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그레이 -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어른을 위한 안티에이징 라이프 플랜
지성언 지음 / 라온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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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행복한 미래를 위해 은퇴를 바라보고 대비하는 우리의 시각부터 바뀌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는 불편한 진실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 인생 2막 계획도 다시 세워야 한다. 이 책이 지금 인생 전반전을 열심히 뛰고 있는 사람, 중간 휴식 중인 사람, 이제 막 후반전을 뛰려는 사람 모두에게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당신의 인생 2막이 1막보다 훨씬 아름답고 멋진 클라이맥스가 되길 바란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인생 2막을 이전보다 멋지게

 

이 책의 저자 지성언은 30년 넘게 중국권에서 주재원과 법인장을 지낸 대표적 1세대 중국통이다. '인민망'이 기획한 개혁개방 40주년 기념 <나와 중국이야기> 프로젝트 첫 번째 주자로 발탁되어 그의 유창한 중국어가 중국 본토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중국어 교육기업 (주)차이나다에 영입되어 '교육가'로 변신한 그는 신개념 중국어놀이터 '차이나탄캠프'를 론칭, 2년 만에 7개의 캠프를 오픈하는 등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중화TV <위클리 차이나우> 패널로도 출연함과 동시에 대학생과 기업인들을 상대로 '중국특강'을 진행 중이며, 네이버 중국판에 <온주상인으로부터 배우는 창업생태계> 등의 글을 올리며 '기고가'로도 활약 중이다. 또 소문난 패셔니스타인 그는 이미 중국에서 TV광고와 화보모델로도 데 뷔한 전문모델이기도 하다. 'GREAT GREY'라는 이름으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하여 세대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면서 끊임없는 변신과 새로운 도전을 통해 인생 2막을 개척하고 있다.

 

2000년 전후에 스티브 오스태드 박사가 "20세기에 태어난 사람 중에서 150세까지 사는 사람이 올 것이다"라는 주장을 할 당시만 해도 인간의 자연수명은 120세 전후가 한계라는 게 다수설이었다. 2009년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의 '텔로미어' 발견으로 노화와 암의 결정 요인을 밝혀냄으로써 오스태드 박사의 150세 수명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인간의 게놈과 뇌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맞춤형 유전체 치료 등이 급속히 보급될 뿐 아니라 새로운 의약품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인간수명이 늘어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평생직장은 천연기념물이다

 

과거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해 회사에 취직하면 특별히 사고 치지 않는 한 두발이 허연 머리카락으로 변하는 그날, 즉 정년까지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한창 국가 경제가 재건이라는 빅 이슈로 인해 신입과 경력, 중견직 등을 가리지 않고  취업이 비교적 용이했다. 지금에 비하면 입사생을 선발하는 기회도 잦았고 그리고 많았다. 그래서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통했다.

 

저자도 그런 환경의 수혜자였으며, 첫 직장은 LG였다. 당연히 마지막도 이곳에서 장식할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런 믿음이 그의 뒤통수를 쳤다. 말년에 퇴직 통보를 받은 것이다. 스스로 대체불가능한 중국통 인재라고 믿었던 터라, 자신의 근속이 여기서 마감하리라곤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가 한밤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었다. 회사 이사회는 중국지역 실적 부진을 이유로 그를 해고한 것이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지 상무님의 임기 연장을 불허했습니다"  

 

 

솔직히 그는 LG를 그만두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절벽으로 떨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새로운 문이 열렸다. 나이가 들고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 날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찾아 온다. 따라서 현재 근무 중인 직장에서 '세월아네월아 타령'을 하지 말고 미리 자신의 전문 분야에 전문가적 소양을 갖추어놓는다면 회사의 일방적인 '깜짝 해직 통보'를 받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회사는 향후 몇 년간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통쾌한 마음까지 들 것이다.

 

 

자기만의 철학과 주제가 필요하다

 

인생 2막은 서든데스 경기 방식을 따른다. 즉 연장전에 들어갔으므로 어느 팀이 한 골을 먼저 넣으면 곧바로 '게임 오버'가 된다. 진 팀은 억울할지 몰라도 더 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특징을 지녔다. 어찌 보면 '올 오어 나씽' 게임과 유사하다. 따라서 인생 2막의 하루하루는 매우 소중하다. 헛되게 보낼 수 없는 '골든 타임'이다.  

인생 1막에선 그저 연기하는 배우면 충분하다. 그러나 2막부터는 배우 역할은 물론이고 극본도 쓰고 연출까지도 직접 해야 한다. 더구나 결말이 정해져 있지도 않다. 현실에선 이런 연극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생 연극의 2막은 다르다. 직접 대본을 쓰고, 직접 연출하고, 연기까지 하지만 언제 막이 내릴지, 어떻게 결말이 날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언제 막이 끝나더라도 후회 없는 피날레가 되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꼰대 방지 5계명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내가 바꿀 수 잇는 사람은 없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말하지 말고 들어라, 답하지 말고 물어라

존경은 권리가 아니라 성취다 

"몸은 늙어도 생각은 늙으면 안 된다. 일부러라도 젊은 친구들을 만들고 만나라"

 

 

인생 2막- 돈만 벌기 위한 일은 피했다

 

