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복과 나비
장 도미니크 보비, 양영란 / 동문선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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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정확히 어떤 책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서평집에서 이 책을 소개한 글을 보고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저자는 어느날 뇌일혈로 쓰러지게 되고 오로지 왼쪽 눈의 깜빡임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황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그런 눈 깜빡임을 통해 위대한 이 작품을 쓰고 영면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극적인 스토리의 작품이다.


잠수종과 나비라는 영화로 영화화 되기도 했다. 칸 영화제와 2008년 골든글로브 영화제에서 수상까지 하기도 했는데 아쉽게 국내에서 아직 출시되지 않은지라 언제 영화로 볼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로크드 인 신드롬(locked-in syndrome)이라는 로또 복권 당첨만큼 희박한 확률의 희귀병에 걸린, 사실상 그런 상태로 빠지게 되는 언론인 장 도미니크 보비의 이야기다.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유머스러운 말투와 멋진 행동으로 주변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작가는 삶을 무척 즐기는 사람이다. 아울러 대식가로 음식을 무척 즐기기도 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런 즐거움과 행동을 전혀 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상황에 침잠하게 된다.


쓰러지고 나서 3주 후, 의식을 회복하지만 왼쪽 눈꺼풀만 깜빡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후로 비록 15개월밖에 남지 않은 삶을 살게 되는데, 하루에 반쪽 분량을 기간동안 20만번 눈을 깜빡여 이 책을 쓴다는 엄청난 휴먼스토리다.


알파벳 문자를 보여주면 해당 알파벳에서 눈을 깜빡여 의사를 표시하는 수단이니 그 지난함을 생각만해도 찡함이 밀려든다. 자기가 살아왔던 인생을 반추하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일화를 오히려 유머스럽고 진솔하게 묘하하고 있는 이 작품은 읽고 나게되면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이 작품을 생각해본다면 좀더 쉽게 극복할 수 있듯 생각된다. 아무튼 추천한다. 검색해보니 잠수종과 나비라는 영화와 같은 제목으로 2015년 재출간됐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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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왜 연쇄살인범이 되었나
슈테판 하르보르트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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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성 연쇄살인범은 남성에 비해 훨씬 적다. 대략 5프로 미만의 비율 남짓한걸로 알고 있는데 살인의 수법도 남성과는 다르다. 물론 신체적인 차이로 인한 이유겠지만 대부분 독살이나 공모로 범행이 이루어진다.


이 책은 세계적인 여성 연쇄살인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독일에서 벌어졌던 임팩트 있는 사건을 중심으로 케이스를 분석 기술한 작품이다. 저자 슈테판 하르보르트(STEPHANHARBORT)는 연쇄살인을 전담하고, 프로파일링 기법을 도입하기도 했던 유능한 전문 수사관이다. 지금은 은퇴하고 자문이나 저술가로 활동하는듯 하다.


샤를리즈 테론이 혼신의 연기를 펼쳤던 영화 몬스터의 실제 모델이었던 에일린 워노스는 플로리다에서 남성 7명을 살해했는데 특이하게 총이나 폭력을 이용한 연쇄살인범이었다. 책에서도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는데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은밀하게 살인을 한다.


책에서 언급되는 범해들의 수법을 살펴보면, 대개 여성의 폭력은 동반자나 친자식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인물을 상대로 비밀스럽게 저질러딘다. 또 여성 범인은 남성에 비해 범인으로 지목될 위험이 적기 때문에, 그 범죄행위가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아 사건 자체가 은폐될 가능성이 높다. 남성 범인에 비해 여성 범인은 범행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체포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여성은 남성과 달리 충동적이기보다는 치밀한 계획에 따라 범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그 수법이 교활하고 치밀하다는 것이다.


6건의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범행을 분석하고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의견도 간단하게 기술되어있다. 여성 범죄성향이 갖는 특수성에 대해 쉽게 볼 수 없는 접근 방법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사건들을 바라보게 해주는 특장점이 있는 책이다. 책을 소재로 한다면 제법 괜찮은 장르소설을 창작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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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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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기간에 벼르고 벼르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읽었다. 두께도 상당하고 난이도가 있는 책으로 알려져 읽기전 살짝 부담감이 있었으나 매력적인 캐릭터인 스밀라에 푹 빠져 추운 북극 어디엔가 머무르다 온 느낌이 들었을 정도로 몰입도가 있는 작품이다.


1992년 덴마크에서 물론 덴마크어로 출간된 이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덴마크라면 안데르센 말고 잘 모르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이런 특별한 경험으로 친숙해졌다. 생각해보미 영화도 괜찮은 작품 몇 편을 본것 같기도 하고....이 책도 영화화 된걸로 알고 있는데 구하는대로 곧 볼 생각이다.


