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혜의 책 읽기 좋은날이라는 일종의 서평집에서 건진 책이다. 서평을 읽고 바로 꽂혀서 구입을 하려고 알라딘으로 갔는데 절판이었다. 마침 중고서점에서 팔길래 바로 주문을 해서 읽었다. 왜 이런 책들에는 관심이 훅 쏠리는지 원...ㅎ저자도 중독인으로 소설가로 주목 받기 시작하던 삼십대 중반에 거의 15년간 매일 같이 마신 술로 인하여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된다. 병원에 있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수기처럼 씌여진 소설이다. 마침 이 소설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까지 수상을 한다.사실인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IQ가 무려 185로 태어난지 9개월때의 일을 기억한다고 하니 머리가 좋은 선수임은 분명하다. 나름 오컬트와 종교, 주술에 관한 지식이 방대해서 그의 팬들도 제법 있는 것 같은데 가다라의 돼지라는 소설도 궁금하기는 하다. 이후 대마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대마초에 심취해 구속되기도 하고, 결국 술에 취해 계단을 굴러 사망하게 된다. 겨우 52세에....책에서 움찔했던 부분이 많았다. 감마 지티피 1300을 넘겨서 입원으로 하는 부분에서는 살짝 안도감도 느끼고, 이 사람의 증상을 나타내는 화살표가 하나 같이 정확하게 간경변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불안하기도 하고 그랬다. 읽다보니 나도 알코올에 심히 의존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됐고, 새로운 갱생의 삶을 걸어보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하지만 현실은 비루하게도 계속 퍼마시고 있는 상황이다. 흑...좀더 조절을 하고 건실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거듭 다짐해본다. 책은 매우 재밌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분명 잠이 줄어드는건 사실인 아닌가 싶다. 몇 년 전 부터 수면시간이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하루에 5시간 정도만 자는 것 같은데 아무리 많이 자려고 노력해도 새벽만 되면 자동으로 눈이 떠지니 이걸 좋은 현상이라고 여겨야 되나 모르겠지만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거 아닐까 걱정이 든다.수면시간이 줄었어도 크게 피로하지 않은 점을 볼때 아직 몸이 버티기는 하는 것 같지만, 양은 줄어도 질은 높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읽어줬다. 평소 음주후 수면시 코콜이가 심한편이다. 늘 치료를 받아야 되나 생각을 하고 있던중,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둘째 친구의 아버지와 우연한 기회에 같이 저녁을 먹던중 그 의사분이 가장 자신있는 분야가 코골이 치료라고 하시는거다.아구가 딱딱 맞아떨어지려고 그러는지 몰라도 병원에 가야지 생각을 하고 있던중 이 책을 읽었는데, 주된 내용이 코에 관한 부분이었다. 수면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가 코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입으로 숨을 쉬면서 자는 사람들은 수면의 질이 아주 많이 저하됨으로 몸의 밸런스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코를 점검해야 된다고 한다.당장 병원에 가서 진찰을 하고 한약을 받아왔다. 12주 프로그램인데 정말 코와 수면이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고 효과가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도 널리 널리 전파해야겠다는 생각이다.책은 200쪽 안쪽으로 매우 얇고 가독성이 좋아 금장 읽을 수 있다. 전반부에는 위에도 얘기했듯이 코에 관한 부분이 다뤄지고 후반부는 불면증과 각종 임상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수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일독을 해봐도 나쁘지 않을듯 싶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재작년과 작년에 아들러의 열풍 아닌 열풍이 일었을때 미움 받을 용기를 의외로 재밌게 읽고 나서 아들러에 관심이 생겨 가볍게 읽어주려고 시리즈를 구입했는데 마지막 3권을 일년만에 끝냈다.1,2권은 스토리가 이어지지만 3권은 별도의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다. 3권은 직장생활과 남녀간, 그리고 부모와 자식간에 일어날 수 있는 트러블한 상황들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구조다. 만화보다 텍스트에 건질만한 내용이 제법 많다. 따로 떼어내서 숙독을 해도 괜찮을 정도의 알찬 구성이다.아들러는 자기계발의 시조새로 여겨질 정도로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한다. 