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을 위한 틈새 경매 - 하루 60분 투자로 월급보다 많은 임대수익을 올리는 직장인 경매 전략
신동휴 지음 / 라온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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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경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직장인을 위한 경매 입문서라는 콘셉트로 경매의 기본 개념 잡기, 5단계로 정리한 실전 경매, 부동산 경매의 성공과 실패 사례, 직장인이 틈새 시간을 활용하는 법, 경매를 둘러싼 법적 문제와 해결 방안, 틈새 경매 팁까지, 이 책 곳곳에 내가 20여 년간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아냈다. 이 책은 혼자 읽는 것도 좋지만 친구나 애인, 배우자,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읽고 서로 조력자가 되어 경매를 한다면 경매가 훨씬 재미있게 느껴지고, 적극적으로 경매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성공률도 높아질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하루 60분만 투자하라

 

책의 저자 신동휴는 종잣돈 8백만 원으로 시작해 1,0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경매 전문가. 처음에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경매에 입문해 7번의 낙찰 끝에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장만했다. 이후 직장생활을 하며 틈틈이 경매를 계속해 몇 억의 매매차익을 남기고 매각하는 등 큰 수익을 올렸고, 지금은 월급보다 많은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20여 년간 아파트, 빌라, 다세대주택 등을 비롯해 상가, 토지, 임야 등에서 600건 이상 낙찰받은 경험이 있다. 산림조합에서 20년 동안 대출 심사 및 채권관리(부동산 경매 진행 및 민형사 소송 진행 등) 책임자로 재직하며 경매 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부동산 경매의 매력, 하루 60분 경매 공부로 부자되기, 직장인을 위한 틈새 경매 전략, 투자 성공률을 높이는 실전 노하우, 실전 경매 5단계 등 순으로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그동안 경매는 특수한 재테크 방법이라고 아예 접근조차 하지 않았던 직장인일지라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비로소 경매에 입문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월급쟁이에겐 최고의 재테크, 경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동산 경매를 꾸준히 배운 덕에 다양한 부동산을 낙찰받아 이를 임대 또는 매도해서 큰 돈을 벌어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경매 투자를 하려면 오직 여기에만 매달려야 한다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이런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즉 적든 많든 월급이란 경매 투자를 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는 의미이다.

 

부동산의 취득자금은 상대적으로 크다. 대출 없이 순수 자기자금으로만 경매 물건을 취득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보통 법원 제시 최저매매가의 10~30%의 입찰보증금을 걸고 낙찰시 잔금은 1개월 뒤에 치른다. ㅇ;때 '경락잔금대출'을 이용하게 되는데, 뚜렷한 직장이 없다면 비록 낙찰받았다 해도 잔금을 이행하는데 필요한 대출 받기가 좀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또 경매는 시세보다 싸게 매물로 나오기 때문에 비교적 싸게 집을 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경매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부동산과 금융 정책을 배우게 되므로 향후 부를 축적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라

 

부동산 경매를 공부하는 시간은 하루 60분, 즉 1시간이면 충분하다. 한 번에 60분을 할애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직장인들은 개인적인 일로 1시간을 사용하는 게 여간 쉽지 않으므로 자투리 시간을 찾아보자. 아침에 15분, 점심에 15분, 저녁에 15분, 밤에 15분. 이렇게 15분씩 네 번을 나눠 쓰면 하루 60분이다. 또는 오전 30분, 오후 30분으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지나치게 무리하지 말고 하루 15분 정도 조금씩 부동산 경매의 세계에 입문해 보자. 부동산 경매에 습관을 들인다는 마음으로 처음에는 시간을 짧게 잡고 시작했다가 점차로 시간을 늘려나가는 게 현명하 듯 싶다. 왜냐하면, 직장 내에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정말 많을 뿐만 아니라 혹여 근무불량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인사고과에도 매우 불리해질 수가 있다.

아침 15분: 스마트폰으로 국토교통부, 관심 지역 지방자치단체 등의 보도자료를 살펴본다.
점심 15분: 대법원 경매 사이트에서 관심 지역 경매 물건을 검색한다.
저녁 15분: 점심이나 이동 시간에 검색한 경매 물건 자료를 검토한다.
밤 15분: 당일 검토한 자료를 자기 언어로 정리한다.

 

 

자투리 땅으로 수익 내기

 

'자투리 땅'이란 도로를 내거나 건축을 하다 남은 작은 필지의 토지를 말한다. 경사지고 넓지 않아 건축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유휴 토지이다. 수도권이나 중소도시 일대의 자투리땅을 주변 시세보다 헐값에 매입해 소형 주택이나 미니 오피스텔, 상가 등을 지으면 생각보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고정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아무래도 개발의 첫 단추는 저렴하면서도 목 좋은 땅을 확보하는 것이다. 소규모 필지 땅의 개발이 용이하려면 도로에 접해 있고 주택가 초입에 위치해 임대 수요가 넉넉한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보통의 자투리 땅은 지형이나 땅의 모양이 별로여서 활용도가 떨어져 땅의 유용성 측면에서 열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목 좋은 역세권과 도로변 주택 부지나 준주택지는 감정가가 너무 높아서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없다. 그렇지만 기존에 형성되어 있는 저층의 이면 주택지는 여전히 값싼 경매 토지가 많은 편이다. 평당 400~700만 원 정도에 2회 유찰된 땅을 낙찰받아 원룸 전문 건축업체에 의뢰하면 설계와 함께 사업성 검토, 임대까지 책임진다. 보통은 1층을 주차장으로 꾸미고(이를 '필로피' 구조라고 함), 2~3층에 1~2가구씩 원룸으로 만들면 고정적으로 짭짤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나만의 경매 물건 보고서의 작성

 

학창 시절에 자신만의 '오답 노트'나 '취업 수첩'을 만들어본 사람은 이게 얼마나 도움되었는지를 잘 알 것이다. 경매도 마찬가지다. 나만의 경매 물건 보고서를 만들어보자. 각종 자료를 직접 쓰거나 입력하면서 자기 언어로 바꾸는 것은 이해를 높힌다거나 관심을 갖는다는 차원에서 그저 보기만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즉 눈으로 읽을 때는 모두 알아들을 것 같아도 막상 이를 자료로 남기기 위해 글로 쓰려면 제대로 기억나지 않을 수가 있다. 그런데, 보고서 작성을 위해 글로 쓰는 과정에서 자료를 반복해서 읽기에 복습이 되기도 하고, 또 자료에서 빠진 것이 무엇인지 체크할 수 있어서 경매 정보를 어떻게 검증할지 나름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응찰 여부와 입찰가 산정에서 좀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런 보고서는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내용에 더 집중해야 한다. 어떤 형식으로 작성하는 게 좋을지보다 어떤 내용으로 보고서를 채울지 고려해서 자신만의 형식을 개발하면 된다. 그래도 굳이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이 크게 네 가지 사항을 보고서 내용에 포함할 수 있다고 저자는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는 단순한 참고용이다.

