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언제 읽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고등학교 무렵인걸로 생각한다. 대략 30년쯤 지나서 다시 읽게 된 데미안..내가 읽었던 그 데미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완전 생소한 책 읽기였다. 그 당시 나는 뭘 봤던거지? 데미안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기억하고 있었지만 텍스트는 전혀 보지 못했던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누구나 그렇겠지만 데미안에서 기억나는거라고는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이 구절이다.당시 인터넷이나 그런 매체가 없었기에 아브락사스가 뭘까 궁금해서 단어를 유추해 사전을 들춰가며 찾아봤던 추억도 살짝 남아있다. 다시 읽으면서 그 어린 나이에 내가 데미안을 과연 이해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돋는다.친구 데미안과의 우정과 자애로운 어머니, 그리고 괴롭혔던 동급생등등의 기억이 살짝 남아있고, 엔딩은 전쟁터에서 어찌 어찌 마무리된걸로 막연하게 생각했고 대학생활에 대한 부분은 아예 기억조차 없었다.치열한 자기 구도와 진리를 찾아서 사상적 고뇌를 하는 싱클레어와 그를 저 멀리에서 인도하는것 처럼 보이는 데미안과 에바부인의 관계등 정확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게 사실이다. 다시 책을 읽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요즘 독서량이 조금 많아지면서 니체에 대한 학구열이 돋는다. 니체가 영향을 끼친 부분이 상당히 많이 발견되고, 심지어 자기계발류의 서적에도 그의 흔적이 있으니 과연 어떤 철학자였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데미안도 니체처럼 초인적인 자아를 찾아나가는 그런 구도서로 보였는데 다른 부분이 더 숨겨져 있나 찾아봐야겠다.헤세는 역시 만만한 작가는 결코 아니었다. 싯다르타도 다시 읽어봐야 되나?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일명 땅콩회항 사건을 여러 각도로 조망한 책이다. 왜 일이 그렇게까지 흘러갔는가에 대해 5명의 전문가들이 나름대로 자기 시각으로 진단한건데 사회적인 현상보다 기업 측면에서 조망한 일종의 경영전략서라고 할 수 있다.2014년 12월 한겨울 각종 신문매체에서 대한항공 재벌 3세의 조현아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를 문제로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는 소식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승무원이 큰 잘못을 저질러서 그런일이 발생했나 보다 생각을 하고 그냥 가볍게 훈계하지 비행기를 내리게 할 정도로 크게 혼을 냈는가 싶을 정도로 여겼다.하지만 그 이후로 양파가 껍질을 까듯이, 겨우 땅콩 때문에 비행기를 돌리고, 결재판으로 구타 및 욕설을 하고 손님이 있건 말건 안하무인으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하고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다.아울러 대한항공의 허접한 대응이 일을 더욱 키워(물론 큰일이기는 하다) 고객담당 상무의 구속과 국토부 직원까지 구속, 아울러 조현아는 실형까지 선고를 받고 복역을 하게 되는 그런 사태가 벌어진다.일단, 조현아의 죄가 얼마나 크냐 작냐를 따지기 전에 그런 일련의 사태들이 일어날때 좀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지 않나에 대한 문제를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뤘기 때문에 각 기업들은 위기대응 매뉴얼로 참조할만한 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땅콩회항 사건과 코오롱 마우나리조트의 붕괴, 신라호텔 이부진의 한복사건을 비교하며 오너리스크에 대한 부분을 심도 깊게 다양한 측면으로 들여다보며 여론에 대한 대응과 각 기업의 홍보담당 역할이 과거에 비해 중차대해졌다고 말을 한다. 이 부분은 실제와도 상당히 부합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과거에는 정보의 비대칭이 많아서 특정 기업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기 전에 사그라들기 일쑤였는데 요즘은 방송매체와 각종 SNS을 통해 그야말로 들불처럼 사건이 커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호미로 막을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건들이 부지기수로 발생한다.따라서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사건과 위기는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그런 일들이 벌어졌을때 어떻게 다뤄야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에 대해 홍보 담당자들은 일독을 해볼만한 텍스트라고 생각한다.기업의 평판도 평판이지만, 각 개인의 평판도 순식간에 훅 갈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본인의 평판에 주의하고 자기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되는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제목이 살짝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매우 중요한 현안을 다루고 있다. 대부분 다가오는걸 알고 있지만 어떻게든지 미루고 싶은 그런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바로 인구절벽에 이은 급속한 노령화로 생산 가능 인구세대가 힘겹게 노인층을 부양하고 그런 삶에 지쳐 부양을 포기하게 될지도 모르는 극한적인 상황의 공포감을 서술하고 있다.저자는 미래의 위기상황을 극대화하여 공포감을 조장한다기 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에 대한 통계적인 분석과 가까운 일본과의 비교등등으로 비교적 차분하게 어떤일이 다가올지에 대해 분석하고 대비하자는 그런 말을 하고 있다.사실 저자인 박종훈 기자와는 약간의 인연이 있다. 박종훈 기자님은 기억을 못하겠지만 십여년전에 업무와 관련하여 인터뷰를 했고, 그 인터뷰가 KBS 9시 뉴스에 잠깐 나가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공중파 방송을 출연했다. 당시 연락이 끊겼던 사람들과 주변 지인의 전화를 받고 공중파 방송의 위력을 실감했다. 그런 일은 우연한 경우였고 향후 좋은일이건 나쁜일이건 가급적 방송은 안탔으면 한다.아무튼 그 당시 인터뷰할때도 느꼈지만 이해도가 무척 빠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잠깐 설명했는데도 중요한 맥락을 놓치지 않고 질문을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이 책도 비교적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에게 화두를 던진다. 