저자는 LG 패션 상하이법인장을 끝으로 대기업 금수저 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그는 상하이 현지에서 미국계 여성복 브랜드 업체에 스카우트되어 또 다시 금수저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말하자면 미국산 금수저였던 셈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생활을 청산했다. 한국으로 귀국해서 차이나다(중국어 교육기업)라는 작은 스타트업 회사에 들어갔다. 더 이상 돈만 벌기 위한 일은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나, 아직 쓸 만하다"

 

현재 그는 차이나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데, 다른 공동대표는 37세의 창업자이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마음속으로 위의 주문을 외친다. 말하자면 나만의 의식이자 자기 최면이다. 이런 의례가 고스란히 행동에도 반영되어, 차이나탄캠프 1호점을 오픈한 지 2년이 채 안 된 지금 서울에만 벌써 6호점까지, 이어서 판교에 7호점을 개설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아직도 창조성 경주는 자식뻘 되는 젊은이들에게도 지지 않는다.

 

 

외모의 완성은 성공의 지름길이다 


"나이 들수록 외모가 경쟁력이다"

 

지하철을 타고 주위를 둘러보라. 젊은 사람과 노인의 외모는 확연히 다름을 느낄 수 있다. 피부의 탄력과 윤기에서 차이가 확 드러난다. 얼마전 허리가 너무 아파서 평소 이용하지 않는 지하철의 경노석에 앉아 목적지인 서울 강남의 약속장소로 갔다. 자연스럽게 내 손이 코로 향했다. 냄새가 매우 역겨웠다. 소위 '홀아비' 냄새였다. 결국 이를 커버하려면 자주 씻고 화장품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당연히 경제적 비용이 소요된다.

 

그렇다. 나이가 들면 분명히 외모가 형편 없어진다. 그렇다고 이런 생리적 변화를 도저히 거부할 순 없는 일이다. 슬픈 일이다. 생물학적 노화와 퇴보는 불가피한 숙명이다. 따라서 외모 경쟁력은 불가피하게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스스로의 내면을 바꾸기 위한 노력과 훈련이 요구된다. 내적 충실함이 결국엔 진정한 외모 경쟁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인생 후반전에서까지 승리를 위해 경쟁하고 애써야 할까? 그럼에도 굳이 승리자를 가려야 한다면 결국 오래 살아남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다양한 약과 병원 신세로 겨우 연명하는 장수라면 그리 의미가 없다. 건강한 장수자가 되어야 한다. 비록 돈이 많은 부자라 할지라도 휠체어 없이는 거동을 못한다면 조금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인생 2막의 승리는 바로 건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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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이제는 콘텐츠다 - ‘장사의 神’ 김유진의
김유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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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고객들이 다 알아주겠지. 걱정 마"
아니, 여러분은 걱정해야만 한다. 여러분이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 고객들은 눈길 한번 주지 않을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미안할 것도 없다. 세상에 널리고 널린 그 무딘 자극들 속에서 전혀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망설일 틈이 없다. 머뭇거리는 사이 경쟁자의 칼날이 고객을 자극한다. 그리고 반응을 얻어간다. - '프롤로그' 중에서

 

 

콘텐츠 없이 장사 하겠다구요?

 

책의 저자 김유진은 1994년부터 25년간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해왔고, 15년간 외식업체 컨설팅 및 자문 위원으로 전국을 누비며 1,000여 곳의 외식업체, 300만 명의 관련 종사자들에게 성공 노하우를 전수해왔다. 국립중앙박물관 식음료 총괄 컨설턴트를 지냈으며, 〈찾아라! 맛있는 TV〉, 〈이영돈의 먹거리 X 파일〉, 〈생생정보통〉, 〈굿모닝 대한민국〉등에서 검증단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그가 2016년에 출간한 베스트셀러 <장사는 전략이다>는 전국 외식업 종사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침체되어 있는 외식산업에 신선하고 자극적인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 현재 '장전 김유진 아카데미'(서울, 대전, 대구, 광주)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이 지원하는 자영업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 '신한소호 사관학교''성공 두드림 아카데미'에서 대표 강사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이제는 '장사 좀 한다는 사장님들'의 장사 전략 교과서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장사는 전략이다>, 오감을 자극하는 메뉴와 기발한 홍보 아이디어, 남들이 하지 않는 서비스를 과감하게 실행하는 고수들을 찾아 소개한 <한국형 장사의 神> 등이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가게들이 생멸生滅한다. 그만큼 장사는 레드오션이다.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사이, 라이벌은 기술 점수, 예술 점수, 감동 점수 등 마구마구 득점을 이어갈 것이다. 상대적으로 우리들은 또 그만큼 뒤처진다. 저자가 이 책에서 디테일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들의 매장과 비즈니스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부품과 단계에서 디테일이 살아야 한다. 시퍼래진 칼날 같은 차별화를 갖추지 못하면 고객의 뇌에서 사라지고 만다. 날카롭고 예리해서 딱 한 번 찔리는 것만으로 "어이쿠!", "와우!", "으악!" 등의 감탄사와 비명이 나올 수 있도록 무시무시한 자극을 만들자. 

