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 : 처음이라 그래 며칠 뒤엔 괜찮아져 띵 시리즈 10
배순탁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양냉면을 처음 맛본건 필동면옥이었다. 대략 십오년전쯤으로 생각된다. 그때 같이 갔던분이 책의 부제처럼 처음에는 별로인것 같은데 자꾸 좋아지는 음식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별로이지 않았고 괜찮았다. 그때 해장용으로 먹었는데 육수 리필을 요청해서 마구 드링킹했던 생각도 난다.

아무튼 이후 가끔 생각날때마다 평양냉면을 접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전도까지 했다. 어떤 후배는 평양냉면 성애자가 되면서 만날때마다 평냉 사달라고 졸라서 그만 좀 먹어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ㅋ 저자는 필동면옥과 같은 문파인 을지면옥에서 처음 접했다고 하는데 나와 비슷한 입맛을 가지신것 같다. 필동이나 을지나 제육에 찍어먹는 마성의 양념장을 애정한다는점에서 동지의식을 느꼈다.

이 책은 음식에 관한 에세이인 띵시리즈의 열번째권이다. 저자는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이자 [배순탁의 B사이드] 진행자로도 활동중이며 방송가에 소문난 평양냉면 애호가라고 한다. 배순탁 작가도 평양냉면집에 처음 자신을 데려간 선배를 하마터면 때릴 뻔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첫 경험 이후로 좋아하는 음식인데 이제 널리 알려져 서울에만해도 수 많은 관련 음식점이있다.

맛집 블로그로 시작을 했던지라 한때 평양냉면 사대천황이니 뭐니 했던 말들과 함께 열 손가락으로 꼽기 힘들만큼 소수의 음식점에서 평양냉면을 먹었던지라 비교적 비싼 단가에도 감사하며 먹었던 추억도 떠오른다.

처음에는 감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것으로 이야기가 되며 비싼 단가도 이해를 할 수 있었는데 우래옥 마법의 비밀이 소고기 다시다였다는 사실이 조명되며 살짝 실망하기도 했다. 엠에스지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사실 어떤 음식점의 16,000원의 가격은 납득하기 힘든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더욱 많은 음식점이 생기며 단가는 아무래도 내려가지 않을까 추측된다.

이 책은 평양냉면 전문점에 대한 탐방기나 맛에 대한 평가서는 아니다. 그냥 평양냉면을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유쾌하게 써내려간 에세이쯤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저자가 음악평론가로 활동하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꽤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저자가 말하는 여러가지 부분에서 동감하는 지점이 많았다. 이른바 평부심과 함께 식초와 겨자, 가위로 면을 자르는 행위에 대해 질겁하는 애호가들의 자세에 대한 지적은 상당히 비슷한 생각이다. 그냥 자기가 먹고 싶은대로 먹으면 되는거지 말이다.

아무리 평양냉면에 대한 책이라고 하지만 음악 평론가이자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오래 일해온 작가인 만큼,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아니, 사실 평양냉면 이야기를 하다 말고 자꾸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샛길로 빠져 영영 돌아오지 못하기 일쑤다. 이것이 냉면 관련 책인지 음악 관련 책인지 헷갈릴 정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책
애머런스 보서크 지음, 노승영 옮김 / 마티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무척 긴 책인데 읽고 나면 이렇게 작명을 할 수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야말로 책에 관한 책인데, 여러가지 성질중 물성에 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얼마 전 [젠틀 매드니스]라는 책 수집가에 대한 벽돌책을 클리어하며, 이어서 이 책이 바로 떠올라서 같이 병행해서 읽어주니 서로 겹치는 부분을 통해 이해를 높일 수 있어 상당히 유익한 경험이었다.

이 책은 전에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 선물로 줬다. 그 친구도 상당한 독서가인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책을 선물로 주면 그 무엇보다 기쁘다. 상대방이 좋아하는걸 파악해서 선물로 주는 센스도 사회를 살아가며 꼭 필요한 기술로 생각된다.

