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컬처 - 유튜브는 왜 항상 이기는가?
케빈 알로카 지음, 엄성수 옮김 / 스타리치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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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는 유튜브와 관련된 직간접 경험을 통해,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적, 창조적 콘텐츠의 흐름과 예측을 분석하고,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는 팁을 흥미롭게 제공한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다양하고 방대한 콘텐츠가 어떤 흐름에 의해 확산디고, 재가공되며, 대중들에게 영행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석은 여타 서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 책의 고유한 내용이다. - '추천사' 중에서

 

 

누구라도 유튜브를 활용해 대중문화를 만들 수 있다

 

책의 저자 케빈 알로카는 유튜브의 문화 및 트렌드 매니저로서 7년 넘게 유튜브 비디오들을 통해 시대를 풍미하는 여러 현상들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바이럴 비디오 전문가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10대부터 전 세대를 통틀어 그 누구보다 유튜브에 중독되어 있고, 유튜브가 만들어낸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그는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웹 비디오 문화 관련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했으며, 특히 TED 강연 사이트에 올린 유튜브 강연 비디오는 현재 200만 뷰 이상의 조회 수를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시장조사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십이십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유튜브라고 한다. 유사한 다른 동영상 앱을 사용한 총 시간을 합해도 도저히 유튜브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이제 유튜브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컬처로 잡리잡고 있음에 분명하다. 나아가 이런 문화는 사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유튜브에 열광할까? 저자는 이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다. 단순히 해답에 그치는 게 아니라, 향후 미디어가 어떻게 발전할지, 미래 기술을 둘러싼 사람들의 행위, 그리고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에 관한 방향성도 제시한다. 참고로 저자는 현재 유튜브에서 일하고 있으며, 실제로 사용자들을 분석하면서 유저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고미놔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며칠 전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했던 한국의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경우도,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팬들에게 더욱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케이스라고 한다. 이들은 2년 연속 빌보드의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을 정도이다. 특히, 지난 5월에 발표했던 '페이크 러브' 뮤직비디오는 공개 후 단 9일만에 1억 뷰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현상이 잠시 반짝이 아니라 현재에도 진행형이란 사실이다.

 

 

 

 

2013년 유튜브 사용자는 10억 명에 달했다. 2015년에는 전 세계에서 1분당 400시간이 넘는 분량의 비디오가 업로드되었으니 현재의 사용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런데, 10억 명은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3분의 1 규모이다. 또한 모든 인터넷 사용자의 인적 통계가 반영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유튜브의 데이터는 인간의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는 초상화인 셈이다. 이처럼 유튜브는 인류 역사상 가장 방대한 문화 데이터베이스이다. 우리 인류의 온갖 영광과 수치가 모조리 담겨 있다.

 

"외계인이 우리 지구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 구글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 유튜브를 보여줄 것이다"

 

 

싸이는 '강남 스타일'의 히트를 예상했을까?

 

사실 싸이는 자신의 비디오가 전 세계적으로 빅히트를 할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희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워낙 뻔한 저스틴 비버의 팝 뮤직비디오에 식상했는지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전세계 음악팬들의 문화적 장벽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조금은 우스꽝스러운면서 재미있고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싸이의 비디오가 조회 수 20억 뷰의 기록을 깬 시점에서는 조회 수 집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조회 수 집계 시스템이 21억 4748만 3647까지만 프로그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엔지니어들은 이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서둘러 조회 수 집계 시스템을 32비트 정수에서 64비트 정수로 업데이트했다. 참고로 현 조회 추세를 감안할 때 조회 수 상한선을 넘어서려면 400억 년은 더 있어야 된다. 상한선은 9,223,372,036,854,775,808이다.

