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료하는 당신만의 물망초 식당
청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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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기억은 그것이 슬프건 기쁘건 인구의 수만큼이나 다양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에게는 따뜻하고 아련한 음식이 누군가에게는 아픈 기억을 수반하는 음식일 수 있고 먹고 난 후 된통 앓았거나 고생한 기억이 있는 음식이라면 냄새만으로도 피하고 싶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가짓수의 음식만큼 각자 가진 음식에 대한 기억, 그 기억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이야기가 여기 있다.

식당을 하던 아버지의 기억이 서려 있는 식당, 어릴 때 위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엄마가 식당을 이어받았고 이제 망초가 다시 식당을 이어받기 위한 지금, 아빠와 엄마의 애틋함이 서려 있는 식당을 딸인 문망초에게 물려주기 위해 엄마는 100일 동안 7명의 편식자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먹인 후 사인을 받는 조건을 걸어 물망초 식당이라는 임시 식당을 열어준다.

평소 요리에 진심이었고 나름 열심히 노력하며 요리에 매진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 대가 없이 편식을 고쳐준다는 문구를 내건 식당에 손님이 올리 만무했고 SNS에 홍보를 해도 좀체 손님이 찾아와주지 않던 어느 날 매운 음식을 먹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여전히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는 첫 손님이 찾아온다.

그것을 시작으로 물망초 식당을 드문드문 찾는 손님들, 불우했던 어린 시절 아버지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음식이었음에도 가난과 함께 물리도록 먹었던 그 음식에 대한 증오를 가지고 있던 손님, 좋아하던 여자친구와 함께 먹던 음식을 이별 후 좀처럼 먹을 수 없게 된 이야기, 사랑하던 반려견과 함께 먹던 음식, 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 자신과 엄마가 깨부수지 못했던 음식 등, 각기 자리 잡은 음식에 대한 기억들을 망초는 따스한 기억이나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으며 그것을 떠나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며 평소 거리끼던 음식들을 아련한 기억들로 치환시켜 준다.

손님들의 사연을 듣고 음식에 대한 각자의 트라우마를 자연스럽게 탈바꿈시키며 망초 자신과 엄마도 아픈 기억을 이겨내는 모습은 그저 한 끼 때우려고 먹는 음식이 아닌 사람과 함께하는 따뜻한 정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대개는 입 밖으로 말하지 못했던 음식과 관련된 복잡한 감정들이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사연 속에서 공감을 불러오기도 하고 음식 하나로 복잡 미묘한 온갖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 떠올라 가족에게 소홀했던 것들이 내심 미안해지기도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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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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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식 소설의 대가라면 단연 '아오야마 미치코'가 아닐까 싶다.

단편마다의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편에서는 조연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전편에서는 주인공이었지만 다음 편에서는 조연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연관성이 '아오야마 미치코'의 매력이며 그런 릴레이식 이야기에 중독되어 다음 편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독자가 비단 나뿐만은 아니라고 자부한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이란 소설을 읽으면서 다음 편 이야기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는데 <월요일의 말차 카페>가 속편으로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아직 한국에 출간되지 않아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더랬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역시 '아오야마 미치코'를 외치기에 충분하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이 12가지의 색깔로 도쿄와 시드니를 오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면 <월요일에는 말차 카페>는 도쿄와 교토를 오가는 12계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 편에서 이야기의 중심이었던 마스터가 속편에서도 같은 위치에서 등장하고 앞 편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속편에서도 깨알 등장해 그 재미를 더 찰지게 이어나가는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벚꽃 가로수길 끝에 위치한 상냥한 점장이 있는 마블 카페를 시작으로 문을 연다.

핸드폰 가게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모처럼의 연휴지만 무심코 출근을 해버린 통에 아침부터 심사가 뒤틀려 있다. 그렇게 무심코 향한 곳이 마블 카페였지만 월요일은 정기 휴일이라 문이 닫혀 있어 되는 일이 없다며 투덜거리지만 이벤트성으로 열린 말차 카페를 보고 카페로 발을 들인다. 상냥한 점장 대신 기모노를 입은 쌀쌀맞은 젊은 남성은 진한 말차와 연한 말차를 메뉴로 내놓고 주인공은 재수 없는 하루지만 나를 위해서 비싸지만 진한 말차를 주문한다. 하지만 평소 말차를 접하지 않는 사람이 먹기에 진한 말차는 다소 무리가 있어 주인공의 의기소침함이 계속되는 와중에 기모노를 입은 남성이 최근 바꾼 스마트폰 작동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것을 보고 주인공이 작동법을 알려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된다.

