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 - 주식시장의 흐름을 꿰뚫어보는 단 하나의 투자 바이블
하워드 막스 지음, 이주영 옮김, 홍춘욱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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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일어나도록 정해진,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고정된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과 확률분포로 봐야 한다. 내 생각에 투자에서 성공은 복권 당첨자를 뽑는 것과 비슷하다. 둘 다 볼풀(당첨되는 공과 낙첨되는 공이 골고루 섞인, 투자의 가능한 결과 범위를 나타낸다)에서 공을 뽑아서 결정된다. 하나의 결과는 매법 여러 가능성들 사이에서 선택된다. - '감수의 글' 중에서

 

 

대가의 조언에 귀 기울여라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매우 불안정한 흐름을 보여준다. 한국 경제의 불안 요인이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쳐 외국투자자들의 매각이 이어지면서 약세를 피할 수가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래서인지 정부는 4000억 원의 기금을 투입해 시장 안정화에 나서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지만 이 정도 자금 규모는 당일 해외투자자 매도액에 미치지도 못하므로 실효성이 전혀 없다. 이러다보니, 경제는 10년 마다 위기가 찾아온다는 10년 주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1997년), 금융위기(2008년) 등을 거치면서 정설로 굳어지는 듯하다.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의 부회장 찰리 멍거, '헤지펀드의 대부' 레이 달리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등 월스트리트의 거인들이 가장 신뢰하는 투자자가 있다. 바로 1,000억 달러(약 113조 원)를 운용하는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수장 하워드 막스이자 이 책의 저자인데, 월가에서 투자 기회와 리스크에 대해 남다른 통찰력을 가진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메모 형식으로 고객들에게 보내는 편지는 날카로운 논평과 실제 유효한 철학들로 가득해, 주식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도 메일함에 막스의 편지가 있으면 가장 먼저 열어볼 정도라고 한다.

 

2017년 <포브스> 선정 '가장 부유한 미국인'(순자산 19억 1,000만 달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그는 이미 자신의 투자 철학을 정리한 전작 <투자에 대한 생각>이 비평가들의 극찬과 함께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주요 경력을 살펴보면, 1985년부터 1995년까지 TCW 그룹에서 부실채권, 하이일드채권 및 전환사채 투자를 총괄했으며, TCW의 미국 채권의 투자 총괄 책임자였다. TCW 그룹에 재직하기 전에는 16년간 시티코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에서 근무했으며, 1978년부터 1985년까지 전환사채 및 하이일드채권을 담당하는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이자 부사장이었다. 1969년부터 1978년까지는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이후 리서치 부문장으로 부서를 이끌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재무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회계와 마케팅으로 MBA를 취득했다. CIC(CHARTERED INVESTMENT COUNSELOR)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CFA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1995년 오크트리 캐피털을 설립한 이래 회사의 핵심 투자 철학을 고수하고 상품 및 투자 기회에 대해 고객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회사를 경영하는 데 전념해오고 있다.

 

 



사이클을 왜 공부해야 하는가

 

투자란 금융시장의 미래에 대비해 미리 준비하고 대응하는 것이다. 일종의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인 셈이다. 즉 향후 몇 년 안에 일어날 사건들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전문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성공이란 일반투자자보다 포트폴리오를 더 잘 짜거나 시장의 평균수익률을 능가하는 수익을 달성하는 것이다.

 

저자는 남들보다 거시적 미래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예측은 우리가 남들보다 더 잘 알 때만(더 좋은 자료를 소유하고 있거나, 갖고 있는 자료를 더 잘 해석하거나, 해석을기반으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잘 안다거나, 그런 행동을 하는데 필요한 배짱을 가졌을 때) 뛰어난 성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왜 사이클을 공부해야 할까?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하다면, 우리는 '일어날'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물론 속수무책이란 말은 아니다.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다. 투자의 세계에선 이를 '경향'이라고 부른다. 만약에 경제, 비즈니스, 시장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경향을 미리 읽고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면 리스크란 없을 것이다. 이처럼 리스크란 일어날 일보다 더 많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미래는 일어나도록 정해진,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고정된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과 (바라건대 각각의 가능성에 대한 통찰력에 근거한) 확률분포로 봐야 한다. 확률분포는 경향에 대한 투자자의 관점 또는 해석을 반영한다. 그래서 투자자는 물론이고 미래를 잘 다루고 싶은 사람이라면 확률분포를 잘 만들어 적절한 행동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다.

 

 

사이클의 성격

 

사이클은 중간지점에서 더 멀리 나아갈수록, 즉 더 크게 이탈하거나 지나칠수록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더 많이 가진다. 어느 극단極端을 향한 움직임이 지나치게 되면, 극단에서 사이클 작용에 의해 조장된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판명되면서 되돌림은 더 격렬하게 되고, 더 큰 피해가 일어나게 된다.

 

다시 말해서 경제와 기업이 '지나치게 잘'하고 주가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등 중간지점에서 벗어난 움직임이 커지면 혼란의 잠재력도 증가한다. 상승 뒤에는 단순한 조정이 따라오고, 강세 시장 뒤에는 약세 시장이 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늘 그렇듯 붐과 거품이라는 광풍狂風 뒤에는 훨씬 더 해로운 파멸과 폭락, 패닉이 따라온다.