 

 

나이키의 교묘한 연출

 

유튜브에서 최초로 조회 수 100만 뷰를 넘긴 것은 광고 비디오였다. 2005년 여름 말미에 나이키는 티엠포 운동화 홍보를 위해 축구 스타 호나우지뉴와 비디오를 찍었다. 이 비디오의 내용은 호나우지뉴가 골대 앞 20미터 거리에서 축구공을 차면 공은 크로스비를 맞고 튕겨 나오고, 또 다시 찬 공 역시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온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거듭하는 동안 축구공은 단 한 번도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이는 묘기일까? 아니다. 가짜다. 교묘란 연출인 것이다.

 

소위 노이즈 마케팅이라 불리는 것과 같이 웹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수록 인기가 높아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나이키는 이를 최대한 활용했다. 이 광고는 애초에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함께 큰 인기를 끌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다. 게다가 광고처럼 보이지 않아서 호나우지뉴의 묘기가 훨씬 더 사실적이었다. 물론 아주 교묘하게 연출된 작품이었지만, 나이키와 관련된 누군가가 우연히 이 장면을 보고 찍은 듯한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사소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

 

22세의 벤 뷰이는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적이 있었다. 그는 우연히 미국에서보다 훨씬 값싼 넥타이를 발견하자, 장사꾼 본능이 발동했다. 이후 넥타이 2천개를 사서 유타 주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그의 넥타이 사업은 방문 판매에서 온라인 판매로 돌아서면서 홍보용 비디오 한 편을 유튜브에 올렸다.

 

자신의 옷장 안에서 찍은 이 비디오(넥타이 매는 법)는 처음에 보는 이가 거의 없었다. 실패라고 생각할 무렵, 놀랍게도 서서히 조회 수가 상승했던 것이다. 2년 후, 조회 수가 75만 뷰를 넘어섰고, 다시 2년 후엔 450만 뷰에 도달했다. 놀라지 마시라 현재 그의 이 비디오 조회 수는 무려 2500만 뷰가 넘는다.        


그의 멋진 넥타이의 매출액 가운데 20퍼센트는 자원봉사 단체 키바의 소액 금융 프로젝트에 지원하고 있다. 저자와 대화를 나누던 당시 그는 이미 세계 각국에서 600건 이상의 소액 대출에 자금 지원을 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넥타이 매는 법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데, 어디선가 그 덕에 먹고사는 조그만 회사도 있으니 재미있지 않은가 말이다. 유튜브엔 '~하는 법'이란 동영상이 엄청 많은 걸 발견할 수 있다. 말하자면, 모든 방법은 가히 유튜브 안에 있다.

 

 

바이럴의 힘

 

다시 처음에 거론했던 싸이의 '강남 스타일'과 방탄소년단의 '페이크 러브'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이들 뮤직비디오가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될 수 있는 것은 공유, 특히 바이럴 공유 때문이다. '발 없는 말言이 천리 간다'는 속담처럼, 팬덤 문화는 특정 인구나 지역을 초월한다. 바이럴 공유로 인해 각종 커뮤니티와 이해 집단들이 상호 연결된다. 더구나 이 연결은 중독성이 있다. 

 

2005년, 20세의 영화 제작자 제이슨 스틸은 4분짜리 애니메이션 '유니콘 찰리, 캔디 산으로 가다'를 제작했다. 의기소침한 유니콘이 두 친구의 권유에 못 이겨 함께 캔디 산으로 여행을 간다는 스토리이다. 마침내 캔디 산에 도착한 찰리가 의식을 잃었다가 나중에 정신을 차려 보니 자신의 신장을 누군가가 훔쳐간 기막힌 현실에 마주한다. 

 

왜 그는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그 동기는 슬프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덮쳤을 때 그는 전 재산과 직장까지 잃고 말았다. 당시 어머니의 생일이 다가왔는데, 뭔가 선물하려는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의 어머니가 대신에 유니콘이 나오는 만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어머니의 생일 소망이 인터넷 걸작을 만든 셈이다. 그의 비디오와 후속작 3편은 조회 수가 1억 5천만 뷰를 넘는다.