 

경매 물건 개요(입지 조건, 현황보고서, 감정평가서 등 참고)
권리분석(등기부등본, 매각물건명세서 등 참고)
수익률 분석
기타(특이 사항)

 

 

실전 경매 5단계

 

1단계~ 물건 검색

2단계~ 권리분석 쉽게 하는 법

3단계~ 수익성 분석

4단계~ 명도

5단계~ 임대사업자 되는 법

 

 

물건 검색

 

직장인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야 하므로 무조건 검색할 게 아니라 지역을 정해서 경매 물건을 하나하나 검색하는 것이 좋다. 1차적 관심 지역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나 직장 주변, 살고 싶은 지역 등을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아무튼 부지런히 많이 볼수록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관심이 있으면 한 번 검색할 것을 두세 번 검색하게 되고, 그만큼 더 신경 써서 보게 된다. 그리고 관심 있는 지역과 물건은 직장인인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해 준다. '저곳에 가고 싶다, 정말 가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면 저절로 의욕이 생긴다. 관심 지역은 먼저 특별시와 광역시, 도 가운데 하나를 고르고 시, 군, 구 중에 하나를 정해서 살펴보자.

 

 

권리분석

 

경매에서의 권리분석이란 '낙찰자가 인수해야 하는 권리' 또는 '부동산 및 부동산이 지니고 있는 유형들에 대한 하자 유무 등'에 대한 검토를 의미한다. 즉, 이는 부동산에 대한 권리관계를 실질적으로 조사, 확인하고 판단하여 안전하게 부동산 매매를 하기 위한 절차이다.

 

권리분석은 민법, 민사소송법 등 강제집행 등의 관련 법에 따라 소멸하는 권리와 인수하는 권리를 파악하는 단계로, 입찰자나 경매 전문가 등이 행하는 사전 활동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큰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도 있지만, 잘못 하면 입찰보증금을 그냥 날릴 수도 잇음을 명심해야 한다.    

 

 

수익성 분석

수익성을 분석해서 보고서에 기록하는 이유는 입찰 참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입찰 가격을 산정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실거래 가격을 철저히 파악하는 것이다. 실거래 가격을 잘못 파악하면 입찰가를 높게 책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간 관리를 소홀히 했거나 방치한 물건이라면 수리 비용까지 고려해서 입찰가를 정해야 한다. 명도를 해야 한다면 명도 비용도 고려한다. 흔히 평당 8~10만 원 정도로 명도 비용을 계산한다. 취득세와 촉탁등기에 따른 수수료도 반영한다.

 

 

명도

 

명도는 낙찰받은 집을 점유하고 있는 사람을 내보냄으로써 부동산을 완전히 넘겨받는 절차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점유자에게 집을 넘겨받는 것이다. 일단 명도를 하기 위해서는 당해 물건의 점유자를 만나야 하는데, 대개는 점유자가 협조하지 않거나 심지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있어서 적잖이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명도는 서류만 보고는 알 수 없는 경매의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또한 명도와 관련된 사례는 경매 물건의 수만큼이나 많다. 점유자도 제각각이니 쉽게 앞일을 예측할 수가 없다. 명도를 하기에 앞서 '역지사지'라는 말을 떠올려보자.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 보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재산을 잃게 되면 이성을 잃기 마련이다. 감정이 당연히 앞서게 된다.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가 없다. 명도는 언제나 낙찰자의 편이란 사실을 상기하자. 부동산 경매 물건을 낙찰받은 뒤 주거용 건물에 대한 명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또한 점유자가 나가지 않을 때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살펴보자. 명도는 부담스러운 숙제와 같다. 이 숙제를 말끔하게 해치워야 비로소 경매가 완성되어 내 물건이 된다.

 

먼저 부동산 경매에 입찰하기 전부터 권리분석을 하면서 해당 물건에 대한 활용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기로 했다면 미리 만나서 이사 여부, 재계약 여부 등을 파악하고 의견 합치가 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즉, 이사를 내보는 과정이 바로 명도이다. 이에 대해 의견이 합치되지 않으면 분쟁이 발생하게 되고 불가피하게 법적 절차(인도명령 또는 명도소송)를 밟아야 한다.

 

 

 

 

꾸준히 도전하라

 

몸으로 직접 부딪치며 배운 산 경험이 최고의 재산이다. 경매를 하는 과정에서 별의별 경험을 다 하다보면 경매 물건을 헤아리는 안목이 자연스레 높아진다. 이러기 위해서는 꾸준함이 최고의 덕목일 것이다. 하지만 대개는 몇 번 낙찰에 실패하거나 낙찰받은 물건의 명도로 인해 혼이 난 사람들은 경매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번 패찰하다보면 언젠가는 낙찰에 성공한다. 경매의 결론은 수익의 달성이지 낙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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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머니 -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 한국 VC 이야기
러닝메이트 지음, 이기문 엮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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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벤처캐피탈의 현재, 내부의 흐름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또 한국 스타트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성장들이 너무 빠르고 거대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자본 공급의 길목에 있는 벤처캐피탈 세계를 공개하고, 더 적극적으로 협력자들을 찾는 것이 전체 생태계의 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 투자 기관이 새로운 사업과 벤처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더 이상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VC만의 일이 아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한국의 벤처캐피탈업계를 말하다

 

이 책의 저자 러닝메이트는 일개 개인이 아니라 스타트업과 함께 달리고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인 벤처캐피탈리스트 팀이다. 즉 강동민, 오종욱, 오지성, 장동욱, 장호영, 정무일 등 여섯 명의 현역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바로 팀원이다. 이들은 격주에 한 번씩 만나 모바일 산업, 이커머스, 블록체인, 푸드테크 등 다양한 주제로 스터디를 하거나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듣는다. PUBLY와 함께 미국 유명 VC 메리 미커의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를 한국 대표 스타트업들과 해석하는 콘텐츠 <2016 메리 미커 보고서>, 벤처캐피탈 산업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담은 콘텐츠 <한국 벤처캐피탈리즘>을 제작했다.

