되는 당위성이라고나 할까...ㅎ)



공수부대에 배치받고 훈련을 받기 시작하지만, 사격도 잘하지 못했고 달리기도 평균보다 느렸다. 아울러 덩치는 크지만 마음이 여리고 착해 키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에드라는 일종의 멘토격 조리병을 만나며 특기병이 될것을 결심하고, 안경잡이 에드,  디에고, 라이너스 등 각 소대의 조리병과 함께 2년에 이르는 훈련을 거쳐 1944년 초여름 그 유명한 일명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투입된다.



전쟁터에서 전투와 요리사로서 임무를 시작한 키드와 동료들은 전선에서 죽음과 고통스러운 상황을 이겨내가며 서서히 전쟁이라는 상황에 적응하게 된다. 일상적인 전쟁에서 여러가지 미스테리한 일들이 펼쳐지는데, 쓰고 난 낙하산을 모으는 병사,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져버린 600상자 분량의 분말 달걀의 행방, 네덜란드 시가지전에서 만난 이상한 죽음, 추위에서 떠도는 유령의 정체등 여러가지 기이한 상황을 에드와 키드는 해결해 나간다. 일종의 셜록과 왓슨의 콤비 같은 느낌도 가질 수 있었다.


무명작가의 장편데뷔작임을 감안할때 놀라운 역량을 보여준 작품이다. 다만, 서사의 스케일이 조금 방대해서 집중되지 못한점과 요리사들의 요리 이야기 비중이 작았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다음 소설도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굿 미 배드 미 미드나잇 스릴러 시리즈
알리 랜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20년전 영국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범 로즈마리 웨스트와 그녀 딸의 이야기에서 얻은 영감으로 집필했다고 한다. 소설의 시작은 15살 소녀 애니가 엄마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시설에서 복지사 비슷한 일을 하는 애니의 엄마는 주변에서 애들을 데려다 놀이방이라고 정한 집안의 방에 가두고 린치를 가하며 서서히 죽이는 연쇄살인범이다. 8명이 죽고 9명째 아이는 애니가 평소 알고 있던 아이였다. 곧 16살이 되면 어떤일이 벌어질거라는 쥭음에 대한 암시를 주는 엄마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경찰에 범죄를 알린다.


애니는 갈곳이 없은 아이들을 임시로 맡아서 보호해주는 심리학자 마이크의 가정에 입시 입양되어 마이크의 아내 사스키아, 그들의 딸 피비와 함께 지내게 된다. 이 집안에서도 묘한 기류를 느끼며 엄마의 범죄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할 준비를 하게 되는데....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사이코패스의 뇌는 보통 사람과 다르다. 나는 내게 주어진 확률을 생각해보았다. 80퍼센트가 유전이고 20퍼센트는 환경적 요인이다. 그러니 나는, 100퍼센트다.˝ 복선이 깔린듯한 문구인데 소설이 진행될수록 서서히 비밀이 밝혀지며 몰입감이 더해진다. 과연 애니(바꾼 이름 밀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걸까?


정신 의학자가 쓴 소설인지 몰라도 심리묘사가 비교적 섬세한 편이다. 잔혹감이 드는 장면은 별로 없으며 이야기는 상당히 잔잔하게 전개된다. 부드러운 묘사가 인상적이지만 강한 압박감이 스릴감은 부족한편이다. 독특한 스릴러를 읽고 싶다면 볼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리처드 H. 탈러 &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1월의 첫번째 독서는 뒤늦은 화제의 작품인 넛지였다. 사실 꽤 오래전에 구입을 했는데 역시나 우선 순위에 밀려 책장속에 잠자고 있다가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리처드 탈러가 수상하게 되며 광명의 빛을 보게됐다 ㅋ. 구입을 했을때 추천서의 지금 떨고 계신 그분의 강력한 추천을 보고 땡기지 않아 쳐박아놨던 기억도 살짝 난다 ㅎㅎ


올해 노벨경제학상의 선정 이유는 행동경제학이었다. 지식 함양 차원에서 행동경제학에 대해 잠깐 알아보자면, 인간의 실제 행동을 심리학, 사회학, 생리학적 견지에서 바라보고 그로 인한 결과를 규명하려는 경제학의 한 분야다. 행동경제학은 주류경제학의 ‘합리적인 인간’을 부정하는 데서 시작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을 비합리적 존재로 단정 짓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온전히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부정하고, 이를 증명하려는 것이 행동경제학의 입장이다. 경제주체들이 제한적으로 합리적이며 때론 감정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대상을 소유하거나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대상에 대한 애착이 생겨 객관적인 가치 이상을 부여하는 ‘보유효과‘를 비롯 `손실회피성‘, `쌍곡형 할인‘, `닻내림효과‘, `심리적 회계‘, `프레이밍효과‘ 등이 행동경제학의 주요 용어다. 늘 그렇듯이 네이버에서 긁어봤다.