 

 

 

 

온도는 향香과 직결된다

 

저자가 가르치는 수업 때마다 늘 강조하는 사진이 있다. 겨울철 신메뉴로 개발한 요리 사진에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이나 연기가 없다. 심각한 문제를 넘어 그냥 넘기면 절대로 안 되는 생사가 달린 문제다. 온도를 체감할 수 없는 이미지는 고객을 내쫓는다. 아니, 아예 내 집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으름장을 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기서 연기나 김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그렇다. 바로 온도다. 

 

그런데 이미지에서 온도를 느낄 수 없다면? 그것도 음식 사진에서 온도를 느낄 수 없다면 뇌는 이에 관심을 두지도 거래하려 들지도 않는다. 당연히 구매를 지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수업 시간마다 강조하는 것이 '제발 사진에서 온도를 보여주세요'다. 뜨끈뜨끈한 당면이 들어 있다면 그 장면에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와야 마땅하다. 불고기, 갈비, 빈대떡 다 마찬가지다. 전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온도는 향과 직결된다. 즉 음식의 온도를 보여주어야 고객이 향을 느낄 수 있다. 아래 두 사진은 분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어느 쪽 사진에서 음식의 향기가 느껴지는가? 그렇다. 시각적으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장면에서 우리들은 그 향내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온도가 없으면 향이 없고, 향이 없으면 맛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밥 말고 콘텐츠를 팔아라

 

맛이 전부가 아니다. 맛은 기본이고 그 밖의 모든 상징이나 콘텐츠로 기억된다. 상호는 정확히 기억 못하지만, "왜 거기 있잖아. 시장통 골목 안의 곱창전골 파는 집~!" 이랬던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맛으로 기억된다면 "왜 거기 있잖아. 곱이 유난히 고소하고 국물이 칼칼하고 진득했던 전골집~!"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 실제로 식당을 기억하는 데 미각은 아주 일부만 영향을 미친다. 그보다는 현관 앞의 커다란 조형물, 유난히 친절했던 발렛파킹 직원, 대기실에 놓인 게임기, 긴 생머리의 여주인장, 샹들리에가 번쩍이는 룸, 벽에 붙은 수족관, 등받이가 높은 소파, 12가지 반찬, 찬합에 내주는 장아찌와 젓갈, 직원들이 허리에 찬 집게와 가위, 불판의 온도를 재는 레이저 온도계 등이 더 깊이 각인된다. 콘텐츠다.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밥을 팔지 말고 콘텐츠를 팝시다"

 

콘텐츠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자신의 가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바로 콘텐츠다. 이걸 표현하는 데 나만의 스타일이나 색깔을 입히면 금상첨화다. 무도 그냥 무가 아니다. 우량아처럼 통통한 무, 육수를 만드는 정수기, 새로 바꾼 사각접시, 비오는 날 매장 앞의 가로수, 에어컨 청소, 직원 회식, 만석, 대기 등등.

 

자신의 가게가 다른 집보다 우월하다는 걸 은연중에 쓱 내비치고 싶은데 경쟁자와 똑같아서는 아무런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나의 가게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에 나의 생각과 색깔을 입히자. 이것이 바로 콘셉트이고 곧 콘텐츠다. 가게를 찾을 모든 고객과 소비자들에게 자신있게 드러내고자 하는 자신만의 생각이 콘텐츠에 담기는 것이다.

 

 

나만의 최초를 만들어라

 

고객은 2등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최초를 만들어내면 1등하기 쉽다. 흔하지 않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면 고객들은 이런 기억을 오래 간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같은 메뉴임에도 원조를 찾는 게 아닐까. 소비자들은 어떤 메뉴를 먹고서 대금을 지급할 때 조금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자신의 선택에 후회감이 생기지 않으므로 추후 기회가 되면 또 다시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더블 테크+넘버+플레이팅'을 조합한다면 또 다른 원조를 충분히 만드러낼 수 있다고 권한다. 더블 테크란 말 그대로 두 가지 이상의 기술을 의미한다. 냄비를 사더라도 홑 바닥보다는 이중 바닥을 선호하고, 면도기를 고를 때도 홑 날보다는 이중 날, 삼중 날을 선택하고, 유산균도 장까지 무사히 도달하도록 이중 코팅된 것을 사는 것처럼 말이다. 

 

고갯을 설득하는데 가장 강력한 무기는 숫자다. 이 숫자는 크면 클수록 디테일하면 디테일할수록 파워가 세진다. 예를 들어, 3분 카레, 60년 전통 평양냉면, 매일 새벽 4시 반에 끓이는 육수 등은 괜히 폼 잡으려고 동원하는 숫자가 아니다. 이 숫자는 뇌에 기준점을 잡아준다는 사실이다. 매일 새벽 4시 반에 끓이는 육수에 고객은 깊은 관심과 호기심을 갖게 된다. 마지막으로 '플레이팅'은 음식을 담는 그릇을 뜻한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우린 이미 이를 알고 있다.