 

 

위험에 대한 태도

 

다양하게 발생하는 사이클에서 우리들의 위치를 잘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투자자들이 위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느냐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합리적인 투자자는 언제나 회의론적이며 적절하게 리스크를 회피함으로써 잠재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다. 하지만 시장이 호황일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리스크? 무슨 리스크요? 리스크를 더 많이 감수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답니다"

 

사람들은 보통 일이 잘될 때는 더 낙관적이고 위험을 쉽게 수용하는 반면, 상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걱정이 많아지고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하면, 이는 가장 신중해야 할 때 너무나도 쉽게 매수하고, 반대로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에 임해야 할 때 오히려 가장 매수를 꺼리는 태도를 보인다는 뜻이다. 그래서 뛰어난 투자자는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서 이와 반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마켓 사이클

 

사람들은 가격이 상승해왔거나 상승하고 있거나 상승할 시장은 '강세장'이라 부르고, 이와 반대되는 시장에 대해서는 '약세장'이라고 부른다. 약 45년 전인 1970년대 초, 어떤 현명하고 나이 많은 투자자가 저자에게 아래와 같이 '강세장의 3단계'에 대해 알려주었다. 이는 정말 행운이었으며, 최고의 선물이었던 셈이다.

 

1단계~ 대단히 통찰력 있는 소수만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을 때
2단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개선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3단계~ 모든 사람들이 상황이 영원히 나아질 것이라고 결론지을 때

 

1단계에서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개선 가능성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주식가격이 오르지 않고 가격에 낙관주의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단계는 종종 가격이 폭락한 후 발생하며 가격을 심하게 하락시킨 추세는 사람들의 투자심리를 완전히 꺾어버린다. 그래서 시장에 완전히 등을 돌리고 아프론 절대로 투자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현명한 사람이 처음에 하는 일을 바보는 마지막에 한다"

 

약세장의 3단계

 

1단계~ 낙관주의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투자자들이 언제나 장밋빛일 수 없음을 인식할 때

2단계~ 대부분 상황이 나빠지고 있음을 인식할 때

3단계~ 모든 사람들이 상황이 더 악화될 거라고만 확신할 때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마켓 사이클에 대응해야 할까?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로 저자는 이런 질문을 받아왔다. 한 가지 방법은 "우리가 몇 이닝에 있냐?"고 묻는 것이다. 이 질문 통해 사람들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사이클의 어디쯤에 있느냐?"는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많은 고통을 느꼈고, 앞으로 얼마나 더 고통받아야 할지에 관해 궁금해했다.

 

 

사이클에 주의를 기울여라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서 어떤 패턴이나 사건은 행동과 삶에 영향을 미치며 규칙적으로 반복된다. 즉 겨울은 여름보다 춥고 눈이 내린다. 낮은 밤보다 밝기에 낮에는 일과 취미 생활을 하고 밤에는 잠을 잔다. 그렇다. 경제, 기업, 시장도 역시 패턴에 따라 움직인다. 패턴은 바로 사이클이다. 훌륭한 투자자들은 이를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저자 하워드 막스가 책에 이를 소개하고 있다. 주식에 투자하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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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낫 파인 - 괜찮다고 말하지만, 괜찮지 않은 너에게
이가희 지음, 제니곽 그림 / 팩토리나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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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울증 수기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우울증이 사회적인 낙인이 아니라, 치료하고 돨보야 하는 질병의 일종이라는 시각이 조금은 보편화된 듯 보인다. 우울증으로 고통받던 사람들이 사회적인 시선에서 조금, 아주 조금은 더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다행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우울증, 감기처럼 치료하면 낫는다

 

이 책의 저자 이가희'책읽찌라'의 운영자이자, 미디어 스타트업 뉴돛의 대표이다. '책읽찌라'는 책을 맛있게 소개하는 채널인 만큼, 그녀는 자타공인 'NO1. 북큐레이터'이자 '도서 콘텐츠 크리에이터'이다. 어떤 책도 그녀의 소개로 만나면 새롭고 매력적이다. '책읽찌라'를 통해 발행된 영상은 지난 4년간 500여 편, 누적 조회수는 700만에 달한다.

 

그녀는 '세대'와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와 함께 수십만 독자들과 소통해왔으며 영상, 도서, 스토리펀딩, 북토크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발행을 위한 채널 '#해시온'을 기획했다. 해시온의 첫 번째 키워드는 '우울증', 즉 그녀는 '우울', '불안', '심리' 분야에 대한 대중의 높은 주목도를 발견하고 그들이 갈증을 느끼는 실체가 바로 거기에 있음을 깨달았다.

 

책은 이렇게 '우울증'이라는 키워드 하나에서 출발했다. 기획자, 디자이너, 영상제작자, 출판편집자 그리고 최고의 정신의학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하여, 약 6개월 동안 영상 20편과 한 권의 책으로 프로젝트를 완성시켰다. 저자는 프로젝트를 기획, 총괄하는 한편, 수십 명의 인터뷰이를 취재하고 발로 뛰며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보고, 듣고, 써 내려갔다.

 

 

 

 

'#해시온'우울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았다. 사실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증세를 감추려하고, 그래서 숨기면서 무작정 이를 참고 함께 살아간다. 이와 같은 증상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국내 최고의 정신의학 전문가들이 '#해시온'과 손잡고 속시원한 답을 내놓고 있다.

 

피터 크레이머 박사의 <우울증에 반대한다>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들의 회고록 속엔 자부심의 흔적이 자주 드러난다. 즉,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었음을 말한다. 이는 정신과 의사들에게 매우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통상 의사들은 우울증은 그저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 아주 잔인한 존재라고 여길 뿐이기 때문이다.   

