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유행 초기에는 CFR을 알기 어렵다. 그런 어려움이 있음에도 대부분의 보건 당국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데이터, 표본, 기법을활용해 코로나19의 전체 CFR을 0.5~1.2%로 산정했다. 감염자의대략 절반(또는 그 이상)이 증상을 보이지 않으므로 IFR은 CFR 의 절반인 0.25~0.6%로 추정했다. CFR이 0.5~1.2% 정도면 SARS-1에비해 10배 이상 낮은 치명률이다. 한편 통상적인 계절성 독감은 전체 CFR이 0.1% 정도다. 한마디로, SARS-2는 일반적인 독감보다10배 더 치명적이고 SARS-1 보다는 10배 덜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 산꼭대기 오두막에 혼자 살기로 했다고 하자. 그러면 감염자가누구에게도 병원체를 퍼뜨릴 수가 없다. 아니면 유행이 한참 진행된끝에 인구 대부분에게 면역이 생겼다고 하자. 그러면 전파력에 당연히 영향이 있을 것이다. 어찌 됐건 유행이 진행될수록 환자가 감염가능자를 만날 확률은 점점 줄어든다. 감염 가능자들이 계속 감염되어 죽거나, 아니면 생존하여 면역이 (크건 작건) 생기기 때문에 Re는유행이 진행될수록 자연히 감소하게 되어 있다. 이렇듯 감염된 숙주의 행동과 특성은 확산과 큰 관련이 있다.
결론이 나온다. 집단면역이란 집단 내의 모든 사람이 감염병에 면역이 있지 않더라도 집단 전체적으로는 면역이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용어 자체는 수의학에서 유래했지만,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있다. 그 원리는 이렇다. 집단 내에서 어떤 병에 면역이 있는 사람이어느 정도 이상 많아지면, 어떤 한 사람이 그 병에 걸린다고 해도 그병에 옮을 수 있는 사람과 접촉할 일이 매우 적어진다. 따라서 설령전파 사슬이 발생한다고 해도 곧 소멸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요인을 고려할 때, 결론적으로 SARS-2는 범유행이 끝날때까지 인구의 큰 비율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즉 역학 용어로 발병률attack rate‘을 매우 높게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발병률은유행이 끝난 후 한 인구집단에서 발생한 총감염자 수를 총인구로 나눈 값이다. SARS-1은 범유행이 끝날 때까지 감염된 사람의 수가 세계 전체 인구에 비하면 미미했다. 63 억 1400만 명 중 8422 명이었으니 발병률이 0.00013%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SARS-2는 최종적으로 전 세계 인구의 40% 이상이 감염될 가능성이 크며, 많으면 60%까지 감염될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초과사망이라는 지표는 전염병 범유행이 대중의 건강에 전반적으로 미친 영향을 압축해 보여줄 수 있다. 바이러스는사람을 감염시켜 직접 사망을 초래하기도 하지만, 간접적으로도 사망을 유발한다. 가령 다른 질환을 앓는 환자가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기도 하고, 실직이나 사회적 고립에 따른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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