 

 

짜장면 위에 복어튀김 

 

 

진정한 친절

 

"친절은 남의 고통을 없애주는 일이다"
인간이 느끼는 고통은 여러 가지다.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모두 고통을 느낀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통은 후회다. 잘못된 선택의 순간을 떠올리면 자기 허벅지를 100번쯤 꼬집고 싶을 정도로 아파진다. 후회 말고도 크게 고통을 느끼는 또 하나의 순간은 내가 가진 돈을 지불할 때다. 입이 쓰다. 뇌가 오그라드는 것 같다. 그래서 신용카드를 만든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불에는 고통이 따른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신체적 아픔에 반응하는 뇌 부위가 현찰을 지불할 때도 똑같이 반응한다고 한다. 이처럼 돈을 지불하는 행위만으로도 고통을 느끼는데 손해까지 봤다면? 고객은 다 안다. 이전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내가 지불하는 금액이 합당한지를 매 순간 의심한다. 그리고 확인한다. 옆집은 커피를 시키면 수제 쿠키를 내주는데 내 집에서는 그런 서비스가 없다? 그럼 2배쯤 아파진다. 지난번 회식했던 고깃집에서는 다음 날 감사하다고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보내왔는데 내 집에서는 입을 싹 씻는다? 경쟁자들은 마일리지도 적립해주는데 우리는 카운터에서 누룽지 사탕으로 때운다? 아, 이러면 심각해진다. 고통 정도가 아니라 고객의 뇌에서 쥐가 날지도 모를 일이다.

 

 

전략을 디테일하게 짜면 고객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후회하지도 않고, 무척이나 친절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후 당연하게 재구매를 위해 가게를 찾게 된다. 그렇다. 이제는 고객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없이 보여줄 그런 장치들을 모두 찾아보자. 인사말, 일회용 앞치마, 생수병, 2개의 숟가락, 시그니처 메뉴 등은 기본이고, 어떤 재료로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

 

 

'왜'라고 세 번 물어라

 

첫째, "왜 매출이 오르지 않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전 단계를 뒤져야 찾을 수 있다.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하게 "맛이 없어서", "불친절해서", "꼭 가야 할 이유가 없어서" 등 이런 식은 곤란하다.


매출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손님이 없어서'다. 손님이 주기적으로 오면 웬만해선 매출이 줄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손님이 오지 않을까?" 두 번째 '왜'가 시작된다. 왜? 도대체 왜? 다른 집에 비해서 혜택을 주지 못하니까. 무슨 혜택? 고객은 같은 가격이면 권위나 서비스, 친절, 푸짐함, 분위기, 마일리지 등으로 가득 찬 집을 선택한다. 시간과 돈을 낭비해가면서까지 어설픈 주인장을 응원하러 갈 여유가 고객에게는 없다.


반복한다. 고객은 아마추어에게 너그럽지 못하다. 그렇다면 "왜 우리 집은 고객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는 것일까?" 세 번째 '왜'다. 고객이 원하는 것도 모르고, 또 겉으로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끊임없이 계산하기 때문이다. 대출금, 임대료, 보증금, 식재료, 인건비… 그러니 도저히 새롭고, 놀랍고, 다시 찾을 재미를 줄 수 있는 무기를 더 내놓을 수 없는 것이다. 칼국수나 곰탕에는 김치 두 종류, 백반에는 6~7찬, 삼겹살집에서는 고기, 상추, 명이, 파절이, 찌개, 젓갈. 이것보다 더 주고 싶지만 뇌에서 말린다. 그러다 큰일 난다고. 헌데 이 녀석이 다른 매장에 가면 180도 바뀐다.


"아이고 달랑 김치만 주고 말어? 청계산 가보니 보리밥도 내주던데. 열무김치랑 비벼먹으라고"


당연한 거 아니냐고? 남들도 다 나처럼 준다고? 그러니 3년 안에 85%가 문을 닫는 것이다. 이제는 당연한 걸 지킬 때가 아니다.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야 할 타이밍이 왔다. 고객들이 지불하는 금액보다 작은 가치를 돌려드리면 당신은 반드시 머릿속에서 하얗게 지워진다. 굳이 당신의 식당이 아니어도 갈 곳은 차고 넘치니까.

 

 

일상이 콘텐츠다

 

요즈음 TV를 켜면 요리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매우 높아졌다. 왜냐하면 이들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상당히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현 위치를 고수하겠다고 사일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현상 유지도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은 자극에 반응한다. 그래서 저자는 비가 올 것처럼 흐린 날엔 김치전 부치는 동영상이라고 올리라고 주문한다. 일상의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하는 장사는 분명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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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형민우 초한지 10 : 최후의 결전 - 완결 이문열 형민우 초한지 10
이문열 원작, 형민우 각색.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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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는 진나라 말 천하를 두고 패권을 다툰 항우와 유방 두 영웅호걸의 이야기로, 후세의 사람들은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영웅의 활약상 속에서 지혜와 용기, 기개와 신념, 리더십 같은 인간의 선의적善意的 가치를 교훈 삼아 왔습니다. 이는 제가 <초한지>를 집필할 때 가장 염두에 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에 저는 동양 최고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사기>를 원전으로 하여 역사적 사실에 입각하면서도 소설적 재미도 놓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저만의 초한지를 새로 집필하였습니다. - '작가의 말'

 

 

누가 천하의 주인이 되는가?