저자인 애머런스 보서크는 현재 워싱턴 보셀 대학교 예술,과학협동과정 조교수이며 보스턴 미술관 문예창작,시학 부문 부관장을 겸임하고 있다. 아울러 책에 관한 연구자이자 시인, 북아티스트로,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의 접점에서 작업하는 그야말로 책이었고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시작은 수메르의 점토판에서 비롯된다. 이후 전자책까지 다양하게 읽는 헝태로 발전해왔는데 저자는 편년체 스타일의 발전사로 묘사하지 않고, 책의 구조와 제작 기술, 시대적 상황을 방대한 지식과 함께 풀어낸다. 이를 위해 저자는 책을 사물, 내용, 아이디어, 인터페이스 차원으로 나눠서 설명한다.

총 4부로 구성되어있으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만하다. 단지 종이책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게 아니라 저자는 ˝우리는 덜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읽을 뿐˝이라고 말하며, 책의 미래에 대해 논한다. 소개글에서 각 장의 주요한 내용에 대해 잘 설명해 놓은지라 관심이 있으시다면 읽어보시길 권해드린다.

정점을 지나 황혼을 향해 가는 종이책에 대한 향수와 감상적인 시선을 걷어내려고 노력하는 저자는 “우리는 덜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읽을 뿐”이라고 말하며, 다음에 올 책은 무엇일지 묻는다.

☞ 사물:
어쩌다 책은 지금의 모양이 됐을까?

종이를 접어 제본한 지금의 책 모양을 ‘코덱스’라고 한다. 코덱스는 진흙으로 만든 손바닥만 한 기록장이었던 점토판과 파피루스 및 양피지 두루마리를 지나 기원전 1300년경 로마에서 등장한 ‘납판’(wax tablet)을 여럿 묶은 데서 기원한다. 납판의 받침대가 대체로 나무였던 데서 ‘나무줄기’를 뜻하는 ‘코덱스’라는 명칭으로 굳어졌다. 그렇다고 코덱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두루마리가 당장 사라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방식과 단을 나누어 서술하는 쓰기 방식은 그대로 이어졌다. 코덱스 형태가 종이와 만나 지금과 비슷해지기까지는 1000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다.

글쓰기와 페이지의 모습을 빚어내는 데 필수적인 것은 누가 읽느냐, 무엇을 읽느냐의 변화였다. 책 한 권이 유일무이한 귀중품이었던 중세에는 들고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큰 책을 쇠사슬에 묶어 책상에 고이 모셔두었다. 그러다 제본 기술이 발달하면서 코덱스는 한 손에 휴대하기 편한 크기가 되었고, 이로 인해 낭독의 시대는 저물고 개인적이고 사색적인 묵독의 시대가 열렸다.
알파벳의 등장, 기술의 발전, 띄어쓰기와 구두법의 등장은 코덱스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데 기여했다.


내용:
인쇄술의 발전, 대량 생산, 보급판 페이퍼백, 서점…

일정한 규격의 상품이 된 책, 오직 ‘내용’만으로 독자들을 자극하다
서구에서는 15세기에 발명된 활판 인쇄 기술은 책을 코덱스 형태로 고정시켰다. 또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책을 더 싸고 쉽게 개인이 소유할 수 있게 되었고, 개인과 텍스트의 관계는 더 친밀해져갔다. 17세기가 되자 이 친밀감과 문화적 가치를 북돋우는 방향으로 책의 구조가 발전했다. 인쇄업자들은 ‘발행인 표장’이라는 자신만의 상징을 만들었는데, 이는 오늘날로 치면 출판사의 로고에 해당했다. 독자에게 책 내용을 맛보기로 보여줄 요량으로 제목은 점점 길어졌고, 차례, 쪽수, 쪽표제(面註), 찾아보기 같은 장치도 이 시기에 생겨났다.

