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프로페셔널 KODEF 안보총서 14
양욱 글, 김상훈 사진 / 플래닛미디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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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의 열기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읽어준 책이다. 모후보가 선제타격, 사스배치등을 운운하며 전쟁불사를 외치는 멘트로 보수의 표를 구걸하는 모습을 보며 절망감을 느꼈다. 심지어 그 인간은 군대도 어이없는 이유로 다녀오지 않았는데 도대체 전쟁이 얼마만큼 한반도에 끔찍한 재앙이라는걸 아는지 모르겠다.


북한을 옹호하는건 아니지만 어떤 이유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대한민국은 거의 끝난다고 보면 된다. 무슨 선제타격인가? 미국도 아프가니스탄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철수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이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특히 험난한 산악지형으로 인해 어떻게 보면 베트남 전쟁보다 더 험난한 전쟁이 될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제타격이라뉘 그저 한숨만 나온다.


이 글이 올라가는 싯점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누군가로 정해졌을텐데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아무튼 전쟁불사를 쉽게 외치는 정당에게 한반도의 미래는 없다고 본다.


이런 와중에 재래전력의 핵심인 한국 육군의 전투력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 이 책을 읽어줬다. 출간된지 꽤 시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한국국방안보포럼 안보총서중 하나로 화보와 함께 육군의 전력을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서적이다.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육군의 다양한 모습을 예술적 구도와 앵글로 생생하게 살려내었다. 달라진 육군 24시를 밀착 취재하고, 5주간의 신병교육 훈련을 거치면서 조금씩 군인이 되어가는 이들의 모습도 담았다. 또한, 신병교육대의 조교로 복무중인 천정명 일병과 육군 52사단의 통신병으로 복무중인 싸이 박재상 일병의 군생활도 취재하였다.


총 세 파트로 나눠 12개의 꼭지로 구성되어있다. 소개글을 통해 각 장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다. 아무튼 전쟁은 결코 일어나선 안된다. 아무리 어떤 이유에서라도 전쟁은 결코 회피해야될 끔찍한 재앙이다.



Part 1. 이것이 우리가 지키는 땅

Shot No. 1. 강산,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진 해발 1300미터의 거대한 산자락… 고지에서 최전방을 지키고 있는 장병들의 모습을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함께 소개한다. 구름 위에서 나라를 지키고 있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풍광은 위안 이상의 축복이다.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체감온도가 무려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최전선의 자연이 예술적인 구도와 앵글로 더욱 생생하게 살아난다. 거대한 대도시를 지키는 육군의 모습은 밤의 화려함에 대비되어 한층 더 늠름해 보인다.

Part 2. 노력과 열정과 꿈이 있는 곳 육군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군사분계선은 서울에서 50여 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그러나 이런 명백한 위협 아래서도 우리 일상에 별다른 긴장감 같은 것은 없어 보인다. 만약 우리가 긴장감이나 위기의식을 조금 덜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그 모자람을 우리 육군에게 의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제 위치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역동적인 장병들의 모습을 통해 땀 흘리는 이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렸다.

Shot No. 2. 최전방에 서다
멀리 북한군의 감시초소가 보인다. 이곳이 최전방임을 부정할 수 없는 증거다. 수색을 마치고 복귀하는 대원들이 들어서고 있는 통문은 남방한계선 넘어 비무장지대를 드나들 수 있는 문이자 남과 북을 나누는 마지막 철조망이다. 아무나 출입할 수도 없고, 더구나 촬영을 허가받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최전방 동네를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Shot No. 3. 강한 그들
아무리 강력한 첨단무기가 있어도 그것을 운용하는 것은 역시 사람. 강한 사람이란 가장 훌륭하게 고독을 견디어낸 사람이다. 강렬한 뙤약볕 아래 무더위와 싸우고, 혹독한 추위와 싸우고, 공포와 불안과 싸우고, 또 자신과 싸워 이겨낸 사람이다. 고공강하나 무도훈련 장면 등 가장 역동적인 이미지를 배치하여, 고난도의 훈련과 최대한의 노력을 통해 강한 전사가 되고자 하는 우리 육군의 열정을 보여준다.