 

책의 저자 이문열은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북 영양 등지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사람의 아들>, <젊은날의 초상>, <황제를 위하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시인>, <호모 엑세쿠탄스>, 평역소설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 등이 있다. 오늘의 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미국, 프랑스 등 전 세계 20여 개국 1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고 있다. 2015년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그림을 그린 형민우는 1993년 단편 <치씨부임기>로 데뷔한 이래 독특한 작품 세계와 화풍으로 우리 만화의 해외 수출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프리스트>, <태왕북벌기>, <고스트페이스>, <무신전쟁>, <삼별초> 등이 있다. 이 중 <프리스트>는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져 중국 등에 수출되었고,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한국 최초의 그래픽 노블 <고스트페이스>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미국 등에 판권이 판매되었다. 1999년 대한민국 만화문화대상 출판부문 신인상, 2002년 오늘의 우리만화상 등을 수상했다.

 

초한지에는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초한지의 주인공은 항우와 유방이라는 두 사람의 영웅으로 대표되는 작품이다. 이 책은 작가 이문열의 <초한지>를 만화가 형민우의 세밀한 북터치로 재탄생한 어린이와 청소년용 역사만화이다. 사실상 역사는 현재가 아닌 과거에 일어난 일이다. 그럼에도 지난 일이 현재에도 항상 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역사도서를 통해 과거의 일을 통렬하게 반성하고 나아가 밝은 미래를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성찰한다.

 

"역사는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 에드워드 핼릿 카, 영국 역사학자

 

이 책은 총 여섯 단락으로 구성되었는데, 주요 줄거리는 이렇게 요약된다. 항우는 진나라의 마지막 왕 자영에게 자결을 명령하고, 스스로 초나라 왕, 즉 '서초 패왕'의 자리에 등극한다. 이후 더욱 오만해진 항우는 유방과 장량의 사주를 받은 진평의 이간질에 속아 초나라 최고의 전략가 범증을 잃고 만다. 한편, 파촉 땅에서 한왕이 되어 한신을 대장군으로 삼아서 힘을 키운 유방은 마침내 당대 최고의 무장武將이라 불리는 항우와 천하 주인의 자리를 놓고 최후의 결전을 치른다. 최후의 승자는 이미 우리들 모두가 아는 바 그대로다.

 

 

 

 

갓 쓴 원숭이

 

사람행세를 제대로 못하는 사람을 '갓 쓴 원숭이'라고 폄하한다. 즉 겉은 번지러하게 치장했지만 그 속은 난폭하고 사려가 깊지 못해서 사람으로서의 행세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항우에게 잘 어울릴 줄이야. 유방과 함께 경쟁적으로 진나라의 수도 함양성을 제압한 항우는 고향으로 금의환향해서 새로운 초나라를 건설하겠다고 결심을 굳힌다.

 

이 때 한생이라는 이름의 서생이 나타나 항우에게 천하를 얻고자 한다면 귀향길에 오르지 말고 함양성을 거점으로 삼아 공포에 떨고 있는 민심을 위무慰撫하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하지만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임에도 항우는 이를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지 못했다. 그러자 이 서생은 물러나지 않고 항간엔 초나라 사람을 '갓 쓴 원숭이 같다'는 말이 떠돈다면서 이런 조롱을 입증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고 항우의 화를 돋구자 항우는 무자비하게도 이 서생을 끓는 물에 삶아 죽인다.

 

이후 항우는 초나라 재건의 상징으로 삼았던 초왕 웅심을 몰래 죽이도록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우연히 이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에 의해 이 사실이 백성들에게 알려지고 때문에 항우의 이같은 오만함과 잔인한 성품이 또 다시 세상에 알려진다. 마침내 항우는 스스로 왕위에 올라 '서초 패왕'이 된다. 그는 오직 강한 자가 권력을 손에 쥐고 국가를 통치하는 방식을 고집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초나라의 많은 인재들은 유방 진영으로 합류한다. 이때 항우의 숙부인 항백도 변절하여 유방에게 투항한다.

 

 

 

진평의 이간계

 

진평은 본디 항우 진영에 속했다. 이후 유방에게 투항한 후 밀명을 받고 초나라의 내분을 일으키는 역할을 맡는다. 숙부 항량이 죽은 후 항우는 책사 범증에 대한 불신이 점점 커져만 갔다. 그래서 중대한 결정도 항우 독단적으로 진행함에 따라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역이용한 진평의 이간계에 속아 항우는 범증을 다그치는, 즉 넘어선 안 되는 선을 넘고 말았다. 결국 초나라 최고의 전략가 범증 마저 항우 곁을 떠나고 만다.

 

이후 장량마저 복귀하자 유방은 그동안 군사훈련을 맡겼던 한신 대장군에게 초나라를 궤멸시키라는 출정명령을 내린다. 유방의 군세軍勢는 주변 제후국의 합류가 속속 이루어지면서 초나라를 충분히 압도할만 했다. 항우도 유방에 맞서고자 출정식을 갖는다. 그런데, 초나라 최고의 장수 종리매가 이미 물러난 범증의 말을 인용하면서 한신대장군을 너무 가볍게 보지 말고 한나라에 대한 책략을 다시 검토해 달라고 간언하자 항우는 종리매의 부대를 후방 수비로 좌천시키고 만다.