 

기존에 형성되어 있는 시장에 새로운 물길을 냄으로써 산업의 흐름을 바꾸는 크고 작은 형태의 스타트업(신생 벤처회사)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의 배후에는 벤처캐피탈이 함께하며 이들과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의 벤처캐피탈 업계과 현재 상황을 우리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더구나 현재 이 업계에서 활약중인 현역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그 내용을 직접 썼기에 다른 어떤 도서보다 더 진솔하고 상세하다는 특징을 지녔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크게 세 가지의 주제를 다룬다. 첫째로 벤처투자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고, 둘째로 현재 한국이 처한 벤처캐피탈 산업의 문제점과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며, 셋째로 현역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직접 밝히는 스타트업 투자 기회와 그 타당성을 소개함으로써 많은 이들이 이런 투자에 대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준다. 

 

 

 

 

벤처투자 산업은 성장 중에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2017년 기준, 한국의 벤처투자펀드 규모가 20조 원을 초과항 걸로 추정됨으로써 이를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벤처캐피탈은 왜 탄생했을까? 벤처캐피탈은 '모험冒險자본'을 일컫는데, 비록 고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이지만 성공시엔 고수익을 안겨주는 자본이란 뜻이다. 그래서 이를 소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형태의 투자라고 말한다.

 

이와같은 모험자본은 중세 유럽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 우리들에게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인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1451~1506년)가 대서양 항로를 개척해 인도에서 귀한 향신료를 많이 갖고 돌아오겠다고 스페인 이사벨라 여왕에게 제안, 이를 승낙받고 거액의 항해 자금을 투자받았는데 이것이 바로 그 효시라는 것이다. 당시 향신료의 상권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해상세력이 장악하고 있어서 매우 고가의 식재료였기에 새로운 항로의 개척은 바로 금맥을 캐는 것과 같았다. 19세기 후반에 등장한 투자은행IB가 바로 이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벤처캐피탈'이란 명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탄생했다. 1940년대에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조르주 도리오가 ARD라는 투자회사를 만들고 초기 기업인 DEC에 투자하면서 비로소 생겨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RD는 1950년대 중반 미니컴퓨터를 만드는 DEC에 투자의 대가로 주식을 취득해 투자원금의 수백 배에 달하는 이익을 거두었다.

 

1950년 이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사립 명문대 스탠퍼드 인근의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탈의 꽃이 비로소 만개했다. 현재 전세계에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기업 휴렛팩카드HP, 인텔 등의 IT기업들이 당시에 신생 벤처기업으로 시작했던 것이다. 당연히 벤처케피탈도 군침을 흘리며 캘리포니아 주 팰로앨토에 최초로 벤처캐피탈 DGA가 등장한 이래로 1970년대에 실리콘밸리에 세콰이어 캐피탈 등 세계적인 회사들이 사무실을 내었던 것이다.

 

벤처캐피탈의 역할

 

1.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2. 효율적 투자를 집행한다

3. 혁신 자본이다

 

 

 

벤처캐피탈의 비즈니스 모델

 

벤처캐피탈의 수익은 크게 관리 보수, 성과 보수, 자기자본수익으로 나눈다. 여기서 대표적인 관리 보수는 일반적으로 펀드 결성액의 1~3%를 매년 챙겨서 이 자금으로 회사 직원들의 월급, 임차 사무실의 임대료 등을 충담한다. 그리고 성과 보수는 펀드 운용(통상 8년)을 통해 큰 수익을 달성했을 때 받게 되는 인센티브인 셈이다.

 

벤처캐피탈의 법적구성

 

벤처캐피탈은 창업투자사, LLC(유한책임회사), 신기술사업금융사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각각의 설립 요건에 따라 펀드가 다르게 결성된다. 창업투자사는 상법상의 주식회사로 자본금 20억 원 이상, 전문 인력 2명 이상이면 설립 가능하다. LLC는 상법상 유한회사로 분류되는데, 납입자본금 제한이 없어서 적은 자본금으로도 설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기술사업금융사는 자본금 100억 원 이상이어야 설립할 수 있는 대형사이다.

 

한국 벤처캐피탈의 문제점

 

저자는 한국의 벤처캐피탈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첫째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과는 달리 한국에선 크게 이기는 벤처캐피탈링 없다는 거다. 펀드로 설정된 돈을 가망성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게 당해 사업의 기본이다. 이후 투자가 실행되었으니 회수가 되어야만 성공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통상 회수는 당해 기업 주식의 상장 이후 매각을 통해 이루어진다.

 

현재 주식투자를 하고 있거나 이미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가총액이 작은 '잡주'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은 아직도 대기업 중심의 산업이 형성되어 있어서 국내의 벤처캐피탈이 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규모가 적다. 이 회사가 상장되더라도 시총은 그리 크지 않다. 나아가 회수 또한 상장 초기에 당해 주식을 매각하는 단기 회수 중심을 택하고 있다. 그래서 굉장히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사례가 미국이나 이스라엘에 비해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한국 벤처캐피탈 문화를 지적한다. 투자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벤처와 함께 개척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뒷짐을 진 채로 수동적으로 당해 벤처의 성공만 기대하는 그런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 회사에 투자를 실행한 후 추가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 원타임투자를 채택하고 있다. 투자한 업체가 시설확장을 위해선 추가적인 자금소요가 발생할텐데 마치 야구감독이나 코치처럼 뒷짐을 지고 당해 기업이 어떻게 이 사태를 헤쳐나가는지 지켜만 본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감나무에서 감이 익어 내 입에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이보다는 성공을 함께 만들어 가는 능동적 자세가 요구된다.

