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죄
윤재성 지음 / 새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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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모질게 학대를 받은 순조, 아버지로부터 자유롭게 된 이후엔 보육원에 들어가 생활하게 되지만 마약과 장기밀매를 하며 비리와 연관된 원장은 경찰과 법조계에까지 연관돼 있어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한다. 아이들이 독한 상황에 몰려 경찰에게 이야기하지만 그 누구도 아이들을 도와주는 이가 없었고 사실이 발각나는 날엔 더 혹독한 매질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로부터의 해방은 보육원으로 이어지고 험난하고 힘든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던 순조는 원장을 쇠꼬챙이로 찔러 죽이고 보육원에 불을 질러 함께 생활하던 아이들까지 죽음에 이르게한다.

모든 정황이 순조가 저지른 방화에 촛점이 맞춰졌지만 어느 검사의 도움으로 순조는 범인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순조는 검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우여곡절 끝에 검사가 된 순조, 비상한 머리로 일처리는 물론 상사들에게도 잘해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순조, 이대로라면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던 그의 인생에 커다란 사건이 찾아온다.

비오는 퇴근 길, 집앞 골목에서 괴한에게 피습당한 이를 발견한 순조, 그는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같은 검사였고 그가 일부러 자신을 찾아왔다가 죽음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검사가 피살된 사건으로 여론은 들끓기 시작하고 이어 피살된 검사의 민낯들이 드러나며 언론에서는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이미 대검으로 넘어간 사건이라 순조가 개입할만한 사건도 아니지만 그에게 어린시절 보육원에서 있었던 일을 암시하는 우편물에 발목이 잡혀 순조는 검사 피살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그리고 그의 뒤를 캘수록 생각보다 더욱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목숨을 담보로 수사를 진행할 수록 더욱 험난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 사건은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것인가?

소설을 읽으며 한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어었다. 어릴적 가정폭력을 겪었던 순조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으며 비상한 두뇌를 자랑하지만 늘 자신 곁에 있는 아버지의 환청과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하루를 버텨낼 수 있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불안하면서도 소시오패스적인 성향도 보인다. 그래서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자극적인 내용들이라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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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을 때 하지 않으면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한다
글토닥(이기광) 지음 / 새벽세시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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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 의욕이 없고 일상에 지치는 날들 속에 힘을 내고 싶은데 도저히 힘이 나지 않아 이런 나 자신에게 실망과 걱정이 동시에 교차하는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위로받고 싶은 마음과 무언가로 인해 다시 일어서고 싶은 마음, 이런저런 고민들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풀고 싶지만 너무 징징거리는 것 같아 다 말할 수 없어 답답한 마음, 그럼에도 너무 속상하고 의기소침한 마음은 어떻게 해소가 안돼 심적으로 계속 지쳤던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을 다독거려줄 말보다 글로 통해 힘을 얻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어쨌건 내 힘듦을 누군가에게 전염시키지 않고 미안해하지 않으며 나 혼자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는데 글 또한 엄청난 힘을 준다는 것을 익히 경험한 바 있기에 그에 걸맞은 책을 찾았다. 하지만 위로는 되어도 기운을 내고 일어서기에는 부족함이 컸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사실 작은 위안 정도만 주겠거니 했었다. 그 정도만 해도 성에 차지는 않지만 나름 다독거림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테니까.

그런데... 이 책이 지금 내 기분과 잘 맞아서인지, 그런 시기에 잘 맞물렸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관계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토닥토닥 위로만 있는 글들이 아니어서 읽으며 다시금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래 지금 네가 힘든 게 정상인 거야, 힘들 땐 쉬어가도 괜찮아.'라는 기분일 때 이 책을 읽으면 안 된다. 일어나라고 이야기하는 책이니 아마 내가 그런 기분이었다면 읽다가 내팽개쳤을지도 모르겠다. 잘하고 싶은데 이런저런 실수 때문에 의기소침해지고 자신감이 낮아질 때, 기운 내야 하는데 자꾸만 축축 처질 때, 그럼에도 어떻게든 웃고 싶은 마음이 한편에 자리 잡고 있을 때, 딱 지금 내 심정이 그랬기에 현실을 직면하라는 말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잘하고 싶은데 뭔가 잘 안된다고만 느껴지고 나는 이것밖에 안되는 건가란 못난 생각들이 자꾸 고개를 들이밀어서 속상할 때 인생의 구원자는 결국 나이며 문제 해결은 나밖에 할 수 없다는 지극히 현실적이며 누구나 알고 있지만 사실은 회피하고 싶어서 모른척했던 것들을 콕콕 집어서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래 안돼도 일단 해보자, 실수하더라도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는 거니까 의기소침해하지 말자.'란 생각의 절로 들었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힘이 나면서 기분도 좋아졌는데 바로 다시 해볼 용기를 글 속에서 발견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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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당 김어준 - 그 빛과 그림자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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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임을 자처하는 주변인이 김어준의 팟캐스트에 열광하는 모습을 통해 나는 김어준이란 사람을 처음 알았다. 평소 정치 방향이 같다고 생각했기에 그의 입에서 나온 김어준이란 이름에 호기심이 생겼고 팟캐스트를 우여곡절 끝에 듣긴 했지만 솔직히 김어준이란 사람의 말투 때문에 두 번은 듣고 싶다란 생각이 안 들었었다. 올곧은 진보임을 내세우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그의 이름을 들으면서도 왜 그토록 궁금증이 들지 않았는지 다른 사람 앞에서는 얘기한 적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며 강준만 교수님이 이야기하는 비슷한 느낌이 꽤 많이 전달됐던 것 같다.