 

 

난 왜 이러고 있지... 나만 못 지내는 걸까?

 

오래 전에 약속이 잡힌 동기들과의 모임 날이 막상 찾아오자 자랑할 게 별로 없는 신세인지라 갈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약속장소에 느지막이 참석했다. 술잔을 치켜들고 반갑다는 거짓 시늉을 하다가 바쁘다면서 서둘러 빠져나와 발길을 집으로 돌린다. 맥주랑 안주를 허겁지겁 정신없이 먹었는데 이상하게 허기가 진다.

 

'집에 가서 혼자 맥주 한 캔 더 하고 자야 할까?' 싶다가 이내 귀찮은 기분이 들어서 편의점을 그대로 지나쳐 집에 도착했다. 씻지도 않고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져 습관처럼 인스타그램을 뒤적인다. 그새 방금 끝난 모임의 단체사진이 타임라인에 올라오고 있다. 사진에 태그된 친구들의 계정을 하나씩 눌러본다. 어째 다들 참 잘 살고 있다. 아무래도 기분이 더 우울해지는 것 같다.

 

그렇다. 유독 이 직장인에게만 국한된 증세가 아니다. 직장인의 83.5%가 우울함을 느끼고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있다. 사실 한국의 30대는 희망 수치가 너무낮아 집단우울증이 의심되기도 한단다. 이렇게 우울한 기사임에도 사회적 현상 같아 보여 은근히 안도감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우울한 기분이 자주 드는 이유를 나 자신이 아니라 사회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우울한 사람에게 없는 세 가지

 

평소 우울한 감정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저하되고 체중에 변화가 생기는 등 그 증상이 다양하다. 만성피로감, 불면증, 지나친 수면증, 두통, 소화불량, 목이나 어깨 결림,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마다 나타나는 증세가 다양하기도 하지만 아예 신체로 드러나는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우울이라는 감정이 시작되는 지점은 각기 다르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만난 사람들은 '우울이라는 터널'로 들어서기 전 '너무' 열심히 살고 있었다. 누구보다 열의 있었고, 누구보다 사랑받기를 원했으며, 누구보다 밝게 살고 싶어 했던 사람들이었다. 이게 다 너무 열심히 살아서인 건 아닐까? 조금 대충 살았다면, 우울한 감정에 사무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을까? 지금도 삶에 '너무 열심히' 임하고 있는 나, 우리 모두 '우울해지지 않도록' 바짝 경계하고 살면 되는 걸까?"(47쪽)

 

우울함을 겪는 이들의 공통 증상

 

첫째, 힘과 의욕이 없어진다(무기럭함)

둘째, 모든 것에 가치를 잃는다(무가치함)

셋빼, 내일에 대한희망이 없어진다(무망無望함)

 

 

우울과 우울증 사이

"취업이 계속 안 된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거나, 모든 걸 다 쏟았던 일에 실패했다거나…. 그럴 때는 누구나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사건'이라고 할 만한 일들이 불러일으킨 우울감이 지속적인 고통으로 이어지게 되는 지점은, 그 감정에 압도돼 나 자체를 쓸모없는 사람으로 인지하게 되는 순간이다. 사건과 슬픈 감정을 넘어, 나라는 존재에 대해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취업이 오랫동안 안 되면 '이렇게 나를 원하는 곳이 없다니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 존재 가치가 없는 사람이야' 라는 식으로 생각이 흘러간다. 취업을 못하는 이유를 분석해서 거기에 필요한 행동을 해야 하는데, 문제의 원인과 나를 동일시해서 그 모든 것을 뭉뚱그려 '나'의 문제로 귀결시킬 때 위험해진다"(58쪽)

 

우울한 감정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루종일 우울한 날이 있는가 하면, 하루 중 출근시간만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우리들의 일상에서 만나는 이런 감정은 '우울증'과 어떻게 다를까? 또 어제는 우울했는데, 오늘은 아니라면 이건 일시적인 감정일 뿐일까? 기분이나 감정으로서의 '우울함'과 병으로 판명받는 '우울증'과는 어떤 경계선에 놓이는 걸까? 정말 궁금하다.  

 

"다음 날이 되어 우울하지 않다고 해서, 어제의 그 우울함이 없어진 건 아니예요. 우울한 감정을 확실히 해소해주지 않았다면, 그건 어디로 날아가거나 스스로 사라진 게 아니라 내 안 어딘가에 남아 있게 되거든요. 그런 감정을 느꼈을 때 되도록 빨리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해요. '시간이 지나니 다시 괜찮네?'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혼자 있을 때 내가 힘든 마음을 느꼈구나' 라고 그 감정을 인지하는 것이 우울함을 해소하는 출발점입니다"(56쪽)

 

취업이 계속 안 된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거나, 모든 걸 쏟았지만 실패했거나 등 이럴 때는 누구나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사건이나 슬픈 감정을 넘어 자신을 쓸노없는 사람으로 귀결시킬 때는 위험해진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상담센터나 병원을 찾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병원에 가야 할 수준일까?'라는 고민을 수백 번 하며 시간을 허비한다. '가야 하나?'에 대한 고민에 대해 이혜진 선생님은 이렇게 답해주셨다.

