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하는 아이 - 대한민국 99% 아이들이 겪는 현실을 넘어서다
EBS <공부 못하는 아이> 제작팀 지음, EBS MEDIA 기획 / 해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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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교육을 향한 학부모의 관심은 늘 뜨겁다. 그 관심은 대부분 '어떻게 해야 내 아이가 공부를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 아이를 더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세계적 교육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언뜻 당연해 보이는 부모들의 이러한 마음을 지적한다. 이것이 오히려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게 만들 수 있고, 아이들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아이들 스스로 공부하는 해법

국내 최고의 교육기획 다큐멘터리 EBS 다큐프라임 <공부 못하는 아이>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아이들의 목소리로 '공부 상처'의 현실을 진단하고 문제제기를 하며, 다시 즐거운 '공부 본능'을 일깨우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 이 프로그램은 2015년 방송 직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시청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지금까지도 끊임없는 재방송 요청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총 5장에 걸쳐 그 방향과 해법을 제시한다. 1장에서는 전국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과 인터뷰를 통해 아이들의 솔직하고 생생한 목소리로 '공부 상처'와 후유증을 증언한다. 2장에서는 공부 전쟁 속에서 부모의 불안이 아이의 공부를 방해할 뿐임을 사례를 통해 보여주며, 부모의 강요와 간섭보다는 믿음과 지지가 중요함을 역설한다. 3장에서는 토드 로즈 등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룬 인물들의 사례와 통계 데이터를 활용해서 단순한 성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진정한 인생 성공의 비밀을 추적한다.

 

4장에서는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지능' 이전에 '즐거운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의 허드슨, 미들섹스 고등학교와 IVA, 미네올라 중학교를 비롯 한국의 세종고등학교 등 교육 현장을 찾아가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교육을 통해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 과정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공부 스트레스, 동기 부족, 게임 중독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공부를 못했던 중화고 아이들의 6개월간 변화 과정을 통해 회복탄력성 향상법 등 우리 아이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한다.

 

EBS 다큐프라임은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었던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를 다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화두를 던진다. 그렇다면 부모와 사회의 '공부'에 대한 관심은 이제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책은 이에 관한 해법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공부 못하는 아이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선생님들은 똑같은 실수를 해도 공부를 잘하는 아이에게는 너그럽지만, 못하는 아이에게는 그렇지 않아요.…… 시험이 끝난 뒤 아이들을 하나씩 불러내 성적 통지표를 나눠줄 때였어요. 내가 받을 차례가 왔는데 선생님이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거예요. 그리고 성적표를 읽으면서 웃었어요. 정말 수치스럽고 기분이 나빴어요. 바로 다음날부터 반 친구들도 나를 대놓고 무시하기 시작했어요" - 이진영(고2)

                             
성적 앞에 작아지고 자존감이 깎이고 비교의 눈초리에 마음이 긁히는 아이들……. 남들에게 성적이 공개됨으로써 단지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한번 '공부 못하는 아이'로 찍히면 실제로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많다. 인격을 무시당하거나, 성적과 아무 상관없는 일에서 오해를 사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아이들은 '공부'라는 획일화된 잣대를 통해 세상의 차별에 노출되어 버린다.

 

 

전교 1등도 아프다(?)

               
다예는 인터넷이나 책을 참고해 공부 방법을 바꾼 게 주효했는지 고등학교 1학년 때 덜컥 전교 1등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교 1등이 생각보다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기쁨은 금세 사라지고 불안감만 커졌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정상을 지켜내야 하는 전교 1.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갈팡질팡했다. 왜냐하면 다음번 성적도 지켜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다. 최정상에서 내려가고 싶지 않은, 내려갈 수 없는 절박함이 불안의 정체였다.

 

이렇게 공부 상처는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입시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뛰어가는 현실에서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간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앞선 아이는 선두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뒤처진 아이는 벌어진 거리를 따라잡기 위해 모두 숨이 턱에 차도록 질주하고 있다. 서로 다른 형태와 질감의 상처를 품고서 말이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아이의 기분은 성적에 영향을 미칠까?

 

심곡초등학교 4학년 한 교실에서 제작진은 마음 상태가 공부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우선 반 학생 24명을 평소 수학성적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눴다. 각 그룹에 속한 아이들의 수학실력이 동일하도록 조정했다. 두 그룹은 각각 다른 교실에서 수학 시험을 볼 것이다. 문제도 같고, 시험 시간도 같다. 다만 수학 시험을 보기 전, 두 그룹은 각자 다른 일을 하게 될 것이다. 10분 동안 한 그룹은 기분이 좋았던 기억을, 다른 그룹은 기분이 나빴던 기억을 떠올리는 일이다. 

 

기분 나빴던 일(예시)

 

쉬는 날 엄마가 일찍 일어나라고 말할 때

친구랄 놀고 싶은데 놀지 말라고 할 때

학원에서 머리가 아프다고 하자 선생님이 꾀병 부리지 말라고 할 때

 

기분 좋았던 일(예시)

 

친구들과 노래방이나 찜질방에서 놀았을 때

용돈 받았을 때

엑소 사진을 볼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 수학 시험을 푸는 아이들의 표정부터가 달랐다. 기분 나빴던 일을 떠올렸던 A그룹의 아이들은 B그룹에 비해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는 모양이다. 표정도 심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문제 푸는 걸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머리를 두 손으로 움켜쥐거나 눈썹을 찌푸리고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는 아이도 보인다. 반면 기분 좋은 일을 떠올렸던 B그룹의 아이들은 A그룹보다 확실히 밝은 표정이다. 하지만 진짜 차이는 다름 아닌 성적 결과로 나타났다. A그룹은 73.5, B그룹 78.6점이었다.



