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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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탐미주의 문학의 거의 최고봉으로 여겨지는 미시마 유키오의 대표작인 금각사를 이제야 읽었다. 사실 저자는 극우 꼴통으로 자위대 부활을 꿈꾸며 할복자살한 미친 노인네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책을 보면서 알고나니 더욱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노인네는 커녕 나보다 더 젊은 나이에 자살을 했더라는....


동경대 법대를 다닐 정도의 수재에 어렸을때는 병약한 문학소년, 그 유명한 설국의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제자로 문학에 입문해 소설가로 데뷔하고 육체미 운동을 통해 정신을 개조한 후 강한 남성상을 추구하다가 그런 자살의 길로 들어선 정말 알 수 없으면서 매력적인 인생을 살아간 사람이었다.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름만 쳐봐도 어떤 인물이었는지 많은 정보가 나오니 인터넷을 참조하면 된다.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실제 금각사의 방화범인 하야시 쇼켄이라는 인물의 일생을 추적하여 이야기의 기초로 삼은 뒤 화려한 그의 문장력으로 탄생시킨건데 그야말로 걸작의 범주에 들어갈만큼 뛰어난 탐미문학의 절정을 보여줬다.


˝산 저편에 가로놓인 겹겹의 구름이, 커다란 손처럼 하늘 가득히 퍼지면서, 꿈틀거리듯 술렁이며 접근하여 오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구름 사이로 절반 가량 맑게 보이던 하늘도, 순식간에 다시 구름에 뒤덮였다. 하지만 아주 엷은 구름이 통과할 때에는, 이를 통하여 희미한 후광을 그리고 있는 달이 보였다.˝


어떤가? 해질녘 어스름한 하늘을 산비탈에서 바라보는 모습을 묘사했는데 정말 뛰어난 문장이 아닌가? 아무튼 소설은 정말 아름답게 잘썼다는 생각이다. 신경숙 작가는 왜 이렇게 유명하고 뛰어난 소설가의 작품을 표절했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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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걸 온 더 트레인 THE GIRL ON THE TRAIN
폴라 호킨스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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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류작가의 장르소설이다. 몇 권의 소설을 다른 이름으로 냈다가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스릴러 소설을 써봤는데 그 작품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큰 히트를 쳤으니 조앤 롤링처럼 영국여인들은 강한 의지 내지는 위기 극복능력이 뛰어난거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에밀리 블런트의 영화가 개봉되면서 소설의 존재를 알았고, 왠지 끌려서 보게 됐는데 뻔한 흐름으로 가는듯 하지만 소설 의외로 재미있다. 매우 긴박감있게 읽을 수 있으며, 책장을 덮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세 여인의 싯점으로 날짜를 바꿔가며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서술하는 방식을 썼는데 약간 모호한듯 하면서 신비스런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아울러 기차를 소재로 벌어지는 일들도 상당히 특이하게 다가왔으며, 알콜중독에 대한 정말 리얼리티한 묘사도 인상적이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에밀리 블런트의 연기는 보나마나 주인공 레이첼을 뛰어나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반전이나 이런 부분은 약하지만 전반적인 이야기의 구조도 좋았고, 무엇보다 계속 책을 읽게하는 힘이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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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 세상을 조종해온 세 가지 논리
앨버트 O. 허시먼 지음, 이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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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사정을 보면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보수가 꼭 나쁘다고 볼 수 없는 세력이지만 한국의 보수(물론 극우쪽에 가까운)들은 정말 꼴통들만 모여있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분단의 특수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 가실 날이 얼마되지 않은 뇐네들과 박정희 유산에 기대는 친박 쓰레기들의 행태들이 도를 넘어서지 않나 생각이 될 정도다.


검찰들도 믿을 수 없는 조직이기는 하지만 이번 박근혜와 최순실 게이트 사건은 나름 열심히 수사한걸로 보이는데 그거마저 부정하고 박근혜 집앞에 가서 날도 추운데 연일 구호를 외쳐대는 모습을 보면 도대체 무얼 바라는걸까라는 궁금증 아닌 궁금함이 생긴다. 사실 들어봐야 알 수 없는 논리로 뭉쳐있을테니 말이다.


이 책은 아무튼 그런 보수들 말고 나름 생각이 있고, 정반합의 원리에 맞춰 시대의 가치를 지키며 조심스럽게 움직이려는 사람들을 굳이 보수라고 가정한다면 그들은 어떻게 오랜 세월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고찰이다.


앨버트 허먼은 세계적인 석학중 한명이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각종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을 한다. 보수의 지배논리는 세 가지 기제를 가지고 풀어낸다. 그 세 가지 명제는, 역효과명제, 무용명제, 위험명제이다.


역효과 명제는 의도와 달리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는 논리, 아무리 해봐야 기존체제가 바뀌지 않을거라는 무용명제, 자유와 민주주의가 오히려 위태로워질거라는 위험명제를 역사적인 사실과 함게 논리적으로 풀어낸다.


