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철학 체계를 만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처럼 《베다》를 기준으로 사람들은 구분되었다. 《베다》의 전통을 따르는 사제 계급을 브라흐마나, 《다》의 전통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어가는 개별 사상가를슈라마나라 불렀다. 불교 관련 서적이나 영화에서 가끔 붓다가 바라문과 사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들을 깨닫게 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바로 브라흐마나와 슈라마나다.
모든 종교와 사상에는 핵심 개념이 있다. 불교도 마찬가지다. 단정적으로 말해서 불교의 근본 교리는 사성제와 팔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 두단어 정도는 상식으로 외워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 대부분의 거대 종교가 그러하듯 불교도 오랜 시간 동안 여러 방식으로 계승되었고, 다양한교파와 교단으로 분화되었다. 이렇게 많은 분파 중에서 불교의 교파라고 부를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은 사성제와 팔정도의 진리를 받아들이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있다.
문제는 우리가 이 사실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알지 못하는 데서 발생한다. 이러한 무지가 고정된 자아와 불변하는 영혼을 갈망하는 집착을낳는다. 감각적 쾌락을 실제라고 느끼게 만들고, 생로병사라는 변화를거부하고 두려워하게 만든다. 여기서 고통이 일어난다. 붓다는 자아의실체가 우연하게 임시로 모여 있는 오온임을 밝힘으로써 우리의 부질없는 집착, 거기서 비롯되는 고통의 본질을 설명하고 있다.
제법무아란 자아는 영원불멸하지 않고 고정된 실체도 없이 변화한다. 는 뜻이다. 즉, 자아의 현재 상태를 의미한다. 제행무상이란 모든 현상은잠시도 멈춰 있지 않고 계속 생멸하고 변화한다는 뜻이다. 즉, 우주의 현재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무아와 무상의 상태를 알지 못하고 고정된실체에 집착할 때 고통이 발생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무지를 깨뜨리고연기를 꿰뚫어 이해할 때 우리는 마지막 열반적정에 도달하게 된다. 열반적정은 번뇌의 불꽃을 바람을 불어 꺼뜨리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불교의 궁극적 목표다.
불교가 다른 종교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무아설에 있다. 자아의 실체를 부정하는 세계관은 지금까지의 다른 사상이나 종교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개념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를 포함하는 아브라함 계열의 종교는 영원히 존재하는 영혼을 상정하고, 고대 그리스부터 근대 합리주의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도 사유하는 존재로서 자아의 자기동일성을 강조하며, 특정 종교나 사상을 떠나서도 보통의 사람들에게 매우 상식적이고 친숙한 사고방식이 내가 있다‘는 전제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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