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 (1933년) (King Kong)(특별할인)
기타 (DVD)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2021년 11월 20일 토요일 DVD 평점 4점


많은 킹콩소재의 영화중 오리지널작으로 1933년도 작품이다. 당시 잘나가던 할리우드의 RKO가 제작했으며 흑백영화다. 1930년대에 특수효과를 최대한 많이 이용한 의미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에서는 1957년도에 개봉됐는데, 중학생 시절 대전 시내의 모 영화관에서 바로 이 영화를 감상했던 기억이 아직도 뚜렷하게 남아있다.

거의 백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났음에도 크게 어색하지 않게 볼 수 있는 괴수영화물로 역사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화질도 나쁘지 않아 비교적 재미있게 감상했다. 이 영화가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자면,

˝모든 몬스터 영화의 최고봉이며 초기 할리우드 특수효과의 절정을 기록한 [킹콩]은 오래도록 사랑 받는 대작들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미녀와 야수 우화를 유인원에 맞추어 각색했고, 변신과 함께 찾아오는 해피엔딩은 없지만 스케일은 막대하다. 메리언 C. 쿠퍼와 어니스트 B. 쇼드새크가 공동 감독한 이 영화의 획기적인 모형작업과 강렬한 정서적 반향은, 이후 수백 편의 모방작도 감히 재현해내지 못했다.

스토리는 도시와 자연이라는 오래된 갈등구조 위에 펼쳐진다. 한 탐험대가 그 이름도 불길한 스컬 섬에 도착한다. 그곳에 원주민들이 두려워하며 숭배하는 거대한 고릴라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뉴욕으로 데려가 구경거리로 만들어 돈벌이를 하려는 속셈 때문이다. 그러나 막강한 힘을 지닌 킹콩은 우리를 탈출해 뉴욕을 파괴하고 다닌다.

스컬 섬에서의 장면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아도 인상적이다. 거대한 킹콩이 등장하는 장면부터, 납치된 앤 대로우를 킹콩과 탐험대가 각각 보호하고 추적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선사시대 생물의 모습까지. 킹콩은 앤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었고, 결국 우리를 탈출해 뉴욕 시내를 헤집고 다닐 때 킹콩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앤을 사랑의 포로로 붙잡아 가는 일이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위에 두 다리로 버티고 서서 성가신 비행기들을 손으로 부수던 킹콩은 결국 앤을 다치게 하느니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쪽을 택한다. 바로 이 점에서 미녀가 야수를 죽였다는 유명하고 감동적인 선전문구가 나온 것이다. 거대한 유인원이 공포를 안겨주던 적대자에서 동정심을 유발하는 주인공으로 변하는 것—물론 전자는 킹콩을 좇던 자들의 관점이다—은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섬세하고 표현력 풍부한 스톱 애니메이션이 거둔 성과를 잘 보여준다(오브라이언의 조수로 일한 레이 해리하우젠은 후에 스톱 애니메이션의 대가가 되었다).

「킹콩」은 B급 영화이면서도 할리우드의 특수효과에 대한 열정에 불을 붙인 시발점이었고, 오늘날의 영화가 스토리보다 화려한 볼거리에 치중하는 기원이 된 것이 「킹콩」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특수효과와는 달리 「킹콩」의 위대함은 그 거대한 주인공의 ‘연기’에 힘입은 바가 크다.(네이버 지식백과 발췌)˝

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단선적이다.

기록영화 제작자 데햄은 공룡과 싸우면서 신장 18미터의 섬의 왕자, 킹콩을 사로잡아 뉴욕으로 데리고 돌아온다. 하지만 카메라 플래쉬에 놀란 킹콩은 창살을 부수고 뛰쳐나와 사랑하는 앤을 붙잡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옥상으로 오른다. 그러나 복엽기로 공격을 받고, 앤을 지키면서 부상입은 킹콩은 떨어져서 죽는다.