 

이와같이 바이럴 현상은 복권에 당첨된 것만큼이나 큰 행운을 안겨주는 경우도 있다. 파산한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드린 생일 선물이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인기를 얻어, 결국 미합중국 대통령이 볼 정도로 널리 확산된 것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 사이에 이루어진 바이럴 공유 덕분이다. 바이럴 공유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 싸이와 방탄소년단이 이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우리들의 행동이 유튜브를 만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튜브에는 수많은 동영상이 올라오고 시청함으로써 공유된다. 미디어나 광고 전문가들이 보기엔 말도 안 되는 것들이 있기도 한다. 그래도 여전히 누군가는 엉뚱하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것이다. 이 아이디어가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뭔가로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 유튜브는 쿤화를 넘어 비즈니스의 한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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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의 책 - 수천 년 동안 깨달은 자들이 지켜온 지혜의 서
스킵 프리처드 지음, 김은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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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가 많은 사람이 흔히 저지르는 아홉 가지 실수에 대해 배워가는, 그들의 불가사의한 여정을 다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책에 등장하는 아홉 가지 실수를 피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으로 변할 수 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우리들 인생에서 피해야 할 실수들

 

책의 저자 스킵 프리처드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잉크INC.〉등의 선정한 '최고의 구루 100인'이자 미국 최고의 리더십 전문가로, 그의 매번 강의는 BBC, CNN,〈뉴욕 타임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퍼블리셔스 위클리〉 등 글로벌 매체에 소개될 만큼, 그는 미국 내에서도 화제의 인물로 손꼽힌다. 현재 비영리 콘텐츠 기업 오하이오 칼리지 라이브러리 센터CEO로 활약하고 있다.

또 저명한 경영자, 교수, 언론인, 방송인 등과 교류한 내용을 정리해 웹사이트에 '리더십 인사이트'란 제목으로 연재한 그는 지금까지 함께 작업한 사람들이 미국 전 국무장관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목사 조엘 오스틴, 저명한 저널리스트 댄 래더,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자인 소설가 존 그린,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로 전 세계를 감동시킨 작가 앤디 앤드루스 등 1,000명이 넘는데, 이 콘텐츠들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는 엄청난 찬사를 받았다.

 

우리들이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이다. 어느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성공을 하려면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는 실수를 거쳐서 비로소 성공을 한다는 격려인데, 그렇다고 모든 실수가 다 용납되는 게 아니다. 말하자면 실수에도 격格이 있다.

 

성공 법칙에 반복되는 실수는 없다. 사소한 실수가 눈덩이처럼 커져서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자신의 인생을 집어삼킬 수도 있다. 그렇다. 성공하려면 이를 미리 알아채고 피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우리들 모두가 쉽게 반복해서 저지르는 '실수'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책을 통해 우리들은 다시 반복하지 않는 실수가 바로 성공의 본질임을 깨닫게 된다.

 

 

흔히 범하는 9가지 실수

 

남이 연출한 삶

'부당한 꼬리표'에 순응

변명하기

독을 내품는 사람들

안락한 의자에 앉으면

단 한 번의 실패

'무난해짐'의 덫

자신의 마음이 정한 한계선

시간이 무한하다고 믿기

 

 

 

 

책의 주인공 데이비드는 회사에서 잦은 실수를 하는 바람에 루저 취급을 당하는 외톨이 신세다. 이에 낙심해 있던 그는 우연히 성공한 사업가, 극작가, 은행원, 지휘자, 의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들이 범했던 실수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9가지 실수의 가르침이 담긴 비밀스러운 고서古書 <실수의 책>의 존재를 알게 된다. 

 

 

남이 연출한 삶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연출한 연극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요. 하지만 남이 연출한 삶으로는 최고의 공연을 펼칠 수 없어요"

 

데이비드는 한 여인을 만난다. 그녀는 극작가였다. 처음엔 배우로 시작했고, 남들로부터 훌륭한 배우라고 평가받았지만 나이 서른에 그녀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동안 그녀는 남이 정해준 배역의 역할에 충실한 연기자였다. 여배우로서는 필연적인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자신이 그러하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다고 이를 지적했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어떤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그것도 누군가 우리에게 던져준 역할을 말이다.

