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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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따끈따끈한 신간을 읽어줬다. 그 유명한 코엘로의 신간 스파이로 이미 출간전에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킨걸로 알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건 별로 없지만 그런대로 잔치는 잔치였다 이런 느낌이었다.


사실 코엘로와는 별로 친하지 않다. 연금술사도 그냥 그랬고 나머지 책도 접하지 않았기에 이 작가가 왜 그렇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품 성향과 맞지 않은 스타일이라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파이라는 그야말로 범작의(물론 내 기준으로) 작품을 읽고 나서는 그랬나 보다 싶었다. 가독성 하나만큼은 끝내주고 손에 잡자 마자 그대로 읽어내릴 수 있는 소설이라는것 만큼은 인정한다. 이야기의 구조는 아주 쉽고 밀도있는 구성은 분명히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뭔가 긴장감 내지 몰입감에 빠지기는 힘들었다.


마타하리라는 엄청난 소재의 인물을 이렇게 밋밋하게 서술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쉬운 작품이었다. 책에서 건진건 알면서도 잘 몰랐던 마타하리라는 기구한 여인의 운명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됐다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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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채식주의자 : 한강 연작소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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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하기전에 소년이 온다를 보고 오랜만에 감명을 받고 작가의 시집과 채식주의자를 다음 타겟으로 정하고 구입을 했는데 뜻밖에 맨부커상을 수상하고 그야말로 출판계에 큰 태풍을 몰아쳐서 무척 기쁘기는 했는데 왠지 바로 읽기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 출장에 오며 가며 읽게 됐다.


사전에 책에 관한 정보를 전혀 습득하지 않고 읽어줘서 세 편의 연작소설로 이뤄진 소설집인것도 몰랐다. 하지만 말이 연작소설이지 거의 시간에 따라 이어지는 구조라서 한편으로 봐도 큰 무리가 없다.


다만, 작가가 중편으로 표제작인 `채식주의자`, 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 불꽃`, 이렇게 2002년 겨울부터 2005년 여름 사이에 씌어진 세 편의 중편소설로 발표됐다.


모든 이야기는 영혜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엮어지는데 읽는 내내 참 힘들었다. 한 인간이 왜 이렇게 자기를 처절히 버려야만 하는지 이해가 가는듯 안 가는듯 힘겹게 그녀의 삶을 따라갔다.


책 내용을 언급하는건 큰 의미는 없을듯 싶고, 작가의 필체와 단단한 구성력, 그리고 특유의 개성이 녹진하게 묻어있다고 느꼈다.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하고 더욱 더 좋은 소설을 써주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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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통 - 제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이희주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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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올해 국내 젊은 작가들의 소설을 제법 읽는 것 같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거의 관심이 없어서 두드러진 작가외에 알지 못했는데 다시 책을 나름 열심히 읽어주면서 여러 작가들을 만나는듯 싶다.


이희주라는 작가는 소개란을 보니 아직 대학교에 재학중인걸로 보인다. 제 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의 수상작으로 데뷰한셈인데 아직 작가적인 무게를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소설은 비교적 흥미롭게 읽힌다.


빠순이라고 적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연예인 특히 아이돌을 쫓아다니는 여성팬의 심리세계를 섬세하게 다뤘는데 전혀 모르는 분야이지만 나름 생생하게 느낌이 전달됐다. 올모스트 페이모스에서의 그루피는 아니고 멀리서 바라보며 그저 환상에 빠져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그들에 대해 작가는 ˝복잡한 세상에서 한 아이돌 그룹의 한철과 그 시절 팬의 일상은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기록해야 한다˝라고 적고 있다.


세 명의 등장인물 만옥,m,민규를 통해 하나의 사건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기록한 다중적 내러티브의 구조인데 읽으면 읽을수록아이돌 팬덤에 대한 생생한 증언과 그 사랑의 특수성에 대한 섬세한 기록을 만날 수 있었다.


책장을 덮고나서 여전히 그들의 삶이 이해가지 않고 ˝씨발 죽어도 좋아˝가 처연하게 느껴지는건 꼰대의 비타협적인 감성을 드러내는가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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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길 위의 철학자 - 떠돌이 철학자의 삶에 관한 에피소드
에릭 호퍼 지음, 방대수 옮김 / 이다미디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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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에릭 호퍼의 자서전쯤 되는 기록이다. 그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 책으로 접한건 이번 만남이 처음이었다. 첫 만남이었지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1902년 뉴욕에서 독일의 이민자 아들로 태어나 사고의 후유증으로 7세때 시력을 잃고, 15세때 기적적으로 시력을 찾아 독학으로 미친듯이 책을 읽었고, 18세때 부친이 돌아가셔서 LA쪽으로 건너가 노숙자 겸 노동자의 삶을 살았다. 28세때 자살을 시도했지만 목숨을 건지고 그 이후로 10년동안 전국을 돌며 떠돌다가 부두노동자로 정착 아닌 정착을 하고 49세에 그의 첫 책인 맹신자를 출판했다. 그 이후로 10권 미만의 책을 발간했지만 미국 사회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1983년에 사망했다.