스톱 애니메이션의 효시가 된 작품으로 영화사에서 가지는 의미가 상당하다. 많은 영화인들이 킹콩에 영향을 받고 자신의 꿈을 키워나간걸로 알려진다. 피터 잭슨도 그런 경우로 알고 있는데 상당히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볼만한 영화임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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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디 - 초특가판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 마리아-피아 카실리오 외 출연 / 스카이시네마 / 2008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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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7일 토요일 DVD 평점 4점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의 1952년도 작품이다. 영화의 오픈 타이틀에 이 영화를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친다는 멘트와 함께 영화는 시작된다. 연금으로 사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노인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 고정수입의 즐거움과 그것이 품위있는 삶을 유지하기에 불충분하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는 영화로 노후생활에 관심이 있던지라 오래전부터 챙겨보려고 했던 영화였다.

비토리아 데시카 감독의 영화중 걸작의 반열에 올라있는 이 영화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면,

˝은퇴한 관리(카를로 바티스트)와 그의 개 플리케에 관한 이 가슴 아픈 영화는 한 번 본 사람의 마음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1948년에 네오리얼리즘의 고전 [자전거 도둑]을 만든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와 시나리오 작가 체자레 자바티니는 [움베르토 D]를 통해 전작과 유사한 주제와 방법을 다시 한번 시도했다. 그들의 영화작법은 감정이 충만하고 흡인력 있는 개인의 이야기로 영화의 구조를 짜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과정에서 그 배경이 되는 사회의 총체적 상황을 드러내는 것이다.

[움베르토 D]는 로마의 거리에서 촬영하고 주요 배역을 아마추어 배우에게 맡김으로써 영화의 직접성과 사실성을 높였다. 네오리얼리즘을 비판하는 주된 논점 중 하나는 작은 이야기를 멜로드라마처럼 다룸으로써 보다 큰 사회적 메시지를 희석하고, 그렇게 만든 문제의 영화를 가지고 리얼리즘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한 노인의 절망과 개에 대한 사랑을 비극적으로 그리면서 사회적 불의를 예리하게 관찰하는 [움베르토 D]는 관객에게 영화사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네오리얼리즘에 대한 저 질문을 검토해 볼 완벽한 기회를 제공한다.

바티스티가 연기한 은퇴한 교수 움베르토 D는 자신의 상황을 위엄 있게 받아들이거나 체념하는 데는 서툰 인물이다. 부족한 연금으로 살아가는 움베르토는 임대료도 간신히 내는데, 냉정한 집주인은 그를 내보내고 싶어한다. 그는 자선기관에서 배급받은 식량을 유일한 친구이며 위안의 원천인 개와 나눠먹는다. 움베르토의 상황은 점점 나빠져만 가고 여러 차례 자신과 개의 목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 한번은 플리케가 실종되자 움베르토는 개가 동물 보호소에서 죽임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한다.

「자전거 도둑」에서처럼 개를 찾아 헤매는 과정은 긴장감이 점진적으로 강화되어 히치콕의 스릴러물을 방불케 할 정도다. 아무 기쁨 없는 존재에게 기쁨을 주던 애완견(혹은 지독한 궁핍의 시기에 일자리를 제공해준 자전거)은 비밀무기의 청사진이나 훔친 보석의 보관장소가 야기하는 만큼의 흥미와 흥분을 일으키며 시나리오는 그보다 더 환상적이다. 데 시카는 자신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던 개에 대한 움베르토의 사랑이 보상을 받는지 아니면 헛된 것이었는지에 대한 관객의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는다.(네이버 지식백과)˝

영화의 마지막 30분은 움베르토의 처연한 삶에 대해 많은 상념에 빠지게 만든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왔던 그의 말년은 그야말로 어떤 희망도 없이 쓸쓸한 죽음만 남아있다. 마지막 감독이 연출한 일종의 열린 결말은 과연 움베르토에게 어떤 마지막이 기다리고 있을까 생각해볼때 다시 한 번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아무튼 노년의 삶은 잘 준비해야된다는건 절대적인 진리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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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드레드 피어스 - [초특가판]
마이클 커티스 감독, 조앤 크로포드 출연 / 스카이시네마 / 200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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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2일 일요일 DVD 평점 3.5점


마이클 커티스 감독의 1945년도 작품이다. 아울러 명배우로 일컬어지는 조안 크로포드가 제 18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한 영화다. 41세의 조안 크로포드에게 오스카상을 안겨주고 잠시 중단됐던 연기경력을 되살린 작품이기도 한데, 느와르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결국 자녀리스크에 흔들리는 어머니의 삶을 추리극 형식을 빌어 긴장감 있게 담아낸 영화다.