교토에서 2백 년의 전통을 가진 찻집 도련님인 주인공과 전편에서 그림을 그렸던 테루야와 그의 아내, 딸이 등장하기도 하고 수제 란제리 매장을 운영하던 주인공도 등장한다. 대기업에서 오랜 직장 생활을 접고 돈도 안되는 헌책방을 내 중년 생활을 시작한 주인공은 한여름 헌책 시장에 참가한다. 그곳에서 2권밖에 없던 만화책을 대학생에게 판 주인공은 어떻게든 책은 돌고 돌아 주인에게 다 찾아간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고 돈이 되지 않는 책방을 운영한다며 만류하지 않았던 아내가 대기업 생활을 하며 스트레스 받았던 자신을 걱정했던 것임을 알게 된다.

무심히 흘려보낼 하루 속에서 예견되지 않은 만남은 갖가지 감동을 주기도 한다. '아오야마 미치코' 소설은 바로 그런 인생의 감동을 종합 선물처럼 소설 속에 풀어놓는다. 마치 '자 이래도 인생이 재미없다고 할 거야?, 봐 이래도 세상이 각박하다고 할 거야?'라고 이야기하는 듯해 단편들을 읽다 보면 '네네, 작가님 당신의 말이 옳아요. 다시금 힘내 볼게요'라며 어느새 힘찬 시동을 걸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이게 '아오야마 미치코'의 마법이 아닐까?

사는 게 너무 버겁고 인간들이 다 밉고 그냥 다다다다 싫어질 때 이 소설을 읽는다면 나도 모르게 아오야마 매직으로 불끈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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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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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재미없고 인간들이 미워질 때 읽으면 좋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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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중단편 수상작 모음집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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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이란 이름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삼국지가 떠오른다. 삼국지를 제대로 읽지 않았고 이문열이란 이름은 알지만 지금까지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기에 책을 적지 않게 읽음에도 <이문열 중단편 수상작 모음집>을 접하며 당혹감을 느꼈다. 중단편 수상작 모음집에는 여섯 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데 영화로도 제작돼 알고 있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외에는 제목조차 처음 접해보는 글들이라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난해하거나 어렵게 다가오지는 않을까 싶으면서도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기분이라 설레는 마음도 들었던 것 같다.

여섯 편의 단편 중 너무도 유명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워낙에 어린 시절에 나온 영화였음에도 시기는 다르지만 학창 시절을 겪고 있었기에 아이들 사이의 미묘한 심리전이 꽤 기억에 남았는데 그 외에도 제목부터 궁금증이 들었던 <익명의 섬>은 외딴 시골 동네의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한 주인공의 시선에서 집도, 가족도, 돈벌이도 없지만 동네 아낙네와 남정네들 사이에서 극명하게 갈리는 깨철이의 존재가 중심이 되어 흥미로웠다.

오래전부터 문중이 들어와 보금자리를 틀며 자리 잡은 산골 마을,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그 집에 수저가 몇 개가 있는지 서로 간 다 알 정도로 가까우며 폐쇄적인 동네에 친인척 관계도 아니며 노동을 하지 않는 백수임에도 하루는 이 집에서 밥을 빌어먹고 다음 날은 다른 집에서 밥을 빌어먹으며 생계를 유지하고 집도 절도 없지만 날이 추워져 어떻게 할 수 없는 날은 남의 집에 비비적거리며 신세를 질 정도이니, 그조차도 어이가 없긴 하지만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마을 사람들의 행동은 도대체 깨철이는 어떤 존재인가? 란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하지만 드라마틱함을 상상한 것과 달리 깨철이의 존재는 인간의 본질적이고도 철학적인 사유로 비치고 깨철이의 존재를 용인하는 사람들이 심리는 소설을 다 읽고도 되짚어볼 만큼 쉽지 않다.

