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상에서 어느 후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알콜관련 연구를 하시는분들을 제외하고 금주에 관한 책을 다독한 사람중 단언컨대 국내 1위라고 하더라는 ㅋ 뭐든 1위는 좋은거니까 그 마음을 감사하게 받았다.사실 금주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없다. 절주는 하고 싶긴 하지만...하지만 이런 방면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절주는 없다고 모든 책에서 말하고 있다. 오로지 단주만이 알콜을 벗어날 수 있을 따름이라고 강조에 강조를 거듭한다. 단주만이 벗어날 길이란거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면 왜 자꾸 책을 읽는가 하면, 그나마 책을 읽을때만이라도 술에 대한 두려움이 함양되며 절주가 실행된다. ㅋ알콜 중독으로 고생했던 허근 신부가 공동저자다. 신부님의 나는 알콜중독자라는 책을 읽어보기는 했지만, 이분이 알콜중독자를 벗어나 다른분들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시는건 몰랐다. 이 책은 알콜관련 치료센터를 운영하며 겪었던 상담사례와 알콜중독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알콜중독을 하나의 질병으로 인정한다면, 가족의 도움이 없이 중독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일이다. 여러번의 실패와 다시금 다짐을 반복하고 비로소 중독을 벗어날 수 있는길이 열린다. 사실 우리가 알콜중독자를 생각하면, 거의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늘 술에 절여있는 이미지를 생각하는데 실제적으로 멀쩡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중독자들도 많다. 물론 제대로 하기는 매우 어렵겠지만 말이다.중독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우리가 알고 있는 중독자의 모습으로 변해가는데 때늦게 후회하지 말고 중독의 기미가 보인다면 서둘러 치료를 받아아한다. 나는 알콜중독자일까? 아마도 의존증은 확실하게 있는것 같고, 중독의 기미도 살짝 보이기도 하고 아무튼 걱정이다.알콜중독자의 30%가 5년내에 사망에 이른다고 하는데, 그 말을 듣고 나머지 70프로나 사는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이건 긍정적인 마인드일까 싶지만 하여간 어떻게든지 술을 끊지 않으려는 생각뿐이다. 이렇게 살다가 서서히 술은 줄어가고 나중에 고생을 겪은 뒤 후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쨌거나 단주만이 살길이란걸 아는데 왜 이렇게 쉽게 결행을 하지 못하는걸까? 이론적인 탐구를 계속하다가 언제인가 벗어나지 않을까 막역한 희망을 가져볼뿐이다.
가끔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새로 나온 책들을 살펴본다. 꼭 책을 구입하기 위해서라기 보다 요즘 트렌드가 어떤건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무슨일에 관심이 있을까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밑그림이 그려진다.이 책도 신간 코너를 들러서 살펴보던중 발견해서 구입을 하고 이제야 읽어보게 됐다. 스마트폰의 보급율이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점차 행복해지기보다 뭔가에 더 쫓기게 되고 불안하고 답답한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모든 문명기기에서 벗어나 사찰에 들어가 스님 같은 삶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도 종종 볼 수 있다. 아마 가면 갈수록 그런 트렌드가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생각된다.데이비드 리스먼이 언급했던 군중속의 고독이란말이 스마트폰의 확대에 딱 들어맞는 상황인데 지하철을 보면 수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혼자 다른 군중들과 접속하는 모습을 이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끊임없이 타인에게 접속하지만 고독한 현대인들은 과연 행복한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철학자가 쓴 책이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먼저 서문에서 상기 언급된 사항들을 거론하고 본론에서는 이런 현상들이 요즘 발생한게 아니고 과거부터 있어왔음을 기술한다. 플라톤의 대화법, 금속활자를 통해 대량의 책을 생산함으로써 내적 공간에 접속하는 도구를 만든 구텐베르크, 처음들어봤지만 일종의 메모장과 같은 테이블이라는 도구를 활용한 셰익스피어, 월든에서 군중들로부터의 피난처로 삼는 법을 알려준 소로 등 총 일곱명의 역사적 인물들로부터 분주한 디지털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깊이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디지털의 세상을 완전히 벗어날 수 없지만 가끔은 아날로그적인 삶으로 진정한 삶의 가치를 느끼는 방법을 찾고 싶다면 일독할만한 책이다.
단편집이다. 나오키상 수상에 히가시노 게이고가 강력추천했다고 하니 어느 정도 마케팅이 이루어진 소설이고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딱 생각했던 그 수준이다. 총 6편이 수록됐고 가볍게 읽기 적당한 작품들이다.이번 노벨상도 일본국민은 아니지만 태생이 일본인인 작가가 수상했고 문학작품은 순수문학?이나 장르문학이나 일본이 한국을 압도하는 느낌이 든다. 솔직히 한국사람이니까 한국작품이 좋은걸 제외한다면 일본작품의 수준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 특히 추리소설이나 장르문학쪽에서는 질이나 양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물론 문학이 경쟁도구는 아닐지라도 아쉬운 현실이다.중학생 딸을 잃고 힘들게 살다가 딸을 대신해 성인식에 참가하기로 결심한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성인식], 가출을 해서 멀리 떠나고 싶은 소녀와 봉투를 쓴 소년의 이야기인 [하늘은 오늘도 스카이], 일에 바쁜 남편과 시어머니와의 갈등 아닌 갈등으로 친정에 돌아온 여자의 이야기인[멀리서 온 편지], 아버지의 유품인 시계를 수리하러 갔다가 벌어진 일을 다룬 [때가 없는 시계], 오랫동안 헤어져서 살았던 치매걸린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인 [언젠가 왔던길] 그리고 표제작인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총 6개의 단편이다.기본틀은 가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판타지스러운 이야기도 있고, 매우 엄정한 현실을 그려낸 작품도 있고 각각의 이야기들의 주제는 다른듯 같게 변주된다. 머리가 아프고 복잡할때, 가족이 생각날때 가볍게 읽어볼만한 소설집이다.