 

"헐크처럼 단기간에 크는 거인은 없다"

 

물론 벤처캐피탈이 무턱대고 지속적으로 큰 돈을 투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의 성장 단계에서 필요한 투자를 단계별로 여러 차례 나누어서 투자한다면 원타임투자에 비해서 훨씬 효율적인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벤처캐피탈이 '빅 위너'(크게 성공하는)를 양성하지 못하는 것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 높은 기업에 큰돈을 투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벤처캐피탈의 문화를 지혜롭게 바꿀 필요가 있다. 

 

 

 

 

유니콘의 탄생을 기원하며

 

이마에 뿔 하나를 가진 아름다운 말이 바로 '유니콘'이다. 물론 신화 속의 동물이다. 투자의 세계에선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고 말한다. 함국의 벤처캐피탈은 '빨리 벤처를 기업공개해서 판다'라는 스몰 위너 마인드를 견지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투자받은 벤처가 '유니콘'이 되기를 기대하는 아이로니함을 보여준다.

 

결국은 사람이다. 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리스트를 양산하지 못한다면 결코 '유니콘'은 탄생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국정감사 현장에선 유니콘 기업 100개 이상을 목표로 한 기금 조성에 관한 질의 응답이 있었다. 정말 한심한 작태다. 돈만 있으면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국정에 참여하는 한, 한국 경제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마침내 한국에도 뛰어난 '유니콘'이 탄생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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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 - 우리 문명을 살찌운 거의 모든 발효의 역사
생각정거장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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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일상 속의 발효 식품은 인간의 먹거리 가운데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특이한 종류에 해당한다. 발효 식품이라는 놈은 혀를 황홀하게도 하고 구역질을 유발하기도 하는 희한한 재주가 있다. 어떤 이들은 별미라고 환장하고 또 어떤 이들은 사람이 먹을 게 못 된다고 한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발효와 부패의 경계

 

이 책의 저자 마리크레르 프레테리크는 요리와 음식 전문기자이자 평론가이다. <블링블링 요리>, <내 잎을 따봐요>, <친환경 레시피> 등 10여 권의 책을 냈으며, 또한 잡지 <퀴진 악튀엘>, <갈라 구르망>과 개인 블로그(www.dumieletdusel.com)에 음식 관련 글을 쓰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수년간 해온 그런 작업의 결과물이자 성과인 셈이다.

 

책은 선사시대 메소포타미아, 아프리카, 이누이트, 마야 문명과 고대 로마, 갈리아, 중국, 몽골, 일본 등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우리 모두를 발효의 세계로 이끈다. 이를 통해 발효의 역사와 식품 산업의 혁명을 이야기하고, 잘 먹고 잘산다는 것의 미덕을 찾기 위해 우리의 오래된 발효 문화를 지속적으로 지켜나갈 것을 촉구한다.

 

발효는 인류 문명과 그 기원을 함께한다. 전 세계의 수많은 고고학적, 신화적, 역사적 자료들을 살펴보면 발효는 불을 이용한 가열 조리보다 그 출발이 빠르다. 인류는 소와 말 같은 가축을 길들이기 훨씬 이전부터 발효를 일으키는 미생물들을 키웠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급진적으로 표현하자면, 인류는 농사와 가축 길들이기를 통해 발효 음식을 알게 된 것이 아니라 역으로 발효 음식을 먹기 위해 가축을 키우고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저자는 발효 식품에 결부되는 상징적·문화적 특징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발효 식품은 살아가는 데 필요할 뿐 아니라 때때로 목숨까지 구한다. 맛도 좋고 건강에 유익하기 때문이다. 둘째, 발효 식품에는 식도락적 가치와 영양학적 가치를 초월하는 상징적 측면이 있다. 셋째, 발효 식품은 완전히 토착적인 것으로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 본래의 특색을 잃을 위험이 있다. 넷째, 발효 식품은 그 나라 사람들에게 자신의 역사와 이어져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이 음식은 공동체를 대표하고 문화의 일부가 된다. 사람들은 발효 식품에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한다.

 

 

 

 

발효는 식도락의 정점

 

모든 전통 문명과 대륙을 통틀어 발효 식품의 소비는 인류에 속한다는 표식이다. 10만 년 전에 초기 인류가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기 전부터 발효를 활용할 줄 알았다면 이것은 단순한 은유적 표현이 아닐 것이다. 발효는 오늘날에도 우유로 유서 깊은 스틸턴 치즈를 만들고, 포도즙으로 샤토 디켐을 만들며, 12년 묵은 포도즙으로 발사믹 식초를 만들고, 간장을 오랜 세월 숙성시키며, 푸쿠옥섬의 나무통에서 자잘한 생선들로 느억맘을 만든다. 이런 발효 식품들은 여러 문화권에서 맛의 걸작으로 추앙받는다. 발효의 맛은 과거에 그랬듯이 지금도 문명과 식도락의 정점에 있다.

 

 

발효 음식은 한 나라의 음식 문화유산

 

단지에 넣고 발효시키는 음식은 다르다. 발효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자기네 레시피와 솜씨와 전통으로 한 나라의 음식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것이다. 그래서 발효 음식은 특별하다. 구석기시대 인류로부터의 기억 전체를 밑거름 삼는 발효 음식은 식품에 들어가는 궁극적 정성을 나타내며 비유적으로 우리를 영원과 이어준다.

 

 

발효 식품은 공동체 생활양식

 

발효 음료를 혼자, 개인적인 영역에서 즐기게 된 것은 산업사회 이후다. 알다시피 그 결과로 중독이라는 문제가 나타났다. 전통 사회에도 중독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결 덜 심각했다. 당시에 술은 반드시 여럿이 어울려 마시는 것, 건강을 보살핀다는 뜻에서라기보다는 공동체 조직을 위해 그래야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러한 음주 방식은 사회 구성에 큰 역할을 했다. 발효 단지를 매개로 한 교류와 공유에서 환대의 예법, 사회적 관계들의 규제, 나아가 공동체 내 상호 의무, 혹은 공동체와 공동체 간의 상호 의무가 조직되었다. 그 영향은 지대했다. 사회생활, 경제생활, 정치생활의 상당 부분이 발효 식품의 제조와 소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얘기다. 발효 식품은 인간을 신과 이어줄 뿐 아니라 인간들끼리의 연대에도 이바지한다.

