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자 - 《화식열전》으로 보는 고전 경제학
이수광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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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이 혼미하게 되면 사회는 불안정해지고 개인은 부를 축적하지 못해 파탄에 빠진다. 중국 역사 속의 부자를 살피는 것은 오늘의 중국 부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부에 대한 통찰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중국에 "아름다운 이름은 백년을 가고 더러운 이름은 만년을 간다"라는 말이 있다. 부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밝힌 중국 부자의 비밀

 

책의 저자 이수광은 대한민국 팩션의 대가로 불린다. 1954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난 그는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1983년)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미스터리클럽 제2회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는데, 그는 방대한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사의 지혜를 저술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평소 역사서 외에도 경제 문제, 특히 부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으며, 그런 관심을 경제경영 도서로 풀어낸 바 있다. 즉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현재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새롭게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의 의미와 목적을 되새기고 성공하는 장사를 위한 노하우를 전하는 <장사를 잘하는 법(돈 버는 장사의 기술)>과 그밖에 <부자열전>, <선인들에게 배우는 상술>, <성공의 본질>, <흥정의 기술>, <한국 최초의 100세 기업 두산 그룹 거상 박승직>, <부의 얼굴 신용>,  <조선부자 16인의 이야기> 등이 있다.

 

저자는 현재 중국이 추구하는 패권국가는 한국 경제에는 불행한 일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미 지나온 과거의 역사를 보더라도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침략을 받거나 속국 노릇을 해왔었는데, 이와같은 위험에서 탈피하려면 중국을 더 잘 알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중국의 문화와 경제를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사실 중극은 대국임에도 하는 짓을 보면 소국小國스럽다.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다고 이를 핑계 삼아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을 막고 롯데쇼핑을 이용하지 말도록 종용하던 그런 나라이다.

 

그래서 저자는 중국 역사에 이름을 남긴 부자 16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는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이 남긴 불후의 명저 <사기史記> 속의 '화식열전貨殖列傳'에 실린 부의 지혜를 우리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중국의 부는 광활한 영토와 13억 인구에서 나온다. 현재 지구촌에서 억만장자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가 바로 미국이 아닌 중국이다.

 

 

 

 

부를 축적하고 증식하는 일을 중국에선 화식貨殖이라고 한다. 사마천은 놀랍게도 2천 년 전에 이미 인간의 삶을 통찰했던 것이다. 그는 '화식열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병사가 전쟁터에 나아가 날아오는 화살과 돌을 무릅쓰고 용맹하게 성를 공격하는 것은 공을 세워 상을 받기 위한 것이고, 거리의 젊은이들이 강도짓을 하거나 살인을 하는 것, 달리는 말처럼 사지死地로 뛰어드는 행위도 결국은 재물을 얻기 위한 것이다. 미녀들이 곱게 단장한 뒤 요염하게 눈웃음을 치고, 천 리를 나아가 호객하는 행위도 부를 구하기 위해서다. 돡을 하는 것은 돈을 빼앗기 위한 것이며 관리가 뇌물을 받는 것이나 높은 관직에 오르려하는 것도 부를 얻기 위한 것이다. 농민, 공인, 행상이 저축하여 증식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부를 위하고 재화를 늘리기 위해서다"

 

책은 중국의 부자 16인을 소개하면서 이들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고 증식했는지 자세하게 보여준다. 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얻을 수 있는데, 부당하게 취한 부富는 진정 올바른 것인지를 우리들에게 묻고 있다. 즉 힘을 가진 관료(공무원)들과 결탁하여 거부가 되었거나, 자신의 권력 덕분에 남보다 쉽게 부자가 되었다면 과연 진정한 부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아름다운 이름은 백년을 가고 더러운 이름은 만년을 간다" 

 

 

재물의 신 범려范蠡

 

중국에선 부자를 논할 때 '도주공의돈부 陶朱公依頓富, 만고일부석숭萬古一富石崇'이라고 한다. 이는 도陶 땅 주공과 의依 땅 돈부를 말하는 것이고 만고에 하나뿐인 부자 석승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주공은 월나라의 범려를, 의돈은 한나라의 목축업자로 거부가 되어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범려는 약 2,500년 전 인물이지만 '화식열전'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범려는 스승 계연計然으로부터 부국강병富國强兵에 대해 배웠다. 전쟁이 예상되면 군사를 양성해야 하고 홍수가 생길 것 같으면 미리 수레를 준비해야 하고, 또 수시로 필요한 물자를 조사해서 수요와 공급을 알면 부강해지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그는 수십년 간의 날씨 통계를 분석, 천문의 법칙을 깨닫고 날씨가 좋을 때 배船와 수레車를 사둔 뒤 가뭄이나 홍수가 나면 이를 비싸게 팔았다. 이처럼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는 가치투자법은 이미 중국에서 오래 전에 실행되고 있었던 셈이다.   

 

범려는 정치가로서 중국에 큰 족적을 남긴 사람이다. 강대국 오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하고 핍박을 받던 월나라를 부국강병으로 만들어 중원의 패자로 만들었다. 이후 월왕 구천의 됨됨이가 부족함을 느끼고서 모든 관직을 내려놓고 월나라를 탈출한 뒤에는 세 차례나 천금千金을 벌었으며, 두 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부富의 3요소를 축적, 증식, 분배라고 보았을 때 범려는 분배정의까지 실천한 것이다.

 

범려의 부국강병책

 

젊은 남자는 늙은 여자와 결혼하지 말라

젊은 여자는 늙은 남자와 결혼하지 말라

여자가 17세, 남자가 20세임에도 비혼이면 부모가 벌을 받게 하라

임산부는 나라에서 극진히 돌봐주고 쌍둥이 출산시엔 나라에서 양육비를 부담하라

 

중국인이 그를 재신財神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돈을 버는 능력보다 오히려 분배하는 그의 정신 때문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부를 백성의 것이라 보았기에 몸소 분배정의를 실천했다. 분배라는 개념을 가진 자의 은혜가 아니라 의무라고 생각했기에 일찍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인물이므로 아직까지도 현대 중국인들에게 큰 존경을 받고 있다. 특히, 부국강병책 중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인구증가정책이 무척 인상적이다. 오나라로 끌려간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인구증가 계획을 세운 것은 고대 국가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우리 정부도 이런 점을 크게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리다매 薄利多賣의 이론가 백규白圭

 

백규는 주周나라 출신으로 제나라, 조나라, 위나라 등을 싱대로 장사를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에선 비록 전쟁 중일지라도 상인들이나 여행객들을 막지 않았다. 그래서 시장은 전시임에도 활기를 띠었고, 춘추전국시대에 유세객들이 중국 전역을 떠돌 수 있었기에 제자백가諸子百家라는 정신 문화의 꽃을 피웠던 것이다.