 

 

 

 

사면초가로 무너진 항우

 

장기판의 게임은 바로 초楚와 한漢의 싸움이다. 장기를 빌어 말하자면 항우는 이미 차와 포를 떼어놓고 유방과 결전을 벌이는 셈이다. 아무리 초군이 강하다 할지라도 초나라는 일인독재로 운용되는 시스템이기에 오직 항우만 돋보이는 나라였다. 전쟁이란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이 총집결되어 뛰어난 리더십으로 군을 움직여야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법이다. 이럴진대 과연 항우가 유방의 군대를 물리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길어진 원정 전쟁에 지친 초나라 군 진영에 초나라 노래가 울려퍼진다. 고향에 두고온 부모님과 처자식들이 당연히 그리워지는 법, 초나라 군대의 사기는 급하락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고사 '사면초가四面楚歌'이다. 결국 기원전 202년 유방은 한나라의 첫 번째 황제 고조로 등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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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이동 - 관계·제도·플랫폼을 넘어, 누구를 믿을 것인가
레이첼 보츠먼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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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결과는 역사상 가장 큰 '신뢰 이동' 현상이 나타났다는 첫 번째 증거다. 이제 신뢰와 영향력은 엘리트 집단과 전문가, 정부 당국보다는 가족과 친구, 동료, 심지어 낯선 사람 같은 '사람들'에게로 향한다. 개인이 기관보다 중요하고, 개별 고객이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브랜드를 정의하는 시대다. - '서론' 중에서

 

 

신뢰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레이첼 보츠먼은 세계적인 신뢰 전문가이자 옥스퍼드 대학교 사이드 경영대 학원 초빙교수로서, 세계 최초로 '공유경제'에 관한 MBA 과정과 '디지털 시대의 신뢰'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유능한 스토리텔러로서 크고 복잡한 아이디어들을 단순화시켜 다양한 청중에게 전달하고 있는데, 신뢰를 주제로 진행한 세 편의 TED 강연은 400만 회 이상, 29개 언어로 번역·재생되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액센츄어 등의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정부기관, 세계경제포럼 등에서 초청받는 연사 중에서도 호응도가 높은 전문가로 전문가로 손꼽힌다.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업 에델만은 17년간 매년 '신뢰도 지표 조사'를 실시해 28개국 3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각종 기관에 대한 신뢰 수준을 조사했다. 2017년 여론조사 결과의 제목은 의미심장하게도 '위기에 처한 신뢰'였다. 정부, 미디어, 기업, NGO 등 네 가지 주요기관에 대한 신뢰가 모두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도 신뢰의 형태가 변화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신뢰란 '믿음'이다. 그렇기에 그릇된 믿음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서커스를 구경하러 간 적이 있는가? 공중그네를 타는 곡예사들의 퍼포컨스를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서로가 내미는 손에 정확한 타이밍이 가미되지 않을 경우 곡예사는 공중에서 바닥으로 급추락할 수밖에 없어서다. 그렇다. 신뢰는 위험과 사촌지간이며, 우리들에게 확실성과 불확실성의 틈을 메워준다.

 

신뢰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연결해주는 다리橋다. 특히 신뢰라는 요소는 사회, 정치, 그리고 비즈니스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힘을 가진다. 왜냐하면, 신뢰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기에. 그렇다고 모두에게 통용되는 절대성을 가진 것은 아니고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왜냐하면 자신이 신뢰하는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모두에게 다 신뢰받는 인물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지금껏 소위 '오피니언 리더'에게 달렸지만 이젠 이름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로 넘어갔다. 또 방송이나 언론사의 기사보다 인터넷을 타고 유통되는 얼굴없는 실체인 SNS를 더 믿는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거나 지금도 진행 중인 암호화폐는 공인화폐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그 힘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처럼 신뢰의 형태가 변하면서 비즈니스의 지도 또한 크게 변하고 있다.

 

지금껏 낯선 곳으로 여행가거나 이동했을 때 숙박은 주로 호텔, 호스텔, 여관, 여인숙 등 이를 주된 영업으로 하는 곳을 이용했지만 지금은 에어비앤비라는 공유경제 플랫폼을 이용한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집에 묵도록 허용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에어비앤비의 현 기업가치가 310억 달러에 상당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음이 이를 입증한다.

 

나는 오늘도 카풀을 이용해서 출근길에 나섰다. 이용자들이 처음엔 서먹서먹했지만 지금은 가벼운 목례를 하는 사이가 되었다. 갈수록 인정이 메마르고 인간의 범죄가 기승을 부림에 따라 비록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을지라도 과거엔 모르는 사람의 승용차에 승차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는 바로 신뢰, 즉 믿음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카풀이 흔한 출퇴근용 교통수단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이렇게 신뢰는 이동 중이다.

 

중국엔 '관시'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그런데, 중국의 기업가 마윈은 관시 중심의 사회에 새로운 유형의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알리바바를 대성공으로 이끌었다. 즉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전자상거래를 할 때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상대방을 잘 모른다. 혹시 사기꾼을 만나지 않을까, 물건의 배송은 약속을 제대로 지킬까 등으로 인해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다. 그렇지만 알리바바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신뢰 도약을 만들어냈다.

