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 창조론이 과학이 될 수 없는 16가지 이유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김명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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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이다. 과학적으로 입증도 못 할거면서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걸까? 주된 이유는 단 한 가지로 보인다. 아직 자기만의 주체적인 사고가 불분명한 아이들에게 지적설계론을 학습과정으로 도입하려고 하는 종교인들의 어처구니 없는 시도에 기인한거다.


지적설계론은 종교적인 근본주의자들이 창조론을 지지하기 위해 그들이 만들어낸 이론이다. 예를 들어 눈 같이 정말 복잡 미묘한 신체의 일부분은 누군가 절대자가 만들지 않았다면 절대 진화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리처드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에서 논리적으로 날려버린 이론인데,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시계를 발견한다면 이 복잡한 시계는 누군가 만든거고, 따라서 사람은 결국 하느님이 만들었다 이런 말이다.


입증할 수 없기 때문에 절대자가 존재한다는게 믿겨지는가? 놀랍게도 서구사회 그리고 유난히 기독교인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도 창조론이 대중에게 먹혀들어가는 이론이다. 종교를 비난하고 싶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종교가 과학이라는건 도대체 납득할 수 없다.


알 수 없는 모든 일들이 신의 섭리로 이뤄졌다면, 그렇게 무수히 많은 부조리한 일들도 모두 신의 섭리라는 말인가? 내세를 꿈꾸며 천당에서 호위호식 하고자 폭탄을 두르고 남을 해치는 이슬람도 결국 신의 뜻이라는 이야기인가 말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종교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많은건 그렇다고 쳐도 종교가 모든 생활의 규범이 되서는 정말 곤란하다. 중세 암흑의 시절과 이슬람이 뭔 차이가 있단 말인가? 이제야 암흑의 터널을 벗어나 인간답게 살아보고자 하는 이 상황에서도 종교 근본주의를 내세우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라니....그저 안구에 습기가 찰 노릇이다.


이 책은 지적설계론을 교과과정에 도입하고자 하는 일련의 흐름에 대응해서 왜 인간 심성의 영역을 넘어선 과학이 되려하는지, 숨겨진 의도가 무엇인지, 어떻게 과학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해 16명의 대표적인 진화론자들의 칼럼을 모아서 출간한 모음집이다.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거등 이 시대의 지성들이 명쾌한 논리로 조목 조목 그들의 말도 안되는 주장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을 읽게되면 일종의 청량감과 통렴함도 느낄 수 있는 시원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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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너머 편 (반양장) -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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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이라는 작가는 책으로 만나기 전에 지대넓얕이라는 팟캐스트에서 접해봤다. 아주 넓은 주제에 대해서 토론하는 형식으로 방송은 진행되는데 채사장은 사회자 및 토론의 정리를 아울러서 담당하고 있다.


사실 방송에서의 목소리는 조금 가볍기도 하고 살짝 깐족거리는 스타일이지만 하나의 토픽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꽤 능력있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그가 책을 냈고 작년에 지대넓얕 현실편을 보며 그의 능력에 감탄했다.


이렇게 심오한 주제를 깔끔하고 알기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작가는 살짝 그의 방대한 독서량에 대해 언급을 하는데 책을 읽는것과 정리하는건 또 다른 문제이기에 그는 상당히 논리적이로 소위 말하는 문과적인 재능을 타고 난 부분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당연히 서점가의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편격인 현실너머는 1년이 지나 지금 읽게됐다. 총 5개의 주제를 다룬다.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라는 꼭지인데 철학이라는 주제의 니체 한명만 다뤄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텐데 단 몇 장으로 깔끔하게 압축을 했다. 물론 깊이있게 연구하시는 분들은 뭐라할 수 있겠지만 그건 깊이 있는 연구자들이 노력하면 될 일이고....


역시나 정리 능력에서 발군의 스킬을 보여준다. 절대주의와 상대주의, 회의주의 세 가지 키워드로 모든 주제들을 정리해나가는 솜씨에 혀를 내둘렀다. 솔직히 부럽기도 하고 따라하기도 하고 싶지만 이 정도의 능력은 쉽게 가지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책을 통해 나아가는 또 하나의 길을 발견한 느낌이다. 채사장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걸며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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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평전
안도현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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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작품들중 가장 어프로치하기 쉽지 않고 또 해봤자 잘 모르겠는 분야가 시다. 흔히들 문학중 시에서 단편, 장편소설 순서로 쓰기 쉽다고 한다. 시는 문학인들 사이에서도 문학적인 재능이 있어야지 쓰는 장르라고 하던데 난 잘 모르겠다.


아직 시를 읽고 큰 감흥을 느껴보거나 가슴에 와닿는 순간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인이 시인에 대해 쓴 평전이다. 작가는 안도현 시인으로 이분도 우연치 않게 아는분이다. 물론 연탄재 발로 차지마라 그 시만 알고 있지만, 백석 시인이야 워낙 유명하신분이니 말할것도 없고 지금 책상에 받침판으로 쓰는 고무판에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가 적혀있다.


시인이 썼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사료에 입각해서 상당히 사실적으로 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시중에 백석평전이 여러권 나왔지만 아무래도 이 책이 가장 인정받는 평전이 아닐까 싶다. 안도현 시인은 평생의 시인으로 백석을 흠모해 왔으며 그의 생애를 존경 어린 마음으로 조명했기에 이 책이 가지는 가치는 더 높아보인다.