 

"일단 고민이 들었다면, 상담센터나 병원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이 답변은 '내가 우울한 거 맞나? 이 정도면 우울증인 게 맞는 걸까?'에 대해 혼자 생각하고 판단하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돌뿌리에 걸려 넘어져도 곧바로 툴툴 탈고 혼자 일어나야 훌륭한 사람이라고 교육받았을 정도로 '나약함'은 바로 '악' 그 자체였다. 그래서 아프다고 해도 '나약한 건 안 좋은 거야. 강해야지'라고 위로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 우울증은 '특성'이 아니라 '상태'이다.

  

우울증은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울증은 정신과적 질환이다. 우울증이 찾아오는 원인은 크게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으로 살펴볼 수 있다. 생물학적 원인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불균형에 기인한다. 심리적으로는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하거나, 계속적인 실패에 따른 '학습된 무기력' 등의 요인이 있다. 사회적으로는 자신이 힘들 때 언제든 도와주고 지지해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을 때 찾아올 수 있다.

"우울증은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냥 우울한 상태에서는 나가서 영화도 보고 친구도 만나면 기분이 개선될 수 있지만 우울증은 이미 그런 걸 할 수 없는 상태인 거죠. 오히려 그런 행동을 해도 개선이 안 되는 내 자신에게 더욱 상처받고 자책하게 돼요. 그렇기 때문에 의지의 문제는 아니고, 이미 그 정도 수준은 넘어갔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의지와 다르게 계속해서 부정적인 생각만 피어나는 상태, 그게 바로 우울증이기 때문입니다"(149쪽)

 

 

죽고 싶다는 말, 사실은 살고 싶다는 울음이다 

죽고 싶은 사람이 그냥 죽지 않고 '죽고 싶다'고 말하는 건 두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자살을 결심하고 한강 다리에 올라간 사람은 지금 죽고 싶은 마음이 51%다. 살고 싶은 마음보다 2% 많은 상태이다. 즉, 이 사람의 마음속에는 살고 싶은 마음이 49%가 있다. 이 때 상담을 통해 죽고 싶은 마음보다 살고 싶은 마음이 딱 2%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들은 살아야 겠다는 것을 안다.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살아야겠다는 말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젠 망설이지 말고 "낫 파인"이라고 말하자

 

이 책은 '우울증'에 대한 전문 서적도 아니고, 정통 심리학 또는 정신의학을 토대로 한 논문도 아니다. 단지 시대의 '울음소리' 같은 것들을 가만히 듣고만 있지는 못하는 사람들이,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일 뿐이다. 비록 정답이 아닐지언정 자신 잇게 "아임 낫 파인"이라고 말하는 환경을 만들어 보자. 그렇다. 슬그머니 찾아온 마음의 병을 인정하는 것이 괜찮다고, 그저 감기처럼 치료하면 충분히 치유되는 질병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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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이승환 지음, 최병철 감수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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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이실직고한 대로 저는 숫자 울렁증이 심합니다.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한 독자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 저는 지금도 숫자 단위가 커지면 더하기, 빼기가 서툴러서 계산기 어플을 애용합니다. 학창시절 수학이 싫어서 문과를 선택했고, 사회에 나와서도 주로 숫자와 관련 없는 일을 해왔습니다. 회계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서른이 훌쩍 넘어서입니다. - '머리말' 중에서

 

 

숫자 울렁증을 극복할 수 있다  

 

책의 저자 이승환은 한국공인회계사회 홍보팀을 거쳐 현재 연구2본부 선임으로 근무 중인데, 숫자 울렁증 때문에 문과를 선택했고 대학에서도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교원, 아주그룹 홍보 담당자로 일하며 순탄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한국공인회계사회로 이직하면서 비로소 회계와의 악연이 시작됐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한국의 공인회계사라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법정단체이자. 회계와 관련한 법체계, 기준 등을 정할 때 중요한 목소리를 내는 기관이다.

 

이직 후 그는 공인회계사회 홍보 담당이란 이유로 기자와 지인들로부터 회계와 관련해서 쏟아지는 질문 공세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친한 회계사들의 도움을 받아 민원(?)의 처리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회계사의 답변을 더 이해하기 어려웠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회계 공부를 시작해, 마치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격으로 공부할수록 재테크, 취업 및 이직, 승진, 창업 등 사회생활에 유용한 정보가 재무제표 속에 담겨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회계 용어 외우지 말고 관심 있는 회사 재무제표부터 읽어봐요.

워런 버핏도 재무제표 읽고 투자하는 거야. 승환 씨는 그거면 충분해!" 


그러나 실생활에 회계 지식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자신과 같은 직장인이 회계사의 공부법을 무작정 따라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후 공인회계사와 경제지 기자들과 교류하며 소비자의 입장에서 재무제표를 읽는 법을 연구했다. 이런 노력 끝에 현재의 그는 회계 사건사고가 있을 때마다 기자들이 찾는 홍보 담당자로 변했다. 또 그는 매일 출근길에 재무제표를 읽고 분석한 정보를 카카오톡, 브런치, 페이스북 등에 공유하면서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워밍업)에서는 회계가 어렵다는 편견을 초래하는 회계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오해를 회계의 역사와 실제 기업 사례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낸다. 또한 회계정보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재무제표를 찾고 읽는 법을 소개한다. 2부(STEP1)에서 5부(STEP4)까지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주석 등 재무제표 4대 천왕을 중심으로 '재무제표 읽는 법'을 담았다.