 

 

제빵은 효모를 발효시켜 탄생된다

 

제빵은 고대 이후로 대단히 발전했다고 보기 어렵다. 21세기 사람들도 4,000년 전과 비슷한 방법으로 빵을 만든다. 천연 발효법, 효모 첨가법, 다양한 빵 종류는 그 옛날에도 다 있었다. 다양한 곡물을 단독으로 쓰기도 하고 섞어 쓰기도 하고, 둥글게도 만들고 길쭉하게도 만들고, 납작하게도 만들고 푹신하게 부풀려 만들고, 속을 채우거나 고명을 얹거나 기름기를 더하거나 꿀을 뿌리거나 했다. 반죽기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발효실 등 장비와 관련된 부분만 유일하게 발전했다. 여기서 말하는 빵은 제빵사가 손수 만드는 빵을 가리킨다.

 

 

치즈의 기원은 젖산발효이다

 

정착 민족인 수메르인들은 거의 산업적으로 치즈를 제조하고 저장했다. 포도주나 맥주를 빚는 양조시설이 있었고 빵을 반죽하고 구워내는 곳이 따로 있었던 것처럼 유제품을 만드는 시설도 따로 만들 정도였다. 우리가 요즘 말하는 치즈, 다시 말해서 어느 정도 부피가 있고 수분을 제거해서 모양을 잡은 치즈, 큰 덩어리로 몇 달씩 저장고에 쌓아두고 보관 가능한 치즈는 이곳에서 처음 탄생했던 것이다.

 

프랑스 미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치즈는 머나먼 과거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하나의 뿌리가 다채로운 열매를 낳았다. 푸른곰팡이가 낀 것, 짭짤한 것, 말린 것, 생으로 먹는 것, 오래 두고 맛을 들이는 것, 외피를 건조시킨 것, 외피를 세척한 것, 속살이 부드러운 것, 단단한 것 등등. 치즈는 수백 가지 종류가 있다. 매일 새로운 치즈를 먹어도 일 년 안에 모든 치즈의 맛을 보지 못할 만큼 많다.

 

 

 

세계의 발효 음식

 

마그레 드 카나르 세셰 오 자로마~ 향료와 함께 말린 오리 가슴살(프랑스)

시네 헹~ 쇠고기 육포(라오스)

콘드비프~ 양배추와 함께 먹는 고기 소금 절임(아일랜드, 미국)

그라블락스~ 땅속에 묻은 연어(스칸디나비아)

안초비 소금 절임~ 고대 그리스의 타리코스를 현대화한 발효 음식(지중해 일대)

테지~ 가장 보편적이고 만들기 쉬운 꿀물술(에티오피아)

크바스~ 호밓빵으로 만드는 전통 맥주(러시아)

탄산 딱총나무꽃술~ 샴페인을 닮은 발효술(프랑스)

포리지~ 아침 식사로 먹는 전통적인 귀리죽(스코틀랜드)

도사~ 빵 대신 먹는 크레이프(인도)

스멘~ 버터를 오레가노 물에 싯어서 1년 정도 발효시킨 음식(모로코)

슈크루트~ 양배추를 발효시킨 고전적인 알자스 요리(프랑스, 중유럽)

 

 

발효의 비밀

 

우리는 100여 년 전부터 발효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우유, 과즙, 율류, 곡물 발효는 세균학자가 존재하지 않았던 1만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일어난다. 게다가 미생물의 작용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발효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발효 식품의 성패를 가늠하는 변수들은 아주 많다. 그중 일부는 알려져 있지만 나머지는 현재 발효를 연구하는 학자들조차 모두 알지 못한다.

 

하지만 발효의 비밀을 다 알지 못한다고 해도 맛있는 발효 식품을 만드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발효 현상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발효의 맛을 내기에는 충분하다. 공장 생산이든 소규모 수제 생산이든 과학이 발효 식품 생산에 큰 도움을 주기는 했다. 가령, 과학적 지식은 양조에서 뭐가 부족하고 뭐가 잘못됐는지 재빨리 파악해서 바로잡아준다. 그렇지만 연륜 있는 양조가를 인터뷰한다면 포도주의 질을 결정하는 발효에서 경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포도주와 관련된 수천 가지 성분 중에서 우리는 아직 400여 가지밖에 알지 못한다. 치즈를 만드는 장인에게 물어보면 그 역시 치즈 외피를 원하는 상태로 얻어내기까지 어려움을 토로할 것이다. 발효는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 재차 말하지만 발효는 생명 활동이기 때문이다. 

 

 

장은 음식의 독을 다스린다

 

된장이나 미소는 이 식품을 먹는 문화권에서 특히 높이 평가받는 발효 식품이다. 된장은 수명을 연장하고 일상적인 잔병들을 치료하는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매일 조금씩 된장을 먹는 사람은 염증과 질병에 맞서기 좋은 체내 환경이 조성된다고 한다. 된장은 소화를 돕고 해독과 강장 효과가 있다. 우리에게 이로운 온갖 무기질과 소화 효소, 프로바이오틱스, 필수암미노산, 비타민 B12, 소화 흡수가 잘되는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또 된장은 흡연과 공해가 우리 몸에 미치는 폐해를 줄이고 숙취도 해소해준다고 한다.

 

중국 약제서 <본초강목>은 '장'에 대한 기원후 150년경의 자료를 참조하여 이렇게 말한다. "장은 무리를 이끄는 장수와 같아서 음식의 독을 다스릴 수 있다. 이는 장수가 무리 중의 패역한 자를 잡아내 다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표현은 기막히게 들어맞는 데다가 의미심장하기까지 하다. 발효 식품의 미생물은 병원균이 창궐하고 패권을 쥐지 못하게 다스리는 바로 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발효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했다

 

