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쿠데타 - 우리가 뽑은 대표는 왜 늘 우리를 배신하는가?
엘리사 레위스 & 로맹 슬리틴 지음, 임상훈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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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 하루 정치를 보는 맛이 난다.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대감을 가졌던게 언제였던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아직 초기이기는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기대하고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잘하고 있다. 그 측근들의 태도도 너무나 훌륭하다. 대표적인 실세의 한 사람으로 분류됐던 양정철 전 비서관의 입장 전문을 보고 감동받았다. 이제야 제대로 된 권력을 만난건가?

 

느낌은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지켜보며 잘한건 격려하고 나쁘고 못한건 질책해야만 더욱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의 민주주의의 가장 문제점이 민주주의라는 탈을 쓰고 과두정치로 흘러가 그들만의 리그로 가는 경향이 많은데 오늘날 많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런 경향을 보여준다.

 

정치 혐오 내지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본인은 열심히 산다고 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 그것이 바로 대의 민주주의의 가장 큰 폐해이자 단점이다. 특권층만 권력을 향유하고 대중들은 개돼지처럼 끌려가고 힘들게 생을 마치는게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날의 삶이다. 이런 삶을 살지 않으려면 보다 더욱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자기의 의견을 개진할때만 이 사회가 나아질것이다.

 

점차적으로 그런 경향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촛불집회도 사실상 그런 경향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촛불이 아니었다면 정권교체가 가능했을까?

 

이 책은 대의민주주의의 문제점을 밝히고 시민의 참여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한 유럽 각국의 참여정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를 뽑아놓고 내 일만 한다면 어떤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작년말부터 올해초까지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잘 알게 됐다. 뽑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뽑고 나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는게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 나은 사회와 극우 포풀리즘이 격하게 대립하는 프랑스의 현실 정치를 바라보며 작가들은 프랑스에서부터 아르헨티나, 튀니지, 아이슬란드, 브라질, 스페인 등을 오가며 2년 동안 일반 시민, 시민 활동가, 연구원, 해커, 국회의원, 공무원 등을 포함해 80여 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투표소, 투표용지, 투표함, 정당과 선거운동, 선거 명부, 선거사무소, 이러한 모든 것이 우리가 민주주의 안에서 살고 있다는 확실한 보증 수표인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점을 가지고 책은 서두를 시작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 시대는 종말했으며, 그 증거로 분노하는 사람들, 오큐파이 운동, 봉기의 밤등을 제시한다. 보다 더 적극적인 참여만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다는 각국의 참여정치 현실들을 소개하며 시민들의 쿠데타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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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손톱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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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밸린저의 이와손톱을 다시 읽었다. 물론 스토리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그 반전을 대충 알고 있었기에 첫 번째 독서만큼 깜딱이야는 없었지만 다시 읽어도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이다.

 

이와손톱이 출간된지 벌써 60년이 지났지만, 동양의 조그만 나라에서 원작으로 한 영화를 개봉했으니 이 책이 주는 임팩트는 상당히 오래가고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 받는 매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 세상으로 나올 당시 책의 결말부분을 봉인한채로 출간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책을 읽다가 봉인부분을 뜯고 오지 않으면 환불해주는 이벤트를 펼쳤다고 하는데...

 

책을 읽다보면 도저히 결말부분을 뜯지 않고 배길 방도가 없지 않았을까? 그만큼 흡입력 있는 소설이다. 후기를 보니 벨린저가 여러권의 책을 동시에 쓰던중 이와손톱은 일필휘지로 펜을 잡고 금방 써내려간 소설이었다고 한다.

 

서정적인 묘사와 약간의 몽환적인 느낌, 아울러 모호한 상황에서 불러일으키는 긴장감등 서스펜스에서 가져야할 미덕으로 골구루 장착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일 읽고 나서 개봉한 영화를 봤는데 너무나 아쉬웠다. 책은 물론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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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샹떼 - 세계 영화사의 걸작 25편, 두 개의 시선, 또 하나의 미래
강신주.이상용 지음 / 민음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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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년만에 완독을 했다. 페이지수도 거의 9백 페이지에 육박하기는 하지만 수록되어 있는 영화들을 보면서 읽어줬기 때문에 제법 많은 시간이 소요된것 같다. 하지만 힘든 숙제를 끝낸 기분이라 완독의 기쁨이 배가 됐다.