강압과 자율, 학습능률이 높은 것은(?)

 

"아이가 공부하고 나서 뭘 배웠는지 기억을 못해요" 많은 엄마들이 이런 고민을 한다. 그래서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시켜도 학습 효과가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이는 앞서 실험한 자율성과 관련이 깊다. 하지만 이 고민은 '스스로 공부할 의지가 없는 아이들을 억지로 공부시킨다고 해서 그 공부가 진짜 아이의 것이 될까?'로 바꿔보면 쉽게 고민이 풀린다. 스스로 공부할 마음이 없는 아이는 오답이 나온 경우 왜 틀렸는지를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자율성 실험을 제안한 김주환 교수는 부모가 공부를 강요하기 전에 아이가 본래 지닌 힘을 믿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모가 집념을 갖고 우리 아이 성적을 올리겠다 하면 아이 공부를 방해하는 겁니다. 공부를 생각하는 순간 막 치가 떨리도록 공부가 싫고, 시험공부 생각하면 엄마의 화난 얼굴 또는 슬픈 얼굴이 떠오르면 그 아이는 공부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엄마가 공부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차라리 잘 모르면 내버려뒀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건 좋은데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를 방해하고 있잖아요" - 김주환 교수

 

 


게임을 막기보다 다른 경험을 함께하다

 

성호의 성적은 늘 하위권이었다. 중학교 때 성적표를 보면, '가가가가가'. 전 과목이 '가'였다. 사회 20, 수학 35, 과학 28. 등수는 505명 중에 490등이었다. 게임에 빠져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그래도 엄마는 일단은 게임을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무조건 막으면 반발이 클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실컷 해봐라. 배터지게 먹다 보면 안 먹듯이 실컷 하다 보면 질릴 때가 오겠지. 한창 불붙어 있는 걸 내가 무슨 수로 끄겠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

이때 만약 엄마가 심하게 게임을 막았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PC방이나 친구 집을 전전하며 가족들과 멀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때 성호에겐 게임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엄마는 성호에게 게임을 그만두라고 잔소리를 하거나 공부하라고도 하지 않는 대신, 다른 활동에도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했다. "뭘 하고 싶니?" 물어보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었다. 또 하기 싫어하는 건 인정해 주었다. 그런 과정에서 성호에게는 신뢰가 생겼다. 부모님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막지 않고, 싫어하는 것을 강제로 하게 하지 않는다는 믿음이었다

 

프로게이머를 꿈꾸었던 이 인물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꼴찌였다. 게임 중독 상태였다. 하지만 공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없었기에 스스로 프로게이머기 되기엔 부족함을 깨닫고 늦게나마 공부를 시작해서 골찌에서 반 2등, 이후 전교 1등을 기록했다. 마침내 명문대 4년 장학생으로 합격했고 세계적인 기업에서 인재로 활약하고 있는 홍성호 씨의 스토리다.  



대학 간판이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부모님과 스승은 나를 학습부진아나 문제아로 분류하지 않고 가능성을 믿어주었다. 그 덕분에 실패를 딛고 성공할 수 있었다" - 토드 로즈 교수

 

미국 퍼듀 대학교갤럽의 공동조사도 정서적 지지의 힘에 주목했다. 미국의 대학 졸업자 3만 명에게 삶의 질을 결정짓는 다섯 가지 요소를 얼마나 충족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응답자 중 오직 11퍼센트만이 경제적 안정, 일 만족도, 대인관계, 주거환경, 건강의 다섯 가지 측면에서 모두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 비율은 미국 100대 명문대 졸업생(12퍼센트)과 일반 대학 졸업생(11퍼센트)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석사, 박사 등의 학위 종류와도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성공과 큰 상관관계를 보인 것은 대학 간판이 아니었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을 만났는지', '대학 시절 정서적 지원을 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었는지' 여부였다. 이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삶의 질이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가량 더 높다고 느끼고 있었다.

 


10분의 기적

 

미네올라 중학교는 매일 수업을 시작할 때 독특한 의식을 진행한다. 아침에 10분 동안 '어떻게 하면 뇌를 자라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디오를 보거나 글을 읽으면서 '자신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쌓는다. 성장을 북돋는 문구를 보면서 마음의 힘을 키워가는 아이들. 이 아이들이 10분의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는 점점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면서 우리는 점점 더 똑똑해집니다.
장애물은 포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뭔가 어려운 것을 극복했을 때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가장 중요한 건 공부가 여행이라는 걸 아는 것입니다.
여정의 단계마다 성장할 또다른 기회가 있습니다.