평전 중간 중간에 백석의 시가 지문으로 들어가 있어, 그의 생애와 시를 동시에 맛보는 즐거움도 매력적이다. 백석이 태어난 시기나 유년시기는 별로 다루지 않았고 백석이 어떤 계기로 시를 쓰게 되었는지, 그가 일본에서 유학하며 습작할 때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등 유년의 시절부터 장학생으로 떠난 일본 생활등을 다뤘고, 그의 애정과 사랑도 들어가 있어 한 사람의 생애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특히 삼청각을 운영하고 법정스님에게 길상사를 기부했던 김영한과의 사랑도 매우 잘 기술되어있다. 그녀와 백석의 사랑은 평생 서로 간직한듯 싶다. 함흥에서 만났던 사이었을줄이야... 평전을 읽는 즐거움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체제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 그리고 백석 시인의 아름다운 시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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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베개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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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중적으로 읽어보려고 했던 작가가 나스메 소세키다. 일본에서 근대문학의 아버지쯤으로 추앙받는 사람인데 아마 지폐에도 그의 초상이 올라갔을 정도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작가다. 소세키의 마음이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구입후 읽으려고 했지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다.


결정적으로 땡기게 해준 계기는 알라딘의 사은품이었다 ㅋ. 현암사에서 소세키 전집의 하드카버본 출시를 기념해 사기로 만든 사케병과 을 주는 행사를 했는데 확 땡겼다. 그래서 몇 권 질러줬고 그중 도련님은 먼저 읽었고 이번에 풀베개를 봤다. 마음과 고양이는 아직 대기중이다.


풀베개는 도련님과 매우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다. 도련님은 약간 유머스럽기도 하고 현실에 대한 풍자와 서사가 주요 골자라면 풀베개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묘사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일종의 현학적인 기운도 느껴졌다.


마침 도련님의 다음 작품으로 이 소설이 나왔고, 평생 그가 문제로 삼았던 동서 비교문명론 및 삶과 예술의 문제에 대한 사고가 집약된 일종의 예술가적인 견지에서 저술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품의 화자는 그림을 그리는 화공이지만 실제 모델은 본인 소세키라는걸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전적인 내용이 녹아들어가 있다. 작품을 위해 외진 온천장을 찾고, 거기에 낙향에 있는 여인과 그 가족 및 주변인들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섬세하게 다뤘다.


도련님과 전혀 다른 탐미적인 문장과 에로시티즘, 디테일한 묘사등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나 미시마 유키오의 탐미주의적인 성향도 거슬러 올라가보면 시작점이 아닐까 잠깐 생각해보기도 했다. 아무튼 매우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왜 나스메 소세키인가를 알 수 있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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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 작가 위화가 보고 겪은 격변의 중국
위화 지음, 이욱연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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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 작가의 책은 두번째 접한다. 첫번째는 물론 허삼관매혈기를 읽어봤고,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는분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 영화화까지 됐을 정도니 지명도가 높은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허삼관의 털 이야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은 위화의 산문을 모아서 출간한 일종의 산문집이다. 썰렁한 조크 하나 날려보자면 차이나니까 차이속에 살고 있는거 아닐까? ㅋ 아무튼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나서 격변하고 있는 중국의 현재 상황에 다룬 책이라 어느 정도의 수위로 말을 했을까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당국의 눈치를 적당히 보면서 할말은 어느 정도 하는 그런 수준이었다. 어떤 말들은 상당히 쎄다는 생각도 들었고, 티벳에 관한 부분은 교묘하게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면으로 고려해볼때 애국문인으로 보인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유년시절을 보내고 개혁 개방이후로 본인의 작가 경력을 시작한 위화에게는 현재의 상황이 매우 당혹스러울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직은 공산당 1당이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경제는 유럽 자본주의 국가보다 오히려 더 빈부의 격차가 심한 그런 상황에 맞닥뜨린 현실이다.


“유럽인이라면 400년에 걸쳐 겪었을 파란만장한 변화를 중국인은 불과 40년 만에 겪었다.”이 말에서 유추될 수 있는 상황들이 많이 떠오른다. 우리나라도 똑 같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상황을 겪었으니 말이다. 갑작스런 부를 감당하지 못하는 졸부들과 권력형 비리등등, 물론 우리나라는 이제 그런 격변 시기는 지난듯 하지만 중국의 상황은 어떻게 변화될런지 자못 궁긍하다.


산문은 중국의 현실에 대해서만 다룬게 아니라 작가의 월드컵 관람기, 미국의 NA 농구에 대한 이야기, 기타 영화 다른 작가들의 책등에 대한 소감등 여러가지 방면에 대한 소회를 적고 있다.


정부에는 비판적 시선을 유지한다. 건국 60주년 행사를 바라보는 위화의 시각은 상당히 냉소적이기 까지 하지만 그래도 선을 넘지 않고 유려한 필체로 재미있게 잘 쓴 에세이라고 생각된다.


위화의 책을 읽고나서 영화, 고전등 여러가지 뽐뿌질을 당하고 말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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