Part 3. 여유와 흥겨움이 힘으로 바뀌다

대한민국 남성이 최초로 만나게 되는 사회조직의 형태가 바로 군대. 피 끓는 젊음들이 모여서 2년간 민간의 생활을 벗어나 머문다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건 단체생활이란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지위와 계급이 엄존하는 조직이라면 좀 더 각오를 새로이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유연해지고 여유가 생긴 만큼 병영생활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여유로부터 힘을 만들어내는 사나이들의 삶을 소개한다.

Shot No. 4. 육군 24시
육군병사는 군장을 짊어지고 매서운 추위 속으로 근무교대를 나서야 하기도 하지만, 군생활이 고된 일과의 연속만은 아니다. 21세기의 병사들이 꾸려가는 군대에서는 사회에서 누리던 자유가 상당부분 허락되고 있다. GOP의 막사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이 병사들의 일과 후 시간을 책임지고 있고, 게임기를 타고 펼쳐지는 숨 막히는 ‘군대스리가’가 신세대 병사들의 군 생활을 돕고 있다.

Shot No. 5. 장정에서 이등병으로
아직 계급이 부여되지 않은 앳된 얼굴의 훈련병들. 제식훈련과 수류탄투척훈련, 화생방훈련, 종합각개훈련 등 5주간의 신병교육 훈련을 거치면서 조금씩 군인이 되어가는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편안한 생활 속에서는 절실하지 않았던 ‘조국’이었겠지만 땀으로 채우고 인내로 엮어가는 훈련소생활에서는 좀 다른 가치로 느껴질 것이다. 육군훈련소는 단순히 장병을 키워내는 곳이 아니라 애국의 본질을 가르치는 교육의 장이다. 훈련소에서 가르치는 것은 병사 각자가 자대에서 실제로 수행할 임무가 아니라 모든 육군 병사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군사기술이다. 병기본훈련을 받았다고 해서 갑자기 훈련병이 전사로 바뀔 수는 없다. 그러나 그 토대, 진정한 전사를 만드는 맑은 정신은 훈련병이 흘리는 땀 한 방울과 함께 그들의 DNA 속에 천천히 스며들고 있다.

Shot No. 6. 남자, 그리고 대한민국의 남자
시간은 넘쳐나는데 불러주는 사람은 없는 은퇴 후의 한가한 시간에 군복무를 하게 되면 좋겠지만, 여느 다른 사회조직과 마찬가지로 우리 육군도 젊은 혈기를 더 필요로 한다. 여느 우리 육군 장병과 마찬가지로 어떤 특권도 혜택도 없이 묵묵히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해나가고 있는 두 병사를 만났다. 신병교육대의 조교로 복무중인 천정명과 육군 52사단의 통신병으로 복무중인 싸이 박재상 일병의 군생활을 취재했다.

Shot No. 7. 예비역은 영원하다
간부나 병사로 군복무를 마쳤더라도 대한민국 남성에게는 아직 또 다른 의무가 남아 있으니, 바로 예비군으로서의 역할이다. 국방력이 그 국가의 정치적.외교적인 힘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현실에서 육군의 예비군 병력은 대한민국 국방력의 숨겨진 저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예비군은 죽은 병력이 아니라 실질적인 전투력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예비군 훈련은 귀찮은 것이라는 통념을 깨는 즐겁고 자발적이면서도 전투적인 훈련 장면을 보여준다.

Shot No. 8. 강한 전사, 이렇게 만들어진다
KCTC는 약 3500만 평의 면적을 자랑하는 세계적 규모의 과학화훈련장이다. 이곳에서는 단순한 도상훈련 같은 워게임이 아니라 전문 대항군을 상대로 하는 실전적인 대대급 전술기동훈련이 실시된다. 레이저와 GPS 기술에 기초한 새로운 훈련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이곳은 다양한 전투상황을 재현하고 훈련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되었다. 훈련병을 거쳐 비로소 군인이 된 한 사람의 병사가 강한 전사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들을 담았다.

