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에서 소설이 시작됐다. 이 소설은 내게 언젠가는, 어떻게든 써야 할 빚이었다. 기회는 우연하게 왔다.
대학 선배가 광주 인근에 있는 어느 병원의 폐쇄 병동에 들어갈 기회를 주선해 주었다. 나는 병동 사람들에게 당황스러울만큼 환대를 받았다. 버킹엄 궁전에서 자랐다는 한 공주님은나를 ‘엄마‘ 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녔다. 나는 자동으로 여왕님‘ 이 되는 호사를 누렸다. 자동 여왕‘ 이 평민으로 돌아가던 날, 일부 국민들은 화끈한 송별회를 열어줬다. 주스 잔을부딪치고, 노래를 부르며, 오징어 다리와 아이스케키를 입에문 채 기차가 되어 병실을 돌았다. 그들이 떠나는 내게 속삭인 말은 우리 한을 풀어 달라‘ 였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무런 약속도 할 수가 없었다. 사실은 작별의 말조차 제대로하지 못했다. 그때에는 할 수 없었던 말을 지면을 빌려 전하고 싶다. 당신들이 없었다면 이 소설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것이라고, 잊을 수 없는 여름이었노라고,
-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