 

책은 신뢰에 대한 역사를 세 가지로 구분, 설명하고 있다. 즉 지역적 신뢰, 제도적 신뢰, 그리고 분산적 신뢰 등 세 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지역적 신뢰란 소규모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들 간에서 구체적인 누군가, 우리에게 친숙한 사람을 향하는 신뢰를, 제도적 신뢰란 지도자와 전문가, 브랜드로 견고해지고 법원과 규제기관과 기업, 그리고 중개인을 통하는 신뢰를, 분산적 신뢰란 개인들 간에 수직이 아닌 수평적으로 오가고 네트워크와 플랫폼과 시스템을 통하여 가능한 신뢰를 의미한다.

 

 

 

누구를 믿을 수 있는가?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우리들이 AI를 신뢰하는 움직임은 향후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발전된 기술로 중국의 전통적 문화 '관시'를 뛰어넘은 알리바바의 사례처럼 신뢰의 이동이 현재는 초기단계에 머물지라도 분산적 신뢰가 두루두루 확산되는 그런 시대가 찾아온다는 확신을 갖고 비즈니스를 준비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누구를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제 우리들이 이에 답해야 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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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 있는 경제학 - 넛지부터 팃포탯까지, 심리와 세상을 꿰뚫는 행동경제학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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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經濟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줄임말입니다. 경세제민이란 '세상을 잘 다스려 백성들을 구한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곧 경제학이 백성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단어들과 그래프로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면, 경제가 어떻게 백성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래서 저는 경제학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학문이어야 하고,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야기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행동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진짜 경제학

 

이 책의 저자 이완배는 1971년 서울 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동아일보> 사회부와 경제부에서 기자로 일했다. 네이버 금융서비스 팀장을 거쳐 2014년부터 <민중의소리>에서 경제 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경제의 속살 1·2>, <한국 재벌 흑역사 (상)·(하)>, <경제교과서, 세상에 딴지 걸다>, <마르크스 씨, 경제 좀 아세요?>,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토론 콘서트: 경제>, <10대를 위한 경제학 수첩>, <슈렉은 왜 못생겼을까?> 등이 있다.

 

쓸모가 있다거나 혹은 쓸모가 없다의 여부는 오로지 개인적 판단의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자신에게 유용하고 도움되는 어떤 무엇이 있는가에 따라 그 판단이 결정된다. '쓸모 있는 경제학'이란 바로 이런 전제를 충족시켜줄 때 비로소 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경제학이란 학문이 우리들에게 그리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딱딱하고 어려운 공부꺼리로 생각하게 된다.

 

저자 또한 대학에 입학해서 경제통계학이란 과목을 수강했을 때 교수님의 강의가 너무도 이해되지 않아 맨 앞 줄에 앉은 보람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더구나 교수님은 미국 현지에서 강의까지 했던 분인지라 기대가 큼직했을텐데, 쉬운 말을 두고 영어 용어로 설명을 나열했으니 저자의 실망은 안 봐도 뻔하다. 심지어 이런 강의는 당연히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되어야 할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편안하게 배울 수 있는 친숙한 이야기들로 이해를 도와주는 것이야말로 비록 자신에게만 해당될지라도 상당히 쓸모 있는 이론이나 법칙이라면 오히려 쉬워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다. 과연 나의 일상에, 나의 삶에 무기가 되어줄 수 있는 쓸모있는 경제학은 어떤 것인지 그 내용을 살펴보려고 말이다.

 

 

 

 

책은 총 4장으로구성되었는데, 대부분의 내용은 행동경제학과 게임이론 등이 주축이다. 전통 경제학에서 말하는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인간은 온전히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가끔은 비합리적이고 감성적이며, 때론 어리석은 선택과 바보같은 행동을 한다고 강조하면서 줄곧 우리들에게 '왜'라고 질문한다.

 

나의 심리~ 다이어트는 왜 지꾸 실패할까, 첫사랑은 왜 잊히지 않을까 등

타인의 심리~ 트럼프는 왜 미치과이처럼 행동할까, 왜 그는 도박에 빠졌을까 등

인간의 행동~ 왜 약자에게 폭력을 휘두를까, 왜 선거에서 잘못된 선택을 할까 등

사회의 이치~ 왜 사회에서 금수저가 위험할까, '노오력'을 하면 인생이 바뀔까

 

 

다이어트, 왜 자꾸 실패할까?

 

호기롭게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나름대로 계획대로 잘 실천하던 사람들이 실패하는 포인트는 바로 야식이다. 이때의 한 번은 마침내 여러 번이 되기 때문이다. 즉 오늘밤 한번만 라면을 먹고 내일부터 다시 하면 된다는 식으로 당초 세운 결심을 무너뜨린 결과는 참혹하게도 다이어트의 실패로 귀결되고 만다. 왜 그럴까? 이는 심리학의 '자아 고갈' 현상으로 설명된다.