Part 4. 평화를 지키는 힘

피곤한 몸을 깨워 만원전철에 구겨 넣고 9시가 되기 전에 누군가는 직장으로, 누군가는 학교로 향한다. 어떤 이는 배우고 어떤 이는 가르치고, 또 어떤 이는 만들고 어떤 이는 내다팔고 어떤 이는 다시 사들여오면서 모두가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를 성실하게 소화해낸다. 이렇게 완성되는 하루하루를 우리는 일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단조로운 일상은 그저 얻어지거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힘이란, 조국 또는 거창한 이념이나 사상 따위에 앞서 무엇보다 우리의 이 단순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Shot No. 9. 지상을 장악하라
전차를 처음 개발하여 실전에 사용한 것은 1차대전 때의 영국이었으나 이를 실용화시킨 것은 독일군이었다. 2차대전 당시 독일이 도입했던 전격전은 전쟁의 양상을 획기적으로 바꾸어놓았다. 한국전쟁 당시까지 제대로 된 전차 한 대 없었던 우리군은 1975년부터 한국형전차를 개발, 생산하여 1986년부터 실전배치하기 시작했고, 이제 세계의 기준을 주도하는 XK-2 전차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동북아에서 가장 강력한 첨단육군의 위치에 오른 우리 육군의 병력 및 훈련모습과 기갑전력의 핵심 무기체계(K-1, XK-2, K-21, K-9/K10, MLRS 등)를 소개한다.

Shot No. 10. 하늘과 바다도 우리가
지금은 공군이라는 별도의 군이 있지만 그러나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 공군도 2차대전 당시까지는 육군 소속의 항공대에 불과했다. 육군 항공전력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헬리콥터는 한국전쟁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어 2차원적이었던 육군의 작전개념을 3차원적으로 바꾸어놓았다. 육군의 영역이 아닌 것 같지만 엄연히 육군의 영역인 하늘과 바다에서의 육군의 활약을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헬기전력, 2002년부터 실전배치된 무인기, 해안감시 임무를 수행중인 육군경비정과 함께 소개한다.

Shot No. 11. 프로페셔널의 산실
젊은 한 시절 국방의 의무로 육군을 거쳐 가는 젊은이들이 있는가 하면,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는 국방이라는 중책을 직업으로 하는 이들도 있다. 육군에서 가장 전문화된 집단 가운데 하나인 육군항공, 전투전문가를 양성하는 육군 교육기관 상무대, 전투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공병, 가장 위험한 임무를 맡은 폭발물 처리반, 특수전사령부 예하의 공수여단 등 육군 속 프로들의 모습을 낱낱이 보여준다.

Shot No. 12. 60만 대군 236개의 군사특기
인류역사상 가장 효과적인 조직이 군대라고 했던가? 현대 모든 조직의 기본은 군에서 온 것이다. 산업시대에 기업과 정부를 발전시켰던 관료제도도, 정보화시대에 복잡한 첨단산업을 성공으로 이끈 태스크포스제도도 사실은 모두 군의 조직에서 나온 것이다.
육군이 무엇보다 효율적인 것은 바로 임무가 뚜렷이 구분되어 있다는 점이다. 보병은 공용화기병과 특전보병이라는 직군으로 나뉘고, 공용화기병은 다시 소총.기관총.50MG 기관총.60M 박격포.90M 무반동총.고속유탄기관총 등의 세부 보직으로 분화된다. 이외에도 기갑.포병.방공.정보.공병.통신.항공.화학.군수.병기.수송.부관.헌병.경리.정훈.의무.법무.군종.카투사.통역 등 20여 개의 병과로 세분되는데, 이렇게 나누어진 군사특기가 모두 268개다.
군대는 의식주가 모두 독립적으로 이루어지는 집단이다. 따라서 이런 군사특기들은 하나의 단위부대를 운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들을 모아놓았다. 마치 수많은 직업군들이 어우러져 사회가 돌아가듯, 육군은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각 병과와 군사특기들에 의해 성립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육군은 현대사회의 축소판인 셈이다. 반대로 현대사회는 육군의 확장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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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안녕, 소중한 사람
정한경 지음 / 북로망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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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샘에서 매월 한 권씩 큐레이션으로 제공된 책이다. 주로 베스트셀러나 아니면 판매부수가 많은 대중적인 책들 위주로 선정이 되는데 이 책도 15만부 이상 판매될 정도로 독자들에게 많이 읽힌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런 스타일의 에세이들은 개인적으로 이런 기회가 아니면 거의 읽지 못하는데 가끔 이렇게 접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인것 같다.