 

그녀는 남의 꿈을 위해 일하는 것은 실수임을 깨달은 후, 마침내 배우를 그만두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은 이어졌다. 매일 직장에 나가는 사람들은 누군가를 위해 일을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해고되므로 신중하게 스스로 해야 할 일, 즉 직업을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선택임을 강조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계획을 달성하려고 부지불식간에 나를 끌어들이는 것을 내버려두면 안 돼요. 나 자신이 세운 계획에 따라 움직여야죠.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쓰면서요. 다른 사람이 연출한 연극에서 조연이 되지 말고 자기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연극 무대에서 주인공이 되어야 해요. 단순히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시간을 들여 결정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에요"

 

 

'부당한 꼬리표'에 순응하기

 

"다른 사람들은 너무 쉽게 우리를 규정하죠. 지금 우리의 모습만 보면서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될지 보지 못하는 거죠"

 

이번엔 데이비드가 한 중년 여인을 만난다. 그녀는 그에게 은행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했다. 자신의 사무실로 인도한 그녀는 그녀의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오래된 병을 꺼내 놓았다. 할아버지는 여기에 동전을 채웠다고 한다. 1센트짜리 동전인 페니는 표시된 가치로 평가하지만, 실상은 이 동전 하나를 만드는데 1페니 이상의 돈이 투입된다는 말을 하면서 우리들의 인생도 마찬가지로 남이 그런 가치를 매긴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동전에 새겨진 숫자가 그 동전의 가치를 나타내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일치하다고 믿죠. 마찬가지로 살면서 타인이 자신에게 갖다 붙인 꼬리표를 그대로 믿을 때 큰 실수를 저지르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한 말을 고스란히 믿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잠재력의 상당 부분을 허비하죠. 그리고 그 정도는 갈수록 더 심해져요.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단 꼬리표까지 믿어버리는 거죠"

 

 

단 한 번의 실패

 

"좌절은 우리가 부정적인 꼬리표를 갖다 붙일 때 더 심각해집니다. 한 번 경험한 실패를 영원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돼요"

 

한겨울, 데이비드는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을 찾고자 모임을 만들었다. 초대장을 만든 후, 네 명에게만 발송했다. 물온 그들과 평소 친분은 없었지만 이들이 의욕적이고 긍정적이며 친절하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상호간에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도전 의식을 가지려는 이 모임의 12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이 중 2명이 가입했다. 일주일에 1회 모임을 가졌는데, 그는 여기서 얻은 조언을 다른 일에도 활용했다.

 

최근 그에게 부여된 회사 업무는 최고의 마케팅 회사를 선정하는 일이었다. 매우 인상적인 한 회사는 자사의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어떤 기업가를 그에게 소개해주었다. 이 기업가는 그동안 많은 일들을 시도해왔는데, 그런 과정에서 자신이 일을 어떻게 망쳤는지, 일이 어떻게 잘 안 풀렸는지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기업가는 처음엔 모든 것을, 모든 사람을 탓했다고 한다. '그건 그 남자 잘못이야. 그건 그 여자 실수야. 은행 수수료가 너무 높아서 그랬던 거야. 세금이 우리의 이윤을 축내고 있어. 가격이 너무 높아서 그랬던 거야. 괜찮은 직원들이 없어서 그랬던 거야' 등등 식으로 말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러한 것들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후 스스로 변해야 했고,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켜야 했다는 설명이었다. 

 

"변명은 성장의 발목을 휘감는 잡초 같은 거예요. 실패는 기회를 싹 틔우는 씨앗과 같고요. 이제 제 생각은 달라졌어요.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탓하고 싶어질 때 잠시 멈추고 생각의 방향을 바꿔요. 그리고 뭔가 일이 잘 안 되면 그건 내가 성공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믿죠"

 

 

무난해짐의 덫

 

"모차르트는 결코 만족한 적이 없었어. 그는 항상 자신을 밀어붙였고 새로운 시도를 했지"

 

데이비드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 댁으로 지난 밤에 차를 몰고 갔다. 아침에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에 침대에서 몰을 뒤척였다. 전날 어머니가 아침에 손님들이 온다는 말을 했던 게 떠올랐다. 이중엔 그가 만나고 싶었던 연주자이자 그 도시에서 유명한 지휘자가 있었다. 지휘자 부부는 데이비드 가족과 친한 사이였다.  