<이문열 중단편 수상작 모음집>은 중단편에 걸맞게 단편과 중편의 분량 차이가 있다. 그리고 글을 잘 쓰는 중년 작가의 노련함이 묻어난 세월감을 소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최근 젊은 작가들의 소설만 읽은지라 연륜이 묻어나는 글이 주는 색다른 느낌이 너무 오랜만이라 즐겁게 읽었는데 예전에 읽다가 포기한 삼국지와의 느낌과 다르게 푹 빠져들어 읽게 되어 이문열 작가의 진가가 바로 이런 것이었을 텐데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세대와 다른 정치 이야기임에도 아버지 세대에서 흔히 엿보던 이야깃거리를 그대로 보는듯해 왠지 정겹게 다가왔는데 막 사회로 발돋움을 할 무렵이라 정치보다는 암담한 사회적인 분위기를 많이 떠오르게 했던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과 군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새하곡 등, 시대성이 짙게 묻어나는 이야기들이 대거 등장해 지금껏 알지 못했던 이문열 작가의 매력이 뭔지 맛본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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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오르는 마음 - 근심을 털어내고 걸음을 늦춰 나를 찾아가는 시간
최예선 지음 / 앤의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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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사찰 탐방, 전국 사찰 투어, 대한민국의 사찰...이 아닌, <절집 오르는 마음>이란 제목에 눈길이 갔다.

사찰보다 절집이란 표현도 거창하지 않고 친숙하게 다가와 오랜만에 절집에 관한 책을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된 것 같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절에 가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해 여행을 가면 꼭 빼먹지 않고 들르는 곳이 동네 서점과 절인데 다른 고장에 여행이 아니더라도 계절이 바뀌는 통에 마음이 헛헛해질 때나 살면서 생각이 많아질 때 나도 모르게 절을 찾게 된다. 나에게는 절을 찾게 되는 마음이 이러하기에 저자가 절집을 찾을 때는 어떤 마음이었을지가 저절로 궁금해졌다.

<절집 오르는 마음>에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사찰이나 경주 남산 곳곳을 자리 잡고 있는 여래좌상 등을 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운치 있는 사찰도 있고 서울에 위치하고 있지만 분주하고 바쁜 도심의 시간이 아닌, 더디고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차에 어리둥절하게 되는 길상사도 담겨 있다. 하나같이 그 크기나 규모, 하다못해 절 안에 심어져 있는 꽃나무나 나무들, 바위나 돌, 불상이나 단청, 나뭇결 무늬조차 같은 것이 없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절을 보고 있노라면 좀 전까지 무겁게 누르던 인생의 무게가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나뭇잎과 은은한 향내, 머리 위를 따갑게 내리쬐고 있지만 그조차도 기분 나쁘다 여겨지지 않는 것만 봐도 시각적인 요인과 그 모든 것이 합쳐져 마음의 평안을 주는 심리적인 측면은 절이 주는 위안이 상당함을 느낀다.

보통 절들이 산 위에 위치하고 있어 계단을 오르거나 산길을 올라야 만날 수 있는 구조이고 그러하기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도 산사로 등재되어 있는데 일단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다 보면 무념무상이 되어 산사로 향하는 발만을 의식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이마나 등에 땀이 맺힐 정도로 열심히 오르다 보면 앞으로의 삶에 대한 근심 걱정이나 지금까지 나를 괴롭히던 고통이 무색해질 만큼 별거 아니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왠지 위축되었던 마음이 느슨해지며 비관적이었던 생각들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불자가 아님에도 삶에 고통을 줄이고 다시금 희망을 품고 살기 위해 그렇게도 열심히 절에 오르는 것 같다. 같은 이유로 책을 읽다 보면 공감되는 내용들에 동화가 되기도 하고 가보고 싶었지만 가보지 못하고 사진으로만 보았던 곳들을 또 열심히 보게 되면서 언젠가는 저곳에 꼭 가보리란 다짐을 하게 된다.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이 밀려와 고단한 하루에 힐링이 되어주는 책이라 산사와 절을 좋아한다면 글과 사진만으로도 정화가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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