이 책은 저자인 장한경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다. 2020년 출간해 불과 1년만에 놀라운 판매부수를 올렸을만큼 공력이 만만치 않은 글솜씨다. 아울러 별도의 마케팅 없이 입소문으로 이런 결과를 낳았으니 출판사로서는 거의 대박에 가까운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주로 MZ세대들에게 많이 읽히고 있는데, 일본, 대만, 태국 등 6개국에 수출되어 다양한 언어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자신을 스쳐간 과거와 현재 내 곁의 사람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모두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는 후회로 점철된 과거를 지우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현재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불만과 서운함이 쌓여 있을 수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이 결국엔 나와 내 주변을 만드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만남에서 사랑, 그리고 이별까지 담담하게 써내려간 작가의 텍스트속에서 묻혀있던 감성이 살짝 돋아나는 느낌이었다. 책속의 글들을 좀더 살펴보자면,


세상에는 그곳에 두고 옴으로써 비로소 영원의 아름다움을 품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한때의 사랑, 한때의 행복, 한때 우리 곁에 머물렀던 것들.
--- p.37

보통의 하루, 우리가 자칫 따분하다 여길 수 있는 그 모든 순간들이 기적임을 우리는 잊고 살아간다.
--- p.74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리고 자책하지 마세요. 식사 메뉴도 고르기 어려운데, 인생의 선택이 쉬울 리 없잖아요.
--- p.82

진정 성숙한 관계라는 것은 자신의 몫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몫도 있다는 것을, 거꾸로 상대의 몫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몫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 p.91

우리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세상에 서 있을 수 있게 만들어 줄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 p.98

당신이라는 이유로 계속해서 곁에 머무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 p.143

우리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나의 얘기를 들어주는 모습에서, 평소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에서, 떨어져 있어도 수화기 너머로 은은하게 전해져 오는, 나를 향한 상대의 아주 작은 ‘관심’일 것이다. --- p.208


가끔씩 이런 글들을 읽는것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느낌이다. 글을 읽으며 오랫동안 잊혀졌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지금 연락하기는 그렇지만 나를 스쳐지나갔더 모든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아울러 이런 스타일의 책은 이북보다 종이책이 훨씬 더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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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탐정 코델리아 그레이 시리즈
P. D. 제임스 지음, 이주혜 옮김 / 아작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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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 전문 잡지인 미스테리아의 소개글을 읽고 땡겨 구입했던 책이다. 당시 에디터가 이 책에 대해 워낙 극찬을 했기에 바로 장바구니에 담궜다. 저자인 P.D. 제임스는 잘 모르는 작가지만, 아가사 크리스티오 쌍벽을 이루는 영국 여성 작가라고 한다. 제임스라는 이름은 필명으로 본명은 필리스 도로시 제임스라고 한다.


알고 보니 인상적으로 감상했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칠드런 오브 맨]의 원작을 쓰셨다고 한다. 소개글을 통해 저자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


"애거서 크리스티와 나란히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추리작가로 손꼽히는 P. D. 제임스는 1920년 8월 3일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여자고등학교에서 공부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딸에게 고등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는 아버지 탓에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고 17세부터 세무사무소 비서, 영화 스태프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1941년 군의관이던 남편과 결혼해 두 딸을 두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복무 후 정신병을 얻어 돌아온 남편이 정신병원에 입원해 1964년 사망할 때까지 병원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이후 영국 국가보건기구(NHS), 내무성 경찰국과 범죄정책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1979년 은퇴했다.

1950년대 중반부터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시인 겸 경관인 애덤 달글리시가 등장하는 첫 소설 [그녀의 얼굴을 가려라]는 1962년이 되어서야 출간됐다.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표작 [달글리시 시리즈] 14권을 포함, 20여 권의 추리소설 및 여러 분야의 작품을 남겼다. 그중 유일한 SF인 [칠드런 오브 맨](1992)은 영화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2006년 같은 이름으로 영화화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기술공헌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도 역사에 남을 걸작 SF로 손꼽히고 있다.

1972년 출간된 이 책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은 서정적이고 유려한 문체와 묵직한 주제 의식, 밀도 높은 진행을 모두 갖추었다고 평가받으며, 1973년 미국 추리작가협회 최고 작품상을 수상했고, 1982년과 1997년, 그리고 1999년에 영화 및 TV 시리즈로 거듭 만들어졌다.