이 책은 책 표지도, 제목도 원색적이다. 자극적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게 만드는데 그래서 읽어볼 것을 시도할 것인가 말 것인가 나름 고민이 많이 되었다. 그럼에도 단순히 정치적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한 내용은 늘 그렇듯 착잡함이었다.

이 책은 김어준의 1998년부터 최근까지의 행보를 담고 있다. 획기적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명랑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등장한 김어준의 화법은 진보는 물론 보수진영에서도 재미다나는 이유로 화제가 되었고 교주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였으니 그의 인기가 새삼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다. 실제로 주변인은 방송을 들으러 서울까지 다녀온 경험담을 풀어놓기도 했는데 옆에서 지켜보는 마음은 복잡했었던 기억이 있다.

요즘 문제시되는 팬덤 정치는 너무도 과열된 상태라 차마 뉴스를 보지 못할 지경인데 김어준 또한 팬덤 정치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누군가는 그의 방송을 보면서 속이 후련하다고 했을지 모르지만 방송을 들으며 시원하다기보다는 묘한 불안감이 내내 발목을 잡았더랬다. 보수가 아님에도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이 나만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그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든 간에 뱉어놓고 주워 담지 못할 말들에 대한 책임감의 부제는 신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했고 지금도 말 많은 그의 행보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누군가를 지지하는 마음이 점점 옅어짐을 느낀다. 같은 생각을 한다고 생각했던 이들이 결국엔 자기 색깔에 빠져 유치찬란함을 발할 때, 아직도 그런 말들에 휘둘려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위험한 게임이 더 교활하고 유치하게 진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김어준의 행보를 통해 간절히 드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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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들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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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한 죄인 한 명을 만들기보다는 범법자 열 명을 놓치는 편이 낫다.'라는 말은 법정 드라마나 영화, 소설에서 이미 여러 번 등장해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존 그리샴의 <수호자들>은 바로 이 말을 연상시키는 소설이다.

변호사지만 적당한 로펌을 찾지 못해 국선 변호사로 일했던 컬런 포스트는 백인 남녀를 무참히 살해하고도 반성조차 하지 않는 범죄자를 변호하는 일에 감각이 마비된다. 변호는 시작도 못한 채 정신없이 법정을 빠져나온 포스트는 외조모부가 사는 시골집으로 향했고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으며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더 이상의 결혼생활을 이어갈 수 없기에 브룩과의 결혼생활도 정리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며 포스트는 시골 교회 신부 베니를 알게 되었고 그를 통해 신앙에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그리고 그의 권유로 신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한 결과 사제 서품을 받아 신부로 일하며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수감 중인 죄수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런 만남은 누명을 쓰고 복역 중인 죄수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호자 재단과 이어지며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다시는 법조인으로 살아갈 수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를 뒤집어쓰고 십몇 년을 복역 중이던 프랭키의 무죄를 입증하며 포스트는 보람을 느끼는 한편 자신의 사명을 되찾게 된다. 그리고 얼굴이 알려진 포스트와 달리 자유와 맞바꾼 거액의 보상금을 받으며 좀 더 편하게 살 수도 있는 프랭키는 포스트를 도와 사건의 진실과 연결된 증거들을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재단 변호사인 포스트와 메이지, 뒤에서 그들에게 협력하는 프랭키의 집념은 범죄자로 낙인찍혀 감옥에 갇힌 이들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없다면 실행할 수 없을 만큼 헌신적이며 투철하다. 감옥에 복역 중인 범죄자들이 자신은 죄가 없다며 호소하는 편지들을 검토해 분류하고 그것이 진심인지 거짓인지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여 가려내는 일 또한 엄청난 인력과 시간을 요구하는 일이며 교활하게 그것을 이용하는 범죄자가 있을 경우 그로 인해 다른 무고한 누군가의 변호를 놓칠 경우 사형을 앞둔 이에게는 더 이상 예전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 자체가 없어지는 일이므로 그에 대한 정신적 부담감은 말도 못 할 것이다.

