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적인 앨리스씨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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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빨간책방 초기방송때 소개된 작품이다. 책을 읽고나면 그 책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을때가 있는데 주변에 적당한 사람도 없고, 빨간책방에 소개된 책을 읽고 방송을 듣는걸로 그 갈증을 때우고 있다. 좋은 팟캐스트라고 생각한다.


가끔씩 한국작가들의 소설이 올라올때가 있는데 이 작품도 그런 범주안에 들어간다. 책을 보기전에 황정은이라는 소설가를 전혀 몰랐으니 새롭게 또 하나의 작가를 만나게 된 계기간 됐다.


작품은 일단 상당히 특이하다. 왜 여장을 했는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여장노숙인 앨리노어가 어렸을때 부모 특히 어머니로부터 학대당한 기억들을 소설로 엮여냈다. 동생과 함께 나이가 많은 아버지, 후처로 들어온 어머니 그리고 왕래가 거의 없는 배다른 형제들이 가족의 배경이다. 주변에 같은 학대를 당하고 있는 고물상집 아이는 친구다.


어머니에게 정말 무지막지한 구타를 상습적으로 당하는데 그 장면이 실제 겪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밀도있게 그려진다. 보통 폭력을 가하는 사람이나 맞는 피해자나 어떤 행위를 하면 할수록 안하면 안할수록 폭력의 정도가 심해지는데 그런 상황을 정확하게 잡아내서 읽는 내내 불편한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확인할게 있어 찾아보니 여장 노숙인을 설정한 이유는 이렇다고 한다. ˝재작년 가을에 오사카를 방문했다가 한신백화점 지하보도에서 여장을 한 노숙인을 보았다. 짧은 스커트 정장을 입고 스타킹을 신고 발에 맞지 않는 하이힐을 구겨신은 채로 고통스럽게 걷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그는 혼자 비탈을 오르는 것처럼 평지를 걷고 있었다. 워낙 오가는 사람이 많아 짧은 순간 그의 뒷모습을 보았을 뿐이었는데 압도되었다. 체류기간 내내 겪고 본 일 가운데 오로지 그 모습만 기억하게 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그 뒷모습이 등장하는 단편을 써보자고 앉았다. 초반을 단숨에 써두고 단편이 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대로 접어두었던 이야기를 이제 쓴다. 실패할 것이 틀림없지만 실패나마 할 수 있을 때 해보자,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다 낫게 실패하고 싶다.˝


다른 작품이 궁금해질 정도로 거칠고 공격적인 스토리의 전개지만 뭔가 아련한 아픔도 묻어나는 그런 소설이라고 느껴진다. 파씨의 입문이라는 단편소설집도 읽어보고 방송을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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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유산
로버트 J. 페트로 지음, 김이숙 옮김 / 이코북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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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와 요즘 도서관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 얼마전 읽었던 어떤 아버지의 글을 읽고나서의 영향을 부정할수는 없겠지만 아주 예전부터 막연하게 생각했던 일이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일요일 오전만 다니고 있는데 생각보다 잘 따라와서 비교적 긴 시간 책을 집중해서 읽는 둘째의 독서습관이 제대로 자리잡았으면 한다.


어떤 책들을 읽혀야될까 생각중인데, 그중 읽혀볼만한 작품으로 고른 책이다. 상당히 전형적인 스테로오 타입의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책으로도 보여지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나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로 쓰여진 자기계발서다.


백만장자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전혀 유산을 받지 못한 안토니오에게 할아버지의 자서전격인 유서가 전달되는데, 그 유서에는 무일푼이었던 할아버지가 어떦게 부자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과정이 기술되어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지주에 의해 농장에서 쫓겨난 후안 고메즈는 무작정 도시로 상경을 해서 어느 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좋은 당나귀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으로 당나귀 중개업과 식당일을 동시에 병행하며 점차적으로 재산을 불려나가는데 갖가지 어려움을 겪어내고 큰 부자가 된다는 그런 얘기다.


중학교 1학년이 보기에도 적당한 수준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나의 구조도 파악할 수 있는 그런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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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맛 - 2017년 18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강영숙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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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작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이효석 문학상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문학상은 이상문학상이고, 그외 김동인 문학상정도는 어느 정도 알려지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이효석 문학상은 알고 있었지만 작품집으로 만난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효석 작가는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추억이 있는분이신데, 중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이 국어선생님이셨다. 당시 우연치 않은 기회에 메밀꽃 필 무렵을 읽었고, 우리반에서 그 책을 읽은 학생은 내가 유일했다. 비교적 이야기를 잘 기억하고 있었기에 선생님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고 당시 총각이었던 선생님의 하숙방에 초대됐던 영광까지 누렸다.


어린 시절 독서의 습관을 잡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던 선생님이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란다. 아무튼 그때 이효석 작가를 만났고 교과서에서도 낙엽을 태우며라는 수필을 상당히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몇 년전 그 수필집을 전체로 만났다. 소박한 문체와 본인의 소소한 삶에 대한 이야기등등을 다뤘던 기억이 난다.


벌써 18회까지 수상작이 나왔으니 역사가 생각보다 긴편이다. 총 9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대상작가인 강영숙의 어른의 맛이 대표작이고 그녀의 자선작과 우수작품상 그리고 작년 수상작가의 자선작품이 실려있다. 총 8분의 작가인셈인데 전혀 알지 못하는 작가들을 새롭게 만나는 계기가 됐다. 몇 몇 작품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작년 수상작가였던 조해진씨의 작품도 주목해볼 생각이다.