 

그는 이런 시대에 장사에 관심을 기울였다. 왜냐하면 이미 주나라는 쇠퇴하여 천자의 지위가 약했으므로 벼슬에 나가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에 들리면 항상 상인들에게 곡식 시세를 물었다. 물건값의 변동을 계속 살피면서 시장의 시세는 흉년과 같은 변고에 따라 크게 변화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상단을 따라다니면서 매일의 날씨를 기록했다.

 

무릇 장사란 이익을 남겨야 한다. 그는 싸게 팔되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남기는 상술, 즉 박리다매 이론을 실전에 활용했다. 곡식의 낟일이 영글 무렵 이를 대량으로 매수했다가 저렴한 가격에 내다팔았다. 통상 수확철이 되면 곡식값은 오르지만 남들과 달리 이에 구애받지 않고 대량으로 싸게 파는 상술로 크게 돈을 벌었다. 이렇게 그는 대상大商이 되었다.

 

 

 

재산을 나라에 바친 복식式

 

목축으로 한나라의 대부호가 된 복식은 일찌기 부모를 여의고 어린 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는 의돈의 얘기를 듣고 의돈을 찾아가 그로부터 부자가 되는 법을 배웠다. 가난한 부모였기에 그의 형제에게 남겨진 재산은 양 1백 마리 정도였다. 양의 숫자가 많아지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양을 팔지 않고 번식만 시켰다. 이후 1천 마리까지 늘어난 후로는 더욱 빠르게 늘어나서 1만 마리가 되었다.

 

성인이 된 동생이 성품이 착했지만 가난한 목동이라는 이유로 여자들이 시집오려 하지 않자, 그는 양 1백 마리만 남겨 놓고 모두 동생에게 주고 분가를 시켰다. 이후 또 다시 열심히 관리한 덕분에 그의 양은 계속 번식하며 금새 1만 마리 이상으로 늘어났다. 반면 형에게 큰 도움을 받은 동생은 빈털털이가 되는 실패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그는 동생의 가족을 모두 거두었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왔다. 마을 사람들은 복식 형제를 존경했다.

 

한무제의 시대에 흉노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장군 위청, 곽거병, 이광 등이 흉노 정벌을 명받았다. 이에 복식은 전쟁을 수행하려면 군비가 많이 들 것으로 판단되어 한나라 도읍을 찾아가 재산 절반을 전쟁 자금으로 내놓겠다고 상주문을 올렸다. 한무제는 처음 듣는 이름인지라 사자를 보내 재산을 바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게 했다. 그의 답변은 의외로 검소했다. "부자는 창고에 쌓아놓은 재산을 내놓아야 승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이다.

 

 

정의롭지 못한 부자들

 

하나뿐인 부자 석숭石崇은 아버지 영향으로 서진의 무제 때 벼슬을 시작해 이후 혜제 때 형주자사까지 벼슬이 올랐다. 그는 고위 관료임에도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푸기는커영 오로지 부정한 돈을 모으는 데 혈안이 되었던 것이다. 상인들에게 통행세를, 부하들에게는 뇌물을, 돈벌이가 잘되는 품목인 향료의 독점 판매 등을 통해 크게 돈을 벌었다. 사치와 향락에 빠져 첩을 1백여 명을 거느리고, 하인만 8백여 명을 거느렸다. 하지만 그의 말로는 비참했다. 석숭의 반란을 두려워 한 혜제가 보낸 대장군 손수의 군사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소굉蕭宏은 양나라 무제의 동생이다. 황족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재산이 충분함에도 그는 재산을 모으는 일에 열중했다. 매점매석, 고리대금업 등으로 재산을 증식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전충錢蟲(돈벌레)"이라 불렀다. 그는 전쟁 때 전비가 아까워 군사들에게 훈련을 시키지 않아 패전당하고 만다. 그가 활활약하던 시기는 '군벌의 시대'였다. 군사로 권력을 장악, 칼로써 다스리다가 빨리 망하고 말았다.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자

 

저자는 책의 말미에 올바른 부의 축적에 관해 글을 남긴다. 즉 "부는 정당한 방법으로 취할 수도 있고 부당한 방법으로 취할 수도 있다.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취하는 것은 착한 일이고 부당한 방법으로 부를 취하는 것은 악한 일이다. 석숭, 소굉, 유근 등은 더러운 이름이 만세에 남을 것이고 범려, 복식 등은 아름다운 이름이 만세에 남을 것이다" 황금만능의 시대라 불리는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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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 없이도 월세 받는다 - 부동산 투자의 뉴 패러다임, 돈 없이도 월세 부자가 될 수 있다
함께하는 삶 지음 / 예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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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가 찾은 방법은 시세 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자가 아니라, 실제 수요층에 좋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본인 소유의 집이 여러 채가 아니더라도, 남는 방이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며 심지어는 소유한 집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임대인(집주인)에게는 공실의 위험을 없애주고, 사용자에게는 동일한 금액 대비 쾌적한 주거 시설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 '머리말' 중에서

 

 

월세 받는 1인 사업가가 되자

 

이 책의 저자 함께하는삶은 대기업에 재직 중인 평범한 직장인이며,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이기도 하다. 직장 생활 중 부동산의 매력에 빠져 다양한 관련 도서 및 경매와 투자 강의를 통해 부동산 투자의 기초를 닦았다. 직장 생활 중에도 상가 임대, 쉐어하우스, 에어비앤비 등 다양한 임대 사업을 두루 경험하면서 전문성을 더욱 확보하기 위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는 쉐어하우스 전문 포털 서비스인 '쉐어플러스'와 쉐어하우스 운영자 카페인 '쉐어하우스의 모든것'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찾은 돈 버는 방법은 거액의 자금이 투입되어 시세차익을 얻는 부동산 투자가 아니라 실제 수요자들에게 보다 좋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러기에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남는 방만 있으면 충분히 사업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심지어 아예 소유하고 있는 집이 없어도 월세를 벌 수 있는 수익모델이다.