구석기시대에는 뭇사람들이 최초의 치즈 장인, 최초의 제빵사, 최초의 염장 숙성 장인을 경계의 눈으로 바라보던 때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결국은 똑같은 행보다. 미지를 탐색하는 행보 말이다. 과거의 기억을 되새김으로써 앞으로 나아간다. 현대성의 최첨단에 있는 요리가 수천 년의 과거를 더듬어 영감을 구한다. 전위적 요리가 선사시대의 의문, 행보, 기법과 맞닿아 있다.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미래를 믿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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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꼬마빌딩은 무엇이 다른가 - 부동산 전문 펀드매니저가 알려주는 꼬마빌딩 투자.운용 플랜
강민성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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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강민성은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부동산 전문 펀드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유수 건설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부동산·금융 업종에 뛰어들었다. 현재 펀드 설립으로 매입한 빌딩의 운용에서 발생하는 운용이익 및 매각을 통한 매각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형태의 부동산 투자 업무를 하고 있다. 국내외 총 11만 2,000평 규모의 자산을 운용해 왔으며, 운용규모 기준으로는 약 1조 6,000억 원에 이른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 운용경험이 있어 국내빌딩시장의 특징을 더욱 잘 이해하며 서울 전 권역 및 경기도 주요 권역의 빌딩 매매 및 임대시장에 대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책은 이론이 아닌 실전용이다. 장기간 빌딩 매입과 운용분야에서 일해 온 펀드매니저의 경험들이 책 속에 녹아 있다. 즉 진정한 '알짜 빌딩'의 조건에서부터 공실 없이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운용 노하우까지 모든 것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빌딩을 운용하며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디테일하게 분석해 미리 대비하게끔 하는 것이 목적이다. 재무관리, 임차인들과의 관계, 법적 문제 대응법 등 건물주로서 반드시 필요한 내용만 골라 담았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장은 어떤 지역을 노리는 것이 좋을지 알아본다. 2장에서는 선택한 지역 내 좋은 꼬마빌딩을 선별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을 다룬다. 3장은 운용수입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에 관해, 4장은 운용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효율적으로 지출하는 방법에 관해 알아본다. 5장에서는 발생 여지가 있는 대표적인 법적 이슈들에 대해 알아보고, 마지막으로 6장에선 빌딩용 손익관리표 작성에 대해 다룬다.

 

 

 

 

오피스빌딩, 교통 편리성이 중요하다 

 

오피스빌딩은 중심업무지역 내, 지하철역으로부터 200미터 내에 위치한 빌딩이 좋다. 물론 이런 빌딩은 최초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많아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렵다. 투자비를 절감하려고 할지라도 중심지로부터 너무 떨어진 빌딩은 선택하지 않는 게 좋다. 임차인들 역시 가성비를 따진다. 중심지로부터 살짝 떨어져 있더라도 임대료가 저렴한 건물을 선호하는 임차인들도 많다. 다만 지하철이 가장 가까운 대중교통 수단일 경우, 가급적 역으로부터 500미터(도보 10분) 거리를 넘어서진 않도록 하자.

 
한 가지 팁을 제공하자면, 대중교통 환경이 아무리 좋더라도 차량 사용이 불편한 건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중교통은 직원들이 사용하지만 최종 입주를 결정하는 회사의 대표는 대개 승용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차량 진입과 주차가 불편한 건물은 최종적으로 선택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라. 대표들은 출퇴근 시 자신의 승용차로 건물로의 접근성이 용이한지를 꼼꼼하게 따진다.

 

 

상가용 빌딩은 주요동선을 파악하라

 

상가용 빌딩을 구매할 경우엔 주요동선의 파악이 급선무다. 왜냐하면 구매할 건물이 주요동선에 포함된다면 상권 발달과 함께 큰 가격 상승폭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골목 하나 차이로 상권 발전에 편승할 수 있는 빌딩이 되기도 하고, 이런 혜택을 보지 못해 비교적 임대가 쉽다는 1층조차 장기간 공실로 비어두는 빌딩이 되기도 한다. 어찌 이를 운으로만 돌릴 수 있겠는가.

 
서울의 이태원홍대 인근이라면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즉 갑자기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발달한 상권이라면 건물 자체가 기존에 주택지로 사용되었을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 골목 차이로 상권이 형성되기 어려운 위치라면 상가로 임대되지도 않고 주변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주택임대조차 잘 되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몇 년간 안정적 임대가 가능할까?

 

주변 시세보다 싸다고 덜컥 투자했다가 건물에 공실이 늘어나면서 이자비용조차 감당 못해서 전전긍긍하는 빌딩 투자자가 의외로 많다. 어디 세상에 쉬운 일이 있겠는가만 사전에 꼼꼼하게 검토하지 않고 빌딩을 구입하는 사람은 과연 옹감한 건지, 아니면 남에게 자랑질하려고 그러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임대 목적으로 구입하는 건물이라면 먼저 향후 안정적으로 임대가 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이때 '가중평균 임대차 잔존기간'을 비교하게 되는데, 이는 각각의 임차인의 계약 잔존기간을 면적으로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즉 빌딩 전체 임차인의 평균 임대차계약 만기인 셈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면적을 가진 두 개의 빌딩 A와 B가 있는데, 빌딩 A는 1~5층 통으로 단일 대형 임차인(계약 잔존기간 2025년까지)을 두고 있으며 지하는 식당과 카페(계약 잔존기간 각각 2019년, 2020년)에 임대를 준 상황이다. 빌딩 B는 지하 1~5층 각 층별로 오피스와 카페, 식당 등 각각 다른 임차인을 두고 있다(계약 잔존기간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제각각)고 가정해보자.

 
가중평균 임대차 잔존기간, 즉 WALE(Weighted Average Lease Expiration)을 계산해 비교해 보면 빌딩 A는 2024년 ○월 ○일이고, B는 2023년 ○월 ○일이다. 빌딩 A의 경우 단일 대형 임차인 계약기간이 길어 유리하게 작용했다. WALE만 보면 빌딩 A를 매수하는 것이 B보다 조금 더 장기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지만 대형 임차인의 재계약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만약 재계약이 불발되는 불상사를 맞게 될 경우 단번에 1층에서 5층까지 텅 빈 건물이 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WALE이 다소 짧긴 하지만 여러 작은 임차인으로 나뉘어져 있는 빌딩 B를 매수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하다. 이는 투자의 세계에서 말하는 위험분산과 같은 맥락이다.

 

 

적정한 임대기준가 결정하기

 

임대기준가는 기본적인 임대조건 구성요소인 보증금, 임대료, 관리비를 의미한다. 임차인에게는 건물에 대한 첫인상인 셈이다. 따라서 건물주가 되면 우선적으로 임대기준가를 결정해야 한다. 임대기준가 수립을 위한 검토는 매입 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건물주들은 건물매입을 검토할 때 인근 시장에 어느 정도 가격이 형성되어 있고, 매입하려는 건물 수준이면 어느 정도 선이 알맞은 가격일지 사전에 확인한다.