 

복잡한 이론은 최대한 줄이고, 실제 기업의 재무제표를 함께 읽는 방식으로 구성해 실전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업의 여러 재무제표를 하나의 표로 정리할 수 있도록 저자가 직접 고안한 '재무제표 분석표'는 복잡한 기업 정보를 한 눈에 정리할 수 있어서 회계 초보들에게 도움이 된다. 상세한 그림과 도표, QR코드를 활용해 제공하는 회계 정보와 강의 형식으로 쓴 문장은 회계 공부를 망설이던 이들도 회계의 유용함과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

 

 

 

 

회계에 대한 불편한 진실

 

우리는 회계 정보를 객관적인 데이터라고 생각한다. 매년 정기적으로 공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이해이다. 회계 정보에는 당해 회사의 '의도'가 담겨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재무제표 상의 숫자는 100% 팩트이지만, 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의도가 담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노트북을 판다면 이를 매출액으로 회계처리하고, 현대자동차는 이를 유형자산 처분으로 계리한다. 이처럼 동일한 거래임에도 상황에 따라 회계 정보는 다르게 기록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회계 정보는 객관적이지 않고 오히려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된' 정보라고 생각해야 한다"

 

회계는 최신 재무정보가 아니다. 결산과정과 외부감사 등을 거쳐 검증, 확정되기 때문에 외부로 공개될 때까지 시차가 있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숫자는 과거의 그림자인 셈이다. 또 재무제표를 읽을 때 우리들이 현금주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회계 정보는 금전출납장처럼 '수입-지출=잔액'이라는 논리로 작성되는 게 아니다. 기업의 거래는 발생주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즉, 현금 이동이 없더라도 거래가 실행되는 순간 장부에 기록된다.

 

회계에 대한 3가지 오해

 

1. 회계는 객관적인 정보다

2. 회계는 가장 최신의 재무 정보다

3. 회계는 숫자 그대로 팩트를 담고 있다 



'읽는 회계' vs '쓰는 회계'


저자는 회계를 '쓰는 회계'와 '읽는 회계'로 구분한다. 이는 회계 전문가들의 구분이 아니라 저자 스스로 깨달은 바를 통해 터득한 결론이다. 즉 '쓰는 회계'는 회계 정보를 만드는 과정에 중점을 둔 전통적인 회계 업무를 말한다. 재무제표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정보를 취합할지 고민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이에 반해 '읽는 회계'는 회계의 결과물인 재무제표를 해석하는 일에 초점을 맞춘다. 숫자 뒤에 감추어진 기업의 진짜 정보를 읽어내는 통찰력을 가리킨다.


따라서, 저자는 '읽는 회계'가 '쓰는 회계'에 비해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마치 책을 볼 때 작가가 될 것인가, 아니면 독자가 될 것인가 고민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이다. 그래서 굳이 회계사 자격증이나 이에 준하는 전문가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면 '읽는 회계'로 충분함을 강조한다. 평범한 일반인이라면 회계 자료를 유익한 방향으로 이용하고 해석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면 된다는 것이다.


'읽는 회계'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주식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다. 그는 소위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데, 수많은 회사의 재무제표를 읽고서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회사를 찾아낸 후 이 회사에 투자하여 크게 수익을 내는 투자 기법을 활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투자를 얼마나 잘하는지 '오마하의 현인현인'이라고 불릴 정도이니 주식투자자에겐 재무제표를 읽는 효과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셈이다.



기본적인 회계 용어


모든 회계 용어는 다섯 가지 범주로 나눠질 수 있다. 자산, 부채, 자본, 수익, 비용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쉽게 풀이하면 자산은 앞으로 팔아서 돈이 될 자원이며, 부채는 남에게서 빌려 온 '빚'을 가리킨다. 자본은 기업 스스로 출자한 '내 돈'이고, 수익은 벌어들이는 모든 것, 즉 수입의 총합이다. 비용은 경영 활동을 위해 사용되는 모든 자원을 가리킨다.



재무제표 4대 천왕


재무제표는 회사의 재무 상태와 경영 성과 등을 나타내는 표이다. 따라서, 재무제표는 기업의 모든 것이므로 재무제표 상의 숫자를 한눈에 살펴볼 줄 아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중 가장 중심이 되는 재무상태표(종전, 대차대조표)는 기업의 자산, 부채, 그리고 자본을 표시하고 있다. 손익계산서는 지난 1년간의 회사 손익을 담고 있다. 현금흐름표는 회사의 돈 흐름을 보여주므로 속사정을 알려주는 셈이다. 주석은 재무제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로 말하자면 숫자를 해석하는 첨부자료다.

 



현금흐름은 이미 알고 있었다


2000년 초반, 대우조선해양선박 제조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이었다. 그런데, 이 회사가 2016년 분식 회계가 들통나면서 한국 경제를 뒤흔들었다. 경영환경의 악화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럼에도 워낙 덩치가 큰 대마대마이기에 이 회사의 심각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회사의 현금흐름표는 이미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2015년 이전 7년간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임에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모두 마이너스 상태이다.


현금흐름표 체크포인트


1. 현재 보유한 현금을 확인한다

2. 회사가 현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확인한다

3. 재무상태표의 영업이익과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숫자를 비교해본다

 



재무제표 3단계 정리법


앞서 얘기했듯이 워런 버핏 같은 투자 고수도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하기에 앞서 당해 재무제표를 제일 먼저 꼼꼼하게 검토한다고 한다. 기업체를 분석할 때 재무제표 상의 숫자는 객관적인 시각을 갖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이때 재쿠제표를 읽을 때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목적이 많다면 챙겨봐야 할 숫자 또한 많아질 게 분명하지만 방향을 이미 설정했기에 충분히 빨리 읽을 수가 있다. 저자는 3단계 읽기를 소개하고 있다.


