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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토드 부크홀츠 지음, 박세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제목만 볼때는 극우 경제학자가 쇼비니즘에 입각해서 국수주의적인 경제정책에 관한것들을 다루지 않았나 싶은데 그런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재기발랄하고 유머스러운 필체로 미국의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말들을 하고 있다.
독일계 이민으로 보이는 토드 부크홀츠 작가는 역동적인 미국의 개척시대를 거쳐 정체기에 머문 요즘 상황을 인구정체와 이민정책의 보수화에 기인한걸로 보고 미국의 초기 버전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주장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오늘날 부유한 나라들이 직면하는 경제적·정치적·문화적 분열 양상을 지적하면서, 부익부 빈인빈이 나라를 어렵게 한다고 말한다. 부자나라들이 경제적 번영 이후, 국가가 쇠락하는 다섯 가지의 잠재적이고 역설적인 요인을 정의한다.다섯개의 이유는 출산율 저하, 국제 교역의 확대, 부채 상승, 근로 윤리 약화, 애국심의 소멸이다.
모든 의견에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출산율 저하와 부채상승등은 실제 상황으로 한국이 겪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맬더스의 인구론 이후로 온 지구 사람들이 인구증가에 대한 걱정을 하고 살았는데 오히려 반대의 양상을 겪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현실이기도 하다.
1부에서는 그런 위기 상황들에 대한 진단을 하고 2부에서는 위기를 리더십으로 극복하자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훌륭했던 지도자들의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는데 주장하는 바가 흥미롭기도 하고 흔하게 알고 있는 사항과는 좀 다르다.
2부의 목차를 잠깐 살펴보자면,
장 알렉산드로스와 위대한 제국
마마 보이? 아니면 제우스 보이? | 아버지가 있는 삶과 아버지가 없는 삶 | 알렉산드로스의 대응 그리고 그가 남긴 교훈 | 다양한 민족들을 결집하는 상징 | 앞에서 이끄는 리더십 | 정복국을 존중함으로써 얻는 충성심 | 동과 서의 만남, 문화적 포용 | 문화적 우월감과 결속력 | 전쟁과 평화 시에 나타나는 창조성과 기동성 | 그리고 그 역시 몰락할 수 있었다
7장 서쪽으로 달리는 오리엔트 특급, 아타튀르크
살로니카에서 온 소년 | 빙빙 돌 것인가 아니면 왈츠를 출 것인가? | 제국의 상실 | 그리고 전쟁의 시작 | 갈리폴리 전투 | 분할이 시작되다 | 다시 한번 전선으로, 이번엔 어디? | 종교를 대신한 과학과 지식 | 여성 교육을 통한 노동력 구축 | 터키의 모자 이야기 | 서양의 악덕과 서양 음악의 미덕 | 새로운 알파벳과 애국심 고취 | 민족적 모멸감을 국가적 자부심으로 | 아타튀르크가 남긴 것
8장 동양과 서양의 만남, 메이지 유신
단단히 붙잡지 않으면 허물어진다 | 양날의 검, 봉건주의 막부 체제 | 누가 사무라이를 죽였나? 상인들의 복수 | 사무라이의 빚 그리고 죽음의 소용돌이 | 서양의 승리와 쇼군의 패배 | 막부 체제를 무너뜨리다, 료마의 반란 | 메이지 복권인가, 메이지 혁명인가? | 서쪽으로 향하다, 이와쿠라 사절단 | 사무라이 계급의 철폐 | 메이지 경제의 도약 | 전통 유지와 발전의 지속
9장 변명 따윈 모르는 용맹한 리더들, 돈 페페와 골다 메이어
돈 페페, 누가 테러리스트이고 누가 애국자인가? | 사랑과 전쟁 | 추방과 무기 밀반입 | 3단계 개혁 작업 | 권력을 과감히 내려놓다 | 위기에 등판한 리더, 골다 메이어 | 위도가 아니라 태도 | 골다 메이어의 성장기 | 황야로의 탈출 | 땀으로 땅을 일구다 | 시온과 캘리포니아 이야기 | 국가의 유동성 높이기 | 광신적 애국주의 남성들에 대한 무시 | 닉슨과 요르단 왕들
10장 결론 : 운명에 순응하지 말라
땅과 피 그리고 용기 | 신화와 진보의 패러독스 |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 | 과거가 아닌 현재를 경계하라 | 이민 패러독스 그리고 역사에 대한 무관심 | 세대 간 절도의 패러독스와 출산율 하락에 관한 대응 | 잘못된 일자리 분배와 유연성 악화에 대한 대책 | 애국주의자 선언
알렉산더, 아타튀르크, 메이지유신, 돈 페페와 골다 메이어의 빛나는 리더십을 언급하고 그들의 위기 극복 능력을 배워서 실제 사례에 응용 가능한 사항들을 쏙쏙 뽑아서 말해주는데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다.
우연한 기회로 만난 책이지만, 나름 얻은것도 많았고 단순한 경제관련 서적으로 치부하기엔 작가의 뛰어난 통찰력이 많이 담겨있는 수작이다. 아울러 미국식 유머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재미있고 재치있는 글들이 페이지를 쉽게 넘어가게 하는 매력도 장착하고 있다.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