 

임대인(집주인)에게는 공실의 위험을 없애주고,

사용자(세입자)에게는 동일 금액 대비 쾌적한 주거 시설을 제공한다

 

특히, 월급쟁이인 경우 추가로 벌이를 할 게 없는지 고심에 빠진 경우가 많다. 빠듯한 월급으로는 자녀들에게 변변한 학원에도 못 내보내는 형편이니 부모된 심정으로 얼마나 속이 상하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아예 심야시간에 음주자를 대상으로 대리운전에 나섰다가 불행한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회사에 출근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구조조정 대상이 된 사람들도 있다. 이에 비해 저자가 제시하는 수익모델은 제2의 월급이 생기는 확실한 1인 사업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빌린 집으로 매월 제2의 월급을

 

기본적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방안은 '공유경제'의 개념이다. 즉 대형 아파트 소유자의 경우 여유있는 방(총 4개에서 주인이 사용하는 방을 뺀 여유공간, 즉 3개)을 홈쉐어링으로 임대하는 형태이다. 이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실제로 운영되는 것으로 집주인이 거실에 프로젝터를 설치해 주말마다 영화를 상영하고,파우더룸을 예쁘게 장식함으로써 공실 없이 임대하고 있다.

 

집을 소유하지 않았다면, 집을 빌려서 쉐어하우스로 운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상승기에는 주택을 매입하여 세입자에게 전월세로 운영해 시세 차익과 임대 수익을 모두 누릴 수 있지만, 요즘처럼 하락하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임대 수익만을 노리는 방법이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임차하여 운영할 경우,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으며, 당장 거금의 목돈이 들지 않는다는 상대적인 장점도 있다. 투자금은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울과 지방 모두 1,000~2,000만 원 정도면 가능한 곳을 찾을 수 있다. 서울의 괜찮은 지역도 보증금 2,000만 원 정도면 쉐어하우스를 운영하기에 충분하다. 

 

(예시)

 

 

홍대 인근 방 3개구조 다세대 주택을 임차

보증금 2천만 원, 월세 100만 원

2인실 2개, 1인실 1개로 운용

2인실 월 40만 원, 1인실 월 50만 원

월 임대 수익 210만 원

최종 수입 110만 원

 

 

월세 받기 좋은 지역은 따로 있다

 

그렇다. 분명히 따로 있다. 서울에서는 지하철 2호선 라인을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다 대학가 인근 지역을 공략한다면 승산 확률이 가장 높다. 2호선을 자세히 살펴보면 강남, 시청, 을지로, 구로디지털단지 등 여러 회사들이 위치한 업무 지구를 관통하고 있다. 또 연세대, 서울 교대, 건국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유명 대학들이 위치해 있는 핵심 노선임을 알 수 있다.

 

임대 사업을 할 때 유념해야 할 사항은 첫째, '공실 없이 운영할 수 있는지의 여부'와 둘째, '임차인의 월세 성실납부'이다. 사실상 이 두 가지가 임대 사업의 성공을 결정하는 키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대학가 인근을 추천하는 이유는 대학생이라는 임대 수요가 백업된다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학생들은 거의 연체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열렬한 팬인 부모님의 후원을 생각해 보라.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가 성공을 좌우한다

 

사업상 임차인의 신규 모집도 중요하지만, 기존 임차인에 대해서도 관리를 잘해야 사업이 편하고 공실이 없습니다. 일단 임대인은 서비스 제공자라는 투철한 의식으로 중무장해서 웬만한 것은 요구하는 대로 들어주는 것이 좋다. '나는 집주인이야' 또는 '월세 받는 사람이야' 같은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대체로 임차인은 주인에게 뭔가 요구하는 걸 꺼려 한다는 속성을 지녔다. 특히 젊은 사람이나 학생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노년에도 월급을 번다

 

앞서 예시에서 살펴보았듯이 공실이 없다면 월세 소득은 110만 원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과 주택연금 등을 합한다면 비록 현직에서 은퇴한 백수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실속은 알찬 법이다. 옛말에 '가난은 나랏님도 도와주지 못한다'고 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국가의 노후복지는 점점 더 미흡할 게 분명하다. 따라서 노년에도 월급을 타는 수익 구조를 만든다면 굳이 자녀들의 도움 없이도 1년에 한두 번은 해외여행도 가능하고, 손주들 용돈 또한 지원해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직장인과 은퇴한 노인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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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은 마술사처럼 - 청중을 사로잡는 마술사의 7가지 비밀
데이비드 퀑 지음, 김문주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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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당신은 FBI 협상전문가에서부터 네트워킹 전문가, 기술사업가, 기업 CEP까지 다양한 경영적, 정치적, 사상적 지도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들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추종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성공에 꼭 필요한 공감과 지지를 얻기 해 이러한 원칙들을 적용한 사람들이다. 또한 나는 전쟁에서 이기고, 적을 제압하고, 나라를 세우기 위해 이 원칙들을 사용한 역사적 인물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전설의 마술사 외에도 국가 지도자들과 고대의 비선 실세들이 포함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사회적인 커리어와 개인적인 삶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도전들에 이러한 원칙들을 적용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란 점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마술의 핵심 원칙 일곱 가지

 