빨간책방 초기 방송에 소개됐던 작품이다. 황정은 작가와 같이 방송을 했는데 야만적인 앨리스씨와 파씨의 입문이라는 두 작품을 다뤘다. 야만적인 앨리스씨는 상당히 인상적으로 읽었고 단편모음집인 이 소설집은 시간이 좀 흘러서 읽게됐다.두 권을 읽고 방송을 뒤늦게 들었는데 황정은 작가는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목소리도 분위기 있고 이야기 자체를 상당히 꾸밈없이 잘하시더라는...듣다보니 한때 팟캐스트도 진행한 경험이 있다는걸 알고 어쩐지라고 생각했다.방송에도 살짝 언급됐는데 작가의 작명법이 상당히 독특하다. 제목인 파씨의 입문에서 파씨는 사람의 이름이다.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이름이 아닌가 생각된다. 소설집은 야행(夜行), 대니 드비토, 낙하하다, 옹기전(甕器傳), 묘씨생(猫氏生), 양산 펴기, 디디의 우산, 뼈 도둑, 파씨의 입문 총 9편의 작품으로 이뤄져있다.개인적으로는 대니 드비토와 묘씨생을 인상적으로 읽었다. 문단과 독자들 사이에 상당히 독특한 작품으로 황정은 작가풍의 소설로 인정을 받은만큼 매우 개성있는 작품들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소외된 사람들, 그리고 우울한 사회현실을 그녀만의 시선으로 리드미컬하게 소설을 쓴다. 장편보다는 단편에 최적화된 작가라고 생각되는데 읽어본 작품들이 비교적 짧은 소설들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다.장편소설을 긴 호흡으로 쓴다면 어떤 소설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하다. 찾아보니 최근작도 상당히 괜찮은 수작이라고 입소문이 났던데 찾아서 읽어볼 생각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수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불면증이라는걸 잘 몰랐던 나부터 잠을 못 이루는 날이 점차 늘어나며 자고 일어나도 찌뿌듯한 찝집함이 다음날을 불편하게 만드니 말이다. 주변에 비슷한 또래들에게 물어보니 역시나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더라는....단, 아침에는 예전보다 잘 일어나는편이다. 늙어감을 입증하는것도 아니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수면을 취할 수 있는걸까?그동안 수면법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어봤지만 딱히 와닿는게 없어서 이 책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책과는 달리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수면을 취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는 느낌이다.책을 읽기전에 잘 몰랐지만 스탠퍼드 대학은 수면에 있어서 세계 최고로 권위를 인정받는 기관이라고 한다. 저자는 그런 스탠퍼드 대학에서 31년간 수면에 관한 연구를 했으며 특히 기면수면증에 대해 전문가임을 내세운다. 기면증하니 리버 피닉스가 생각나기는 하지만...아무튼 어느 정도 권위를 가지고 잠에 관해 속설로 내려오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거짓이라고 말하며 객관적으로 잠에 대한 검증된 사실만을 알려준다. 그래서 더욱 신빙성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 수면양말 같은 부분에서 확실히 깨달음을 주더라는 ㅋ 그동안 겨울에 수면양말을 신고 잤는데 어쩐지 그닥 효과가 없는것 같더라니, 집에 있는 수면양말과는 바이바이해야겠다.이 책의 핵심은 잠든 직후 90분의 골든타임에 관한 내용이다. 양질의 수면은 수면이 시작된 직후 90분으로 결정된다고 이야기한다. 맨 처음 90분 동안 수면의 질이 좋다면 나머지 수면의 질도 비례해 올라가는데 전문적인 용어로 논렘수면 기간이기 때문에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이후 깨는 순간, 렘수면등이 번갈아가며 찾아오지만 앞의 90분에 수면을 효과적으로 취한다면 전체적인 수면의 시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최고의 90분을 얻기 위한 방법을 체온, 뇌, 스위치라는 세 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소개하면서 잠들기 전 반복했던 나쁜 습관을 없애고 숙면을 취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잠들기전 몸내의 체온은 낮추고 피부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족욕이나 반신욕을 취함이 효과적이고 기타 베개나 단조로운 상태를 유지하는법등 여러가지 방법론을 알려준다.가독성이 좋은편이라서 쉽게 읽을 수 있으며 숙면에 대한 체계적인 정립을 하고 싶다면 일독할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