이 소설이 출간되던 1970년대 초반까지 추리소설에서 여성은 범죄의 대상 혹은 심약한 주변 인물이나 주인공 남성의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으나, 이 책의 출간 즉시 주인공 코델리아 그레이는 범죄 및 사회 편견에 맞서 당당히 실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여자 탐정의 이상적 모델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후배들이 등장하는 길을 닦았다.

P. D. 제임스는 영국 왕립문학회와 왕립예술회 회원이었으며, BBC 운영이사와 예술위원회 산하 문학자문단 단장을 역임했고, 영국문화원 이사, 미들섹스와 런던의 치안판사로 일했다. 영국법정변호사협회의 명예회원이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의 추리작가협회 양쪽에서 최고의 영예인 그랜드마스터와 다이아몬드 대거 칭호를 받았고, 국가예술클럽의 문학 부문 명예훈장을 포함, 여러 상을 받았다.


영국의 일곱 군데 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았으며 1983년에는 대영제국 4등 훈장을, 1991년에는 홀랜드 파크 남작 제임스라는 당대귀족 칭호를 수여했다. 1997년 영국저작권협회 의장으로 선출되어 2013년 8월까지 직무를 수행했고, 2014년 11월 27일, 옥스퍼드 자택에서 9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소개글 발췌)"


소설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솔직히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아서 더욱 좋았던것 같은데 의외로 느와르적인 분위기에 여주인공 코델리아의 매력이 상당히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소서은 저자의 유명한 시리즈물 아담 달글리시의 스핀오프격에 해당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무능해서 경찰에서 쫓겨난 뒤 탐정 사무소를 차린 남자, 버니 프라이드의 눈에 띄어 그에게서 기본적인 탐문 조사를 배웠을 뿐 아직은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은 코델리아. 버니가 자살한 이후 의지할 가족도, 친구도, 특별한 커리어도 없이 혼자서 탐정 사무소를 시작한 코델리아가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중퇴한 잘생긴 청년 마크 칼렌더는 곱게 자란 젊은이답지 않게 입술에 희미한 립스틱 자국을 남기고 목을 매 숨진 상태로 발견된다. 공식 평결은 자살로 결론을 내렸지만 부유한 마크의 아버지는 풋내기 탐정 코델리아를 고용해 자기 아들을 자살로 몰고 간 원인을 찾아내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코델리아가 발견한 것은 은밀한 범죄와 수치스러운 죄악의 비틀린 흔적, 그리고 고비마다 충격을 던져주는 짙은 살인의 냄새인데........"


여성을 주인공로 쓰어진 소설이지만 하드보일드의 구성을 띠고 있다. 저자의 서사가 도돕이는 작품이며 흡입력 있는 스토리의 전개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주인공의 딜레마와 갈등도 잘 다뤄졌고 결말 부분도 상당히 깔끔하다. 이후 시리즈물로 나올것 같아 다른 작품을 찾아봤는데 십년 뒤에 딱 한 편만 더 나왔다고 한다. 생각이 날때 찾아봐야겠다. 아무튼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장르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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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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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유일한 시리즈물인 생활밀착형 탐정 스기무라 사부로 탐정의 다섯번째 책이다. 사실 작년에 미스테리아 신간코너에서 이 책의 추천글을 읽고 덜커덕 구입했는데 알고보니 시리즈물이었다. 첫번째 소설의 제목이 눈에 익어 찾아보니 책장에 꽂혀있었다. 그리하여 어쩔 수 없이 정주행했고 드디어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의 멋진 제목을 가진 이 책을 만나게 됐다.


참고로 시리즈를 순서대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권 [누군가], 2권 [이름 없는 독], 3권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4권 [희망장], 5권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의 순이다. 페이지수가 700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소설도 있고, 연작형태의 단편소설집으로 엮여있는 작품등 두루두루 미미여사의 이야기 솜씨를 다양하게 풀어낸다. 생활밀착형 탐장답게 소소하게 읽는 재미를 안겨주는 시리즈물이다.