책의 저자 데이비드 퀑은 마술사이자 <뉴욕타임스>의 크로스워드 퍼즐 제작자다.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마술사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역사학 학위를 받았다. 그는 전 세계적인 히트작 〈나우 유 씨 미〉에서 마술 총책임자였으며 현재 NBC 드라마 〈블라인드 스팟〉에서 암호 관련 자문을 맡고 있다. 또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이미테이션 게임〉, 〈매그니피센트 7〉 등의 영화에서 자문을 맡았다. 인기 있는 테드토크 연사이기도 한 그는 전 세계 기업들에서 강연과 마술공연을 자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마술의 핵심 원칙 일곱 가지만 알면 어떤 무대에서라도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속이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자신의 계획대로 상황을 이끌어가며 실수에도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방법으로의 마술을 알려준다. 더불어 자신의 역할을 유연하게 수행하고 더 나아가 성공하는 방법, 영향력을 누리는 사람들이 가진 비밀을 설명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설득하고, 자신의 영역 안으로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믿는대로 보인다, 지각적 공백을 활용하라)에서는 관객들이 눈으로 보고 있는 것과 믿는 것 사이에 지각적 공백이 준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제2장(지나친 준비란 없다,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에서는 관객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돕는다. 제3장(스토리가 경쟁력이다, 각본을 짜라)에서는 미술을 관통하는 서사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발견하게 된다. 제4장(보이는 대로 믿는다, 시선을 장악하라)에서는 마술사 최고의 친구, 즉 미스디렉션이 실생활에서 가지는 가치에 대해 탐구한다.

 

제5장(당신의 선택은? 자유선택의 자유를 설계하라)에서는 관객들에게 선택권을 주면서 그들을 지배하는 마술사의 기술을 배우게 된다. 제6장(친숙함의 허점을 공략하라)에서는 관객의 습관과 패턴, 그리고 기대를 은밀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제7장(플랜B를 준비하라)에서는 경쟁자보다 앞서가게 해줄 백업 계획을 개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믿는 대로 보인다, 지각적 공백을 활용하라

 

우리들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본 것을 믿는다. 이는 인간의 본능이다. 즉 우리는 우리의 감각과 지각력을 믿는다. 나아가 우리는 스스로를 거짓으로부터 진정한 가치를 구분해낼 줄 알 정도로 똑똑하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고 가정한다. 또한 바보 같은 생각들 중에서 현명한 생각을, 사기꾼들 중에서 정직한 사람을, 똑똑한 척하는 이들 중에서 진짜 천재를 짚어낼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믿는다. 그래서 보이는 대로 믿는다.

 

이와같은 우리들의 믿음 때문에 마술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들의 지각은 맹점투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술사들은 지각의 점을 잇는 마음의 처리 과정을 완벽하게 이용한다. 이러한 처리 과정 가운데 하나가 실험심리학에 등장하는 무형 완성이다. 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 나무 뒤쪽으로 닥스훈트 강아지의 머리와 꼬리가 보일 때 우리들은 마음속으로 나무 뒤에 강아지가 서 있다고 상상하게 된다. 이것이 무형 완성의 실제 예다.

 

그러나 마술사들은 나무 뒤에 두 마리 또는 그 이상의 강아지가 있을 수도, 아니면 반쪽짜리 강아지 인형 두 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마술사는 이 닥스훈트를 불가능한 길이까지 '늘려놓거나', '강아지를 반으로 동강내는' 마술을 통해 보는 이를 전율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진짜로 볼 수 있는 것과 우리들이 가정하는 것 사이의 지각적 공백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나친 준비란 없다,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

 

대부분의 마술사는 '로드업'이라 불리는 비밀스런 행위를 한다. 이는 자신의 마술에 빠져들도록 미리 온갖 준비물들을 준비하는 것을 말한다. 마술을 구경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모자에서 갑자기 비둘기가 나타나고, 손에 있던 카드가 사라지고 없어졌던 카드가 다시 나타나는 등 말이다. 이는 모두 사전에 철저하게 마술사가 준비한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이는 우리들이 궁극적으로 성취하길 원하는 결과를 그려보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완벽하게 요리되어 접시에 놓인 음식? 놓쳐선 안 되는 사업계약 또는 당신의 커리어가 시작되게 해줄 마술쇼? 그 목표가 자신에게 소중할수록 신중하게 로드업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자신의 커리어에 중요한 기로,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 등을 앞두고 있을 때 든든한 준비는 사전에 완벽한 자신감을 갖고 그 일에 임할 수 있도록 확신을 가져다준다.

 

 

스토리가 경쟁력이다, 각본을 짜라

 

이야기는 우리에게 바깥에서부터 안으로 영향을 미친다. 액션영화를 볼 때 영화에 몰입한 자신의 모습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장면이 나오면, 당신은 이를 악물게 되고 손에는 땀이 흥건하며 불안감에 몸을 움찔하게 된다. 이는 '거울신경'이라고 불리는, 마술과도 같은 신경세포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거울신경은 학습과 이야기 처리를 위한 두뇌의 가장 필수적인 메커니즘이다.

 

거울신경은 특정한 행동을 보거나 상상할 때, 그리고 실제로 그 행동을 수행할 때 작동한다. 이는 직접 망치질을 하는 사람과 망치질을 하는 사람을 보고 있는 사람의 뇌가 서로를 비춘다는 의미다. 또는 옛말 그대로, 보는 대로 배운다는 의미다. 이 특별한 신경은 우리가 간접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예컨대 운동 선수가 달리기시합에서 이기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치 자신이 직접 달린 듯이 의기양양함을 느끼게 되는 것과 같다.

 

 

보이는 대로 믿는다, 시선을 장악하라

 

미스디렉션은 관객의 관심을 마술의 방법 또는 작동원리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대신 마술의 감각적인 효과에는 가까워지게 바꾸는 조작방식을 의미한다. 일부 현대마술사들은 '관심관리'라는 좀 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 어느 쪽이든 사물을 사라지게 하고, 모양을 바꿔놓고,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초능력을 가졌다고 믿게 만들고, 평법한 것들을 이상하게 보이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아무튼 간에 이를 너무나도 잘 활용한 정치인이 있다. 그는 바로 유명한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는 39살에 소아마비를 앓은 후 정계 복귀를 결정했다. 하지만 그에겐 넘어야 할 이미지 문제가 있었다. 당시 사회의 분위기가 장애인을 냉대했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이라면 신체적으로 건장하고 외모상 강함이 풍겨야만 했다. 따라서 소아마비를 앓은 하반신은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것이다. 다리 재활 훈련에 7년을 매달렸지만 회복이 불가능함을 깨달은 그는 마술에 의존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그는 사전에 행사장을 철저하게 답사한 후 제일 먼저 연단에서 가까운 곳에 미리 준비한 특수의자에 앉아 있다가 철제보조기구를 자신의 몸에 은폐한 뒤 참을성 있게 연단까지 홀로 걸어가는 모습을 연출했던 것이다.     