20세기에는 출퇴근 독자의 수요에 맞춰 보급판 페이퍼백이 유행했는데, 특히 펭귄 북스는 분야마다 다른 색상을 적용한 단순한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1947년 펭귄 북스의 본문 디자인을 의뢰받은 얀 치홀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자를 위한 으리으리한 책이 아니다. 정말 잘 만든 평범한 책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전부 비슷해진 책에 필요한 것은 좋은 디자인임을 역설했다.

저자는 책의 상품화와 함께 ‘지식 재산권’ 개념의 등장했다고 지적한다. 이는 곧 책이 더 이상 ‘형태’가 아니라 ‘내용’으로 변별되는 사물이 되었다는 뜻이다. 책을 ‘내용’ 자체로 보는 데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는 1980년대에 최대 호황을 누린 서점들이었다. 책을 철저히 상품으로 취급했던 서점을 통해 독자들은 책에 권리가 부여되고, 그것을 소비하고 판매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책 내용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점점 인식하게 되었다.

☞ 아이디어:
“빼어난 20세기 미술 형식” 아티스트 북(artist’s book)
형식으로 의미를 창출한 숱한 실험들
어디까지가 책인가?

일정한 규격의 상품이 된 책은 적어도 그 형태로는 더 이상 독자들에게 자극을 주지 못했다. 이에 맞서 20세기 초 예술가들은 책의 형식을 실험하는 다양한 작품을 내놓았다. 1788년 글과 그림을 한꺼번에 인쇄하는, 일명 ‘채색 인쇄’ 기법을 발명한 윌리엄 블레이크는 18세기 런던의 아동 노동과 공장 시스템을 비판하는 내용을 책에 담아 자신이 직접 책을 제작했다. 이는 공예와 디자인이 책을 매개로 결합된 활동이었고, 지금의 독립출판 흐름과도 얼마간 맞닿아 있는 최초의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파격적인 실험은 20세기에 들어 일어났다. 순차적인 읽기를 방해하거나 단어와 문장을 여기저기 흩어놓아 재조합해야 하는 책들이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프랑스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는 당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신문의 표현 방식을 시에 적용했는가 하면(「책, 정신의 도구」), 프랑스 작가 레몽 크노는 1961년 소네트 열네 편의 각 행을 잘라 묶어 행을 넘기며 독자들이 새로운 시를 조합할 수 있게 했다(『백조 편의 시』). 한편, 디터 로트는 1961년부터 70년까지 단행본이나 잡지를 으깨어 양념한 후 창자에 넣어 소시지로 만드는 연작을 선보였는데, 이는 ‘문학’ 또는 ‘책’을 영원히 장서하려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농담이었다.

저자는 이 외에도 책이 재료가 되어 책을 다시금 사유하게 하는 많은 아티스트 북을 소개한다. 보스턴 보셀 대학 예술?과학 협동과정 조교수이자 북 아티스트로서 디지털 매체와 인쇄 매체를 오가며 활동하는 저자의 이력이 돋보이는 장이다.

☞ 인터페이스:
디지털 시대의 전자책과 전자 문학은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선택지
4000년간 그래왔듯 책은 독자와 함께 변할 준비가 되어 있다

전자책 단말기의 등장은 책을 한 권씩 사서 휴대하던 시대가 저물었으며, ‘작은 도서관’ 하나를 손안에 넣는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그리고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재가공하지 않고 전자책만 출간하거나 ‘앱’으로만 구매 가능한 책도 등장했다. 구글 북스, 인터넷 아카이브와 같은 절판되거나 희귀본이 된 책의 스캔본을 인터넷상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커다란 변화이다. 저자는 그럼에도 이것들이 여전히 ‘책’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받아들여진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책은 고정되지 않은 매체로서 언제나 변형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한다.