 

샹떼라는 뜻은 프랑스말로 노래한다, 예찬한다 그런 의미라고 하는걸 보니 영화예찬쯤으로 해석되는듯 싶다. 책에 수록된 영화는 총 25편이다. 평론가 이상용 선생님이 고르신것 같은데 수록된 영화를 살펴보면,

 

1 영화의 서막 
「열차의 도착」 오귀스트 뤼미에르, 루이 뤼미에르 
「뤼미에르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 루이 뤼미에르 
「물 뿌리는 살수부」 루이 뤼미에르 
「달세계 여행」 조르주 멜리에스 
2 몸짓으로서의 영화 
「셜록 주니어」 버스터 키튼 
3 몽타주의 충격 
「전함 포템킨」 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 
4 마지막 표현주의 블록버스터 
「메트로폴리스」 프리츠 랑 
5 자본주의의 희비극 
「모던 타임즈」 찰리 채플린 
2부 영화의 사려 깊은 의미 
6 삶의 달콤 씁쓸한 규칙 
「게임의 규칙」 장 르누아르 
7 전쟁과 네오리얼리즘 
「독일 영년」 로베르토 로셀리니 
8 춤추고 노래하는 필름 
「사랑은 비를 타고」 스탠리 도넌, 진 켈리 
9 가족의 뒷모습 
「동경 이야기」 오즈 야스지로 
10 서부극의 마지막 신화 
「수색자」 존 포드 
11 구원에 이르는 기이한 길 
「소매치기」 로베르 브레송 
3부 영화, 욕망을 발산하다 
12 내 안에 거주하는 괴물 
「싸이코」 알프레드 히치콕 
13 하녀, 소외된 악마 
「하녀」 김기영 
14 여전히 새로운 누벨바그 
「미치광이 피에로」 장 뤽 고다르 
15 카메라의 가능성 저편에 
「확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16 좀비, 현대인의 초상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조지 로메로 
17 부르주아의 노골적인 매력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루이스 브뉴엘 
4부 불안한 영혼, 방황하는 영화 
18 우리 곁의 파시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19 섹스 앤 더 시티 
「애니 홀」 우디 앨런 
20 영상의 시학 
「노스탤지아」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21 희망을 찾아가는 순수함 
「황토지」 첸 카이거 
22 중국의 붉은 미학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23 자본주의라는 진흙탕 
「로제타」 다르덴 형제 
24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미야자키 하야오 
25 인생이라는 링 위에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 클린트 이스트우드

 

책을 읽기전에 봤던 영화도 있고 미처 보지 못했던 영화도 있었지만 리부트하는 느낌으로 독서와 영화감상을 병행했다. 내가 봤던 시각과 전문평론가, 철학자의 시선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책은 이런 방식으로 엮어졌다.

 

각 장은 모두 ①「시놉시스」로 시작하는데, 영화 줄거리를 감각적인 대사와 함께 마치 단편소설처럼 읽는 영화로 재구성했다.

그리고 ②「작가에 대하여」를 붙여서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감독에 대해 꼭 알아두어야 할 기본적인 포인트들을 짚어 주었다. 
본론에서는 각 장마다 대주제를 정하고 때로는 설전을 벌이거나 때로는 더없는 쿵작을 이루었던 두 저자의 흥미진진한 ③「시네토크」를 소주제별로 정리했다. 이어 두 저자가 각각 ④「철학자의 눈」과 ⑤「비평가의 눈」이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하여 토크쇼에서 받은 흥분을 차분한 성찰의 힘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⑥「To be continued」를 붙여서 각 장에서 다룬 영화가 후대에 어떤 영화와 후배 감독들에게 미친 어떤 영향들을 기록하였고, 전체 4부 뒤에는 부록으로 ⑦「키워드」를 둬서 각 장에서 다루었던 핵심 포인트와 용어를 설명하여 좀 더 깊이 읽기를 시도하는 독자에게 친절한 가이드를 준비하였다.

