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말하는 골든그레이는 50에서 100세까지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젠장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다니 싶지만 힘들게 살았던 2~30대로 다시 빽하고 싶은 마음은 아직 없다. 자, 50세 이후를 더욱 열심히 잘 살아보자는 이야기인데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많이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다.저자는 골든그레이의 외관을 이렇게 정의한다. 머리는 희끗한데 어깨는 떡 벌어졌고, 척추는 꼿꼿하다. 빨강 티셔츠에 명품 청바지를 입고 유행하는 재킷을 걸쳤으며, 스포츠카를 몰고 다닌다. 개인적으로 이런 의견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늙어서 저렇게 입고 다니는건 솔직히 좀 안쓰러워 보인다. 얼마나 젊어보이고 싶으면 저럴까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나는 내 나이에 맞게 깔끔한 옷을 입고 적당히 튀지 않는 외관을 유지하고 싶다.또하 규칙과 관습에 메이지 않고,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자신의 일을 하며 살고 50살 이후 50년의 골든 타임을 누리고 있는 백세 시대의 새로운 인생 모델을 골든그레이라고 말한다. 이 또한 별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임금피크제가 생기는 바람에 일단 55세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는데 일단 55세가 되면 임금이 깎이더라도 60세까지 더 다닐것인가? 아님 일종의 명예퇴직 형태로 적당한 금액을 산정하여 퇴직하는가를 선택할 수 있다.나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하려고 한다. 규칙적인 직장생활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꼭 할거라는 다짐을 하며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중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쑥스럽지만, 때가 되면 나는 그 일을 천천히 시작할거고 반드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것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관건은 당연히 경제력이다.퇴직 후 소득대체율을 어느 정도 맞추기 위해서 여러가지 투자법과 연금소득등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정해놓은 싯점까지 잘 마무리 되기를 바란다. 결국 어떤 방향이던지간에 늙어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겁게 살아간다면 그게 전부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2017년 첫 완독과 리뷰는 허삼관 매혈기다. 나름 중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중국문학을 도대체 얼마만에 읽어봤는지 모르겠다. 사실 영문학 전공했다고 영문학만 읽는건 아닐지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한때 중국문학을 많이 접한 입장으로 보자면 너무나 오랜 기간 멀리 떨어져서 지낸듯 싶다.위화는 현대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추후 중국문학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작가로 여겨진다. 이 소설은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현재까지 그의 대표작이며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영화화도 됐다. 거의 100억을 들였지만 아쉽게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한걸로 알고있다.전후세대로부터 문화혁명을 거쳐 현대까지 농촌과 가까운 조그만 도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는데, 중국문학 특유의 다소 가벼운듯한 전개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그 속 깊은곳에 만국공통의 뜨거운 부정이 자리잡고 있다.결혼하고 얻게 된 큰 아들이 다른 남자의 씨라는걸 알고 그 아들을 받아들이기까지 주인공의 고뇌와 나머지 두 아들에 대한 헌신적인 애정등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책은 그야말로 쉽게 잘 읽힌다. 오전 한나절이면 충분히 완독할 수 있을만큼 가독성이 높고 잘 읽히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알 수 없는 감동과 여운이 가슴 한켠에 남는다.작가는 시종일관 익살과 해학을 견지하며 아픈 역사를 통과하는 소시민의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피를 팔아서 인생의 고비고비를 넘기는 격변의 시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인간성을 잃지 않은 허삼관을 통해 진솔된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왜 읽는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지식습득일것이다. 이 책은 일종의 상식사전쯤으로 우리가 살면서 지나칠 수 있는 여러가지 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침대 곁에 두고 잠 안 올때 가끔씩 읽어줬다. 여기에서 얻은 지식이 어떤게 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너무 오랜 기간 천천히 읽어서 기억이 휘발되거나 아니면 여기에서 얻은 지식과 다른 지식들이 섞여서 분간이 안간다.1권은 총 아홉가지의 꼭지로 상식들이 수록돼 있다.1. 맥가이버도 깜짤 놀랄 신통한 생활과학 이야기2. 역사 선생님도 잘 모르는 기상천외한 세계사 이야기3. 피카소도 감탄할 만한 흥미진진한 예술이야기4. 허준 선생도 다시 배워야할 엽기 발랄한 인체이야기5. 타잔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기절초풍한 동물 이야기6. 장금이도 만들어보지 못한 영양만점 음식 이야기7. 신문기자도 놓치고 있던 상식탈출 영화, 스포츠 이야기8. 백과사전도 주눅 들게 하는 박학다식한 만물의 기원 이야기9. 인터넷도 무색하게 하는 알짜배기 생활상식 이야기소위 말하는 잡학에 관심이 많거나, 가볍게 상식을 얻고 싶을때 펴들고 부담없이 읽기 괜찮은 책이다.