 

마술에서 미스디렉션은 관객이 주목하는 것과 주목하지 않는 것 간의 간극을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술사의 목표는 그 간극을 증폭시켜 관객들이 마술효과 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의심조차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증명했듯, 이러한 기술은 이미지, 메시지, 제품, 또는 정책이 받아들여지는 방식을 통제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미스디렉션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마술사들이 '프레임'이라고 부르는 초점의 도구다. 마술사들에게 프레임이란, 관객들이 보고 목격하고 마술의 클라이맥스를 즐기기를 바라는 특정한 구역이다. 일반적으로 프레임은 트릭 기법이 일어나는 곳을 의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트릭들은 어둠 속에서, 다시 말해 관객들이 전혀 주목하지 않는 회색구역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나는 레몬을 갑자기 만들어내기 위해 이 컵을 쥐고 있는 것일까? 아니, 나는 테이블 밑에서 오렌지 하나를 몰래 꺼내기 위해 다른 한쪽 손을 프레임 바깥에서 사용하는 동안 당신의 주의를 집중시킬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자유선택의 자유를 설계하라

 

영화 <나우 유 씨 미>의 첫 장면에서 악동 마술사 역을 맡은 제시 아이젠버그는 시카고 거리의 행인들 앞에서 현란한 손기술을 펼친다. 간단한 작업이었다. 이 마술로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뿐 아니라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몰입시키고 감탄하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만 빼면 말이다. 우리는 아이젠버그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서서, 구경하고 있던 한 여성에게 카드 한 장을 고르도록 부탁하면서 카드 한 벌을 휙휙 넘기도록 연기를 짰다.

 

 

그 여성은 다이아몬드 7 카드를 고른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전부 그 카드를 고르게 된다. 그후 아이젠버그가 카드들을 하늘로 뿌리면 배경에 있던 한 고층건물 벽면에 불이 켜지면서 거대한 다이아몬드 7 카드가 한 장 나타난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있던 사람들은 너무 놀라서 말문을 잃는다. 그리고 궁금해한다. 하지만 어떻게, 이 사람은 내가 무슨 카드를 뽑을지 알았을까? 

 

여기에서의 착각은 관객들이 자유롭게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술사들은 사람들의 생각과 결정을 이미 정해진 선택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모든 종류의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바라던 효과는 관객들이 진심으로 자신들이 그 성과물을 좌우했다고 믿을 때에만 성취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마술사의 목표는 자원자들에게 실제로는 그들이 가지지 않은 선택지를 가졌다고 확신시키는 것이다.

 

자유선택의 마술은 비즈니스에서도 잠재적 이득을 가져다준다. 고객들이 우리가 제안하는 제품이나 프로그램을 자신의 뜻대로 사게 되었다고 믿을 때, 그들의 태도는 우리가 우격다짐으로 판매를 밀어붙였을 때보다 훨씬 더 수용적일 것이다. 또한 향후에도 이 브랜드에 좀 더 감정적으로 관여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주인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친숙함의 허점을 공략하라

 

군사적 위장은 본디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된 일이다. 자연은 동식물들이 보호와 포식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형태와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살펴보자. 바다속의 가자미들은 주변 환경에 맞추려고 8초라는 짧은 시간에 점박이나 격자무늬를 드러내며 색깔과 무늬를 모두 바꿀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보다 더 큰 포식자의 눈을 피하고, 다른 한편으론 새우나 게 같은 먹잇감을 손쉽게 사냥한다.

 

산누에나방의 반점은 부엉이의 눈을 닮았다. 왜 그럴까? 마치 마술 같은 이 패턴은 큰 부엉이를 무서워하는 작은 새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받을 수 있어서다. 이처럼 위장은 인류문명이 태동하기 훨씬 이전부터 동물의 왕국을 지배하던 기술이었다. 자연스럽게 인간들 역시 너무 뻔한 패턴을 구분해내고 때론 속아 넘어갈 수 있게 태어났다.

 

우리들은 본능적으로 더 친숙한 얼굴을 선호하기 때문에 낯익은 얼굴을 재빨리 읽어낼 수 있다. 우리는 패턴과 패턴을 해석하는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왜냐하면, 이는 손쉬운 지름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침 패턴을 생각해보자. 눈을 뜨고 잠자리에서 일어나 샤워하고 옷을 입는다. 커피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고 이를 닦고 차를 몬다. 마침내 회사에 출근했다. 이는 모두 선천적인 효율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단점도 있다. 친숙한 패턴을 좇아 움직이면서 주목하지 않는 모든 것들을 떠올려보자. 무슨 옷을 고를지 또는 어떤 아침을 먹을지 별다른 생각 없이 자동으로 움직였는가? 만약 그랬다면, 누군가 밤사이 거실에 침입해서 구석에 세워둔 작은 조각상을 가지고 도망쳤다는 것을 눈치챘을까? 바로 코앞에 있어도 우리들은 보지 못한다. 이런 의미에서, 패턴에 대해 인지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우리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술사들은 이 점을 놓치지 않는다. 

 

 

플랜B를 준비하라

 

플랜B란 트릭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됨에 따라 실패할 조짐이 보이거나 명백하게 실패할 것으로 판단될 때 사용하는 비상용 계획이나 도구를 뜻하는 마술사 용어다. 따라서, 이는 마술의 성공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보험인 셈이다. 마술사는 마치 경영의 달인처럼 실패의 중요성을 잘 숨겨놓거나 위장시켜놓음으로써 성공하게 된다.