 

 

모차르트는 결코 만족하지 않고 항상 자신을 밀어붙이면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물론 그가 이룬 업적을 본다면 거기서 만족할 수 있었을 텐데 그는 계속 전진하고 싶어 했다. 그 시대가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에 부응하려 하지 않았으며, 어떤 범주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했다. 그저 사람들 기억에 남고 싶어 했고 명작을 탄생시키길 원했다.

 


시간이 무한하다고 믿기

"하루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면서도 또 첫날인 것처럼 사세요.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돼요"

 

데이비드는 3주 전에 회사에 퇴사하겟다고 통보햇다. 이날은 회사 동료들과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날이었다. 이날은 회사가 지역 사회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날로 정하고 있었다. 봉사할 곳은 지역 호스피스였다. 그는 이곳에서 키가 큰 의사를 만났다. 의사는 미소를 지으면서 마치 정치인처럼 데이비드의 팔을 잡으며 악수를 했다. 의사는 데이비드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지하리란 쉽지 않아요. 그저 그날그날의 목표를 위해 살아가죠. 전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니까, 하루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면서도 또 첫날인 것처럼 살아야 한다는 거죠.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면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돼요. 사람들을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죠. 첫날이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좀 더 장기적인 시각을 갖게 되기 때문이에요. 그런 시각을 갖지 못하면 시간이 걸리는 목표가 어렵게 느껴지고 그것을 달성할 수 없게 되거든요"

 

 

"성공하는 사람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지만,

실패하는 사람은 그 실수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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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의 연애 - 늘 버티는 연애를 해온 당신에게
을냥이 지음 / 생각정거장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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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날 우리집 현관문 앞에 고양이가 버려졌다. 전 연인이 키우던 고양이였다. 어릴 땐 귀엽다고 키우다가 조금 크니 귀찮아졌는지 나에게 떠맡기고 다시는 찾지 않았다.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던 나는 나름대로 인터넷을 찾아가며 용품을 샀다. 안 좋게 헤어진 전 연인이 생각나 짜증이 솟구쳤지만 얘는 잘못이 없다. 그냥 버려진 거다. - '프롤로그' 중에서

 

 

싫증나면 버리는 게 갑의 연애인가?

 

어디에서나 을은 서러운 존재다. 연인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마구 갑질하는 연인에게 비록 서운해도 차마 입도 뻥긋 못한다. 가슴 속에 넣고 삭이다 보니 다소 과장해서 숯 검정이 한 트럭 분량이다. 왜 그럴까? 소심한 을은 갑을 너무 사랑해서, 혹시 갑을 자극하면 미련없이 떠나버릴까봐 두려워서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항상 지면서 살고, 주고 또 줘도 항상 부족한 것처럼 느껴서 마치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헌신과 희생을 오히려 편하게 여긴다. 을의 연애 방식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갑은 제때 연락 안하고, 친구와의 약속이 우선이며, 다른 이성에게는 엄청난 친절을 베푼다. 정작 잘해줘야 할 을에게는 무관심이 극에 달한다. 결국엔 이런 관계가 오래 가지 못한다. 하지만 이별의 순간에도 을은 갑을 생각한다. 즉 갑의 스킨십, 말, 웃음, 심지어 실수까지 머릿속에 주마증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비록 지금 헤어질지라도 그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기다림에 익숙한 게 바로 을의 연애 방식이다.

 

책의 저자 을냥이(필명)는 예고와 예대를 졸업, 만화가의 꿈을 가졌지만 현실적인 삶과 타협, 7년 동안 마케팅 업무에 종사했다. 업계에서 인정받는 마케터였지만 20대 후반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퇴사를 결심했다. 그간 굳어버린 손으로, 익숙지 않은 컴퓨터로 자기 자신과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를 엮어서 그림으로 그려냈다.