이 번 작품은, 세 편의 중단편이 엮인 옴니버스 스타일이다. [절대영도], [화촉], 그리고 동명제목인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로 구성되어있다. 개인적으로 변영주 감독의 추천글에도 적혀있듯이 [절대영도]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첫 의뢰인은 자살 미수로 입원한 딸과 한 달이 넘도록 연락이 안 돼 고민에 빠진 부인이다. 사위는 장모님 때문에 아내가 자살을 시도했다며 비난하고 병원에서는 배우자의 허락 없이 면회가 어렵다며 가족들의 만남을 가로막는다. 딸은 왜 자살을 시도했을까. 이 석연치 않은 해프닝의 배후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온 사회의 뿌리 깊은 어둠이 있었는데......"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의 시작점인 [누군가]에서 뭔가 부족한듯 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가 어떻게 창출됐는지 살펴볼 수 있다.


"야마나시 현의 지극히 평범한 농가 출신인 스기무라 사부로는도쿄의 대학을 나와 아동서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낯선 남자에게 추행당할 뻔한 재벌가의 딸을 구해준 인연으로 결혼까지 하고 대기업 총수인 장인의 회사에 입사하여 사보를 만드는 편집자로 일하게 된다. 


이때 스기무라가 열심히 부짓집의 꿀을 빨겠다가 아니라 나만 이렇게 좋은 대접을 받고 있어서 면목이 없네라는 생각으로 늘 불안해한다는

걸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러던 어느날 장인의 지시로 장인의 차를 몰던 운전기사의 죽음을 조사하며 어설픈 탐정 흉내를 내다가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악의를 목도한다는 것이 누군가의 내용이다."


이 번 작품에서는 악이라는 요소를 가진 쓰레기 같은 인간들인 가해자들과 맞서는 스기무라가 탐정으로 진일보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새로운 등장인물인 다테시나 경위를 주목해볼만한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테시나 경위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던진다.  "당신도 정신 바짝 차리고 힘내요. 탐정님." 향후 시리즈가 어떻게 전개될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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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터 람스의 디자인 특징은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Weniger, aberbesser‘라는 세 단어의 독일어로 정리할 수 있는데, 내가 이 책에서말하고자 하는 에센셜리즘의 개념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나타내기는어려울 듯하다. 에센셜리즘이란 더 좋은 것들을 추려내어 그것들에 역량을집중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상황을 보아가며 적당히 이러한 방식을 따르는것으로는 소용이 없다. 확고한 신념으로 삼아야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정말로 중요한 일들에만 자신의 역량을 집중하는 - 그리고 그 외의 것들은모두 버리는 - 방식을 통해 샘은 일하는 즐거움까지 되찾을 수 있었다.
그전까지의 샘이 다방면에서 조금씩 일을 해내던 사람이었다면,
이제부터의 샘은 정말로 중요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된것이다.

무력감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다가 정말로 무력해지는 일은 우리인간에게도 흔히 일어난다. 수학공부를 아무리 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아서아예 수학을 포기했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흔히 들을 것이다. 아무리노력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고 생각해 포기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일이나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것들을 선별적으로 추구하는 사람,
즉 에센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은 인터넷이 없던 시절로 돌아갈것을 주문하는 책은 아니다. 단순히 이메일을 무시하고, 인터넷 연결을끊고, 은둔자가 된다는 것이 에센셜리스트가 되는 길은 결코 아니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그것은 퇴보일 뿐이다. 이 책은 현재와 미래에서우리의 일과 생활에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라는 원칙을 적용할 것을제안하는 책이며, 나는 이것을 혁신이라고 부른다.


평가하고, 버리고, 실행하는 세 단계의 과정은 특정 목표에 단편적으로사용되는 수단이 아니라, 계속해서 순환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리고이것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킴으로써 우리는 추구하는 성과를 극대화할 수있다.


에센셜리즘은 자기 자신의 선택에 대한 완전한 통제를 의미하며, 성공을이루어내고 삶의 의미를 찾는 일에서 그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길을제시해줄 것이다. 또한 에센셜리즘을 통해 우리는 일의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도 즐거움을 찾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에도불구하고 본질적인 일만을 찾아서 하는 방식을 따르는 데에는 감수해야 할,
혹은 해결해야 할 부수적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 대다수 사람들이비에센셜리스트의 길에서 헤매다 기대하던 성과를 이루어내지 못하고만족스러운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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