책을 상호성을 전제하는 인터페이스로 본다면, 책의 유저, 즉 독자의 특징이 이 같은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저자는 “역사에서 독자가 수동적이었던 적은 없었으며” “책이 독자에게 적응하는 과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양한 읽기 방식이 공존하면서 글을 쓴다는 것, 책을 소유하고 보존한다는 것 등 책과 관련된 우리 일상도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 번의 노크
케이시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의 이름만 보고 외국 여류작가의 스릴러물인줄 알았다. 하지만 필명을 케이시로한 한국작가의 이른바 케이스릴러다. 전 세계적으로 케이팝에 이어 한국산 드라마가 점차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산 스릴러물도 많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간혹 수준 높은 작품들은 외국산 스릴러물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다. 장르소설의 오랜팬으로 정서가 같은 한국작가들의 좋은 소설이 더욱 많이 나와주기를 기대해본다.

이 소설의 케이시 작가의 데뷔작이다. 소설을 쓰게 된 동기가 다소 이색적이어서 올려본다. ˝서점에서 진열된 소설들을 읽어보다가 가벼운 난독증으로 몇 장 넘기지 못하자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하고, 첫 소설 [네 번의 노크]를 썼다고 한다. 전자책을 직접 제작해 온라인 서점에 올린 후, 영화제작자의 눈에 띄여 영화판권까지 계약했다고 하니 어느 정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소설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유령처럼 조용히 사는 여섯 명의 여성들이 모인 원룸 건물. 서로의 사생활을 알지만 절대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고, 스스로를 지키는 것 외에 타인의 영역에 무관심해야 하는 이곳 사람들은 돈이 생기면 지체 없이 더 좋은 곳으로 떠날 생각만 한다. 어느 날, 원룸 건물의 계단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건물을 청소하던 여성에 의해 발견된다.

사고사로 처리될 듯 보였지만, 의심스러운 정황을 파악한 보험회사의 요청으로 경찰은 내사에 들어간다. 강력계 수사관은 3층 거주 여성 6명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시작하지만, 그 누구도 범죄 혐의가 없어 보이는데…….(소개글 발췌)˝

스릴감은 다소 부족한편이지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솜씨가 좋다. 대단한 반전은 없지만 원룸촌이라는 한정된 공간내에서 서로 물고 물리는 지옥도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한 마디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모든 거주자들이 용의자로 보이고 점차 빌드업되는 플롯 자체의 구조감이 좋았다. 제목의 네 번 노크에는 이런뜻이 담겨져있다. 첫 방문일 때는 노크 네 번이 적당하다. 두 번은 친근한 사이일 때, 세 번은 안면이 있을 때. 영화로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한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진 - 일상의 시간에서 세상 밖으로 다시 나아가기 퇴근길 인문학 수업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보샘 샘통북통 패키지로 읽어준 책이다. 모두 네 권의 책이 묶여있는 패키지인데, 서울경제신문의 부설 연구기관인 백상경제연구원에서 펴낸책들이다. 서울시교육청과 진행하고 있는 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을 바탕으로 기획했다. 고인돌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8만여 명의 중고등학생과 시민이 수강한 강연프로그램이다. 아직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해당 강연에서 이용됐던 텍스트를 중심으로 일주일 단위의 주제를 엮어 알기 쉬운 인문학 컨텐츠를 선보였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즌 1은 모두 3권이 나왔는데, ‘전진‘은 그중 마지막편이다. 패키지에 1편 [멈춤], 2편 [전환]은 포함되지 않고 바로 시즌 2로 이어지기 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1,2편을 따로 읽어줄 생각이다. 퇴직을 하게 되면 인문학 관련 수업을 수강하거나 독서클럽 하나 정도는 무조건 가입할 예정이다. 그때를 상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겨줬다. 

시리즈는 작가의 학문적 깊이에 따른 성찰을 담아내는 방식보다, 여러명의 저자를 통해 주제별로 간단하고 알기쉽게 요일별 테마를 수록했다. [전진]편은 자신을 벗어나 독자가 세상과 조우하는 순간을 담아냈다고 한다. 책은 문학과 문장 / 건축과 공간 / 클래식과 의식 / 융합과 이상등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목차를 통해 어떤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는지 살펴보자면,