 
매입한 빌딩이 시장가격 대비 낮은 임대료를 받고 있다면 매입 후 적정수준의 임대료로 조정해야 하고, 반면 다소 높은 임대기준가가 책정된 상태로 높은 공실을 가지고 있다면 알맞은 수준까지 임대기준가를 내려야 한다. 리모델링을 염두에 둔 프로젝트라면 리모델링 완료 후 변경될 임대기준가 수준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임대료가 연체된다면

 

건물을 운영하다 보면 연체와 명도 소송은 종종 발생하는 분쟁이다. 보통 임대차계약서 상에 몇 개월의 임대료가 연체 시 계약 해지가 가능하도록 명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임의적인 게 아니라 법적으로도 규정된 기준이다. 즉 민법 제640조에 따라 연체된 차임이 2기에 달하는 때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임차인의 연체 규모가 계약 해지를 요청해야 할 정도의 수준에 달했을 경우, 임대인은 날짜를 지정하고 정확한 금액을 계산하여 임차인에 건물을 명도해 줄 것을 문서로 요청하여야 한다. 그런데, 금액을 계산할 때는 임관리비뿐 아니라 임차인이 별도 사용한 추가관리비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빼뜨려선 안 된다.

 

명도 진행 단계

 

1단계~ 명도 요청을 내용증명으로 송부한다

2단계~ 점유이전금지 가처분을 신청한다

3단계~ 명도소송 소장을 접수한다

 

 

이전 건물주의 담보대출 저당권

 

현실적으로 담보대출을 이용하지 않고 순전히 자기자본만으로 건물을 취득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통상 건물주가 손바뀜이 되면서 대출을 주로 활용한다. 이전 건물주가 건물에 대해 담보 대출을 받았을 경우, 당연히 당해 대출액 이상에 상당하는 저당권이 설정되기 마련이다. 해당 건물은 매각과 동시에 대출을 상환하면서 그 저당권이 말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건물 매입시엔 이 저당권의 말소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전 건물주의 건물 저당권이 깨끗이 정리된 후, 매수자가 대출을 실행할 때는 대출은행으로부터 새로운 저당권을 설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저당권의 순서가 바뀌며 매수자의 담보가능가치가 줄어드는 문제점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저당권 순위 변화에 따른 문제점은 아래의 도표에서 파악할 수 있다. 

 


전 건물주의 담보대출 저당권이 1순위라 치면 이후 입주한 임차인들의 보증금에 대한 저당권은 그 후 순위로 설정된다. 매매와 동시에 전 건물주의 담보대출 저당권이 해지되면 임차인들의 저당권이 1순위로 올라간다. 이리 되면 매수자의 대출에 대한 저당권 순위는 그 후 순위로 설정되니 저당권 설정 규모가 작아질 수 있다. 이는 바로 대출가능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매입계약서에 사인하기 전 등기부등본에서 담보권을 확인해 자신이 필요한 대출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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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의 비밀 - 세계 최고 부자들을 통해 본 돈의 메커니즘
샘 윌킨 지음, 이경남 옮김 / 알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거의 모든 슈퍼리치 뒤에는 부의 비밀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부의 비밀은 한 마디로 돈 버는 기술이다. 돈 버는 일은 꼭 더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침식사 시리얼에 붓는 우유나 아기에게 주는 장난감이나 교회 목사님과 한가하게 나눌 수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 같은 것도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의 비밀에는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계략이 포함된다. 계략에는 법을 교묘하게 다루는 솜씨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도 포함된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슈퍼리치들의 숨겨진 부의 비밀

 

책의 저자 샘 윌킨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비스니스리서치장과 수석 고문을 역임했고 옥스퍼드 애널리티카 수석 고문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옥스퍼드대학교 산하기관으로 전 세계 2,600여개 도시와 100여개 산업의 전망을 제공하는 세계 최고 경제조사기관 중 한 곳이다. 옥스퍼드 애널리티카는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이슈들을 망라해 분석하는 자문회사다. 또 세계 최대 위험관리 및 무역신용 보험회사인 에이온의 국가위험 자문위원으로 일한 바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로마시대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이름을 남긴 거부들의 행적을 살펴보면서 시대와 분야를 관통해 돈이 지니는 핵심적인 성질이 무엇인지 파헤친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왜 부자가 되기 어려울까?)에서는 한 분야에서 최고의 지위를 누리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곤두박질 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제2장(고대 로마에서 찾은 부의 비밀)에서는 마르쿠스 크라수스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일개 피시소스 상인이나 오일램프 제조업자가 로마사회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게 되었는지 등을 살펴본다. 제3장(강도귀족의 부의 비밀)에서는 19세기 강도귀족을 다루고, 제4장(최고의 산업인 된 금융업의 비밀)에서는 은행분야를 다루며, 제5장(포브스 글로벌 부자들의 비밀)에서는 인도의 작은 어촌에서 교사의 아들로 태어나서 세계 최고 부자의 반열에 오른 디루바이 암바니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제6장(인터넷 기업들의 성공 신화)에서는 테크놀로지분야에서 도전을 '가능'으로 만든 빌리어네어들의 놀라운 부의 비밀을 밝혀내고, 마지막으로 제7장(슈퍼리치들의 7가지 부의 비밀)에서는 슈퍼리치들이 부를 축적함에 있어서 사용한 방법들을 검토하면서 우리들에게 돈의 메카니즘에 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하에서는 경쟁자가 쉼없이 등장하고, 부의 축적을 방해하는 수많은 규제와 법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 1% 부자들이 세계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있다. 로마시대 거상부터 철강왕 카네기, 빌 게이츠, 구글 창립자 래리 페이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부의 비밀'을 실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 이제 1% 부자들의 7가지 비밀을 만나보자.