 

영화의 줄거리가 소개되고, 감독에 대한 간략한 소개 그리고 나서 두 대담자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리고 철학자가 보는 영화, 평론가가 보는 영화에 대한 일종의 리뷰가 수록되고 마지막으로 영화의 시사점이 제시되는 순으로 나간다.

 

영화에 대한 감상 능력이 업글된 느낌이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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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조지 오웰 / 한겨레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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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을 보고 조지 오웰의 모든 저작물들이 땡겼다. 책을 읽는 도중, 정말 징그럽게 잘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아서 매우 아쉽지만 다음 소설은 동물농장으로 정하고 여름 휴가때 읽어주려고 한다. 아껴서 읽어야지 ㅋ

 

조지 오웰의 르포타주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알라딘에서 이북으로 구입을 해놨다. 어느 칼럼이던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이 책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명작인지 알려주는 글을 읽고 장바구니에 담궈놨다가 이북 행사를 하는 바람에 무심코 구입을 해놓고 리더기에 담아놓기만 했다.

 

1984년을 읽고 나서 바로 읽어줬는데 역시나 대작가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씌여졌고, 1부는 당시 정말 밑 바닥 생활을 하고 있는 광부들의 탄광촌에 같이 살면서 생생하게 탄광지대의 체험담을 기술한다.

 

탄광 노동자들의 고된 작업과 실업자 가정의 처참한 생활환경을 확인한 오웰은 사회주의에 경도되며 심지어 스페인 내전에도 참전을 해서 큰 부상을 입기도 한다. 당시 복잡한 영국 현실에서 사회주의는 파시즘에 밀려서 점차 후하고 있었고, 오웰은 “지금처럼 계급 문제를 어리석게 다룬다면 사회주의자가 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을 쫓아버려 파시스트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사회주의를 공산주의로 등가시키지 않는다면 오늘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대입시킨다면 놀랍게도 현재의 상황과 비슷한 정치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우월감에 빠져 보수를 조롱한다면 오히려 보수를 더 꼴통으로 만들어 침착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진보가 거만함을 내려놓고 실제적으로 다가갈때만이 진정한 사회 대통합이 이뤄진다는 견해를 보여준다.

 

2부에서는 취재?한 현실을 바탕으로 전반부에서는 오웰의 자서전으로 생각될만큼 자신의 상황을 중심으로 기술하며 왜 본인이 사회주의자가 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진술을 한다. 후반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사회주의에 대해 비판을 하지만, 단지 비판만이 아닌 미래로 나가는 방향성에 대해서도 본인의 의견을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다.

 

오늘 현재 상황에서 읽어도 다가올만큼 좋은 르포타주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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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커포티 선집 4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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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무라카미 류의 식스티 나인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문체도 평이하고 내용도 재기발랄해서 금방 읽히는 책인데 후반부에 주인공 남,녀가 영화를 보는 장면이 나온다. [냉혈]이라는 잔인하고 불편한 영화라서 남자의 수작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생각해보니 그 냉혈이 바로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를 영화화한 작품이었다.

 

또 하나의 무라카미인 하루키가 애정해마지 않은 작가인 카포티의 냉혈을 드디어 읽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출간 당시 사회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회자된 소설이다. 결론적으로 소감을 말하자면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소설을 전개하는 싯점과 그 농장의 일가족들이 어떻게 죽어갔고, 두 명의 살인자들은 도대체 왜 그런 살인을 저질렀을까에 대한 의문을 매우 밀도있게 유려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잔인한 장면이기는 하지만 처연한 비장미가 느껴지는 살인현장과 쫓기는 살인자들의 행각을 생생하게 그려냈으며, 아울러 그들의 심리상태와 체포 후 일어나는 법정의 재판장면, 교수형에 처해지기 까지의 과정이 르포 문학의 짜릿함을 선사해주는 작품이다.

 

1959년 외딴 캔사스주의 홀컴 마을에서 일어났던 실제 살인 사건을집요하게 조사하고 실제 해당 인물들의 수 많은 인터뷰를 기록한 노트를 바탕으로, 두 살인자와 살해당한 네 가족의 마지막 날, 아울러 그들을 중심으로 엮여진 수 많은 사람들의 기록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실제 범죄의 생생함과 인간의 연약한 내면을 아주 세밀한 필치로 묘사한 범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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