 

저자는 씁쓸한 을의 연애를 32가지 에피소드로, 고양이 그림을 통해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을은 분명 갑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다만 마음속으로만 생각할 뿐… 연락 문제, 잘못에도 당당한 태도, 늘 친구가 1순위인 모습, 뻔뻔한 거짓말, 이런 갑에게 던지는 을의 속 시원한 18가지 '사이다 투척' 에피소드도 담고 있다.

 

 

 

 

연락은 내가 늘 먼저한다

 

사귀는 연인이 있으면 뭐 하나? 늘 먼저 전화하고 연락하는 건 상대방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그렇다고 나누는 통화가 뭐 그리 심각한 것도 아니다. "밥 먹었어?" 또는 "뭐하고 있었어?" 등과 같이 가벼운 일상의 동향을 묻는 정도이다. 이렇게라도 물어봐야 겨우 "친구들이랑 술마시러 가"라고 반응한다. 이런 식의 관계라면 바로 당신은 '을의 연애'를 하는 것이다.

 

상대는 뭘하고 있는지 먼저 말해 주는 법이 없다. 왜 먼저 말해 주지 않고 게다가 왜 맨날 술을 마시러 가는지 묻고 싶지만 감히 그런 행동을 못한다. 왜냐고? 전에 한 번 물어보았더니 그런 나 때문에 상대는 "숨이 막힌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려 한다. 아무튼 내가 연락하지 않으면 상대도 연락하지 않는다. 마냥 기다리는 동안 많은 생각이 교차된다. '헤어질까, 말까' 그런데, 타이밍 한 번 기똥차다. 이 연락 하나에 그 많던 번민이 봄 눈 녹듯 사라지고 만다.

 

"내일 데이트 할까?"

 

 

항상 대기조

 

상대는 친구들이 더 좋고 술이 더 좋다. 결코 우선순위가 아닌 나는 겨우 상대가 남는 시간에 만나는 사람일 뿐이다. 나 만날 시간이 없냐고 말하면 상대의 반응은 더 냉정하다. 정말 상대는 남는 시간에만 나를 찾는다. 결코 원하지고 않는 나는 대기조가 되고 말았다. 만날 친구도 있고, 술 마시는 것도 좋아 하지만 상대가 언제 나를 만나자고 할지 모르니 항상 기다리기만 한다. 상대는 언제쯤 온전히 나를 위해 시간을 비워줄까?

 

"우리 일주일에 한번만 봐도 되잖아. 나 과제도 많단 말이야"
"친구들이랑 술을 내내 마시면서 나 볼 시간은 없어?"
"너도 친구 만나서 놀아. 나만 바라보고 사냐? 너 만나고 나중에 친구들 만나러 가야해"

 

 

꿈을 꾸었다

 

"미안했어. 우리 다시 잘해보자"

"응!"

 

꿈마저도 을의 입장이다. 다시는 안보겠다며 떠난 상대가 미안하다며 다시 교제를 시작하자고 말하는 꿈이었다. 이때 난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정말 난 바보같다. 상대가 먼저 다시 시작하자고 연락해주면 바로 이를 받아들이니 말이다. 지금도 떠난 그 사람이 다시 와주기를 간곡히 기다리는 내 심정이 꿈에 나타난 셈이다.

 

 

연인이 이별을 고할 때

 

"니가 너무 착해서 내가 만날 자격 없어.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다른 사람 생겼어)
"나 이제 공부하려고"(너보다 좋은 사람 만날려고)
"일이랑 사랑 동시에 안 되겠어"(니가 일보다 힘들다)
"혼자 있고 싶어"(더 이상 니가 감당 안 돼)
"그냥. 이유 없어. 헤어져"(여태 수도 없이 말해왔어)

 

대부분 연인들이 이별할 때, 그 이유가 뭐냐고 상대에게 물으면 이런 식으로 답한다. 그렇다. 속마음은 그게 분명 아닌데(괄호 안을 보라), 진짜가 아닌 거짓으로 답한다. 그저 상대에게 끝까지 잘 보이려고 사탕발림 소리를 늘어놓는 셈이다. 이런 행동을 그대로 믿고 속을 태우는 사람이라면 바로 '을의 연애'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정말 싫어졌다면 시시콜콜하게 이별의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있겠는가 말이다.