영화의 시놉을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한밤중 총성이 울리고 한 남자가 죽어가며 밀드레드!하고 힘겹게 내뱉는다. 회상을 통해 집착과 살인의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영화에서 밀드레드 피어스는 밍크코트를 입고 경찰의 심문을 받으며 자신이 얼마나 힘겹게 평범한 주부에서 웨이트리스와 제빵사를 거쳐 부유한 레스토랑 주인이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오로지 점점 더 좋은 것을 바라는 딸 베다(앤 블라이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모녀가 부드럽고 기만적인 비열한(자카리 스코트)에게 운명적으로 빠져들면서 소유욕 강한 밀드레드의 어둡게 꿈틀거리는 욕망과 신경질적인 탐닉은 배은망덕한 베다의 조숙한 욕정과 부딪히며 성적인 배신과 분노로 끓어 번진다.˝

제임스 M. 케인의 극도로 뒤틀린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주인공 밀드레드의 딸들에 대한 자기희생은 존경할 만하다. 그녀는 영리하고 야망이 크며 성공을 위해선 물불을 가리지 않는데 이는 미국적 윤리로는 존경과 보상을 받을 덕목이다. 하지만 작은딸보다 무례한 베다를 편애하며 나중에 제대로 앙갚음을 당하는걸 보면 삶의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다.

베다를 연기한 당시 17세였던 블라이스의 밉살스러운 연기도 영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백미는 추리극의 요소를 빌어 살짝 신파적인 요소를 잘 버무려낸 마이클 커티스의 연출력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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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 킵케이스
래리 워쇼스키 외 감독, 키아누 리브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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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8일 토요일 DVD 평점 5점


[매트릭스]를 인생영화로 꼽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겠지만 개인적으로도 매우 애정하는 영화다. 99년도에 개봉한 이래 벌써 20년의 흘렀지만, 이 번 감상까지 대략 7~8번 본것 같다. 바로 직전에 감상했을때 5년이 넘었으니 꽤 오래 시간이 지났는데, 역시 볼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참 매력적인 영화라고 생각된다.

12월 22일로 개봉이 예정된 매트릭스 4편격의 [리저렉션]을 기다리며 예습차원에서 아끼는 박스세의 디비디를 돌려줬다. 새로 개봉하는 영화의 포스터를 보니 키아누 형님의 외모가 1편에 비하면 다소 안습이던데 영화를 어떻게 끌고 나가실지 궁금하다. 99년만 하더라도 형제였던 워쇼스키가 자매로 변신했는데 이 번 영화는 언니에 해당되는 라나 워쇼스키만 연출을 맡았다.

매트릭스에 대해 가타부타 언급하기는 그렇고 혹시나 글을 읽으실분을 위해 줄거리를 간단하게 옮겨보자면,

˝서기 2199년, 인공지능 AI에 의해 인류가 재배되고 있다. 인간의 기억마저 AI에 의해 입력되고 삭제 되는 세상.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 현실 매트릭스. 그 속에서 진정한 현실을 인식할 수 없게 재배되는 인간들. 그 매트릭스를 빠져 나오면서 AI에게 가장 위험한 인물이 된 모
피어스는 자신과 함께 인류를 구할 마지막 영웅 그를 찾아 헤맨다. 
 
마침내 모피어스는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밤에는 해커로 활동하는 청년 네’를 그로 지목하는데.....꿈에서 깨어난 자들, 이제 그들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네이버 발췌)˝

사실 영화를 처음 만났을때 화려한 액션에 정신이 팔렸던 기억이 남아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매트릭스]는 상당히 심오한 철학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 장자의 호접지몽을 서양의 기술과 접목해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이렇게 멋진 영화로 탄생시킨 워쇼스키 자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바둑 경기에서 우리는 AI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경기 전 이세돌의 압승을 예상했지만 그가 거둔 1승이 마지막 승리로 기록된 전설적인 이벤트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 영화는 그런 기술발전이 우리 인류를 어떻게 몰고 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진정한 걸작이라고 생각된다. 영화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화면빨도 정말 예술이다. 아무튼 세계영화사에 길이 길이 남을 걸작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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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추리안 캔디데이트 (1962) - [할인행사]
존 프랭켄하이머 감독, 프랭크 시나트라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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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9일 일요일 DVD 평점 3.5점


미중 패권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접어들고 있다. 타이완을 빌미로 인해 전쟁까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 와중에 한국은 어떤 입장을 처해야될지 난감한 상황이다. 이 영화는 놀랍게도 60여년전에 트럼프 대선시 소련의 개입에 대한 의혹적인 상황을 어떻게 보면 예견하듯이 이데올로기를 이용해 소재로 다룬 작품이다.