1단계, 큰 숫자에 주목하라

2단계, 주석 골라보기

3단계, 분석표 만들기


책은 네이처리퍼블릭이라는 회사의 사례를 통해 기업체 분석을 보여준다. 익히 알고 있는 사람도 많겠지만 이 회사는 화장품 제조, 판매를 영위하고 있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 이 회사의 수분크림이 인기를 끌었는데, 난데 없이 2016년 오너 리스크가 불거졌다. 즉 회사 오너가 마카오에서 거액의 도박판을 벌였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미래는 어떠할까?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1년 이후 증가 추세였다. 영업이익 또한 2014년 238억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회사의 경영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비록 오너 리스크라 할지라도 기업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은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미 우리들이 이해하고 있는 바와 같이 재무제표는 기업경영활동을 보여주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건전한 투자자라면 이런 기업에 투자할 수 있겠는가?

 

 

숫자 울렁증을 두려워하지 말라

 

차근차근 책을 읽어가다 보면 저자가 강조하는 '읽기 회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마치 숫자로 만들어진 보물찾기 게임을 하는 느낌마저 든다. 더구나 '읽기 회계'를 실천한 덕택에 세계적인 주식투자자가 된 워렌 버핏의 이야기는 회계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해소하게 만들었다. 숫자 울렁증에 시달리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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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면 왜 안돼요? - 남들처럼 산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닌데
정제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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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는 꿈만으로 먹고살 수 없다고 말한다. 꿈과 현실은 다르다며, 현실적인 직업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당연히 현실은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꿈을 현실적인 직업으로 만드는 일 또한 가능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꿈과 직업을 한꺼번에 이루다

 

이 책의 저자 정제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이란어과를 졸업하고, 테헤란대학교 국제관계학과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현재 이란 전문 통·번역 회사 '이란아토즈'의 대표다. 인기 학과, 대기업 취업 등 대세를 좇지 않고 소신으로 이란어과에 지원했고, 이란에서 공부를 마치고 자신의 회사를 창업했다. 정부와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이란 비즈니스의 주요 파트너로 활동하며, 국내에 이란 관련 비즈니스를 안착시킴으로써 '이란 플랫폼'으로 통한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그녀는 언제나 선택의 기준이 '나 자신'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세상의 정답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인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고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녀의 저서로는 <테헤란 나이트>가 있다.

 

총 5개의 Stage로 구성된 이 책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어설프더라도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저자 자산의 이야기를 통해 꿈과 현실 앞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길을 제시해준다. 진로를 선택하는 수험생이나 취업에 불안해하는 대학생, 그리고 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롤모델이 되어줄 것이다.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이란어과에 가고 싶어요"

 

저자가 진지하게 자신의 희망 진학 학과 1순위를 이렇게 말하자 선생님과 부모님은 당연히 말렸고 친구들조차 그랬다. 담임 선생님은 좀 더 취업이 잘되는 인기 외국어학과로 진학하라고 권했고, 부모님은 부산의 국립대학교에 진학해서 평생 직장이 탄탄한 교사가 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확고해서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가 아랍어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외항선을 타던 그녀의 아버지가 오랫만에 집에 돌아올 때면 외국 선물을 잔뜩 챙겨왔는데, 이때 가져온 초콜릿 박스 뒤편에 빼곡히 쓰여진 예쁜 글자에 매력을 느끼면서다. 이란어는 이랍어 문자를 차용해서 표기한다. 당시엔 이 글자가 아랍어인 줄도 몰랐지만, 영어와는 딴 판의 모습인 꼬불꼬불한 글자에 사로잡혀 궁금증이 많았던 것이다. 이게 바로 그녀가 간직한 꿈이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는 그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취업이 잘될 것 같아서, 어른들이 권해서, 남들 다 하니까' 같은 이유는 순간의 불안함은 달랠 수 있을지언정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선택에 앞서 우선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헤아리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물론 그 선택이 모두 옳은 결정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런 행동 자체가 자아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중요한 양분의 된다.

 

 

현실과 타협하기

 

이란어를 전공하는 저자는 취업을 위해 이란 관련 해외 영업직군에만 지원서를 냈다가 모두 낙방했다. 이렇게 실패가 거듭되다 보니 이젠 적성이나 자신의 꿈은 뒷전이고 주객이 전도된 양 취업만 된다면 어떤 회사도 괜찮다는 방향이 되고 말았다. 즉 은행은 은행 나름대로 좋아 보였고, 공기업은 공기업대로, 여행사는 또 여행사대로 좋아 보였다. 직무도 그랬다. '국내 영업이면 또 어때?'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좋아 보이는 회사에 모두 지원서를 넣었다. 여타 취업준비생이 그러하듯 회사에 맞춰 각기 다른 '자소설'을 써가며 억지춘향 격으로 회사에 내 적성과 꿈을 끼워 맞추었다. 지원할수록 자기소개서는 그럴싸해졌지만 갈수록 자아는 상실되고 있었다. 이러면서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다 보니, 정말 내 꿈이 무엇인지 망각한 것만 같았다.

 

이 어려운 시기가 바로 20대다. 영영 내 꿈과 멀어지는 다른 삶을 살 것만 같아 스스로를 자책하며 지냈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속에 간직한 꿈이 있었기에 이는 결코 시간 낭비는 아니었다. 오히려 실패와 좌절을 통해 내 꿈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된 것이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 따라서, 취준생들은 절대 자신을 책망해선 안된다.