 

 

깨진 접시 다시 붙일 수 없다

 

접시를 내던지면 그 접시는 당연히 깨질 것이다. 깨진 접시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면 다시 원위치가 될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게 바로 사람과의 관계이자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한번 깨지고 나면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돌아오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서로의 마음을 잇는 신뢰도 이와 같다. 한번 깨진 사이는 억지로 붙여봤자 살짝만 건드려도 산산조각나기 마련이다. 깨진 조각을 붙들고 후회해봐야 이를 잡은 손에 상처만 날 뿐이다. 상대의 마음과 신뢰를 깨뜨린다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제발 술에 취해 헤어진 연인에게 전화하지 마라.

 

 

싸구려 친절은 필요 없다

 

"피곤할까봐 사왔어~"

 

연인이 나를 챙겨주는 건 분명 사랑하는 마음의 발로이다. 하지만 다른 이성에게도 동일한 상황에서 똑같이 이렇게 챙겨준다면 이는 그냥 친절한 행동일 뿐이다. 연인이라면 특별하고 싶기 때문에 당연히 특별한 사람이고 싶은 것이다. 누구에게나 행동하는 그런 수많은 친절 중 하나를 나에게 하는 것이라면 굳이 계속할 필요 없다. 소위 치마 입은 사람에겐 늘 이런 식인데 말이다. 이런 싸구려 친절은 휴지통에 버려라.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사랑하자

 

을의 자세로 사랑하다 보니 그만큼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았기에 나의 마음을 연인에게 모두 말할 수 없고 보여줄 수 없었다. 그래서 가면을 쓴 채로 연인에게 척하면서 지냈다면 이젠 새롭게 사랑을 해보자. 이제껏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연인에게 모두 맞춰주려던 탈도 벗어버리자. 나의 참모습 그대로 연인과 사랑하자. 지금껏 '을의 연애'를 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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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 사람이 말하면 사고 싶을까? - 끄덕이고, 빠져들고, 사게 만드는 9가지 ‘말’의 기술
장문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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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시대가 변했다. 과거의 통념은 지우라. 말은 분명해야 한다. 상대에게 분명하게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 똑같은 제품도 잘 사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꿰뚫고, 질문에 분명하게 답하며, 문제나 요구 사항을 정확히 알아채고 대응한다. 마케팅의 목표는 '원하는 것을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마케팅 전투에서 검증된 9가지 말의 기술

 

책의 저자 장문정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마케팅 세일즈 언어 전문가로, LG그룹, 미국 월마트, 일본 JVC 등 국내외 대기업에서 전략기획, 시장분석, 영업환경 구축 등 세일즈 및 마케팅 전문가로 활약했다. 이후 CJ오쇼핑 쇼호스트로 매출 기네스 최고 기록을 세우고 베스트 쇼호스트상을 수상했으며, 단 1시간 사업설명회에서 210억 매출을 낸 세일즈 언어의 고수다.

현재 그는 마케팅 컨설팅 회사 'MJ소비자연구소' 소장으로, 기업 제품과 서비스의 토털 마케팅 솔루션은 물론 전문 프레젠터로 활동하고 있는 마케팅 세일즈 전문가이다. 부동산, 금융, 보험뿐만 아니라 패션, 생활, 건강식품, 요식업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컨설팅을 하면서 무엇보다 '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누구나 분야는 달라도 '말'을 이용해 제품과 서비스, 아이디어와 솔루션 등 무엇인가를 팔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고객이 사고 싶게 만드는 '말'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자신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9가지 말의 기술을 이 책에 담았다. 국내 주요 일간지와 기관, 협회, 기업사보에 마케팅 칼럼니스트로 다년간 글을 써왔고, 미국 LA 한인신문에도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마케팅 세일즈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팔지 마라, 사게 하라>를 비롯해 <한마디면 충분하다>, <사람에게 돌아가라> 등이 있다.