감사와 존중, 칭찬의 힘

 

제작진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세종고에서 마음의 힘을 키우는 첫걸음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명상 시간'이라고 이름 붙인 이 프로젝트는 2학기가 시작된 8월 말부터 두 달 동안 15분 남짓의 조회 시간에 진행했다. 세계적인 기업 구글도 사내에 명상 훈련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전문가의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마음과 함께 창조력을 배양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사일기 쓰기, 장점 말하기, 존중 고백,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보기 등을 각 반에서 자율적으로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에 앞서 김주환 교수가 명상시간을 진행할 1학년 선생님을 대상으로 총 5회에 걸쳐 마음근력 키우기 훈련법 연수를 진행했다. 매일 아침 명상을 하고 감사일기를 써온 아이들은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면서 긍정적인 마음을 키웠다. 자신의 마음을 돌보기 시작한 아이들은 두 달 후 어떤 변화를 느꼈을까. 민욱이는 감정을 다스리는 힘이 생겼다고 한다.


"처음 감사일기 쓸 때는 좀 힘들었는데 적다 보니까 점점 괜찮아지는 거예요. 적을 것도 많아지고 (전에는) 한번 기분이 나빠지면 다시 좋아질 때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생각 자체가 긍정적으로 되니까 빠르게 괜찮아지는 것 같아요"

 

 

 

대한민국의 교육제도, 문제가 많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아이들은 불행하다. 이는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들은 이미 정해진 제도 속에서 공부를 해야만 하고, 또한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제도 속에서 버텨야만 한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부모들은 내 자녀만큼은 공부를 잘하길 바란다. 그래야만 행복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실상 아이들의 행복은 다른 데 있다. 한번 만이라도 자녀들의 말에 귀 기울여보자.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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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써달라고 한 적 없는데요? - 더 이상 충고라는 이름의 오지랖은 사절합니다
유민애(미내플)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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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다'는 말로 지나치게 선을 넘는 사람은 진짜 나를 위하는 게 아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에게는 정중하게 선을 긋자. 타인의 말 때문에 자신을 향한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지 말자.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인생의 주도권을 잡고 나만의 속도로 살아나가는 것이다. 타인의 섣부른 걱정으로 판단을 내리지 말고, 자신의 눈으로 상황을 바라보며, 날선 직관력으로 판단을 내릴 침착하고 믿음직스런 '나'를 확보해야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타인에 휘둘리지 말고 나만의 길을 걷자

 

책의 저자 유민애(미내플)는 유튜브 미내플MINAPPLE ROCKS 운영자로 유튜브 방송을 통해 고민 상담과 자기계발 처세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여러 사람들의 고민을 듣던 그녀는 의외로 많은 이들이 타인의 오지랖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고,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내 마음에 집중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말하자면 내 인생에 간섭하는 '참견러'들에게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대학에서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했지만 적성에 잘 맞지 않았고, 부전공인 역사학과 재미삼아 들었던 소설 창작 수업에서 등록금의 가치를 찾았다. 경제 전문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온라인 뉴스 에디터로 약 4년 간 일하다가 퇴사하고, 앱을 만드는 스타트업에서 홍보 담당자로 일하다가 1년 만에 그만뒀다. 이후 부모님을 도와 사과를 팔다가 금세 포기하고, 비영리단체에서 열정 페이로 1년 6개월 정도 문화 행사 기획을 했다.

 

 

 

 

바라지 않는 충고는 금물이다

 

저자는 '미내플'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상담한다. 한 번은 직장 상사와의 갈등을 호소한 사연이 있었는데, 이미 이직한 직장의 어떤 상사는 매사에 참견했다는 내용이었다. 업무에 대한 조언이라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지만, 사사롭게 점심 메뉴에서부터 친한 동료와의 관계, 심지어 퇴근 후의 취미 생활까지 간섭했다는 거다. 게다가 자기만큼 좋은 상사는 이 세상에 없을 거라고 뻔뻔스럽게 자랑질을 했다고 한다.

 

사실 이런 류의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부모, 친구, 애인, 직장 상사 등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위해 준다는 명분으로 원하지도 않는 충고를 한다. 이런 일이 계속되면 걱정해주는 사람이 고맙기는커녕 오히려 귀찮아 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특히나 마음이 양순한 사람은 이런 자신을 나쁘다고 책망하기까지 한다. 이럴 필요가지는 없는데도 말이다.

 

이제 곧 추석이다. 온 가족과 친척들이 함께 모이면 흔히 나오는 충고가 "빨리 결혼해야지. 서른 지나면 아무도 너 안 데려가", "애는 언제 낳으려고 그래? 좀 있으면 낳고 싶어도 못 낳아" 등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충고라는 이름을 가진 오지랖이 매우 많다. 또 이런 충고나 조언 뒤에는 반드시 뒤따르는 말이 있다. "다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이 말을 들은 우리들은 자신에게 별 소용없는 충고임에도 이를 쉽게 떨쳐버리지를 못한다. 왜냐하면 조언자가 나를 위해서 좋은 마음으로 하는 말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원만한 사회생활 때문에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오지랖을 거절하지 못한다. 과연 계속 이렇게 지내야만 할까? 아니다. 영양가 없는 조언에 휘둘릴 이유가 없다. 이젠 선을 확실히 그어야 한다. 경계를 짓는 일을 할 줄 모른다면 공감 능력은 반드시 자신에게 독으로 되돌아온다. 그저 호구만 될 뿐이다.