대상작인 어른의 맛은 어른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뉠수 있는데 전반에는 대학때 사귀었던 남자를 다시 만나는 중년 여인의 불안한 심리를 묘사했다면, 후반부는 역시 어렸을때 친구였던 동성의 친구를 다시 만나 옛일을 추억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그런 이야기가 중심틀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흙을 맛보며 어른에서 어른으로 자라는 성장통 비슷한 느낌을 가져주는 그런 소설이었다.


대상작품보다 자선작인 라플린이 더 인상적이었다. 일종의 해외 고려장을 소재로 다룬 작품인데 섬세한 문체와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문단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젊은 작가들의 감각적인 단편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있는 그런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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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비즈니스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 경영 전략
노무라 나오유키 지음, 임해성 옮김, 김진호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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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세돌기사와 알파고의 대결은 세기적인 사건으로 기억된다. 대국전 수 많은 사람들이 아직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길 수 없을거라는쪽에 대부분 예측을 했었다. 하지만 이세돌 기사의 완패로 끝났고 그가 이긴 단 한판은 아마 인류가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 마지막 한 판으로 생각될만큼 알파고는 그 후 더욱 진화를 했다.


인공지능이 점차 발달하며 사람들은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당장 일자리가 대폭적으로 감소될 것이며, 그런 문제를 떠나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하는 그런 무서운 현실이 도래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과연 그런일이 일어나게 될 것인가?


저자는 비관론적인 입장이 아니고 상당히 낙관적으로 미래를 내다본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것이라고 단언을 하며, 일자리가 줄어드는것도 아니라 체인지되는 그런 관점으로 예상을 한다.


산업혁명이 일어났을때 불었던 러다이트 운동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과거의 역사를 고찰해본다면 인공지능이 인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단순 사고를 반복하는 기계와 스스로 추론 및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은 상당히 다르고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할것 같다.


책에서 미래의 비지니스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파트너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제조와 광고, 마케팅부터 의료, 서비스, 인사관리,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산업 분야의 미래 비즈니스 전망과 인공지능의 활용법을 정리해서 다뤘다. 사람이 사람에게 서비스하는 그런 분야는 아직 인공지능이 진출하기 어렵다고 말하는데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미래 비지니스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 잡힐것 같다는 생각이다.


싱귤래리티(Singularity). 인공지능이 인류의 지능을 초월해 스스로 진화해 가는 시점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 시점에서 인공지능은 자신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을 만들어내고, 사람은 더 이상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조심스럽게 그런 상황을 예견하고 큐브릭 감독의 스페이스 오디세이나 조만간 재개봉되는 블레이드 러너를 본다면 그런 상황이 올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공지능을 인류가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만하다. 다만, 번역이 좀 아쉽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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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사기꾼 - 모세 예수 마호메트
스피노자의 정신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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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명에서 대충 짐작을 할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작자불명이다. 이 책이 나왔을 당시 자기 이름으로 출간했다면 아마 제 명에 살지 못하고 화형을 당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사형은 면치 못했을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책을 내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찾아보니 대략 10년전 좋아했던 출판사인 생각의 나무에서 나왔던 작품이었는데 이번에 아르테에서 다시 재출간한걸로 보인다. 생각의 나무 폐업은 다시 생각해도 아쉬운 일이다. 아무튼 그 당시에도 꽤나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인데 기독교 그중 가장 비타협적인 개신교인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이 책을 교인들이 읽는다면 얼마나 불편한 마음이 들었을까 생각해봤다.


대놓고 예수를 사기꾼으로 몰아붙이는데 할 말이 없지 않았을까? 사실 나도 잘봐서 거대한 종파를 이룬 종교지도자?쯤으로 여기지 예수가 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믿는다는 자체가 코미디 아닌가 싶다.


세 명의 사기꾼은 모세, 예수, 마호메트를 지목했지만 로마시대의 누마 폼필리우스와 그외 다른 사기꾼들도 등장한다. 모세는 유대교, 예수는 기독교, 마호메트는 회교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이 세 사람은 사실 같은 신을 가지고 갈라져 나온 사람들이다. 야훼나 하느님이나 알라나 모두 같은 신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서 교리를 펼친 유일신교에 다름 아니다.


점점 과격해지며 단순해지는 일면도 보이는데 유대교에서 기독교, 회교로 갈수록 점점 자기만의 논리를 내세워야 되고 아울러 과거의 종교를 부정하려다 보니 혁명적인 사상을 가장해야 되지 않았나 싶다.


책이 출간한 시기가 1700년대임을 감안할때 말로 하기 힘든 신성모독과 엄청나게 전복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던 이책은 그 당시 여러 형태의 수사본만 유통된걸로 알려진다. 스웨덴의 군주 크리스티나 여왕이 이 문헌을 구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으나 구하지 못했다는 일화가 책의 서문에 적혀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모세, 예수, 마호메트 이 세 사람은 사기꾼으로 이들 종교에 대해 일반인들의 억압에 기여하는 허상임을 논리정연하게 주장하고 있다. 성서의 내용과 역사적 사실을 동원한 치밀한 논리를 내세우는데 반박하기 어려울 정도로 설득력이 가는 저술이다. 아무튼 1700년대에 이런 놀라운 인문학적 자료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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