간단하게 행동경제학을 말하자면 과거의 경제학은 인간이 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것이라는 가정으로 이론이 전개되지만, 행동경제학은 실질적인 인간의 행동만을 다룬다. 여전히 인간이 합리를 추구하기 하지만, 여러가지 사회적, 심리적, 감정적인 이유로 인해 편향적인 행동을 많이하며 왜 그런일들이 벌어지는가에 대해 다룬 새로운 경제학 조류이다.


많이 알려졌듯이 넛지의 사전적 의미는 ‘(옆구리를)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이다. 넛지는 선택 설계자(choice architect)가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훼손하지 않고도,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수 많은 넛지에 영향을 받고 있는데 일단 퇴직연금만 하더라도 DB와 DC를 선택하고 DC를 고르게 되면 자기의 퇴직금을 자기가 운영하게 된다. 전문가들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연 이콘이 아닌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해야되는가? 책에서 일관되게 말하는 부분은 정부나 어떤 기관이 부드러운 개입으로 디폴트 값을 적절하게 부여해서 도움을 주는게 맞다고 말한다.


책읜 전반부는 이콘이 아닌 인간들이 주로 저지르는 선택의 오류들을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미국의 현재 상황에서 넛지를 활용해 어떻게 보다 더 효율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 말을한다. 사실 내가 하고 있는 일중 디폴트값을 옵트인으로 하냐 옵트아웃을로 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결과값에 차이가 나는걸 실감해봤기에 넛지에 대해 매우 깊은 공감이 갔다.


마케팅 측면에서 선택설계의 기술은 향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트렌드를 반영해서 노벨상도 수여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번쯤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갈라파고스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은 두번째다. 첫번째 만남은 마더 나이트였는데 영화와 소설을 제법 재미있게 읽었다. 스타일에 반해서 소설을 몇 권 구입해놨는데 기회가 닿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불현듯 생각나서 그의 작품중 땡기는 갈라파고스를 책장에서 꺼냈다.


분류상으로 SF소설에 들어가지만 커트옹께서는 자기 소설이 SF로 불리는거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셨다고 한다. 이유는 본인의 과학적 소양이 에스에프를 쓸만큼 되지 않기에 그냥 일반적인 소설로 봐주기를 주변사람들에게 거듭해서 말을 했다고 한다. 읽어본 결과 광의의 SF에 들어갈수도 있다는 생각인데 역시 깔끔하신 성격의 소유자인듯 싶다.


보네거트 보다 보니것이라는 발음이 정확한듯 싶지만 익숙한 보네거트로 불러본다. 마크 트웨인과 블랙유머를 잘 다루는 현대 미국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명성을 얻었으며 국내외에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독일군의 포로가 됐다가 드레스덴 폭격의 끔찍한 경험을 겪은 뒤, 전쟁 경험을 표현, 집단적 학살의 잔인함을 소설에서 적극적으로 다뤘다.


갈라파고스는 1985년 작품으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진화에 관한 담론이 주요한 주제다. 다윈의 진화론이 계기가 된 갈라파고스 제도에 투어를 오게된 몇몇의 사람들이 섬에 좌초되고, 그 사이에 인류는 절멸을 맞게된다. 좌초된 사람들은 생존을 하기위해 환경에 적응을 하게되며 인류는 백만년뒤에 상어를 피해다니는 어류 비슷한 종으로 진화된다는 이야기다.


조금 어처구니 없기도 하지만 백만년 뒤에 무슨일이 벌어질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과연 지독한 풍자와 유머의 대가답게 소설 중간중간에 상당히 재미있는 장치아 묘사의 재치가 번득인다. 일단 재미있게 잘 읽히는 작품이다. 인류의 어리석음과 아집 그리고 디스토피아 시대 인류의 절멸이 어떤식으로 펼쳐질까에 대한 설득력있는 이야기들이 다가온다. 책을 읽다보니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카렐 차파크의 도룡뇽과의 전쟁이 떠올랐는데 그 작품도 추천한다. 아제 보네거트옹의 다음 작품은 그의 대표작이기도 한 제 5 도살장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