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말 주변이 없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주변에서 말이 좀 많다는 지적을 받는 경향이 있다. 평소에는 덜한데 회식이나 술 자리에서 말을 좀 많이 하는편이기는 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사실 책을 읽기전에 답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한테 필요한 답은 역시나 경청이었다. 얼핏보면 쉽지만 의외로 어려운 스킬이 경청이다.저자는 책에서 굴곡진 삶을 살았음을 얼핏 얼핏 밝히는데, 그런 역경을 뚫고 현재의 도달했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단, 책에 너무 기독교적인 부분을 은근히 강조해서 그 부분이 몹시 불편했다. 기독교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비기독교인들은 그 부분에 반감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책의 좋은 부분을 감쇄시키지 않았나 싶다.효과적이고 원활한 소통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이러한 자기 인식이다. 소통은 결국 말하는 기술이 아닌, 자신의 성품을 깨닫고 이를 잘 다루는 지혜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이런것을 중심으로 인기 있는 사람의 대화법, 사람을 사로잡는 첫인상 대화법,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드는 경청의 기술, 말주변 없는 사람을 위한 전략적 대화법, 인생을 바꾸는 말의 기술 등 총 5장에 걸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대화법을 풀어놓는다.책은 비교적 쉽게 잘 읽히며 상기 부분의 단점만 제외한다면 좋은 책이지 않았을까 싶다.
알리바바 미국 상장으로 전세계에 이름을 알린 마윈에 대한 일종의 평전이다. 64년생으로 업계를 제외하고 이름이 알려진건 얼마되지 않은 느낌인데 거의 700페이지에 가까운 평전이 벌써 나왔다니 과연 중국인들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책은 중국인들 특유의 과장이 어우러져 한 편의 무협지를 읽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어린 시절은 짧게 언급하고 IT 업계에서 그의 성공에 촛점을 맞췄기 때문에 근래 IT업계의 변화 흐름도 파악할 수 있는 덤이 주어진다.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가 살고 있는 절강성 항주가 그의 고향으로 서호가 알리바바 그룹의 기원이라는 사실이 무척 반가웠다. 나도 몇 년전에 친구를 만나러 항주에 가서 거대한 서호를 둘러봤기 때문에 책에서 나오는 말들이 생생하게 다가왔다.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만 해도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소년이었던 마윈이 삼수 끝에 사범대로 진학하고 영어 교사로 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 업계에 진출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번역 회사를 운영하다가 인터넷을 접하고 컴퓨터에 대한 기초 지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그런 거대한 기업을 일궜다는 사실이 놀라움 그 자체였다.마윈을 잘 모를때 그가 어렸을때부터 빌 게이츠처럼 그쪽 방면에 소질이 있는 사람으로 능력을 키워서 성공의 반열에 올라선걸로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교사로 해외 연수를 갔다 인터넷을 접하고 이곳에 길이 있다는 생각으로 교사를 그만두고 창업해서 전자상거래 업계를 지배했다는 말인데 그의 과감한 결단력에 살짝 질투 아닌 질투도 느껴졌다.인터넷의 황무지였던 중국에서 홈페이지 제작을 시작으로 거대한 상거래 기업인 이베이를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타오바오를 만들어서 공룡을 누르고 뒤이어 소셜 커머스도 진출하여 업계를 지배하고 더욱 놀라운 것은 정상의 자리에서 은퇴하여 물류업에 도전을 하는 그의 진취적인 자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과연 그가 어느 정도의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한 인간이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회는 누구나에게 우연히 다가오고 그것을 어떻게 포착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짐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일종의 성장형 서스펜스 스릴러물로 정의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여러 상도 수상을 했고 인터넷에서도 비교적 평이 좋아 구입을 했다. 성장스토리 형식의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 어떤식으로 이야기를 녹여냈을까 궁금했다.2006년에 데뷔하자마자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가 존 하느틑 변호사로 3년 남짓 일하던 그는 자신의 죄는 인정하지만 네 살배기 딸 때문에 석방되기를 원했던 한 어린이 성추행범의 변론을 포기하면서 갑자기 일을 그만둔다. 그의 경험이 소아병애자가 등장하는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됐고 선악의 경계가 모호한 가운데 이야기는 전개된다.이란성 쌍둥이 여동생 앨리사가 실종된 후 마을 지도를 들고 혼자서 납치범을 찾으러 다니는 조니의 방황 아닌 방황을 그린 소설인데 앨리사가 사라진 후 조니의 아빠가 집을 나가고, 충격에 넋을 잃고 마약에 빠진 엄마와 그녀에게 접근하는 남자들, 손가락질하는 이웃들의 모습에 조니는 진저리를 낸다. 후반부로 들어가며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경향이 살짝 보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게 잘 쓴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영화화 할수도 있을텐데 할리우드에서 판권을 사지 않았을까 궁금하다. 대충 잘 섞어서 버무리면 매끈한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을듯도 하다. 색다른 형태의 서스펜스물을 읽고 싶다면 추천할만하다.
일종의 숙제격으로 읽어준 책이다. 작년에 교보문고 매대에서 보고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접었는데, 결국 올해 읽게 됐다. 통계수치를 베이스로 과거 10년간의 변화와 바로 근미래에 대한 예상을 믹스하여 예측하는 보고서다.요즘 이런 종류의 책들이 비교적 많이 출간되는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갈수록 빡빡해지는 삶에 대한 방증이 아닐까?소비자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하여 일종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비슷한 조건의 소비자들에게 2~3년마다 반복해서 같은 테마의 질문을 던져 얻은 의미있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몇 년간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2017년에는 타인보다 자기 중심적으로 남을 관람하며 지켜보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고 각 개인의 자존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으로 소비방향이 움직일것이라고 예상한다. 일상생활에 더 밀접하게 공감을 하고, 브렌드 보다는 가성비, 전문가 보다 검색을 오히려 신뢰하는 탈권위등의 방식이 주가 될것이라고 본다.결국 2017년 소비방향은 저성장, 불투명한 미래, 개인자존감 확대등으로 실속 위주의 가격 대비 성능에 만족을 주는 소비재들이 환영받을것이고, 점차 중저가 상품이 많아질것이다.
서점에 들러 신간을 살펴보면 가끔 뜬금없이 땡기는 책이 있다. 전혀 사전 정보도 없고 처음 보는 작가의 특이한 느낌이 드는 그런 경우 말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상황에서 집어들고 읽게 됐다.31세의 젊은 여성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라보는 아저씨에 대한 느낌을 삽화와 함께 적은 일종의 취재기인데 나름 재밌다. 아무래도 일본 아저씨와 한국 아저씨들이 비슷한 점도 있기에 우리 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들이 많아 낯설지 않다.저자인 나카무라 루미는 4년간 길거리와 술집, 동네 골목 등 주변에서 마주친 다양한 아저씨들을 관찰하고 취재하여 48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젊은 여성이 이런 책을 쓴다는게 쉽지 않을텐데 나름 기획력이 좋은듯 하다.편집자가 마침 식물도감 전문 편집자였기 때문에 아저씨들의 생태를 도감처럼 소개하는 방식도 나름 재미있고, 살짝 살짝 실제 인물들을 인터뷰해서 기록한 취재기도 흥미로웠다. 다만, 책 중간 중간에 삽입한 실제 촬영물들은 너무 작아서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주로 아저씨들이 볼텐데 그런 점은 감안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