 

 

미래의 모습을 그리다

 

GS칼텍스의 임시 직원이 된 저자는 이제 단순한 통, 번역 일을 벗어나 '이란 엔진오일 시장조사' 업무를 부여받았다. 업무는 다이나믹했다. 1차 조사 작업을 마치고, 드디어 이란 현지 조사를 위해 출장을 떠났다. 러시아 지사장이 이란으로 넘어와 함께 시장조사를 수행했다. 러시아 유학 1세대 여성경 지사장은 매우 냉철하게 업체를 파악하는 전문가였기에, 저자의 롤 모델로 자리잡았다.  

 

귀국 후 '이란 엔진오일 시장조사 업부 보고서'를 일주일 넘게 만들어 회사 임원 회의에서 주제 발표를 하게 되었다. 며칠 간 밤을 새우며 발표 자료를 챙긴 덕분에 성공적으로 발표는 마무리되었다. "경 지사장처럼 우리 회사에서 일해요"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아쉽게도 회사는 이란에 진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이 나고 말았다.  

평소 저자는 한 번 정한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지 않으면 목표의 기반이 와르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원칙이란 내 꿈에 다가가기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칙이다. 그런데 오히려 원칙을 따르지 않는 일이 목표에 다가가는 일이었고, 결과적으로 그 선택으로 인해 현재 우리 회사의 업무 영역 중 하나인 '기업 컨설팅' 영역을 개척할 수 있었다. 가끔은 과감하게 자신의 원칙을 깨볼 필요도 있다. 그로 인해 더 큰 경험을 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작은 일부터 변화시켜라

 

테헤란 현지 통, 번역 시장의 실세는 한국인이었다. 즉 그들은 주로 이란에서 게스트하우스나 여행사를 운영하는 중년 여성의 한국인 사장이었다. 그런데, 이들만의 네트워크는 견고하게 형성되어 있었다. 자신들의 분야를 개척했다는 점은 존경받을 일이지만, 이들은 분명히 이란어 전문가는 아니었다. 그래서 저자는 이란어 관련 전문 시장 이런 비전문가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이 매우 실망스러웠다.

 

이와같은 먹이 사슬을 깨부수려면 자기 자신을 알리는 일부터 해야만 했다. 이란의 대학원에 와서 돈을 받고 일을 하면서부터는 스스로를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일을 맡기는 다른 사람들도 제대로 일하는 '전문가'와 협업한다고 생각하길 원했다. 이란에 유학 온 대학원생들은 늘 이란에 잠깐 머물다 가는 '객식구' 혹은 통역 일을 '아르바이트' 삼아 한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투에 임하는 장수의 자세

 

통역사가 언어를 잘 구사해야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하다. 전쟁에 나가는 장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무기이고, 그 다음은 그 무기를 잘 갈고 닦아야 하는 게 올바른 이치다. 저자의 무기는 바로 이란어다. 그렇기에 그녀는 요즘도 매일 빼먹지 않고 이란어 공부를 한다. 무딘 칼을 날카롭게 갈고닦는 것처럼 말이다.

 

장수에게 무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또 있다면, 그것은 전쟁에 임하는 '자세'가 아닐까? 제아무리 훌륭한 장수도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전투에서 이기지 못한다. 그래서 그녀는 통역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란의 역사와 문화까지 필요한 정보를 익혔다. 이는 자신이 통역일을 수행했던 어느 회사의 회장님이 역사에 무척 관심이 많다는 정보를 회사 관계자가 미리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운이라는 씨앗이 싹틀 수 있도록 토양을 다진 셈이다. 찾아 온 기회를 잡아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자세는 누구에게나 모범이 될만 하다.

 

 

스스로 롤모델이 되다

 

저자가 처음 회사를 만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롤모델이 없다는 말은 시장성이 없다는 말과 동의어였다. 돈이 되지 않아서, 위험해서, 찾는 사람이 없어서 아무도 하지 않는 분야였다. 그런 분야에 뛰어들려던 그녀를 수많은 사람들이 만류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회사를 차릴 수는 없으니 최대한 비슷한 회사들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이제 시작한 이상 그녀는 이란어 관련 시장을 더 확고히 만들어 파이를 키우고 싶은 소망을 지니고 있다.

 

 

꿈과 직업을 한꺼번에 이루라

 

사실 이란이라는 나라에 대해 우리들은 대체로 나쁜 선입견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내용들이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이란어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대학교는 한국외국어대학교일 정도로 희소하기에 젊은 학생들에게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 하지만 저자는 주위에서 만류할 정도의 이런 희소성을 딛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창조해냈다. 모든 취준생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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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대부호에게 배우는 돈을 부르는 말버릇 - 인생도 수입도 극적으로 바뀌는 마법의 말하기 습관
미야모토 마유미 지음, 황미숙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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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나", "별로야", "재수없어", "어차피 안 돼", "내가 원래 그렇지 뭐"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쓰는 그 '말버릇'이 당신의 인생을 좌우합니다. 왜냐하면 말버릇이란 그 사람이 매일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습관이 바로 말버릇인 셈입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말버릇

 

책의 저자 미야모토 마유미는 집안, 연줄, 학력 어느 것 하나 변변치 못한 평범한 소시민이었는데, 외국계 생명 보험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에 전설적인 찻집 토소무야十夢想家에서 우연히 사이토 히토리와 만나게 되었다. 그는 '긴자 마루칸'의 창업자로 일본 개인 납세액 랭킹 1위 사업가이자 한국에서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알려진 억만장자.