 

유혹을 이겨 내는 능력을 인내력, 의지력, 자기통제력 등으로 불린다. 그런데, 자아 고갈 이론에 따르면 인내력 발휘를 위해선 매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데도 에너지가 필요하듯이, 인내함에 있어서도 물리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먹고 싶은 유혹을 참고 견디는 것은 단순히 정신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것은 자기통제력이 고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반복을 통해 자기통제력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 실패의 대명사인 '작심삼일'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인내심이 언젠가는 고갈되지만 반복된 훈련으로 자아 고갈을 늦출 수 있다. 자기통제 훈련을 지속하면 야식으로 인한 다이어트 실패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트럼프는 미치광이처럼 행동할까?

 

프랑스 사상가 프란츠 파농은 인간의 정신세계엔 '수직 폭력''수평 폭력'이라는 두 가지 폭력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수직 폭력이란 위에서 아래로, 즉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압하는 폭력이다. 예를 들면, 군대의 단체 기합과 같은 폭력이다. 차상급자는 자신이 상급자로부터 당한 구타를 자신의 부하에게 보복하는 행위를 보인다.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정치 신인인 도널드 트럼프가 등장했을 때 아무도 그가 당선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또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 대세인 힐러리 클린턴에 강력한 도전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여기서 트럼프는 '수평 폭력'을, 샌더스는 '수직 폭력'을 대변하는 존재였다.

 

샌더스~ 민중이 못사는 이유는 월가 금융자본의 착취 때문

트럼프~ 멕시코인들에게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겼기 때문

 

이후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는 경제학의 게임이론인 '치킨 게임'을 발판삼아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비즈니스맨 출신인 트럼프는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호혜 평등의 관계로 보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서로 이익을 빼앗아야 하는 경쟁 상대로 본다는 것이다. 한국은 불평등한 무역협정으로 미국을 착취했다고 주장하는 식이다. 그래서 그는 상대를 굴복시켜야 자신에게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믿는다. 현재까지 북한 김정은과 진행하는 북핵협상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그저 들러리일 뿐이다.

 

경제학에선 치킨 게임을 할 때 승리를 챙기기 위한 가장 뛰어난 전략을 '미치광이 전략'으로 꼽는다. 나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핸들을 꺾지 않는다면서 상대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손을 뒤로 묶어 버리고 정면충돌을 감행한다면 상대방은 망신을 당할지라도 핸들을 꺾어서 목숨을 부지한다는 것이다. 얼마전까지 북한도 이 전략을 잘 구사했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통해서 말이다. 이때 한국은 북한은 미치광이 취급했다. 하지만 미국의 <뉴욕타임스>(2017년 9월 10일)는 '북한은 미치기는커녕 너무 이성적'이라는 칼럼을 내놓았다. 치킨 게임에 따르면 북한은 절대로 핵을 사용하기 위해 핵실험을 하는게 아니다. 그렇기에 북한의 전술은 트럼프에게 먹히질 않고, 우물쭈물 한국만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넛지와 행동경제학

 

'옐로 카펫'을 아시나요? 아직도 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학교 근처 횡단보도에 설치해 어린이 사망 사고를 예방하려는 횡단보도 대기구역이다. 물론 이는 법제화되기 전의 움직임으로 법이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옐로 카펫을 까는 것만으로도 사회의 변화를 초래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사례인 셈이다. 넛지는 '부드러운 힘'이다.

 

리처드 탈러 교수는 국내에서만 4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로 2017년 노벨경제학상의 수상자이기도 하다. 넛지의 원래 의미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하다' 등이다. 책에서 탈러는 넛지를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정의한다. 예를 들면, 남성들의 소변기 정중아에 파리 한 마리를 그려놓음으로써 소변을 흘리는 양이 80% 이상 줄일 수 있다.

 

주류 경제학에선 인간을 호모 에코노미쿠스, 즉 합리적이고 이기적이며 매우 정확한 계산을 하는 존재라고 전제한다. 과연 그럴까? 아침 밥상에서 어떤 반찬을 먹으면 효용이 극대화되는지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계산한다는 얘기인데, 믿기는가 말이다. 그렇다. 그 전제는 심각하게 틀린 오류이다. 탈러의 넛지가 지향하는 목적은 뚜렷하다. 인간은 모든 현상을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계산기처럼 정확하게 답을 산출하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가 아니므로 비효율적인 인간과 비효율적인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누군가가 부드러운 방식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밖에도 책은 스톡데일 패러독스, 지식의 저주, 최후통첩 이론, 직관과 이성, 모노폴리 실험, 죄수의 딜레마, 팃포텟 전략, 마시멜로 테스트 등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또 이 사회에서 퇴출론이 등장하는 금수저에 관해선 이들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재산을 증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불공정한 게임의 룰로 승승장구하면서 사회 고위층이 된다고 비판한다.

 

 

 

주류 경제학은 틀렸다

 

비효율적인 인간과 시장을 바로잡으려면 부드러운 방식의 개입이 필요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강제해야 한다. 공정하지 않은 세상은 바로잡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때로는 보복이 필요할 수도 있다. 불평등하지 않은 세상, 우리는 이제 이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 선택의 지점에 서 있다. 현 정부가 희한한 주식거래로 큰 돈을 버는 법관을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하려고 한다. 촛불로 권력을 쥐어주었더니 조금도 바뀐게 없어서 씁쓸하기만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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