 

남의 말에 공감을 잘하고 경계가 부실한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너무 쉽게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버린다. 심지어 상대방이 나에게 피해를 끼치고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먼저 상대방의 사정을 눈치 채고 감정을 짐작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뜻과 전혀 다른 형태로 행동하게 되곤 한다. 상대방의 사정을 알면서 외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타인의 상황 때문에 내 입장을 먼저 접어버린 셈이다. 물론 공감은 매우 높은 가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나의 감정보다 우선되어선 안 된다.

 

갓 창업한 회사에 다니는 한 사람의 사례를 살펴보자. 그녀는 회사가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회사에 조금도 보탬이 되지 못하는 자신의 능력 부족을 안타까워 한다. 공감 능력이 누구보다도 뛰어난 사람이다. 이 정도 선에서 그치면 다행일텐데, 그녀는 업무로 인해 발생한 교통비를 회사에 청구하질 못했다. 심지어 회사에서 청구하라고 요청해도 그러질 못했다. 잘한 일일까? 아니다 그녀는 단지 호구짓만 했을 뿐이다.

 

 

무기력증은 의지로 회복되는 게 아니다

 

무기력증 적신호

 

수면 시간이 급격히 늘어난다

청결에 매우 둔감햊진다

멈출 수 없는 영상물 중독에 빠진다

잠수를 타거나 일을 미루는 등 책임 회피를 한다

 

번아웃 현상으로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그런데, 무기력증을 자신의 게으름으로 여긴다면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무기력증은 결코 의지로 회복하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게으르다고 할지라도 스스로 먼저 휴식을 허락하자. 증상을 자각하고 스스로 돌보기 시작하면 몸은 빠르게 반응한다. 회복하는 몸을 보면 자신감도 금방 생기게 된다. 그만큼 확실한 자신감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무기력증 회복법

 

무기력증 초기 증상을 인지한다

음식을 잘 챙겨 먹고 가볍게 산책과 운동을 한다

가족, 친구, 연인 등 주변의 보살핌을 받는다

근본 원인을 직시한다

 

 

갈등, 피하는 게 상책일까?

 

우리들 대부분은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눈치를 지나칠 정도로 살피면서 부모님의 기분을 기쁘게 할 비위 맞추는 일에 일찌기 눈을 뜬다. 이는 부모님과의 갈등을 회피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스스로 느낀 탓이다. 금방 상대의 비위를 맞출 정도로 눈치 바른 행동이 무조건 나쁜 행동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위 맞추는 일에만 충실하다 보면 자신의 내면에는 해소되지 않은 부정적 감정이 축적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비위를 맞추는 것 자체는 상대방에 대한 두려움을 근거로 하는 행위임에 틀림  없다. 어릴 적에 부모님 두 분이 자주 다투고 싸우는 장면을 목격한 어린아이는 부모님의 비위 맞추는 일에 일찍 눈을 뜬다고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두 분의 갈등이 오래 지속되고 이로 인한 독화살이 자신에게 마구 날라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성인이 되어 이성과 연애를 하더라도 상대에게 비위를 못 맞추면 관계가 깨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늘 지배당한다.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다 보면 긍정적 감정도 함께 억누르게 된다"

 

그렇다. 관계는 갈등을 통해 발전한다. 서로의 같은 점, 좋은 점만 보고 관계를 이어나갈 수 없다. 못난 점, 아쉬운 점, 다른 점도 직면하며 맞춰가야 관계가 더 돈독해지고 방향성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갈등 자체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방의 비위 맞추기에만 급급한다면 이런 관계 당연히 얼마 못 가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

 

 

관계의 본질은 외모와 상관이 없다

 

외모가 예쁘지 않아서 관계 유지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연애를 잘하는 사람들을 관찰해보라. 외모와 상관없이 이들의 행동을 관찰하면 그 답이 나온다. 그들은 입장이 명확했다. 무엇을 원하고, 원하지 않는지 알았고, 그리고 이를 확실히 표현했다. 이렇게 당당한 자신감은 외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외모가 예쁘지 않아도 연애를 잘하는 친구들은 모두 솔직하고 입장에 당당했다.

 

외모가 연애의 만능 키는 아니다. 물론 득을 보기는 한다. 그래서 만남의 기회가 많이 생기고, 이로 인해 시행착오를 먼저 겪는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관계에 있어서 더 빨리 능숙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관계를 깊게 만들어주는 것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아주는 것, 함께 원하는 것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관계에 능숙한 사람들을은 이를 잘 안다.

