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숙제격으로 읽어준 책이다. 작년에 교보문고 매대에서 보고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접었는데, 결국 올해 읽게 됐다. 통계수치를 베이스로 과거 10년간의 변화와 바로 근미래에 대한 예상을 믹스하여 예측하는 보고서다.요즘 이런 종류의 책들이 비교적 많이 출간되는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갈수록 빡빡해지는 삶에 대한 방증이 아닐까?소비자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하여 일종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비슷한 조건의 소비자들에게 2~3년마다 반복해서 같은 테마의 질문을 던져 얻은 의미있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몇 년간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2017년에는 타인보다 자기 중심적으로 남을 관람하며 지켜보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고 각 개인의 자존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으로 소비방향이 움직일것이라고 예상한다. 일상생활에 더 밀접하게 공감을 하고, 브렌드 보다는 가성비, 전문가 보다 검색을 오히려 신뢰하는 탈권위등의 방식이 주가 될것이라고 본다.결국 2017년 소비방향은 저성장, 불투명한 미래, 개인자존감 확대등으로 실속 위주의 가격 대비 성능에 만족을 주는 소비재들이 환영받을것이고, 점차 중저가 상품이 많아질것이다.
서점에 들러 신간을 살펴보면 가끔 뜬금없이 땡기는 책이 있다. 전혀 사전 정보도 없고 처음 보는 작가의 특이한 느낌이 드는 그런 경우 말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상황에서 집어들고 읽게 됐다.31세의 젊은 여성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라보는 아저씨에 대한 느낌을 삽화와 함께 적은 일종의 취재기인데 나름 재밌다. 아무래도 일본 아저씨와 한국 아저씨들이 비슷한 점도 있기에 우리 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들이 많아 낯설지 않다.저자인 나카무라 루미는 4년간 길거리와 술집, 동네 골목 등 주변에서 마주친 다양한 아저씨들을 관찰하고 취재하여 48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젊은 여성이 이런 책을 쓴다는게 쉽지 않을텐데 나름 기획력이 좋은듯 하다.편집자가 마침 식물도감 전문 편집자였기 때문에 아저씨들의 생태를 도감처럼 소개하는 방식도 나름 재미있고, 살짝 살짝 실제 인물들을 인터뷰해서 기록한 취재기도 흥미로웠다. 다만, 책 중간 중간에 삽입한 실제 촬영물들은 너무 작아서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주로 아저씨들이 볼텐데 그런 점은 감안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북으로 기획된 책이다. 2천원의 부담없는 가격으로 커피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알라딘 도서관에서 훑어보던중 발견하고 대여해서 그야말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순식간에 완독했다.목차를 잠깐 살펴보면 커피를 사랑했던 사람이 여럿 등장하신다.서문커피의 발견커피의 유럽 전파우리나라의 커피 전파커피 예찬-바흐60알의 고집-베토벤일편 단심-발자크유아독존 바리스타-브람스커피 폐인-볼테르와 루소 커피 앞에선 인내심 제로-칸트진상 고객-사르트르최초의 한국인 커피 애호가-고종다방 편력-이상카페 에스프레소 한 잔이 인생을 바꾸다-H 교수카페에서 계몽주의가 태어나다? ‘악마의 음료’에서 ‘자유 사상 촉진제’로커피, 아포리즘나가는 글하루에 정확히 60알씩 세서 커피를 마셨다는 베토벤, 사랑하는 백작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노동과 같이 치열하게 하루에 몇 십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다가 결혼하고 나서 몇 개월만에 사망한 발자크 등등 커피에 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흥미로웠다.어느 한가한 오후에 커피를 내려서 휴대폰 꺼내 읽기 적당한 이북으로 생각된다.
공부하는 보수들은 은근히 무섭다. 엊그제 JTBC에서 토론회를 하나 방송했는데, 패널들이 유승민,전원책,이재명,유시민 이렇게 네 명이 출연했다. 그중 제일 관심 많았던 사람이 유승민이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서 깜놀했다.저만큼의 합리적인 보수주의자라면 대권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인데 설마 유승민을 보수가 보내지는 않겠지 생각을 하며 마구 걱정을 했다. 다행히 전원책 변호사가 발광하는거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하는 전원책의 그야말로 ㅈㄹ발광에 역시나 소위 말하는 보수주의자들의 민낯을 보는 느낌이었다.이재명 시장은 생각보다 침착해서 주의깊게 지켜보기로 했다. 이번에 정권교체가 안 된다면 애들의 미래는 정말 암울한데 큰 걱정이다. 이 책은 보수주의의 기치를 내세워 학계와 정치계를 넘나드는 이상돈 교수가 쓴 일종의 독후감이다.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정치관련 서적 100권을 읽고 나름대로 분석해서 현 정세에 대한 견해를 곁들여 쓴 글들의 모음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상돈씨가 유태인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이스라엘의 입장을 견지하던데 저자가 왜 그런 생각을 할까 이해가 안되서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왜 그랬을까? 정답은 아닐지 몰라도 아마 미국을 이끌어가는 보수주의자들의 태반이 유태인들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소위 말하는 네오콘들을 포함해 아랍과 대립각을 내세우는 사람의 태반이 보수주의자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편에서 말을 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건 남의 나라 사정이고 우리나라의 보수주의는 어떤 견해도 없다는게 문제다.정권에 야욕만 있지 자기가 보수주의라는걸 아는 사람들이 있는가 싶다. 해방이 되며 친일파들을 단죄하지 못하고 세월이 흘러 여기까지 온 지금 한국의 미래가 조금이라도 희망적이라고 한다면, 기득권자들을 끌어내리는 수밖에 없는데 내 생에 가능할까 싶기는 하다.아무튼 책은 100권의 주로 미국인들의 정치적인 그것도 보수주의적인 사람들의 견해를 다룬거고 세계는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는가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나름 소득이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책을 받고 읽어보게됐다. 일단 작가의 삶이 바로 원하는 삶인데 부러웠다. 책의 완성도는 차치하고라도 자기가 원하는 작가의 삶을 살면서 서촌 조용한 동네에 와인바를 열고 삶을 즐기는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모든 책이 자기의 고유한 운명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사실 나도 부끄럽지만 퇴직을 하게 되면 책을 써보려고 아이템을 잡고 차근차근 준비중이다. 필력은 안되기에 일종의 정보를 공유내지 안내하는 컨셉인데 잘 쓸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아무튼 자비라도 출판할 예정이니 자기만의 운명을 가지고 움직일것이다.저자의 여섯번째 책으로 다큐 PD를 하다가 ‘김피디의 통의동 스토리‘라는 카페를 열고 나서 일종의 다이어리 형식으로 카페에 대한 이야기를 쓴 책이다. 하루키가 문단에 나오기 전 피터캣이라는 재즈카페를 운영했다는건 잘 알려진 사실인데 하루키의 피터캣에 자신의 업장을 비교하는 저자의 포부가 인상적이었다.하루키는 하루키고 나는 나다라는 그런 자세가 좋아보였다. 책에 사진이 좀 많아서 카페에 대한 소개 정도로만 보여지는게 조금 아쉬웠고, 한가로운 어느 오후 점심에 조용히 찾아가서 와인 한 잔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