프랑스 혁명을 일으켰던 소위 진보세력이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다가 오히려 자기들이 처형당하고 더 강한 보수 반동세력을 불러일으켰던 사건, 참정권이 주어지지 않았던 1800년대에 대중들에게 투표권을 준다면 오히려 우매한 그들을 이용하여 불순한 세력들이 정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위험명제등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과 대비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그들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평등과 공평함의 상관관계에 대한 고찰이 세상을 계속 어지럽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모두 한표씩 주어지니 오히려 보수들이 더 반동적인 난동도 부릴 수 있는거고, 개혁과 진보가 브레이크를 걸릴 수 있는 역효과도 자아내니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은 보수가 어떤 논리로 세상을 장악하려는가에 대한 훌륭한 고찰과 관념이 듬뿍 담겨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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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수사국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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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러리 퀸의 단편 모음집이다. 잘 알려진대로 앨러리 퀸은 한 사람이 아니라 만드레드 리와 프레데릭 두 사촌형제의 필명이다. 수 많은 명작 추리소설을 남겼지만 Y의 비극은 아직까지도 세계 추리소설중 몇 손가락에 꼽힐 정도의 명작이다.


이 단편집은 사실 앨러리 퀸의 팬들에 대한 서비스로 엮여서 나온 책으로 보인다. 솔직히 별 재미가 없다는게 사실이다. 앨러리와 퀸 경감 부자의 팬이 아니라면 뭐 이래하고 실소를 자아낼만한 단편들로 엮여있다.


출판사의 소개를 잠깐 살펴보자면, 엘러리 퀸 소설『퀸 수사국』.1950년대 초반, 주간지 《디스 위크(THISWEEK)》 등에 실었던 단편들을 엮은 책이다. 시기상 엘러리 퀸의 절정기인 ‘3기’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오래전부터 《Q.B.I.》라는 약칭으로 국내 엘러리 퀸 마니아들 입에 오르내렸던 걸작임에도 그동안 정식 번역이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독자들로부터 출간 요청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날카로운 추리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도 종종 빈틈을 보이며 약한 면을 드러내기도 하는 엘러리의 모습은 독자와의 두뇌 게임에 그치지 않고 인간 심리와 본성을 파고드는 3기의 특징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딱 봐도 알겠지만 약간 매니아틱한 작품으로 그들의 팬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봐야 될까하는 생각이 든다. 추리 자체로만 놓고보자면 엉성한 얼개의 느슨한 이야기 구조다. 아울러 독자들이 그들의 팬이라는 가정이 들어간 단편들이라 퀸의 작품을 읽지 않았다면 어리둥절할 가능성도 있다.


18가지의 사건들을 다룬 단편이고 이 단편을 모티브로 삼는다면 좋은 장편이 나올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앨러리 퀸들에게는 일종의 습작형태의 단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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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자존감 수업
윤홍균 지음 / 심플라이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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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요즘 베스트셀러의 상위권을 점하고 있는 작품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요즘 사람들에게 필요한건 자존감이라는걸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데 작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미움받을 용기의 아들러 심리학의 범주안에 들어간다고 생각된다.


요즘 젊은이들, 노인들 할거없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삶이다. 빈부의 격차가 확대되고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특히 이런 일들이 심화되고 있는데, 모두 살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특별히 자존감에 상처받을일이 적었지만, 어느 정도 국가의 부가 창출되고 전체적인 삶이 개선되면서 자존감이 무너지는 일들이 잦아들고 있다.


저자인 윤홍균은 일명 윤답장이라는 애칭으로 많이 알려진 분인데, 윤홍균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다. 경향신문, 한국일보, 레이디경향, 월간 생로병사 등에 글을 쓰면서 ‘글 쓰는 정신과 의사‘로 알려졌다. EBS 부부가 달라졌어요에도 출연하신분이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블로그였다. 그에게 윤답장이란 별명이 생긴 것은 그 때문이다. 책을 보면 어렸을때부터 작가의 꿈을 잃지 않고 꾸준히 글을 써왔고 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의 첫번째 책인걸로 알고 있는데 발간되자마자 초대형 베스트셀러의 위치에 등극했으니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책에서 몇 가지 건진게 있는데, ˝책을 읽고 깨달은 바가 있다면 그것을 실전에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 실제와 상관없는 이론서가 욕을 먹듯이, 이론을 실제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무의미한 일이다˝라고 말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을 적확하게 밝혔다고 생각되며, 이 책을 읽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도 많을것 같다는 생각이 된다.


바람직한 비난도 없고, 비난은 투사일 뿐이다. 무슨일이 생겼을때 남탓을 하는 행동은 투사라는 미숙한 방어기제일뿐이라고 지적하는 부분에서도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공감을 건네면 상대는 공격성을 잃고 결과적으로 우리는 최소한의 비난만 경험한다고 말하는 지점에서도 크게 고개를 끄덕거리게 했다.


미래에 대한 알 수 없는 두려움과 현재 자신의 위치가 불안할때 한번쯤 읽어볼만한 에세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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