 

 

 

 

서툴러도 나의 길을 걷자

 

응원해주는 사람도 그저 날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에 잘 되길 바라는 거지, 진짜 내가 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애초에 도전을 시작한 나 자신밖에 없다. 그리고 사실 나 자신도 하나하나 결과를 보기 전까지는 100퍼센트 믿을 수 없다. 80퍼센트의 확신 정도로 시작해도 괜찮다. 20퍼센트는 도전의 과정과 결과 안에서 채워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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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의 바닥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은경 옮김 / 홍익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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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앎에 무조건 믿음을 갖는 일은 위험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게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영장의 바닥을 박차고 오르듯이 자신이 알고 있는 통념의 틀을 깨라. 성공의 시작은 바로 거기부터다. - '본문' 중에서

 

 

기존의 통념을 깨트려라

 

책의 저자 앤디 앤드루스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혀온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방송인,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기업들의 인기 있는 전문 강의자로 활동 중이다. 전 세계 100여 개국 사람들이 그의 웹사이트 와 주간 팟캐스트 <전문적인 통찰자(THE PROFESSIONAL NOTICER)>를 구독하며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공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팔린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인생을 바꿔주는 존스 할아버지의 낡은 여행 가방>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남다른 성공을 갈망한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어디서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남들과 똑같은 방향을 향해 달려가서는 안 된다. 저자는 뻔한 범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들과 똑같은 기준에 맞춰가는 요령이 아닌 현재 발을 딛고 서 있는 곳, 그 아래를 내려다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즉 가장 높이 오르기 위해, 더 깊은 바닥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수영장의 바닥을 박차고 오르듯이 자신이 알고 있는 통념의 틀을 깨라고 조언하며 성공의 시작은 바로 거기서부터라는 것을, 틀에 박힌 생각을 걷어차고 자신만의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세상의 승자가 되는 비결이라는 깨달음을 전한다.



 

 

게임의 룰을 바꿔라

 

우리들은 늘 익숙한 게임의 방식대로 경쟁을 벌인다. 그렇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하는 것에 길들여져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방식에 철저히 구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른 기술을 찾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이 인지하고 믿고 있는 사실에 대한 확신이 오히려 스스로를 일정한 틀에 박혀서 똑같은 방식으로만 움직이는 로봇으로 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저자의 수영장의 아이들이 벌이는 '돌핀 게임'을 소개한다. 이 경기는 수영장에서 물을 박차고 마치 돌고래처럼 몸을 위로 솟구치는 것인데, 가장 높이 오른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지금까지는 아론이 최고의 기록 보유자였다. 그런데, 하루는 케빈이 놀랍게도 아론보다 훨씬 높이 박차올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때 케빈은 자신의 몸을 바닥 아래 끝까지 내려간 후 수영장 바닥을 밟고 높이 솟구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 케빈의 방식이 게임의 룰이 되고 말았다.

 

 

반항아 또는 이단아에 대한 생각

 

어른들은 세상사 모든 일엔 평균에 해당하는 것이 있다고 여기에 맞춰 살아가는 게 올바른 삶이라고 권한다. 이런 평균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그런 사람에게 반항아 또는 이단아라는 닉네임이 붙여진다. 왜냐하면, 세상이 기존에 정한 틀을 깨트리는 것으로 판단하게 때문이다. 즉 기존에 정해진 대로 살아가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살면 결국 평균적인 결과만 나올 뿐이다. 그것들은 대부분 그다지 나쁘지 않고 무난하며, 극히 일부는 때때로 '훌륭함'의 범주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 삶은 우리를 보통의 시민, 모범적인 가장, 무난한 어른으로 만들기에 폭넓게 권장되는 삶의 방식이었다. 물론 이런 방식의 삶이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남다른 성취를 이루려면 평균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는 방법으로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그런 평범한 도전으로는 오히려 기대 이하의 결과에 그치거나 하찮은 인생으로 추락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냥 남들처럼 하는 미지근한 태도로는 안 된다. 미국 작가 그랜트랜드 라이스의 말을 들어보자. 무척 감동적이다.

 

"최후의 심판관이 당신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당신의 이름 옆에 점수를 매기러올 때, 그는 당신이 얼마나 많이 이기고 졌느냐에 대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어떻게 경기에 임했는지에 대해 기록할 것이다" 

 

이처럼 엄청난 고통을 딛고 큰일을 이루어낸 역사적인 인물들이 많다. 프랑스의 황제가 된 보나파르 나폴레옹은 젊어서 간질병으로 고생했지만 역사상 가장 큰 업적을 이룬 군인이 되었으며, <실락원>이라는 불후의 명저를 남긴 존 밀턴은 완전히 실명한 후 가난과 실의 속에 방황하다가 그런 역작을 썼다. 또 링컨은 대통령에 당선되어 워싱턴으로 가서 취임사를 발표해야 하는데, 당시 기차표를 사기 위해 타인에게 돈을 차용해야 할 정도로 재정 파탄 상태였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다소 생뚱맞은 이론을 우리들에게 펼친다. 바로 '수영장의 바닥' 이론이다. 아니 이론이라기보다는 철학에 가깝다. 저자의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조용히 책을 덮고 자신이 하고픈 일을 계속 하면 된다. 그렇다. 우리 모두가 찾는 '기회'라는 보물창고는 멀리 있지 않다. 숨을 한번 크게 쉬고, 현재 발을 딛고 서 있는 곳 아래로 내려다보라. '지금'이라는 시간과 '여기'라는 공간은 우리들의 것이다. 바로 거기가 도전을 시작할 '수영장의 바닥'이다.


 

진정한 가치란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가? 오래된 의자가 상당히 가치 있는 골동품이라면 우리들은 '왜'라는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 시간이 바로 가치를 결정한 셈이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그런 종류의 의지가 점차 줄어즐어, 이제 그 의자는 희귀한 물건이 되어 버렸다. 희소성이 희귀성으로 발전하는 단계다. 물건이 적을수록 더 희귀해지고 이는 더 큰 가치를 갖게 된다.