영화의 제목을 직역하면 만주출신의 입후보자인데 그 내면에 세뇌당한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미국 소설가 리처드 콘돈이 1959년에 발표한 동명의 냉전 스릴러 소설을 원작으로 해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이 1962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영화의 도입부에 한국전쟁이 다뤄져 우리에게 좀더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데 미국인들이 바라보는 기지촌 술집의 정경은 다소 뜨악하다.

영화의 시놉시스를 살펴보자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레이몬드 쇼 하사와 베넷 마르코 대위가 속한 정찰대는 적에게 잡혔다 다시 풀려난다. 전쟁이 끝나고 레이몬드 하사는 훈장을 받고, 레이몬드의 양아버지 아이슬린 상원의원은 아들을 자신의 선거 캠페인에 이용하려 한다.

하지만 양아버지와 어머니 엘리노어를 미워하는 레이몬드는 뉴욕으로 떠난다. 한편 베넷 대위는 전쟁에서 돌아온 뒤부터 세뇌당한 레이몬드가 전우를 죽이는 꿈을 반복해서 꾼다. 그런데 베넷뿐 아니라 다른 전우들도 같은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고 꿈 뒤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려 한다.

사실 레이먼드는 전쟁 당시 부대원과 함께 소련과 중국의 비밀 요원들에 의해 납치돼 세뇌됐다. 이들 비밀 요원들은 레이먼드가 다이아몬드 퀸 카드를 보면 자신들 마음대로 조종되도록 잠재의식을 조작했던 것이다.

이들은 나머지 부대원들 또한 레이몬드를 의심하지 못하게 세뇌했다. 세뇌한 자들과 연관된 비밀 조직은 레이몬드에게 다시 접근해 언론인인 홀본 게인즈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고 레이몬드는 이를 따른다.

베넷이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하는 사이 비밀 단체와 한패였던 엘리노어는 아들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키우려 한다. 엘리노어는 아들에게 명령을 내려 자신의 활동에 방해가 되는 토마스 상원의원과 그의 딸이자 레이몬드의 약혼녀인 조슬린마저 죽이게 한다.

뒤늦게 진실을 안 베넷은 레이몬드에게 이를 알려준다. 이 사실을 모르는 엘리노어는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를 암살하라고 다시 아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레이몬드는 순순히 명령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레이몬드는 양아버지와 어머니를 총으로 쏴 죽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네이버 지식백과 발췌)˝

프랑켄 하이머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영화사적으로 비중있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영화에 대한 작품해설을 살펴보자면,

˝ [맨츄리안 켄디데이트]의 원작 소설은 1950년대 초반, 상원의원 조지프 매카시가 미국 내 공산주의자의 명단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공산주의 진영의 스파이로 몰았던 매카시즘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으며, 영화가 발표된 1962년은 2차대전 이후 나날이 심각해져가던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한창인 시기였다.

영화는 소설의 설정을 받아들여 당시 매카시즘을 정면으로 비판할 뿐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자들을 비판한다. 〈맨츄리안 켄디데이트〉는 2차대전 이후 좌와 우의 대립이 극에 치달았던 시대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동시에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짓밟는지 묘사한다.

영화는 이러한 주제를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레이몬드 및 그의 부대원들을 세뇌시킨 세력의 정체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다. 즉 악의 세력을 공산주의자들로 쉽게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것처럼 보이는 엘리노어까지 ‘세뇌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로 설정한 것이다. 이런 설정은 언뜻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세력이 사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조하고 있음을 고발한다.

그리고 영화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력들에 의해 레이몬드는 물론이며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지키려는 토마스 상원의원, 아무 죄도 없는 민간인, 군인, 성실한 언론인이 목숨을 잃는 것을 차례로 보여줌으로써 당시 미국 사회에 진정 해악을 끼친 것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라 매카시즘으로 대표되는 파시즘적 사고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자들이라고 주장한다.