PART1│문학과 문장
제1강 문장의 재발견 │김나정
월요일 벌레가 되고서야 벌레였음을 알다 _ 프란츠 카프카 《변신》
화요일 마음도 해부가 되나요? _ 나쓰메 소세키 《마음》
수요일 겨울 나무에서 봄 나무로 _ 박완서 《나목》
목요일 사진사의 실수, 떠버리의 누설 _ 발자크 《고리오 영감》
금요일 일생토록 사춘기 _ 헤르만 헤세 《데미안》
제2강 괴물, 우리 안의 타자 혹은 이방인 │윤민정
월요일 인간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_ 괴물의 탄생
화요일 우리 안의 천사 혹은 괴물 _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수요일 내 안의 친밀하고도 낯선 이방인 _ 로버트 L. 스티븐슨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
목요일 공포와 매혹이 공존하는 잔혹동화 _ 브람 스토커 《드라큘라》
금요일 괴물이 던져준 기묘한 미학적 체험
제3강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최옥정
월요일 말과 글이 삶을 바꾼다
화요일 독서, 글쓰기에 연료를 공급하는 일
수요일 소설가의 독서법
목요일 어쨌든 문장이다
금요일 마음을 다잡는 글쓰기의 기술

PART2│건축과 공간
제4강 가로와 세로의 건축 │박선욱
월요일 광장, 사람과 건축물이 평등한 가로의 공간
화요일 철강과 유리, 세로의 건축을 실현하다
수요일 근대 건축을 이끈 사람들
목요일 해체주의와 자연 중심적 건축의 새로운 시도
금요일 인간이 주인이 되는 미래의 건축
제5강 시간과 공간으로 풀어낸 서울 건축문화사 │박희용
월요일 태종과 박자청, 세계문화유산을 건축하다
화요일 조선 궁궐의 정전과 당가
수요일 대한제국과 정동, 그리고 하늘제사 건축
목요일 대한제국과 메이지의 공간 충돌, 장충단과 박문사
금요일 궁궐의 변화, 도시의 변화
제6강 건축가의 시선 │정현정
월요일 빛, 어둠에 맞서 공간을 만들다
화요일 색, 볼륨과 생동감을 더하다
수요일 선, 움직임과 방향을 제시하다
목요일 틈과 여백, 공간에 사색을 허락하다
금요일 파사드, 건물이 시작되다

PART3│클래식과 의식
제7강 클래식, 문학을 만나다 │나성인
월요일 작곡가의 상상 속에 녹아든 괴테의 문학 _ 〈파우스트〉
화요일 셰익스피어의 언어, 음악이 되다 _ 〈한여름 밤의 꿈〉
수요일 자유를 갈망하는 시대정신의 증언자, 빅토르 위고 _ 〈리골레토〉
목요일 신화의 해석, 혁명의 서막 _ 오르페우스와 프로메테우스
금요일 바이블 인 뮤직 _ 루터와 바흐의 수난곡
제8강 오래된 것들의 지혜 │김최은영
월요일 오래되어야 아름다운 것들 _ 노경老境
화요일 겨울 산에 홀로 서다 _ 고봉孤峰
수요일 굽은 길 위의 삶, 그 삶의 예술 _ 곡경曲境
목요일 고요해야 얻어지는 _ 공허空虛
금요일 소멸, 그 후 _ 박복剝復
제9강 시간이 만든 완성품 │민혜련
월요일 스토리텔링과 장인 정신으로 명품이 탄생하다
화요일 그 남자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_ 말과 자동차
수요일 패션, 여성을 완성하다 337
목요일 시간과 자연이 빚은 최고의 액체 _ 와인
금요일 인류를 살찌운 식문화의 꽃 _ 발효음식