 

계속 시도하고 도전하는 과정에 피로감이 자연히 쌓이게 마련이다. 또는 목표점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겪는 난관으로 인해 도중에 주저앉는 일이 다반사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영장의 아이들 중 케빈은 지금보다 더 높이 도약하겠다고 결심하고 남들은 전혀 시도한 바가 없는 것을 시도했다. 즉 수영장의 바닥까지 내려가서 물 위로 뛰어올랐던 것이다. 이런 결심을 하는 사람은 드물고 희귀한 존재가 된다. 우리들도 이런 가치를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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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후반전 두려움 없이 서두름 없이 - 마음건강 및 자아실현 중심의 노후준비 프로그램
최주섭 지음 / 행복에너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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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후반전은 활동기간으로 볼때 전반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이제 겨우 반토막도 남아 있지 않은 인생입니다. 퇴직 이후 마냥 남아도는 시간을 조용한 절망 상태로 그냥저냥 보낸다면 결국 삶의 끝자락에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이라는 후회를 남기게 될 것입니다. 인생 후반전에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재발견하여 용기 있게 도전해 보세요. - '프롤로그'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인생 후반전의 삶을 찾아서

 

이 책의 저자 최주섭은 약 28년간 직장생활을 한 후 만 55세에 임원으로 퇴직했다. 그는 인생 후반전에서도 남이 시키는 일에만 매달리고 싶지는 않았기에 진정으로 원하는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하여 학생으로 돌아가 역량 강화 과정에 전념하였다. 그 결과 몸과 마음을 총체적으로 재정비했으며 의미 있고 재미있는 천직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인생 후반전에서는 '스테디셀러 작가이자 좋은 강연가'라는 꿈을 갖고 작은 실천을 매일매일 반복하면서 두려움없이 서두름없이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는 현재 신중년기마음연구소 소장이면서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 민간 전문강사, 마음치유학교(인사동) 강사, 퇴직연금개발원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사회복지사와 건강가정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저서로는 <인생 후반전 두려움없이 서두름없이>(2019년), <은퇴전환기 마음 길라잡이>(2017년) 등이 있다.

 

책은 총 다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1(인생 전반전을 마치며)에서는 미처 준비되지 않은 퇴직의 의미를 살펴보며, 파트2('내면의 힘' 기르기)에서는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에너지 확보를 위한 내적인 힘을 기르기를, 파트3('새로운 습관' 만들기)에서는 파트2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습관 만들기를 설명한다. 파트4('나만의 천직' 찾기)와 파트5(자아실현 길라잡이)에서는 작은 실천들을 1만 시간 이상 반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퇴직자가 겪는 일정한 패턴의 심리변화 과정을 살펴보자. 처음 3개월은 자신의 경력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낙관하다가 약 6개월이 지나면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약 9개월이 지나면 구직활동의 연이은 실패로 초조하고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마침내 퇴직 후 1년이 지나면 예외 없이 이 사회와 국가의 제도 등에 분노를 터트린다. 저자 또한 퇴직 후 3년간이 정말 힘들었다고 술회한다.

 

보편적인 심리현상

 

불안~ 성기능과 체력 저하, 소외감, 위축감, 상실감, 우울함, 불안정한 수면

무기력~ 감정조절의 어려움, 혼술, 답답함, 의심이 많아짐

분노~ 가슴통증, 타인과 사회에 대한 비난, 짜증의 증가, 가족과 지인들의 무시

 

 

 

"전혀 준비되지 않은 채 우리는 인생의 오후를 맞이한다"

- 칼 구스타프 융

 

 

한 때 일부 은행에선 행원들의 퇴직 후 삶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을 독려했다. 내 주변의 지인들은 너도나도 이 자격증 준비에 열을 올렸다. 심지어 자격증 취득에 실패하면 명퇴 후보자 리스트에 오른다는 괴담까지 떠돌며 무의미한 이런 공부로 인해 본연의 업무에 소홀하기까지 했다. 정말 웃기는 현상이다. 인생 후반전은 자신의 일에 올인해야 함에도 남이 강제로 시키는 일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이런 현실이 말이다. 또 어떤 지인은 자격증만이 살길이라는 판단에 방통대를 다니면서 여러 자격증을 따냈지만, 추후 아무런 쓸모가 없었음을 나한테 고백한 적도 있었다. 아무튼 인생 후반전의 준비가 빠를수록 좋다는 말엔 공감이 간다. 은퇴 후의 리스크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래 그래프를 보면 사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로 행복에 대한 관점인데, 전반부 인생에 성공해야 행복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사실은 후반전에서 행복해야 성공한 인생이란 점을 깨달아야 한다. 둘째로 인생의 연착륙에 관한 것인데, 인생 후반부를 연착륙할 것인지 경착륙 할 것인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심리학자 칼스텐슨은 행복과 나이의 상관관계를 'U자형 이론'으로 발표했다. 인간의 행복도는 사오십대쯤 바닥을 친 후 재상승해서 80세 언저리에서 정점을 찍는다는 내용이다. 이를 증명하는 유면 인사가 있다.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이다. 10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저술과 강연 활동을 펼치는 그는 "80세 언저리가 인생에서 최고 황금기였다"라고 회고했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의 자료(2019년)에도 한국의 연령대별 행복지수가 완만한 U자형 커브를 보인다. 이삼십대가 가장 낮은 것은 청년 실업 등 사회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나이든다고 해서 누구나 이런 행복곡선을 따라가진 않을 것이다. 통계청의 사망 통계에 의하면 인생 후반부에 경착하는 비율이 약25%에 달하고, 나머지 75%의 상당수도 U자형이 아니라 L자형의 모습을 보인다.