2. 마지막 장면의 의미


이 영화에는 아들인 레이몬드와 어머니 엘리노어의 비뚤어진 애정 관계가 뚜렷이 나타난다. 독일의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을 빌려 한 개인의 의식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욕망의 형성 과정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란 개념으로 설명한다. 간단히 말해 아들은 어머니를 원해 어머니와 하나가 되려 하고, 이때 걸림돌이 되는 아버지를 제거하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욕망은 결국 거세공포로 인해 실현되지 못하고 아들은 어머니를 향한 욕망을 포기한 채 아버지의 법을 따르기로 한다. 이러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개념은 영화뿐 아니라 수많은 서사들의 기저에 깔린 무의식의 원형을 해석하며 주체의 욕망과 그 좌절(혹은 실현)을 이해하는 흥미로운 틀을 제공한다.

이에 따르면 영화 속 레이몬드는 성인이지만 아버지의 질서 밑으로 들어가는 대신 여전히 어머니를 욕망하는 중이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레이몬드의 친아버지를 영화에서 지워버렸으며 이를 대신하는 양아버지는 엘리노어에게 조종당하는 무기력한 인물로 그린다. 이렇게 아버지의 법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머니를 향한 레이몬드의 욕망은 이상할 정도로 강하게 그려진다. 겉으로 어머니를 미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무의식은 여전히 어머니를 욕망하는 것이다.

레이몬드를 세뇌할 때 ‘어머니’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 퀸’ 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 중 하나인 레이몬드와 어머니 엘리노어의 키스 신은 근친상간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두 사람의 기묘한 관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레이몬드가 양아버지와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 장면은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남의 명령을 따르며 살아온 레이몬드가 마지막에 자신의 주체성을 되찾고 자신의 뜻대로 살기 위해 양아버지와 어머니를 살해한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국가의 질서’라는 더 큰 아버지의 법에 복종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국가의 질서를 위협하는 어머니를 죽임으로써 늦게나마 아버지의 법을 따르는 동시에 어머니에 대한 욕망도 포기하면서 ‘성숙한’ 주체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레이몬드는 이미 토마스 상원의원을 살해하는 등 국가의 질서를 해쳤기 때문에 스스로를 처벌하는 비극적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다.

3. 영화적 스타일

〈맨추리안 캔디데이트〉는 필름누아르의 장르적 형식을 적극적으로 차용한다. 1920년대 할리우드에서 본격적으로 자리잡은 필름누아르는 흑백의 강한 대조 속에 사회의 어두운 모습과 등장인물의 욕망과 죄의식을 그려왔다. 〈맨츄리안 켄디데이트〉 역시 사회의 이면에서 활동하는 범죄자들과 이들을 좇는 인물들을 그리며 예의 어두운 화면과 강도 높은 폭력, 비정한 주인공 등 필름누아르의 장르적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특히 진실을 파헤치는 베넷 대위는 필름누아르 장르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립 탐정’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이 영화가 장르의 유산을 적극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4. 감독 소개

1930년에 뉴욕에서 태어난 존 프랑켄하이머는 원래 배우 지망생이었으나 군대에서 연출 쪽에 재능이 있음을 확인한 뒤 TV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1954년 TV드라마 〈You Are There〉의 에피소드를 연출했으며, 1957년 〈The Young Stranger〉로 영화계에 본격 데뷔했다.

이후 TV와 영화계를 넘나들며 50편에 가까운 작품들을 연출했으며 대표작으로 〈맨추리안 캔디데이트〉(1962), 〈버드맨 오브 알카트라즈〉(1962), 〈프렌치 커넥션 2〉(1975) 등이 있다. 주로 강한 의지를 가진 남성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선 굵은 영화들을 남겼으며 70살이 가까운 나이에도 〈로닌〉(1998), 〈레인디어 게임〉(2000) 등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중 차기작 〈엑소시스트 : 더 비기닝〉을 준비하다 건강 악화로 사망했다.

매카시즘과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필림누아르적인 형태로 잘 녹여낸 작품이다. 이제 이데올로기 전쟁은 사라졌지만 패권전쟁의 좀더 위험한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는 요즘 한번쯤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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