PART4│융합과 이상
제10강 조선의 과학과 정치 │안나미
월요일 백성의 삶, 시간에 있다
화요일 모두가 만족하는 답을 구하라 _ 수학
수요일 억울한 죽음이 없어야 한다 _ 화학
목요일 하늘의 운행을 알아내다 _ 천문학
금요일 빙고氷庫로 백성의 고통까지 얼리다 _ 열역학
제11강 ‘나’는 어디에 있는가 │장형진
월요일 별에서 온 그대
화요일 우주에서 나의 위치는?
수요일 나는 어떻게 여기에 왔을까?
목요일 나의 조상은 누구인가
금요일 마음은 무엇일까?
제12강 제4의 물결 │오준호
월요일 평민이 왕의 목을 친 최초의 시민혁명 _ 영국혁명
화요일 천 년 넘은 신분 제도를 끝장낸 대사건 _ 프랑스대혁명
수요일 빵·토지·평화를 위한 노동자의 혁명 _ 러시아혁명
목요일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준 독립 혁명 _ 베트남혁명
금요일 민주주의 역사를 다시 쓰다 _ 대한민국 촛불혁명 

매우 흥미진진한 테마가 많이 다뤄진다. 텍스트의 눈높이도 낮은편인지라 고등학생 이상 정도면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힘든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순간 나를 다지기 위한 시간으로 삼아 자신의 지식을 넓혀나가기 좋은 교양서적이라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 인문학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라
한지우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와중에 난데없는 코로나 판데믹이 찾아왔다. 약 2년 남짓한 시간에 정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재택근무와 같은 생소한 근무형태가 이제 자연스러워졌고, 본격적인 언택트와 함께 미래의 일로 여겨졌던 기술이 순식간에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 어떤 사람들은 이제 우리가 다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이 책의 저자는 고려대학교에서 인문교육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서울사이버대학교 콘텐츠기획제작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분이다. 많은 사람이 인문학과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문학 교육에 전념해왔고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인물들이 하나같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있었음에 주목하여 이들의 성공 비결을 교육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이 책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청년들이 21세기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펼쳐나가기 위해 인문학에 주목하라는 당부를 하고 있다.

현재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기술자들은 모두 인문학을 배우기 위해 노려중이다. 왜 그들은 IT계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인문학에 갈증을 느끼는 것일까? 소개글을 통해서 그 이유를 살펴보자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문학적 소양이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술의 진입장벽이 계속해서 낮아지기 때문이다. 어느 한 시기의 기술습득은 한 세대를 지나면 전혀 무용한 기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문학은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과 사회의 본질적인 지점을 통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 요구되는 ‘무엇이 인간다움인가?‘ ‘우리는 인공지능이나 기계와 무엇이 다른가?‘ 같은 질문에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문쟁이들은 나름의 현명한 답을 가지고 있다.

현 교육현장에서도 문과와 이과를 통합하는 추세다. 이 또한 학문을 이과와 문과로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행태로는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학문은 르네상스 시대처럼 모든 것을 아우르는 연구가 되어야 한다. 인문학적 사고를 지닌 AI가 시대를 지배해야 점차 고도의 기술을 요하며 복잡해지는 사회에 인류는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기발한 상상력, 스티브 잡스의 시대를 앞서는 도전 정신 모두 기술력과 인문학적 소양이 복합이 되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것들이다.(소개글 발췌)˝

이 책은 미래에도 인문학이 매우 필요한 학문이라고 말하며 아울러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이며 이를 대비해야 할 우리의 준비 자세에 대해 조언한다. 인공지능 시대를 장악하는 인문학적 통찰인 덕의 윤리, 포스트휴머니즘, 하이터치 & 하이콘셉트 등의 개념과 이러한 역량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 또한 알 수 있다.

˝정보기술을 개발하던 시기에는 소위 스템(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전공자들이 우대를 받았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문송하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문과 출신이 천대를 받았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개발을 마친 정보기술을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적용해야 하는 시점이 되자 사정이 달라졌다.

제 아무리 세상에 없는 신기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지는 인문학적 감각 없이는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알리바바, 페이팔 외 많은 유니콘 창업자들이 인문학 전공자였다.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는 이들의 성공 비결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우리가 모두 인문학으로 자신과 세상을 통찰해 자신의 삶에도 적용해 볼 수 있게 이끈다.˝

향후 다가올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글은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승리할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이제 다시 인문학을 새로운 관점에서 들여다봐야될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