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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1 ㅣ 만화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 1
이와이 도시노리 지음, 황세정 옮김 / 까치 / 2015년 5월
평점 :
이 책은 거두를 절미하고 일단 아들러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을 한다. 작년에 초대박을 쳤던 미움 받을 용기로 아들러에 대해 대중적으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분명히 현대인들에게 긍정적인 메세지를 던져주고 있다. 물론 오늘날 거대한 사기극의 일환인 자기계발의 시조새쯤 되는 양반이기는 하지만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베스트셀러를 꼭 찾아가면서 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시하고 넘어가지도 않는다. 베스트 셀러는 그 시대의 자화상이자 조류를 반영해주는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미움 받을 용기가 그렇게 대박을 쳤다는 건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살기 참 빡빡하다는 현실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책은 하나의 스토리 라인이 있다 주인공 마에지마 유키리가 제과점에 입사해서 중간 관리자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중에 일어나는 일들을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입해서 풀어주는 그런 내용이다. 만화 반, 텍스트 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상외로 그림체도 괜찮고 내용도 너무나 간략하게 정리가 잘된지라 그야말로 술술 읽힌다.
몇 가지 건진걸 찾아보자면 먼저 자기결정성이다. 인간은 환경이나 살아오면서 겪었던 경험상의 문제들이 성격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러한 영향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렸다고 본다.성격 형성 면에서도 유전과 같은 신체적 측면이나 환경의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최종적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 자신이라는 입장이다. 이런한 관점에서 보면 ˝당신을 만든 것은 당신이며, 당신을 바꿀 수 있는 것 또한 당신이다.˝ 고 말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인간의 행동에는 자신만의 의사가 담긴 목적이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아들러 심리학은 미래지향적인 `목적론`의 심리학으로, 한때 주류를 이루었던 과거지향적인 `원인론`의 심리학[주로 프로이트학파]과 대립된다.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원인에 집착하기보다는 바꿀 수 있는 미래를 그리며 다른 사람들의 협력을 얻어 이를 실행해가는 편이 자신에게 훨씬 큰 도움이 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가끔 본다. ˝살찔 걸 알지만 군것질을 끊을 수가 없어˝ ˝몸에 나쁠 거라는 걸 알지만 담배를 끊기도 어렵고 술을 마시다 보면 과음하게 돼˝ 이는 의식과 무의식, 이성과 감정의 모순 혹은 대립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들러는 전체론적 입장을 취한다. 즉 ˝인간의 마음 속에는 모순과 대립이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 개개인은 모두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불가분적 존재이다.˝ 라는 것이다. 위 핑계에서 `그만둘 수 없다`는 것은 환경, 능력, 습관 탓으로 돌리고 `할 수 없다`라고 표현하지만 동일한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도전하는 사람이 있으며, 그러한 습관을 기르는 것 또한 자기 자신이다.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론은 `인지론`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안경을 통해서 사물을 관찰한다는 말이다. 한 부부에게 신혼여행에 관해 묻자, 음식이나 냄새에 민감한 남편은 `두 번 다시 그런 곳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한 반면, 아름다운 경치에 깊은 인상을 받은 아내는 `꼭 한번 다시 가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똑같은 경험이라도 두 사람이 받은 인상이 전혀 다른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외부 세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은 대로 자신의 경험이나 취향에 따라서 주관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반응한다.
또 재밌는 부분은 1차 감정으로 상처, 외로움, 슬픔, 걱정, 실망감등을 안고 거기에서 2차로 분노로 폭발하여 대인관계를 망치는 일이 많은데, 한 발 물러서서 공감을 하게 되면 그런 부분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분노의 감정에는 1.걱정, 2.주도권 다툼을 통해서 우위에 서는 것, 3.권리 옹호, 4. 정위감의 발휘 같은 네 가지 목적이 있다고 말하는데 한 마디로 축약해서 너 잘났다고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보자 그런 말이다.
이 부분들은 다른 사람들과 회의시 몇 번씩 겪었던 문제이다. 내가 윗사람일 때도 있었고 구성원일 때도 많이 느꼈던 상황인데 이제 갈등이 있을 때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는 습관을 체득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나 상담에는 목표가 있다. 바로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공감, 신뢰감, 공헌감을 총칭하는 공동체적 감각을 육성하는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은주위 사람들을 경쟁자로 인식하는 대인관계 대신에 협력적인 인간관계를 지향하며, 이러한 공동체 감각을 갖춘 인간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본다.
1권을 보니 2,3권의 내용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미움 받을 용기를 읽고 아들러에게 더 다가서실 분들에게는 추천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