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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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에도 자주 등장하셔서 연예인 같은 느낌이 드는 유시민 작가의 책이다. 베스트셀러가 되려면 내용도 중요하지만 제목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일단 책을 펼쳐보게 하려면 그런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첫번째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제목은 아주 잘 지은것 같다.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제호를 정한 이유를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대한민국은 처음부터 민주공화국이었다. 1948년 7월 17일 제헌의회가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으로 규정하고 그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기본 질서를 담은 첫 헌법을 공포한 순간부터 그랬다. (……) 나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이 선언한 대로 대한민국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정통성 있는 민주공화국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제헌헌법이 규정한 민주적 기본 질서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을 다 지불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일종의 ‘후불제 헌법‘이었고, 그 ‘후불제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 역시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 값을 치러야 하는 ‘후불제 민주주의‘였다.˝ --- ‘본문‘ 중에서


상기에서 언급한바대로 이 책은 헌법에 대해 에세이 형태로 쓴 작품이다. 유시민 작가님의 유려한 글솜씨와 헌법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되는 사항을 현실 정치의 예를 들어가며 알기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정치 활동을 접고 지식소매상과 작가로 돌아온 유시민씨는 돌아온 후 최초로 그간의 생각을 정리해 헌법과 맞물려 펴낸 책이다.


정치할때 늘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어고 같은 정치인들, 특히 이번에 살아돌아온 김영춘 의원은 같은 말이라도 참 싸가지 없게 한다는 격한 표현을 했을 정도로 비호감 캐릭터였던 유시민 작가는 책에 본인의 입장을 변명했다기 보다 그 당시 상황을 곁들여 가며 설명하고 반성 내지 성찰하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내가 생각해도 그 당시 유시민 정치인은 눈에 힘이 들어가고 온통 경직된 고통스러운 모습이었는데, 요즘 편해지고 여유로운 모습들만 보는것 같아서 좋다. 다시 정치로 돌아오지 않으실것 같지만 책을 많이 써주시길 바란다. 만약 돌아오시더라도 전혀 욕할 생각은 없고 두 팔을 벌려 환영하고 싶다.


이 책은 상당히 오래전에 구입한걸로 보이는데 얼마전 이북으로 중복해서 샀더라는...이북과 종이책을 번갈아가며 읽기로 위기?를 돌파했다. 어차피 종이책은 보관할 예정이니까 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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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선진국, 쿠바가 옳았다 - 반反성장 복지국가는 어떻게 가능한가?
요시다 타로 지음, 송제훈 옮김 / 서해문집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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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별로 안 좋아하지만 꼭 가보고 싶은곳이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두말할 필요없이 쿠바다. 헤밍웨이를 좋아해서 그런것도 아니고 쿠바랑 특별한 관계나 추억으로 엮여진것도 없다. 하지만 쿠바라는 이미지가 가져다주는 불량스러움? 미국에 대해 맞짱뜨는 카스트로의 강인함과 체게바라의 열정적인 삶, 그리고 결정적으로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서 보는 그들의 흥과 여유로움이 로망으로 다가왔다.


쿠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며 이것 저것 알아보고, 책도 시간을 내서 가끔씩 읽어주고 있다. 그들의 역사와 문화, 삶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매우 흥미로운 나라가 아닌가 생각된다. 아무튼 기회가 되면 꼭 쿠바에 가볼 생각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쿠바 전문가로 통하는 요시타 타로라는 분이 저술했고, 이 분의 책은 참여정부 당시에 화제가 됐던걸로 기억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생전에 이 작가의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을 애독서로 알려지기도 했다. 아직 그 책은 못 읽어봤는데 기회가 되면 보는걸로 하고, 이 책은 쿠바의 도시농업, 주거, 환경, 에너지, 식량, 재해방지, 의료, 교육, 문화예술 등 선진적인 실험 모델을 르포 형식으로 취재한 글이다.


오랜 기간 미국의 제재로 인한 경제적인 압박을 견뎌오며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도 서구 선진국들과는 완전히 다르게 행복하게 사는 선진국에 비해 만족스러운 삶을 유지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로 더욱 힘들어진 상황에서 대량 생산과 소비를 기반으로 한 경제성장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깔고, 반성장 혹은 저성장의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는 쿠바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르포답게 쿠바가 꼭 정답이 아니고 사회주의의 문제가 여기저기 있음을 그대로 기술하고 있어 쿠바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도시에서의 농촌삶을 결합시키는 기술과 재난에 대비하는 그들의 자세등에서 배울점이 많다는 생각이다.


신자유주의 여파로 1%의 가진 사람들과 99%의 못가진 사람들이 대립하고 있는 선진국의 현재 모습이 과연 행복한가는 쿠바의 현재 삶을 들여다볼때 어떤 관점으로 현상을 들여다봐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다. 나라는 부자이지만 삶은 행복하지 않은 선진국 평민들, 나라는 가난하지만 삶은 그닥 불행하지 않은 쿠바 누가 더 옳은 삶을 살고 있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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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B급 문화, 대한민국을 습격하다
이형석 지음 / 북오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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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라이프 스타일을 좋아하는건 아닌데 이상하게 영화나 이런것들은 살짝 비끕스러운게 땡긴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나 칭송하는것들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특별하게 튀고 싶은건 결코 아닌데 전체화되는걸 태생적으로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떻게 보면 추구하는 삶이 개인적인 스타일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고 암튼 B급 문화에 다룬 책인듯 싶어서 읽어봤다.