 

아주 오래 전에 <'비책', 예방책과 도전>(1940년)이란 책을 썼던 마술사 찰스 홉킨스는 공개적으로 실패를 하게 되는 경우에 대해 직설적으로 말했다. "당신이 사활을 걸었을 때 저지르는 실패는 백일하에 공개된다.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순간적인 퇴각이나 차질을 관객들이 눈치챈다면, 즉각적인 전략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비상용 비책라고 부르는 이러한 전략은 계획에 없던 상황을 통제하고 재빨리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공중곡예사의 안전그물처럼 비상용 히든카드는 즉각적으로 그 행동을 살려낼 방법이 없을 때조차 우리들의 생존을 보장해준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마술사들은 이런 교훈이 늘 몸에 배어 있었을 것이다.

 

 

설득을 위해 마술의 힘을 사용하라

 

우리들은 대체로 마술사들은 사람들의 눈과 인식을 속이는 것만을 연구한다고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미스디렉션의 효과 발휘를 위해서 누구보다도 철저한 준비를 한다. 즉 마술사들은 관중의 마음을 의도한 대로 사로잡는 설득의 고수들인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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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 평범한 대한민국 여자가 유럽에서 일으킨 기적
켈리 최 지음 / 다산3.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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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마트와 협약하여 초밥 도시락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7년 만에 유럽 10개국에 700여 개의 매장을 열었다. 며칠에 하나 꼴로 새로룬 매장이 계속 생겨난 셈이다. 6년째인 2016년에는 연매출 4천억 원을 올렸고, 이 책을 쓰고 있는 2017년에는 5천억 원을 넘길 전망이다. 파리시의 벤처기업 프로그램에서 지원 대상이 된 수십여 개 회사 중 매출액과 직원 수, 성장 속도 면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해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런 성과 덕에 2015년에는 프랑스의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교재에 나의 회사인 켈리델리와 내 이야기가 성공 사례로 실리기도 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켈리델리의 성공 스토리

 

저자 켈리 최는 유럽 10개국에서 매장이 며칠에 한 개씩 만들어지고, 창업 7년 만에 연매출 5천억 원이라는 고속 성장을 이룬 글로벌 기업, 켈리델리의 창업자이자 회장이다. 현재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성공을 이룬 여성 사업가로 살아가고 있지만, 수년 전 첫 사업의 실패로 10억 원의 빚더미에 앉아 후배와 만난 자리에서 '저 커피값은 누가 내는 거지?'를 고민했을 만큼 힘겨운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무일푼으로 인생 제2막을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2년간 할 수 있는 모든 준비와 공부는 다 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사업 공부에 매진하며 세운 회사, 켈리델리는 2017년 현재 유럽 10개국에 70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으며,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혁신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그녀는 '행복'을 1순위로 삼고 이를 기업문화에도 적용하여 자신과 가족뿐 아니라 직원, 가맹점주, 파트너사, 고객, 나아가 전 인류까지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을 늘 고민하며 이를 실천하고 있다.

 

 

 

 

2년간 마트 직원보다 더 자주 마트로 출근했다

 

누군가가 저자에게 "지금 다시 첫 사업을 하던 때로 돌아간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라고 묻는다면, 그녀는 주저없이 가장 먼저 '공부'를 할 것이라고 답하겠다고 한다. 사장에게는 사장에게 맞는 공부가 있다. 그녀는 켈리델리를 시작하기 전에 10억의 빚, 실패자라는 낙인에 억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끔찍한 과거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로 굳게 마음먹었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철저히 준비하는 데 열과 성을 다했다.

 

그렇게 대략 2년에 걸쳐 철저히 시장 조사를 하고 차별화 방안과 전략을 세웠다. 당시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나는 요식업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유통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었다. 심지어 초밥을 만들 줄도 몰랐다. 게다가 경영자로서의 소양도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었기에 2년이라는 준비 기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날, 센강에서 나는 죽었다

 

주변에서도 큰돈을 벌어봤거나 높은 지위에 올랐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 중에는 기회가 와도 잡지 않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자신을 한 칸 내려놓는다고 해서 큰일이 나기는커녕 오히려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자신을 계속해서 불행에 빠뜨리는 선택을 한다. 어차피 과거의 부귀영화는 지금 당장 돌아오지 않는다.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의 내가 아닌 현재의 나를 정확히 볼 수 있어야 하고, 나를 한 칸만 더 내려놓고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기준 없는 사업은 모르는 사람과 하는 결혼과 같다

 

사업은 '결혼'과 닮은 점이 많다. 자기 자신과 잘 맞는 배우자와 결혼해야 행복하게 잘살 수 있는 것처럼, 자신에게 맞는 사업을 해야 즐겁게 일하면서도 성과도 올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결혼할 상대를 찾을 때 남의 말만 듣거나 무턱대고 다른 사람을 따라 하면 안 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내 사업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도움을 받는 유일한 방법은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사업 준비를 하다 보면 도움을 요청해야 할 일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 그러나 많은 사업가가 초창기에 다른 사람에게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해 좋은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도 실패하기도 한다. 이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을 내밀어야 물에 빠진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행운이 생기는 법이다.

 

 

 

 

행동에 나서라, 그러면 기적이 찾아온다

 

당신이 어디에 있건, 어떤 학교를 나왔건, 나이가 몇 살이건, 어떤 일을 하고 있건 누구나 꿈을 꿀 권리가 있고, 기적과 만날 자격 이 있다. 기적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돈이 없어서, 나이가 많아서, 시작이 부족해서, 여자라서 등등 이는 결코 이유가 되지 않는다. 프랑스 경영대학원 교재에 혁신적 경영 사례로 실린 저자의 성공을 통해 우리들은 뜨거운 가슴을 느끼게 된다. 자, 이젠 우리 모두의 차례다. 자신만의 미라클 여정에 나서보자. 특히, 청춘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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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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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존 문명의 보존에 열을 올리는 사이, 스마트폰 문명의 놀라운 혁신성을 이용해 신문명을 창조한 새로운 종족이 미국 대륙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10년 만에 이 새로운 문명은 전 세계로 확산되며 인류 문명 교체를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종족이 바로 '포노 사피엔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스마트폰 신인류 시대가 도래하다

 

이 책의 저자 최재붕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이자 비즈모델 디자이너이다. '문명을 읽는 공학자'로서 비즈니스 모델 디자인과 기계공학의 융합, 인문학 바탕의 동물행동학과 기계공학의 융합 등 학문 간 경계를 뛰어넘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4차 산업혁명 권위자이다.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워털루대학교에서 기계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마쳤다.