 

 

 

 

 

 

 

 

이에 저자는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첫째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인데, 이는 바로 마음건강에 관련된 것으로 여러 면에서 침체와 상실을 경험하는 인생 후반전을 잘 통과하려면 건강한 심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회복탄력성'이라고 한다. 즉 역경을 이겨내고 치고 올라오는 힘을 말한다. 회복탄력성이 크다는 것은 마음의 근육인 '내면의 힘'이 강함을 뜻한다.

 

둘째는 자신이 진짜로 좋아하는 천직을 재발견하는 것이다. 아무리 노후자금이 충분할지라도 빈둥거리는 사회생활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100세 시대임을 감안한다면 인생 후반전이 시작되는 60세는 여전히 젊다.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충분히 황동할 수 있으므로 가치지향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성은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다"

- 스티븐 호킹

 

인생 후반전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반전과는 달리 여러 면에서 스스로의 능력이 많이 감퇴했음을 깨닫고 이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나이 듦에 따라 이런 변화를 감수함으로써 비로소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아래 사진은 역도 국가대표 선수로 국위를 선양했던 장미란 선수의 2012년 런던올림픽 때의 모습이다. 그녀는 2008년도 베이징올림픽에서 2위 선수와 압도적인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이 지난 런던에서의 올림픽 경기는 그녀의 은퇴 무대였다. 이 경기에서 실수없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쳤지만 4위에 머물며 노메달(나중에 3위 선수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수상)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녀는 경기 후 감사의 눈물과 함께 이런 고별사를 남겼다.

 

 

"역도는 역시 정직한 운동입니다. 연습 때만큼 했습니다. 내게 선수생활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세월이 흘러서 어쩔 수 없이 생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니까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은퇴 후 그녀는 체중을 50킬로그램 이상 감량하고, 봉사재단을 만들어 그동안 선수 때 국민들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이제 사회에 되돌리고 있다. 이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찾아온 피할 수 없는 변화를 가감없이 그대로 수용했기에 새로운 길이 보였던 것이다. 또 후배들을 지도하기 위해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지금도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라

 

인생 후반전을 우리 모두는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이제 저자는 우리들에게 '내면의 힘'을 기르고, 나븐 습관들을 확 바꾸어'새로운 나'로 환골탈태하는 일을 시작해보라고 권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새롭게 정립함으로써 비로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원천적인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잇다고 강조한다. 인생 후반전이 두려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가? 그런 분들이라면 이 책을 펼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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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의 모든 것 - 30년 조세 정책 전문가가 보는
김낙회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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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우리 생활 속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소득에 대해 부과되는 소득세가 있고, 소비에 대해 부과되는 소비세, 그리고 자산에 대해 부과되는 재산세 등이 있다. 마음 한편으로는 이러한 세금을 왜 내야 하는고, 얼마나 내야 하는가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세금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 또한 세금이다. - '세금의 의미' 중에서

 

 

세금에 대한 이해

 

이 책의 저자 김낙회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의 주요 요직을 거치면서 세제 실무와 정책을 두루 섭렵한 조세 정책 전문가이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영국 버밍엄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가천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 국세청(1985~1993)과 기획재정부(1993~2018)에서 근무했다.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국장,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장,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관세청장 등을 역임했으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재정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법무법인 율촌에서 고문,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30여 년 동안 조세 정책 전문가로 활동해온 저자는 세금의 본질, 즉 세금이란 무엇인지, 왜 내야 하는지,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제안한다. 세금은 정부의 재원을 조달하는 주요 방법이자 소득 양극화 해소, 빈부격차와 불평등 완화같이 자본주의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총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고대 이집트 시대에서부터 중세 유럽을 비롯해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세금이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되는지 역사를 설명해주고, 세금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쉽게 설명해 지금까지 잘 몰랐던 세금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세금에 대한 이론을 OECD 국가 자료 등 각종 표와 그래프를 곁들여 설명하고 조세 정책 결정 과정의 이해를 돕는다. 

 

 

 

 

세금의 역사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세금은 기원전 3000년경 고대 이집트 왕국 때 였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즉 이집트 최초로 통일 왕국을 이룬 메네스 왕조 때 노역勞役과 십일조 형태의 공납은 바로 세금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유프라테스강에서 번성했던 메소포타미아문명에서도 세금이 있엇다. 기원전 2500년대에 수메르 라가시 왕조의 지배자가 세금을 감면했다는 기록이 수메르 점토판에 새겨진 쐐기긓자에서 확인되고 있다.