밀레니엄 시리즈 2번째 작품이다. 책 이외에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는 밀레니엄 시리즈는 몇 년전에 아르테판으로 읽고 다시 아르테판으로 또 읽었다. 아마도 그만큼 재미가 있다는걸 반증하는거 아닐까?이 소설은 작품 이외에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우선 작가인 스티그 라르손은 원래 10부작을 기획하고 소설을 쓰던 중 그만 3부작 탈고를 끝내고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책이 출간되기도 6개월전에 사망한지라 그는 책의 성공을 목도하지 못하고 만다. 그가 평생을 사랑했던 동거녀가 있었는데 법적인 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그의 소설 판권은 의절한 아버지와 동생에게 넘어가고 만다. 때문에 혼전 동거인에 대한 법적 인정에 대해 어떤 조치가 이뤄진걸로 알고 있는데 정확하지는 않다.강직한 언론인으로 이름이 높았던 라르손은 어렸을때부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말괄량이 삐삐와 북유럽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고 자랐으며 기자로 입지를 다진 후 소설가로서로도 성공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전작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도 흥미진진하고 속도감 넘는 전개에 책을 잡게 되면 책장을 덮기 힘들었는데 2부도 아주 재밌게 읽었다.1부에서 강한 궁금증을 야기했던 여주인공 리스베트의 과거가 하나하나 밝혀지는 가운데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속속 출현하는 추리물 형식의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여성 범죄학자와 ‘밀레니엄‘ 잡지사의 기자는 유럽의 여성 성매매를 조사하다 살해당한다. 그들은 살해되기 직전, 미카엘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살라‘라는 인물이 배후일지 모른다며 증거자료를 수집하겠다고 한 후,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리고 여성 해커 ‘리스베트‘가 살인범으로 몰린다. 경찰과 언론의 초점 수사의 대상이 된 리스베트는 자신의 무죄 증명과 함께, 그녀가 1부에서 ‘모든 악‘으로 명명한 어두운 치욕의 실체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복수전을 결행한다. 점차 드러나는 리스베트의 출생의 비밀도 흥미롭게 전개된다.아울러 남주인공 미카일 기자와의 독특한 로맨스도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제 3부만 남았는데, 이런 훌륭한 작가의 소설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올해의 기대작 사피엔스를 12월에 읽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며 살짝 아끼면서 미루고 있었는데 맛있는 음식을 아끼며 남겨놨다가 먹어치운 느낌이 들었다. 저자의 다른 작품이 기대될 정도로 만족스러운 책 읽기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소설을 제외하고 이런류의 인문학 서적이 나에게 맞는듯한 생각이 든다.사피엔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인류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인류의 기원부터 미래까지 한 권의 책에 녹여냈는데, 중간 중간 늘어지는 경향이 살짝 보이지만 작가의 놀라운 성찰에 박수를 보낸다. 유발 하라리 본인이 스스로 밝혔듯이 이 책은 또 하나의 놀라운 인문학 서적인 총,균,쇠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다.작가는 인류의 역사에 크게 3가지 주요 변곡적을 제시한다. 첫번째는 인지혁명으로 인간이 다른 류의 동물들과 차별하되는 그 중요한 싯점이 첫번째 단계이고, 두번째는 수렵채집에서 벗어나 정착단계가 시작되는 농업혁명, 마지막으로 신에서 벗어나 스스로 신이 되어가는 과학혁명을 말한다.책을 보면 유대인인 저자가 무신론자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신을 부정하는 입장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결말 부분에 이르러서는 죽음도 이겨내며 스스로 행복이 뭔지 모르는 그런 암울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예측했는데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정말 오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시작부터 마지막장까지 책장이 정말 쉭쉭 넘어간다. 인류의 탄생과 곧 다가올 종말론적인 미래까지 일목요연하게 대서사시를 읽는 느낌이었다. 총균쇠의 저자인 제레미 다이아몬드 조차 ˝역사와 현대 세계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 당신은 이 책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라고 격찬을 한다.나 역시 이 책을 사랑하고 저자인 유발 하라리까지 사랑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