지금은 자치령으로 분리되었지만 아직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와 덴마크를 오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린란드 출신 이누이트 어머니와 저명한 의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스밀라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덴마크로 이주한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녀는 숫자와 눈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지적이고 섬세한 인물이다.


본인의 아파트 윗층에 가깝게 지내던 이누이트 출신 어린 소년의 죽음으로 사건은 시작된다. 죽음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는 플롯의 전형적인 추리소설이기는 하지만 그안에 미스터리, 로맨스, 문명에 대한 비판, 아울러 철학적인 소재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는 멋진 소설이다.


냉철하고 끈질기지만 아이에 대한 사랑과 불의에 대한 분노로 폭발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스밀라는 밀레니엄 시리즈의 리스베트와 비견될 만큼 또 하나의 멋진 캐릭터로 생각된다. 물론 살짝 지루한 부분도 있지만 서늘한 스릴러를 만나고 싶다면 꼭 읽어볼만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아마 두번째 읽을때 더 다가올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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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10-27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과 문명에 대한 비판....
님의 리뷰를 읽고나니 갑자기 호기심이 커집니다^^
 
2019 부의 대절벽 -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붕괴가 시작된다
해리 덴트 지음, 안종희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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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비슷하게 예견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해리 덴트의 최신작이다. 벌써 베스트셀러의 위치까지 올랐던데 그만큼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한 미래를 나타내주는게 아닐까 싶다.


본인을 인구학자로 지칭하는 해리 덴트의 저서는 세번째 만남이다. 첫번째는 [부의 패턴], 두번째는[ 2018 인구절벽이 온다]였다. 출간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듯한데 이론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태양의 흑점주기까지 언급되는지라 띵 하더라는...ㅋ 본인도 점성술 같아 찝집했던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주기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솔직히 믿음이 가지 않았다. 뭔가 자기만의 아집 내지 이론에 빠져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구절벽에 대한 키워드를 가장 임팩트있게 주장했던 학자이니만큼 그의 전망을 그냥 무시하고 넘기기는 설득력과 나름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하게되며 벌어지는 소비의 축소가 경제 위기의 도화선이 될것을 예측한다. 39년 세대 지출주기로 언급하는데 참고할만한 전망으로 보인다.


엄청난 양적완화로 인해 이미 발생해야될 디스플레이션을 저지했지만 곧 지연시키만큼 엄청난 버블이 터질것으로 예상하며 장기미국국채, 트리플에이등급의 회사재, 현금, 미국달러에 투자를 하며 최대한 혹독한 시기를 견뎌낸다면 다시 한 번 엄청난 부의 창출기회가 올것을 예측한다.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라는 말인데.....여유가 없는 서민들은 아주 죽어나겠다는 말로 들린다.


주식 차트 신봉자와 비슷해져간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리덴트이니만큼 믿고 읽어줬다. 그의 이야기가 맞건 틀린거간에 정말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아가는건 맞다는 생각이다. 플러스 북핵리스크도 있으니, 뭐가 어떻게 될런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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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교전 2 악의 교전 2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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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 유스케는 보험회사 직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작가로 데뷔한 나름 이색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작품에 제법 보험에 관한 전문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와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영화화된 검은집도 그런 경력을 바탕으로 씌여진 작품이기도 하다.


유리망치와 다른 작품을 한 권 더 읽어본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오랜만에 기시 유스케와의 만남이었다. 추석 연휴기간중 장르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찾던중 이 작품과 영화를 보고 셋트로 묶어서 읽어주기로 결정했는데 책은 봤지만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다.


사이코 패스, 그것도 중증으로 공감능력이 없는 사이코 선생 하스미 세이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분명 한국의 박한상을 모티브로 한 인물로 보이는데, 어렸을때 옷을 다 벗고 부모를 살해한 장면에서 잔혹한 살인마 박한상이 생각났다. 20년전 한의사 부모를 죽였던 쓰레기인데 아직도 감옥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인간이다.


아버지가 의사인 유복한 가정에 태어난 하스미는 유아시절부터 현저하게 떨어지는 공감능력 부족으로 주변인들을 차례 차례 해치는데, 부모를 살해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된다. 미국에서도 살인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지만 어떤 연유로 인해 일본으로 돌아와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주변의 신망을 얻게 되며 벌어지는 일들이 그려진다.


상당히 박진감 넘치게 이야기가 전개되며 거의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금방 읽게 된다. 2권의 살인 장면들은 작가의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한다. 장르소설의 특성상 스토리는 더 이야기하기 곤란하고 한 번 읽어보시면 아주 독창적인 캐릭터에 푹 짜지게 될것이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스릴러물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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