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첨단을 살아가는 현대인이 오래된 고전을 펼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대한 스승을 만나기 위해, 그들의 지혜를 참고함으로써 오늘 내 안의 혼란을 멈추기 위해, 빛나는 고전을 남긴 위대한 스승들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태어났음에도 공통적으로 우리가 다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함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잊고 있던빛나는 질문들과 대면하게 했다. 나는 무엇인가, 세계란 무엇인가, 이 둘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부터 위대한 스승들을 만나볼것이다. 그들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그것이 오늘날 나에게 어떤 길을 제시하는지 생각해볼 것이다. 그럴 때, 가려져 있던 오솔길이 드러나고 우리는 내 안의 아기 코끼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하나의 고전 안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여러 고전을 동시에 펼칠 때숨겨져 있던 길은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개별적인 고전이나 철학서만으로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길어 올릴 수 없지만, 전체의 맥락 속에서는 무엇이 중요한지 선명히 드러나는 것이다. 이것은흥미롭고 신비한 경험이다. 이 경험을 많은 사람과 빨리 공유하고 싶었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편안한 문장으로 다듬어 지면 위에 펼쳐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이제야 준비가 되어 당신과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과학과 역사, 철학과 종교, 동양과 서양을 관통하는 거대한 사유를 준비했다. 이 책은 당신의 삶 중간 어딘가에서 당신을찾아왔지만, 이 책이 인류의 가장 거대한 지혜를 다룬다고 할 때, 순서상 이 책은 당신 삶의 가장 앞에 위치해야 한다. 이 책은 모든 지식의 목차에 해당한다.
색안경의 브랜드가 있다. 한국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브랜드의 이름은 기독교, 불교, 과학, 자본주의, 유물론, 공리주의, 불가지론 등이다. 이슬람교, 힌두교, 공산주의 등의 브랜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점은, 모든 이가 취향에 맞게 색안경을 선택하지만 이와는 무관하게자신의 것은 색안경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색안경이 ‘사실‘이라고 굳게 믿는다.
판단중지라는 개념을 처음 제안한 독일의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은판단중지를 괄호 치기로 비유한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가정, 과학적 가정과 인습적 가정에 일단 괄호를 치고 판단을 중지해보자는 것이다. 그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눈앞에 펼쳐진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고, 거기에서 제대로 된 학문을 시작할 수 있다. 사실 후설의 판단중지는단순히 편견과 선입견을 멈춘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지만, 우리는 이정도로 기억해두어도 된다. 후설은 6장 [철학] 파트에서 다시 만나게 될테니 그때 제대로 된 의미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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