 

저자는 그날의 첫 만남 이후, 사이토 히토리의 제자가 되어 그에게 삶의 자세, 대화법, 회사 경영 등에 대한 다양한 가르침을 전수받았고 이후 사업가로 성공해 '교토의 부자 순위'에도 오르는 등 인생역전을 이루었으며, 현재 일본 전역에서 강연과 코칭을 하며 수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선물하는 삶을 살고 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무심결에 무수한 말을 뱉어 낸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 이런 말 때문에 자신들의 인생이 하늘과 땅만큼 크게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즉 부정적인 말과 긍정적인 말은 자기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똑같이 영향을 미치므로 성공의 기회를 주기도 하고 반대로 빼앗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긍정적인 말버릇이 몸에 배도록 노력해 두 번 다시 불행해지는 경우를 당하지 말라고 조언하면서 부자되는 법을 모른 채 하루하루 열심히 일만

 

 

 

 

 

어느 날 카레가 먹고 싶어서 식당에 들어갔다고 가정해보자. 머리로는 '카레를 먹어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점원에게 "오므라이스 주세요"라고 말해버렸다면 당연히 얼마 후에 테이블 위에 오므라이스가 놓일 것이다. 이럴 때 우리들은 어떤 말을 하게 될까요? 대개는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일이 잘 안풀린다고 투덜대기 쉽다.

 

"에이, 오므라이스네. 사실은 카레가 먹고 싶었는데. 난 왜 이렇게 일이 잘 안 풀리지"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것이다. 주문을 잘못해놓고 일이 잘 안 풀린다고 불평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원하는 대로 카레를 먹을 수 있을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당초 생각했던 대로 "카레 주세요"라고 주문하면 된다. 어려워 보이는 세상일 대부분은 이토록 간단하다. 그렇다. 나쁜 말은 위의 예처럼 식당에서 잘못 주문하는 것과 같다.

 

 

"감사합니다"의 말버릇 

억만장자 사이토 히토리'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지닌 대단한 힘을 설명했다. '감사합니다'는 '고마워'보다 상위에 위치한 최고의 말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이 가진 힘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욕설과 걱정, 좋지 않은 말을 한다. 사실은 바꾸는 편이 좋다.

 

"인생이란 그 사람의 말 그 자체거든요. 자신의 운명도, 환경도, 역경도, 인간관계도, 돈도, 과거나 미래도. 그리고 오셀로 게임의 검은 바둑알처럼 어떤 나쁜 일도 아주 쉽게 새하얀 바둑알처럼 좋게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말'입니다"

 

사이토 씨는 자신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힘들었던 적이 없었던 이유는 바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소중하게 여긴 덕분이라면서 "믿는 사람에게 기적을 일으키는 말"이 바로 감사의 말버릇이라고 조언했다. 감사가 부족한 사람은 항상 불만, 원망, 시기만을 늘어놓기 때문에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불행의 언어의 늪에 빠져서 사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실패를 성공으로 역전시킨다

 

"이걸로 좋아질 거야, 그래서 좋아질 거야, 더 좋아질 거야"

 

이 말을 하면 안 좋게 생각되던 일이 신기하게도 정말 기회로 바뀌게 된다. 비록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이걸로 좋아질 거야", 안 좋은 일을 알아차린 덕분에 "그래서 좋아질 거야", 안 좋은 일을 통해 교훈을 얻으니 "더 좋아질 거야"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 또한 이 마법같은 말을 정말로 좋아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무언가 안 좋은 일어났을 때 이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면 마음이 상쾌해지면서 침착해지고 냉정함을 되찾게 된다. 인간이니까 실패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패했을지라도 마치 액땜을 한 것처럼 "이걸로 좋아질 거야, 그래서 좋아질 거야, 더 좋아질 거야"라고 몇 번이고 되뇌며 곧장 일어서도록 하자. 지금껏 성공한 인물들은 모두 이처럼 회복탄력성이 강했다고 한다.

 

 

칭찬의 말버릇

 

"나는 대단해! 당신 대단해요! 모두 대단합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은 전적으로 자기 책임이다. 불행을 끌어들인 것도 분명 자신의 책임이다. '어차피 나 같은 게~'하고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니,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계속 불행의 길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리 되면 너무나도 슬픈 삶 아닌가? 그러니 이제 자기 자신을 탓하는 일은 그만두고 스스로를 인정해주면 어떨까?

 

"나는 대단해! 당신 대단해요! 모두 대단합니다!" 하고 말버릇이 될 때까지 몇 번이고 말해보자. 이는 자신을 인정하고 칭찬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멋진 기적이 눈사태처럼 몰려올 테니까. 자기 자신을 더 많이 인정하고 칭찬하고, 상대방도 인정하고 칭찬하며, 모두를 사랑하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우리 모두의 인생은 신바람으로 가득 찰 것이다. 

 

 

마법의 말하기 습관

 

책은 총 7장에 걸쳐 인생이 술술 풀리는 긍정의 말버릇을 다룬다. 원치 않는 이상한 음식을 먹고 싶지 않다면 주문할 때 정확히 해야 한다는 주문의 말버릇, 감사의 말버릇, 연출의 말버릇, 역전의 말버릇, 행운의 말버릇,칭참의 말버릇, 우주저금의 말버릇 등 순으로 마법의 말하기 습관을 우리들에게 알려주면서 이렇게 끝을 맺는다.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생각하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나는 행복해지기 위한 모든 것을 지니고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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