그는 IT기술 발전을 이끄는 엔지니어로 활동하던 중, 2005년 최재천 교수와의 융합디자인 공동연구를 계기로 ‘인류의 진화’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되었다. 이는 어떤 기술이 성공하고, 어떤 기술이 실패하는지에 대한 그의 오랜 고민에 답을 주었다. 그 이후 디지털 기술로 인한 많은 변화를 '사람의 본질', '사람 중심'으로 접근하는 공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진화론, 심리학, 디자인, 인문학 등을 인류의 진화에 접목하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이 인류에게 가져온 변화가 매우 급격하고 충격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모든 현상을 분석하게 되었다.

 

2014년부터 기업, 정부기관, 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과 포노 사피엔스'에 관한 강연을 1,200회 이상 해오면서, 새로운 인류 문명이 일으키고 있는 혁명적 변화와 실상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당면한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또 한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세바시' 등의 TV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늘려가며, '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위기보다는 기회를 볼 수 있도록, 혼란스러움보다는 현명함을 지니고 살아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포노 사피엔스, 신인류의 탄생)에서는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인류의 탄생 기원과 포노 사피엔스가 만들고 있는 새로운 문명에 대해 정리했다. 제2장(새로운 문명, '열광'으로 향한다)에서는 포노 사피엔스들의 변화가 만들어낸 시장의 변화를 각 분야별로 분석했다. 제3장(온디맨드, 비즈니스를 갈아엎다)에서는 포노 사피엔스 문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을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제4장(지금까지 없던 인류가 온다)에서는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에 관해 기술했다.

 

 

 

 

신인류의 탄생

 

2015년 3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스마트폰의 행성'이란 기사를 통해 '포노 사피엔스'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즉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새로운 인류 문명의 시대가 왔음을 거론한 것이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당장 이 책을 덮고 다른 일로 갈아탈 것을 제안한다. 지혜가 있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사피엔스에 비유해 <이코노미스트>는 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을 '포노 사피엔스'라고 명명했던 것이다. 

 

2007년, 청바지를 입은 스티브 잡스'아이폰'을 들고나와 소비자들에게 프레젠테이션할 때만 해도 이런 변화가 닥칠 것이라고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스티브 잡스 본인도 이런 빠른 속도를 감히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 10년 사이에, 전 인류의 생활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부를 만한 급변을 맞이하고 있다. 즉 일상 자체가 이미 혁명이다. 예를 들어, 요듬 우리들은 은행가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대부분의 은행 업무는 스마트폰으로 해결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통도 마찬가지다. 굳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매장까지 가지 않더라도 모바일 쇼핑이 가능하기에 말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소비 행동의 패턴이 바뀐 탓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40퍼센트에 해당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는 모두 포노 사피엔스에 속한다. 여기엔 사용 수준에 따라 등급이 있다. 단순히 전화기 사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레벨1에서부터 스마트폰으로 은행업무나 일정 관리, 게임과 SNS를 즐기는 레벨5, 나아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레벨10까지로 분류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일생

 

스마트폰의 대명사 아이폰은 소위 다문화 가정의 출생아다. 이들의 탄생에서부터 소멸될 때까지의 일생을 살펴보자.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에서 디자인을 통해 탄생한 아이폰은 세계 수백 곳에서 제작한 부품을 중국, 베트남 등에서 조립하여 항공기를 타고 이동한다. 이 단계가 청소년기인 셈이다. 이후 유저들의 손에 넘어가서 메신저, SNS, 뉴스검색 등을 수행한다. 이 때가 청년기인 데, 한국인들은 하루 평균 329분 동안 사용한다고 알려진다.

 

대체로 아이폰은 2.92년을 사용하면 장년기에 접어들고 중고폰 시장에 진출하거나 중고폰을 사용하는 지역으로 수출된다. 최종적으로 더 이상 사용이 곤란한 노년기에 들면 주요 부품인 디스플레이, 메모리칩, 카메라 등은 재활용되고 금, 구리, 마그네슘 등은 제련소로 향해 소위 장기기증을 하면서 생을 마친다. 이는 디지털 기기로서의 스마트폰을 살펴본 것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산업 지도의 변화라는 기적을 만들어내는 활용되었다는 점이 매우 의미있는 통찰이다. 결국 이 기적은 사람이 만든 것이다. 바로 이 책이 언급하는 '포노 사피엔스'이다.  

 

 

불편해도 재미있으면 선택한다

 

우버의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은 P2P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회사를 차렸다. 창업 10년만에 겨우 작은 성공을 거둔 그는 그 자금으로 아주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게임방식으로 택시회사를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 회사는 곧 망할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상식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단 하나의 성공 요인도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택시 서비스는 장장 100년이 넘게 큰 변화 없이 지속될 정도로 너무나 간단하고 편리해서 개선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손만 들면 탈 수 있고, 미터기에 나온 숫자에 따라 요금만 지불하면 되는 서비스였다.

 

그런데, 우버는 아주 미묘한 차이를 경쟁력으로 강조하기에 게임 같은 즐거움을 주는 자신들의 방식이 결국엔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들이 강조한 게임의 경험이란 도대체 뭘까? 우버는 서버에 샌프란시스코의 디지털 맵을 올려 '게임판'으로 사용한다. '택시를 타고 싶은 게임 참여자'들은 앱을 다운받아 가고 싶은 위치를 표시한다. 이때 게임판 위에 버튼이 올라온다. '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게임 참여자'는 이 버튼을 눌러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 용어로는 '득템'이 된다.