지금 지금 고령화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이로 인해 세대 간 불균형은 우리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러가지 문제점을 던져주는 이런 추세가 단지 정치적인 이념이나 가치관의 충돌로 인해 생기기 보다 세대갈등의 원인이 바로 경제위기에 있다고 진단한다.미국, 유럽, 일본이 겪은 2008년 금융위기의 본질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눈앞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투기를 벌이다 입은 손실은 세금으로 메우고, 현 세대가 떠안아야 할 빚더미 청구서는 고스란히 젊은 세대에게 미뤘다. 그 결과 생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금 정부는 각 세대를 위하는 척하며 빚 폭탄을 돌리고 있다.유럽을 살펴보자면 스페인과 포르투갈등 남유럽에서 젊은 세대가 점차적으로 일자리를 찾아 외국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이런 일은 곧 우리에게 다가올수 있다고 진단하는데 벌써 매스콤상으로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게 현실이다. 일본으로 우리 청년세대가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그럼 뉴스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곧 심각한 경제위시가 발생하지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현재 가장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도 전체 성인중 일생에 한 번이라도 결혼을 했던 사람의 비중은 66%에서 54%로 급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일명 젊은이들이 3포 새대로 불리며, 결혼, 출산등을 포기해 출산율은 거의 최저 수준에 이르고 있다.정부는 이런 위기 상황에 대해 청년복지등을 강화하고, 아울러 출산 장려책을 도입해서 출산율을 올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표를 의식하여 노인층 세대에 입맛에 맞춰서 여론을 조장하는 현실에 한숨만 나온다.2차 베이비 부머머 이후 시대 즉 `에코붐 세대`의 삶은 경로는 부모세대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에코붐 세대 : 1979년 이후부터 1992년 사이에 태어난 950만명의 인구집단) 일본에 비해 대략 25년정도 후행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이 에코붐 세대를 어떻게 연착륙시켜 경제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가 중요한 과제로 다뤄줘야 할것이다.
이런 류의 책들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게 자극적인 문구들이다. 마치 책만 읽게된다면 큰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보는데 책장을 덮고 나면 뭔가 그럴듯한데 별로 생각나는건 없는 그런 경험을 하게된다.따라서 그런 실망에 빠지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아예 기대를 하지 않고 부담없이 필요한 정보만 뽑아낸다는 자세로 읽어주면 간혹 형편없는 책이더라도 아픔에 빠지는일은 없게된다.`미국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말이다. 절대라는 말은 절대 쓰지 말아야 될 문구중의 하나다. 세상에 절대라는 말로 낭패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미국이나 협의적으로 봐서 미국증시가 망하면 한국증시는 보나마나 더 폭망일테니 미국이 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봐야 되기는 하지만 미국의 채무비율이 너무 높아서 악몽같은 대공황이 찾아올까 큰 걱정이 들기는 하다. 내 생애에 그런일이 없기를 바란다.계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뚜렷한 재테크 수단이 없는 요즘 주식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안이기는 하지만 하면 할수록 어렵고 힘든 방법이기는 하다. 자기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을 극복해야지만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주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10년쯤 지났는데, 아직까지 큰 실패는 하지 않고 있지만 두렵기는 하다. 딱 65세까지만 버티고 나머지 시간들은 삶을 관조하는 자세로 살아가기를 기도한다.이 책은 좀 짜집기에 급조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정작 미국에 대한 정보는 없고 마지막 20%는 ETF 명칭 소개만 그득해서 읽고나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에 관심을 가지려면 일독을 해도 그닥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베트남이나 중국에 대한 시각은 나름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았다.단, 미국시장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책이다. 큰 개괄서 정도로 접근함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박흥용 화백의 만화는 호도나무 왼쪽길로 1편만 보고나서 접어놨다. 이유는 어처구니 없게도 절판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5편까지 나온 것 같은데 언제나 봐줄런지 모르겠다.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재출간 되자마자 세트로 사놓고 푹 익혀놨다가 읽어줬다.이준익 감독의 영화도 물론 구해놨으니 원작을 읽어주고 영화까지 봐준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만화는 약간 난해하다. 생각했던것 보다 살짝 현학적이기도 하고 예술적인 부분을 너무 강조하지 않았나 싶다. 작화를 논하기에 공력이 짧아서 뭐라하기는 그렇고 주제가 뭔지 정확히 모르겠다는 생각이다.물론, 문학이나 만화나 하나의 토픽만을 뚜렷하게 다루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만화는 뭐랄까? 작가가 높은곳에서 독자들을 내려다보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불편한 감이 있었다.조선 중기의 혼란한 시절에 서자로 태어나 차별을 겪은 주인공의 아픔을 그리기는 했지만 별로 다가오지 않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같은 처지의 기생과의 사랑이나 아님 약간 다른 처지의 양가집 규수와의 사랑도 어색한 그런 느낌이 계속 들었다는...그림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확실히 역동적인 만화라는 생각은 들었다. 상당히 아름다운 작화에 몇 번씩 들여다봤다.그럭저럭 만화를 보고 나서 영화를 봤다.영화는 더 논할 부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