대략적으로 살펴만봐도 참 파란만장한 삶을 사셨던걸로 보인다. 평생 정규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그런 방대하고 싶은 사유의 세계를 지녔으며 일종의 아포리즘적인 멘트로 동시대에 많은 영향을 미친 그가 위대해 보일정도이다.


책은 그가 떠돌이 노동자, 웨이터 보조, 사금채취공으로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2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가 그저 단순한 이야기만으로 끝나는게 아니고 그의 삶, 사유, 사상의 세계까지 이어진다.


인상적인 그의 말 몇 구절을 적어보자면,


˝교육의 주요 역할은 배우려는 의욕과 능력을 몸에 심어주는데 있다.˝


˝절대 권력은 선의의 목적으로 행사될 때에도 부패한다. 백성들의 목자를 자처하는 자비로운 군주는 그럼에도 백성들에게 양과 같은 복종을 요구한다.˝


˝우리는 주로 자신이 우위에 설 희망이 없는 문제에서 평등을 주장한다. 절실히 원하지만 가질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절대적 평등을 내세우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그런 시험에서 공산주의자란 좌절한 자본주의자라는 것이 드러난다.˝


˝돈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상투어를 만들어 낸 사람은 악의 본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며, 인간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다.˝


˝다른 사람을 기꺼이 용서하는 것은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방도가 될 수 있다. 내가 불만 품는 걸 내키지 않아 하는 것은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의 다른 저서에도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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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의 추천으로 구입해놓고 본다 본다하면서 우선 순위에 밀려 못 읽다가 요즘 크게 회자되고 있는 저탄수 식이요법과 맞물려서 읽어보게됐다. 해를 거듭할 수록 우량체로 거듭나는 둘째가 그 식이요법을 시도한다고 해서 과연 그게 맞는가 싶어 확인하려고 읽어봤는데 의외의 소득을 거두게 됐다.


사실 밀가루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는편은 아니다. 특히 빵은 거의 안 먹는편이고, 라면도 요즘 거의 안 먹기 때문에 밀가루 음식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해보니 밀가루는 이미 우리 생활 깊은곳에 침투해 있고 밀가루를 끊고 사는건 상당히 어렵다는걸 인지할 수 있었다.


저자는 지명도가 있는 심장학 전문의로 과학적인 근거와 자신의 임상경험으로 책을 썼다. 책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요즘 밀은 우리 조상이 먹던 밀과 상당히 다른 형태로 개량된 품종이라서 그 영향도를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한다. 똑 같은 면적에서 몇 십배나 많은 수확을 거두게 된 요즘 품종은 과연 인간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것인가?


이미 상당히 많은 부작용이 있는걸로 파악됐고 밀가루를 끊는것 만으로 건강이 훨씬 좋아지는 임상사례가 많이 보고된다. 하지만 이 부분에도 역시 거대한 음모가 있어, 현대인들의 건강을 미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단 100년전에 비해 몸집이 거대해지고 각종 비만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국내는 모르겠지만, 미국 같은 경우 밀의 수확량 증대와 체중도 비례하여 증가됐다고 한다. 가난하고 못사는 사람일수록 비만도가 더욱 올라가는 현실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밀은 저렴한 가격으로 여기저기 마구 뿌려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 밀과의 이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밀가루하고만 이별한다고 해서 밀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밀은 우리 주위 어디에나 있다. 특히 밀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멀리해야 한다. 밀을 첨가하면 계속해서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에 식품업체들에게 밀은 담배의 니코틴과 같다. 또 밀 음식의 편의성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샌드위치 같은 포장 음식은 갖고 다니기도, 보관하기도, 손에 쥐고 먹기도 편리하다.

이런 사항들을 명심하고 난 후 밀을 완전히 제거하면 단순하나 엄청난 혜택이 돌아온다. 습관적으로 밀 음식을 먹는 사람은 두어 시간이 지나면 성질이 까칠해지고 피로가 몰려온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고통을 덜어줄 빵 부스러기나 간식거리를 찾는다. 따라서 밀을 끊는다면 단순히 식품 하나를 끊은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삶에서 걸핏하면 행동과 충동을 무자비하게 지배하는 강력한 식욕 촉진제를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당분간 밀을 끊어보려고 한다. 우선 요즘 가급적 멀리하고 있으며, 11월 한달간은 전혀 먹지 않는 금밀을 해보려고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올런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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