 

게임이 시작되면 내비게이션이 켜진다. 내비를 보고 있으면 뇌는 게임으로 인지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손님을 만나러 간다. 마치 게임을 하는 기분으로 말이다. 우버를 부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벼운 마음으로 차에 올라 게임하는 마음으로 대화하며 목적지로 간다. 이들은 아이폰 사용자들이다. 당시 아이폰 사용자는 새로운 문명에 대한 호기심과 즐거움에 가득 찬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대화도, 차를 타는 방식도 모두 새롭고 신선하다. 목적지가 어디인지 굳이 얘기할 필요도 없다. 게임하듯 내비만 따라가면 되니까. 목적지에 도착하면 요금도 내지 않는다. 게임 안에서의 결제는 게임기가 알아서 해준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저 GG(Good Game) 하는 마음으로 내리면 된다. 우버가 물어본다. 이 기사님은 친절했느냐고. 거기에 대답만 해주면 그뿐이다. 달랑 이 차이이다. 이 경험이 너무 재밌기 때문에 사람들이 택시대신 우버를 탈 거라고 자신한 것이다. 진짜 그랬을까? 놀랍게도 '달랑 이 차이'가 소비자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너도나도 우버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CD가 필요한 소비자는 떠나주세요

 

2017년까지 완료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구조조정 방향은 명백하다. 우선, 오프라인 영업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조직을 크게 확대했다. 요즘 판매되는 노트북에는 CD 리더기 자체가 없다. 그러니 CD를 판매하러 다니는 영업 조직을 해체하는 건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섭다. '나는 인터넷도 사용할 줄 모르지만 컴퓨터는 써야겠으니 윈도우와 MS오피스 CD를 달라'는 소비자에게 이제 그만 떠나달라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니까.

 

이는 앞으로는 거대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모든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테니 소프트웨어 설치부터 업그레이드, 요금 지불까지 인터넷 문명을 잘 아는 사람만 쓰라고 선언한 것과 같다. 쉽게 말해, '앞으로 우리는 포노 사피엔스만 상대하겠다'고 발표하고 그걸 실천했고 성공한 것이다. 이것이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 기업들에게 전하는 생존 전략이다.

 

 

GM, 무인택시에 투자하다

 

미국 제조업체의 상징이자 자동차 제조회사인 GM은 2016년 우버의 경쟁 기업인 리프트에 5억 달러(약 560억 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2017년 한국의 군산공장을 폐쇄해버렸다. 우리의 상식으로 보면 심각한 배신이다. 어마어마한 일자리가 날아가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중차대한 문제이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소비 변화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GM의 행보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지난 10년간 우버와 리프트의 성장으로 미국의 택시시장은 무려 1.5배 성장했다. 편리한 서비스에 매료된 소비자가 뜨겁게 반응하면서 만들어낸 변화임에도 이는 엉뚱하게도 자동차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차량 공유택시와 공유서비스에 익숙해진 미국의 10대와 20대가 차를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친환경 차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일반 자동차를 생산하는 GM의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다급해진 GM은 리프트에 거액을 투자해 2025년까지 무인택시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선언한다.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이제는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까지 이야기한 것으로, 생존의 전략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롤드컵, 올림픽의 8배 시장효과

 

2017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월드컵챔피언십) 결승전. 우리나라의 SKT T1팀과 삼성 갤럭시 팀이 맞붙은 이 경기의 시청자 수는 몇 명이었을까? 온라인으로만 방송되었던 이 게임의 시청자수는 무려 8천만 명에 달했다. 세계 스포츠 시장에서 하나의 이벤트로 8천만 명의 시청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종목은 그리 흔하지 않다.

 

전 세계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고 불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시청자 수도 천만 명에 불과했으니 충분히 비교될 것이다. 숫자로 보자면 게임산업은 이미 엄청난 스포츠산업으로 성장했다. 북미에서는 시장 규모로 추산할 때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중 하나인 아이스하키를 이미 넘어섰다고 말한다. 그만큼 e-스포츠는 전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가 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제 포노 사피엔스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게임을 전자오락이라고 폄훼하는 베이비붐세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패스트 팔로워 전략

 

지금껏 한국 경제가 제조기술을 발전시킨 전략은 바로 패스트 팔로워였다. 늘 선진국의 케이스를 벤치마킹한 모델이었고, 이보다 좀 더 나은 스펙을 구축할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굳이 위험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만드는 도전에 나설 필요성이 없었다. 창조적 도전은 대부분 실패로 결론이 났으므로 한국 경제엔 이런 방식이 맞지 않는 옷이라고 치부해버렸다. 하지만 이젠 소비의 방식이 달라졌다. 광고 기반의 소비는 급격히 줄어들고 팬덤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다. 이젠 상품의 기획부터 유통까지 새로운 소비 시스템에 맞춰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제조 선진국인 독일과 일본에서는 인더스트리4.0을 통해 제조의 자동화와 지능화를 추진 중이다. 스마트팩토리는 대표적인 제조 혁신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독일의 아디다스는 스마트팩토리의 상징으로 불리는 새로운 개념의 신발공장 '스피드팩토리'를 독일에 세우고 시범 생산을 시작했는데, 이 공장은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소비 개념에 맞춰 온디맨드 생산을 실현한 사례이다.

 

온디맨드란 모바일과 같은 정보통신기술 인프라를 이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경제 활동을 말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음악도 듣고 싶은 때 언제든 스트리밍앱이나 유튜브를 틀어 듣는다. 영화도 폰으로 보고, 옷과 신발도 디지털 플랫폼에서 원하면 언제든 구매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온디맨드 활동인 것이다.

 

 

 

 

혁명의 시대, 결국 답은 '사람'이다

 

한국은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디지털 대국으로 성장했다. 즉 스마트폰, 컴퓨터, TV를 비롯한 가전제품 등을 자국에서 직접 생산하여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세계 몇 안 되는 국가 중의 하나이다. 지정학적인 취약으로 지하자원이 부족하고 인구대국도 아닌 반도의 작은 나라가 동족 상잔 전쟁을 거치면서 국토가 황폐화된 비극을 딛고 선진국의 대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람' 때문이었다. 지구촌 경제에 닥친 포노 사피엔스 시대는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차 혁명시대의 방향에 대해 궁금증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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