그 어떤 힘든 일에 부딪힌다고 해도 사람은 그와 마주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누구나 노력한다면 자신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현대로 와서 이런 아들러의 긍정성이 시크릿이나 아류 서적들에서 잘못 확장되는 바람에 그의 좋은 사상들이 퇴색되는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아들러의 심리학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가 있고 더욱 깊게 다뤄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책 표지에 나오는 사진들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동물원을 배경으로 한다. 동물원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알고 보니 학교 선생으로 환경운동도 하고, 작은 마을의 청소년들에게 지지를 받는 사람이지만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도 엄청나게 많은 문제적 인물이다.결혼 생활도 순탄치 않고, 주변 사라들과 잦은 마찰을 일으켜 용의선상에 오를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독일의 여성 추리작가인 넬레 노이하우스 작품이다. 타우누스 시리즈중 두 번째 소설이라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몇 년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라는 책이 먼저 출간됐고, 그 작품은 시리즈의 네번째로 출간 당시 읽었다.독일에서 대박을 친 작품으로, 대체적으로 재미있고 소소하게 궁금증을 자아내는 스타일로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작년에 구입을 하고 쳐박아놨다가 손에 잡혀서 읽었는데 그냥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정도의 장르소설이다. 강한 임팩트는 없지만 책장을 계속 넘기게 하는 마력이 있다.극중 인물중 소세지를 파는 부부가 등장을 하는데, 작가의 실제 남편이 20년 연상의 소제지 공장 사장이라고 하는데 묘한 설정을 해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소세지 남편의 바람 ㅋ) 작가는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을 낼 것으로 보이고 대작을 만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계속 시집에 대해 도전?을 하고 있다. 함축적으로 단어를 서술해 이미지를 압축하는 과정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인이 그려낸 세계를 느끼게 되면 숨겨진 내면의 부분들을 발견하게 되는게 아닐까 하고 읽어본다.하지만 여전히 어렵고도 어렵고 그 내면을 들여다 보는건 매우 힘들다. 희지의 세계에 이어 두번째는 최승자 시인의 시집이다. 출간된지 30년이 넘었고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 시인으로 알고 있는데, 이 시집을 읽으면서 한 가지 감정은 확실하게 느꼈다. 절망이다. 시인이 쓴 시에서 비명소리를 느낄 정도로 비참함을 어렴풋이 감지할 수 있었다.감성적인 사람들은 상당히 읽기 힘든 시집이 아닐까도 생각해봤다. 최승자 시인의 근황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지금 병원에서 치료중이신듯하다. 아마도 정신병원인것 같은데 젊은 나이에 이런 시집을 쓰고, 나이가 들어서도 정신적으로 힘들게 살았으니 삶이 참 피곤하다.시집은 3부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1부는 1981년 1~6월, 2부는 1977년 ~ 1980년, 3부는1973년~1976년으로 총 7년간에 걸친 시들을 거꾸로 배치했다. 그래서 그런지 3부로 갈수록 언어가 좀 거칠어지는 경향이 있다. 좀 정제되지 않았다고 할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삼십세라는 시가 인상적이었는데, 사십세 오십세를 대입해도 그럴듯하게 어울리는 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서른 살은 온다.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놀라 부릎뜬 흰자위로 애원하며.내 꿈은 말이야, 위장에서 암 세포가 싹 트고장가가는 거야, 간장에서 독이 반짝 눈뜬다.두 눈구멍에 죽음의 붉은 신호등이 켜지고피는 젤리 손톱은 톱밥 머리칼은 철사끝없는 광물질의 안개를 뚫고몸뚱아리 없는 그림자가 나아가고이제 새로 꿀 꿈이 없는 새들은추억의 골고다로 날아가 뼈를 묻고흰 손수건이 떨어뜨려지고부릎뜬 흰자위가 감긴다.오 행복행복행복한 항복기쁘다 우리 철판깔았네마지막으로 시집의 시제인 이 시대의 사랑을 실어본다. 사실 시인이 어떤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불러도 삼월에는 주인이 없다동대문 발치에서 풀잎이 비밀에 젖는다.늘 그대로의 길목에서 집으로우리는 익숙하게 빠져들어세상 밖의 잠 속으로 내려가고꿈의 깊은 늪 안에서 너희는 부르지만애인아 사천 년 하늘 빛이 무거워<이 강산 낙화유수 흐르는 물에>우리는 발이 묶인 구름이다.밤마다 복면한 바람이우리를 불러내는이 무렵의 뜨거운 암호를죽음이 죽음을 따르는이 시대의 무서운 사랑을우리는 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