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하고 날카로운 최규석의 그림체는 현대 한국인의 골격과 표정과 주름들을 탁월하게 묘사해내는 수준을 뛰어넘어, 그림 속 인불들이 맞닥뜨리는 불안과 공포를 우리의속까지 고스란히 전달해주는, 천재적인 경치에 도달한다.
신의 장난‘ 또는 ‘거대한 무의미‘라는 단어들로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진정 압도적인공포의 세계, 우리는 이미 연상호 최규석이 그려내는 지옥의 한복판에서 불타고 있다.
- 봉준호 (영화감독)혐오와 배타. 그 비교적 편하고 드문 감정을 이용해 편을 가르는 누군가와 쓸려가는 누군가. 그리고, 그 모두에게 마녀가 되어버린 누군가.
얼핏 봐도 만화 속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지옥으로의 예언이라는 단순하면서도 극적인 설정 하나로, 책은 이 시대의 불안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심지어 재밌고 긴박하다. 부산행)과 사이비) 사이의 어느 지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의견마저 정보가 되어가는 세상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왜 믿고 있는가. 생각해볼 만한 시간을 주는 책이다.
_박정민 (배우·작가)연상호의 《부산행>은 한국 사회를 횡단하는 영화이다. 최규석의 『송곳』은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찌르는 만화이다. 달려가는 것과 찌르는 것, 부드러운 선과 날카로운 선의 조합이두 사람의 신작 『지옥』에서 펼쳐진다.
김선호 (만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