 

 

 

 

최고가 아닌 유일한 존재가 되라

 

헤지펀드 LTCM(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도 경쟁자들 때문에 추락했다. 시장에 경쟁자가 많아지면 서로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소위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피 터지는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같은 분야에 많은 경쟁자들이 다투는 시장을 '레드마켓'이라고 한다. 그래서 세계적인 김위찬 교수도 '블루오션'을 창조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대목에서 주식투자자라면 워렌 버핏을 떠올릴 것이다. 왜냐하면 주식투자의 귀재인 그도 독점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독점을 인정하는 정부를 찾기가 어렵다. 현재로선 아직도 체제가 미숙한 신흥국에서 이런 독점 가능성이 있다. 카를로스 슬림은 멕시코에서 이 가능성을 발견하고 크게 재미를 본 인물이다. 러시아의 올리가르히 블라디미르 포타닌도 독점 통신업체인 스비야즈인베스트를 일부 소유하고 있다. 또 알제리에서는 소위 '정치금융 마피아'로 불리는 사업가들이 정부의 보호하에서 독점사업의 혜택을 누린다.

 

테크놀로지 분야에도 독점이 있다. 그래서 테크놀로지 회사들은 수익성이 높다. 왜 그럴까? 이들은 특허권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런 특허는 '준독점'과 같다. 따라서 어떤 경쟁사가 특허권을 가진 테크놀로지 기업을 모방하려 한다면, 당해 정부가 나서서 이를 제지한다.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애플과 삼성전자 간의 스마트폰 특허 침해 소송이 바로 그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라

 

미국의 사업체들은 규모를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 규모가 경쟁을 물리칠 수있는 '해자(장벽)'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고전적인 부의 비밀은 밴더빌트, 록펠러, 카네기 등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경쟁자가 있어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있다면 비록 강도귀족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많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업하기 최악의 장소를 주목하라

 

가장 악명 높은 낙원은 공산주의가 붕괴된 후의 러시아이다. 기대와는 달리 민주주의와 민영화는 러시아 경제의 재앙을 불러왔다. 위축된 경제는 러시아에서 돈을 벌려는 사람들에겐 치명적이었다. 간신히 수익을 올려봤자 부패한 관료와 마피아들에게 강탈당했기 때문이다. 겨우 살아남은 신생 산업가들은 '올리가르히'로 불렸다.

 

블라디미르 포타닌은 인맥을 활용, 국유은행의 총재직을 확보한 후 장관들을 자신의 금융업에 끌어들였다. 옥스퍼드어낼러티카에 따르면, 올리가르히들이 경쟁자를 처리할 때 즐겨쓰는 방법이 '자산탈취'인 걸로 밝혀졌다. 즉 어떤 기업가가 갑자기 횡령 및 탈세 혐의로 구금된 후, 석방을 조건으로 관리가 내민 서약서에 서명한다. 이 서약서에는 회사를 포기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망할 걱정 없는 곳에서 돈을 빌려라

 

희대의 사기꾼으로 판명된 폰지사기의 버니 매도프는 투자자들을 설득해 돈을 반환받을 수 없는 상황임에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입장이 된 월스트리트의 은행들도 사실상 이와 유사한 방법을 사용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예금자들이 돈을 모두 인출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이와 정반대였다. 정부의 보증 탓이다.  

 

 

뺏을 수 없는 재산을 소유하라

 

지적재산권은 초소형 독점의 기반이다. 집을소유한 사람이 집의 사용에 대해 '독점권'을 가지는 것처럼, 발명품을 소유한 사람은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독점권을 갖게 된다. 록펠러는 미국 정유 시설의 90% 이상을 장악, 스탠다드오일로 통합했지만, 펜실베니아 유전이 고갈되기 시작하면서 그는 해외에서 예상밖의 경쟁자를 만나고 말았다. 1870년대 초 러시아는 바쿠에 유전(현재 아제르바이젠에 속하고 있다)을 개발하여 전 세계로 원유를 수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자, 1891년 스텐다드오일은 인수합병을 통해 전국 원유 생산시설의 4분의1을 장악했다.  즉 유정油井이라는 재산권을 소유한 셈이다. 비록 독점처럼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유정에서 원유가 계속 나오는 한, 그리고 이를 세계 에너지 시장에 공급하는 한, 꾸준하게 막대한 수입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뺏을 수 없는 재산인 것이다.  

 

 

법을 나에게 득이 되도록 교묘하게 활용하라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인해 촉발된 국제금융위기는 분명히 은행가들의 어리석음과 무능에 기인했다. 더구나 국민들의 막대한 세금이 흘러 들어가는 구제금융으로 회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CEO를 포함한 고위직들은 천문학적인 연봉을 수령하는 '모럴헤저드'까지 범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은행가들은 이겼다. 우리들이 무능하다고 비난했던 그들이 머저리가 아니라 비난만 했던 우리들이 오히려 머저리인 셈이다. 금융규제법, 어느 누구가 이를 심각하게 연구하겠는가 말이다. 그들 말고는.   

 

 

네트워크에 사활을 걸어라

 

1860년대 중반, 코닐리어스 밴더빌트는 맨해튼으로 연결되는 철도 노선 중 하나를 손에 넣었다. 이후 증기선을 매각, 막대한 자금을 확보한 그는 철도사업에 모두 쏟아 부었다. 맨해튼으로 들어가는 나머지 한 노선마저도 그의 수중에 들어갔다. 당시의 철도는 대부분 특정한 2개 지점을 연결하는 식이었기에 뉴욕센트럴까지 장악할 수 있었다. 그는 네트워크 효과를 십분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했던 것이다. 1870년, 마침내 그는 철도를 통합했다.

 

 

슈퍼리치들이 가진 부의 비밀

 

부의 비밀을 갖는다는 의미는 바로 경제를 자기편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사실 부를 더 많이 가질수록 경쟁자가 늘어날텐데, 이들은 오히려 줄어드는 유리한 상황을 용케도 찾아낸다. 즉 경쟁상황에서도 이들은 자신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2001년, 현대는 한국로지텍이란 회사를 설립해 정의선이 30억원을 투자했다. 순식간에 이 회사는 큰 돈을 벌었다. 수익의 80% 이상이 현대 그룹 계열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소위 '땅 짚고 헤엄치기'인 셈이다. 이후 이 회사(현재의 현대글로비스)는 상장되어 정의선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1조원이 되었다. 이젠 이런 방법이 통할 수 없다. 내부거래 관행에 철퇴를 내렸기에. 그렇다. 부의 비밀은 경쟁을 비껴가게 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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