세 명의 감독이 추천했는데 그중 박찬욱 감독을 제일 좋아한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비급에서 출발한건 맞지만 현재 박감독님이 비급 영화를 만드시는건 아니라 상호 연관이 어떻게 되나 싶다. 비급 감성을 가진 웰메이드 영화라고 해야되나? 류승완 감독은 올해 군함도로 곤욕을 치뤘을텐데 욕심내지 말고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짜릿함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길 바랄뿐이고...


띠지에는 영화 감독 세분이 추천해 주로 영화에 관한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았는데, 주인공은 싸이다. 강남스타일에서 보여주는 감성코드나 싸이의 데뷔곡인 새됐어부터 그의 이야기가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싸이가 표방하는 싼티 내지 날티가 비급 문화의 코드를 대변하는가 싶은 의아심이 생겼다. 싸이는 태생부터 강남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비급코드를 대표하는 이미지라고 보기 어려운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뼛속부터 A급으로 자라온 싸이가 주류문화와 다른 감성을 보여주는데 출발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뭔가 주류문화가 표방하는 기성의 권위와 엄숙주의를 비웃고 풍자하며, 새로운 문화 키치를 나타냄이 비급문화의 지향점일것 같다.


작가의 프로필을 살펴보니 일간지 기자로 출발해 영화평론도 하시는 분으로 보이는데 나름 문화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보인다. 싸이만이 아닌 여러 대중문화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꼭지를 뽑아내는 솜씨가 괜찮다는 생각이다. 연예인들과 대중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일단 재밌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B급 문화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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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순례 : 바닷마을 다이어리 8 바닷마을 다이어리 8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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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카와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통해 알게 된 만화다. 시리즈가 거의 1년에 한권꼴로 나오는것 같은데 7권이 작년 5월에 나왔으니 거의 1년이 지나서 8권이 출간됐다. 이런 시리즈들은 한번 시작하면 끊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기다리는 즐거움도 있다.


영화도 참 괜찮았는데, 네 자매가 그렇게 예쁘다는건 좀 판타지스럽기도 했다. ㅋ 8권은 막내 스즈가 셋째 언니 치카의 임신 사실을 알게되고 노심초사하며 시작된다. 치카는 요상한 헤어스타일을 싹뚝 자르고 나타나고 아기 아빠인 하마다 점장도 깔끔해진 모습으로 히말라야 등정을 꿈꾸는데, 자연스럽게 임신사실을 알게되고 둘은 미래를 약속한다.


아울러 스즈가 입학하게될 학교로 큰언니와 여행 아닌 여행을 떠나는 모습, 언니를 위해서 도시락을 싸는 치카의 모습등이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다. 소소하게 읽는 재미가 있다. 작가인 요시다 아키미는 바나나 피시라는 만화로 크게 히트를 한 여성작가이지만 순정만화는 아닌 것 같고 살아가는 인생 이야기를 담은 애니로 보인다.


바나나 피시는 아직 못 봤는데 살짝 땡기기도 한다. 암튼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시리즈가 마감될때까지 계속 볼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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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 2010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수상작
에릭 파이 지음, 백선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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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느낌의 소설이다. 이런 스토리의 영화를 어디선가 본것 같은데 김기덕 감독의 빈집은 살짝 다른 이야기인 것 같고, 암튼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작가 에릭 파이가 2008년 5월 아사히 신문을 비롯한 여러 신문에 보도된 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다른 사람의 집에 몰래 들어가 거의 1년 넘게 살았던 여성과 독신남인 그집 주인 남자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남자나 여자나 몹시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짠한 면이 있다. 나가사키에서 홀로 사는 50대의 독신남 시무라 고지는 시무라는 얼마 전부터 냉장고 속의 음식이 없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음식양을 표시해놓는다. 과일 주스의 양이 줄어든 것을 확인한 그는 웹캠을 설치하고 직장에서 컴퓨터를 통해 부엌을 감시하다가 어떤 여자가 집 안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를 한다.


하지만 신고를 하고 나서 살짝 후회를 하게 되는데....소설은 크게 세 단락으로 나뉜다.  첫 단락은 남자의 시점에서, 두 번째 단락은 불법으로 주거 침입을 한 여자의 시점에서 이야기한다. 마지막 단락은 여자가 집주인에게 쓴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적군파 이야기도 섞여있고, 살짝 초식남스러운 남자의 이야기도 버무리됐고 암튼 소설은 짜임새 있게 잘 썼고 뭔가 다른걸 기대하는 독자에게 판타지가 없음을 알려주는 깔끔한 마무리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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