<수호자들>은 누명을 쓴 복역수들의 무고를 입증하기 위한 변호사들의 이야기로 위증과 거짓된 증거로 죄 없이 복역 중인 인물과 정의로운 변호사의 외롭고 고독한 투쟁을 그린 기존 작품들과 달리 재단 자체가 무고한 이들을 대변해 주는 단체이기에 좀 더 색다르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 그리고 소설 속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해서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끔찍하게 발생한 범죄와 그것과는 상관도 없이 죄인이 된 억울한 상황의 생생함이 소설 속에 그대로 녹아 있어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으로 소설을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죄인을 벌하기 위해 사회악이 되는 사람을, 사회 질서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법에 대한 의문은 이번 소설을 통해서도 더욱 묵직하게 전달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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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 - 최고의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가장 과학적인 우울증 해결‘책’ 지금당장 1
앨릭스 코브 외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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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직장 일이 바빠지면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굉장한 피로감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나름대로 기운을 내서 일하려고 마음에도 없는 긍정적인 사고를 끌어내 일부러 웃고 힘을 낼 수 있는 말로 동료들 앞에 나 자신을 포장하곤 했었다. 당장은 도움이 되지만 매일매일 반복되는 바쁜 일상은 점점 '내가 지금 땅을 파기 직전인 심경인 건가?'란 물음으로 이어지며 고민과 걱정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랬기에 <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이란 제목을 보자마자 나락으로 떨어지려는 나 자신을 잡게 해줄 책이다 싶어 펼쳐보게 되었다.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46가지나 되나? 란 생각과 46가지 말고 더 있지 않을까? 란 상반된 궁금증이 들긴 했지만 일단 이 책은 이미 땅을 너무 많이 파서 지상으로 손이 닿지 않는 상태라면 시도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상에 손이 닿지 않는 상태라면 무기력한 상태라 그 어떤 시도조차 의미 없고 귀찮을 뿐인데 그러므로 내가 지금 땅을 파기 시작한 상태에 직면했다는 자각을 가졌을 때, 아직은 그러모을 여력이 남아 있을 때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는 법', '기분이 가라앉을 때 빠져나오는 법',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물리치는 법', '간단한 습관 변화를 큰 차이를 만든다', '마음이 힘들 때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란 챕터로 우울함의 미묘함을 분류해 그에 맞는 상황별 퇴치 방법을 담고 있다. 각 챕터에 담긴 내용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나 어딘가에서 들은 내용, 실제로 우울할 때 그것을 타파하기 위해 개개인이 사용하는 방법들이 눈에 띈다. 어렵지 않아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46가지 내용을 간략하게 담아낸 의도도 우울한 기분에 잠긴 독자들이 빨리 기운을 내서 우울한 기분을 떨쳐낼 수 있도록 짜인 것을 알 수 있다.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긍정적인 생각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전환되려 할 때 감정적으로 상황에 다가서기보다 이성적으로 나의 생각이 타당한 것인지 가려낼 수 있는 분별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며 우울한 생각이 거듭 비집고 들어올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 평소 자신이 좋아했던 일이나 시작하고 싶었지만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또 운동이나 명상, 피곤한 몸 상태나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는 방법이나 같은 상황을 되풀이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회피하는 습관 고치는 방법에 대해서도 실려 있다.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상황을 종종 보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늘 밝고 긍정적이며 쾌활한 사람들이 제일 부러운데 타고나길 외향적이어서 텐션이 터지는 사람도 있지만 들여다보면 나름대로 우울하고 힘든 상황을 잘 타파해가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이 책도 그에 맞는 상황들이 소개돼 있는데 어떻게 보면 별거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지금 내 상황에, 기분에, 신체적 상황에 변화를 감지해 위험하다는 판단이 든 독자라면 이 간단한 방법들이 상대방이 힘들어서 말 못 하고 전전긍긍하며 감싸 쥐고 있던 고민들을 날려줄 방법들임을 어느새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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