 

고대 왕조의 세금은 주로 십일조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적으로 활용되던 세율이 10%였다. 물론 지역과 시대에 따라 세율이 다르기도 했다. 성경의 기록엔 히브리 노예로서 이집트 국무총리가 된 요셉 치하에선 흉년에 대비해 식량 비축 목적으로 20%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또 인도와 중국 등에서도 발견된 세율이 10%, 20%, 25%, 50% 등으로 다양했다.

 

로마 시대로 들어오면서 세금은 다양해진다. 직접세와 간접세인데, 직접세는 주로 인두세와 토지세였고, 간접세는 관세와 통행세가 있었다. 이 제도는 중세 봉건시대에도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동양에서의 가장 오래된 조세제도는 중국 주나라의 정전제로 사실상 십일조 형태의 세금이었다. 당시 '우물 정井' 모양으로 9등분한 땅을 백성들에게 배분, 정 가운데 있는 땅은 공동 경작한 후 생산된 곡물을 세금으로 국가에 바치도록 했던 것이다.

 

이후 중국은 춘추전국시대와 진한시대를 거쳐서 당나라 시대가 되면서 세금제도는 조용조租庸調의형태로 정착되었다. 조租란 토지 사용의 대가로 국가에 납부하는 부담을 말하는 것이고, 용庸이란 국민이 노동력을 국가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사람에 대해 부과하는 것이며, 조調란 특산물을 국가에 바치는 것으로 가구당 부과되었다.

 

한국에서도 최초 국가인 고조선(기원전 2333년~ 기원전 108년)에서도 조세에 관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 역사서 <시경詩經>에는 고조선이 농토를 정리해서 세금을 매겼다는 기록이 있고, <맹자孟子>에는 고조선에서 20분의 1을 세금으로 징수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에 대해 맹자는 단군조선이 중국에 비해 월등히 낮은 세금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궁궐이나 대규모의 사원을 건축하지 않는 검소한 생활을 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아무튼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금의 역사는 불공평과 억압, 그로 인한 저항의 역사였다. 국가의 역할이 다양해지면서 세금의 수요도 커졌다. 세금의 수요가 커지면서 위정자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백성들의 저항 없이 수월하게 세금을 거둘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다. 반대로 백성들은 어떻게 하면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느냐 하는 바람을 가졌던 것이다.  

 

 

공평과 효율의 조화

 

세금을 '누구에게 어떻게 부담하도록 할 것인가'는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근본적으로 가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조세부담과 관련한 제도를 설계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핵심가치 '공평''효율'이다. 세금을 국민 모두에게 능력에 맞게 골고루 부담하도록 하면서 세금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것이 그 요체이다. 18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저서 <국부론>에서 "세금은 각자의 '능력'에 비례하여 '공평'하게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가 언급한 공평의 가치는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이다.

 

 

공평의 기준

 

공평에는 수평적 공평수직적 공평이 있다. 수평적 공평"소득이 같으면 세금도 같게" 부담하자는 말이다. 한편 수직적 공평"소득이 다르면 세금도 다르게" 부담하자는 말이다. 그런데 공평을 따지기에 앞서 몇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다. 소득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소득을 개인 기준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부부의 소득을 합쳐서 볼 것인지, 과세 기간은 얼마로 할 것인지 등의 문제이다. 어떤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소득의 범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선 소득원천설순자산증가설이라는 2가지 입장이 있다. 소득원천설은 어떤 고정된 원천으로부터 발생한 순소득으로서 규칙적, 반복적으로 생기는 재화의 합을 소득으로 보는 것이고, 순자산증가설은 일정 기간 내에 발생한 순자산 증가분을 모두 소득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현행 소득세는 소득원천설의 입장에서 과세대상을 열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법인세 부담주체

 

세수 전체 중에서 소득세 다음으로 비중이 큰 법인세는 누가 부담하는 것일까? 세법상으로 보면 법인세 부담주체는 법인이다. 법인세법(제2조 납세의무)에 따르면 내국법인과 국내원천소득國內源泉所得이 있는 외국법인은 그 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법인은 법적인 조직일 뿐이므로 세금을 실제로 부담하는 궁극적인 주체는 법인의 주주이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는 부담주체를 달리 분석하고 있다. 법인세는 다양한 형태로 주주, 근로자, 소비자 등 기업과 연관된 개인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주에게는 법인세만큼 배당소득이나 자본이득이 줄어들고, 근로자에게는 법인세로 인해 급여가 일정 수준 낮아지며, 소비자에게는 가격이 높아지는 형태로 전가된다는 것이다. 주주가 세금부담의 주체라면 법인세의 상당 부분은 외국인이 부담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은 외국인 주주의 비율이 3분의 1을 넘고 있다. 

 

 

 

 

세금, 국가와 국민은 서로 생각이 다르다

 

세금에 대해서 정부의 생각과 국민의 생각은 크게 차이가 난다. 어떤 사안은 국민들의 시각이 옳은 부분이 있고, 국민들에게 정부의 생각을 좀 더 진솔하게 전달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는 사안도 있다. 그런데, 가장 위험한 생각은 국민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담시켜 조성된 재원으로 무상 복지에 활용하는 정치적 포퓰리즘이다. 이런 식의 세수 정책은 망국의 길을 앞당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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