 

지금 당장 저조한 매출 실적을 올리고 싶다면 말부터 바꿔라. 그러면 그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홈쇼핑 매출 기네스 기록을 달성한 저자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사게 만드는 말이 따로 있다고 밝힌다. 팔리는 말의 핵심은 바로 또렷하게 말하기다.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고, 상대의 니즈를 간파해 답을 내놓는 것이다. 마케팅부터 세일즈까지 어떤 품목을 팔든 상대를 끄덕이고, 빠져들고, 사게 만드는 방법을 우리들에게 전격 대공개한다.

 

 

 

 

타깃 언어, 고객의 니즈를 간파하라

 

상품 컨설팅 전문가라는 직업상 저자는 밤낮없이 의뢰받은 상품을 공부한다. 하지만 그가 다른 경쟁사보다 좋은 성과를 내는 노하우가 있다면, 상품에 몰두하기보다 그 상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심리에 오히려 더욱 집중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구매를 원하는 상대의 심리를 읽어내지 못하면 일방적 자기 자랑만 되기 일쑤다.

 

코오롱인스터트리는 자사 운동화 브랜드 '헤드'의 판촉 이벤트를 가졌다. 행사 내용은 운동화 구매 후 일정 기간 안에 체중을 3kg 감량하는 고객에게는 운동화 값을 환불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과연 이 이벤트는 성공했을까? 고객의 입장에선 성공일지 몰라도 회사 입장에선 잘못 설정한 판촉 이벤트였다. 너도나도 환불을 요청했으니 말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그 정도의 감량 의지와 실천력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심리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결과였다. 따라서, 우리는 소비자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해야 한다. 통찰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소비자 통찰력을 발휘하려는 노력은, 고객이 왜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지 이유를 캐치하게 해준다. 

 

 

시즌 언어, 잘 사게 되는 시간을 노려라

 

계절의 변화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확하다. 무더운 여름이 마치 계절을 잊은 듯 지속적으로 극성을 부리다가도 어느 한순간 낙엽이 지는 가을로 접어든다. 기나긴 동장군의 위력 앞에 우리들은 어쩔 수 없이 앉아서 한파를 당할 수밖에 없다가도 겨울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싹이 돋아나면서 봄의 향연을 펼친다. 계절은 몸으로 느끼게 하는 재주가 있다. 계절의 힘은 막강하다.

 

시즌 전략의 또 하나 큰 장점은 첫 해만 접근 공식을 잘 만들어놓으면 이듬해부터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렌드는 쉽게 변해도 계절은 한결같기 때문이다. 계절을 잘 이용해보라. 고객을 함부로 재단하지 마라. 고객의 마음은 달과 같다. 달은 기울면 차고 차고 난 후에는 반드시 기운다. 멋진 시즌 언어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보자.

공간 언어, 같은 제품도 특별한 곳에서 산다

 

공간에 대한 투자는 비용으로 직결되기에 돈 쓰시라는 말은 함부로 할 수 없다. 하지만 공간에 적합한 언어를 만드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다. 건설적 고민을 통해 마치 이사한 집에 가구를 배치하듯 그 공간에 맞는 적합한 언어를 배치해보시라. 장소가 달라지면 언어도 달라진다. 언어가 달라지면 생각이 달라진다. 생각이 달라지면 태도가 달라진다. 지갑 여는 태도 말이다. 

저울 언어, 경쟁 대상과 비교하라

 

상대 제품을 근거 없이 폄하하는 것은 최악의 마케팅이다. 상대 제품을 존중해주고 관대하게 표현해주면 내 제품에 대해서도 신뢰감을 준다. 경쟁 제품도 잘 인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야 하고, 경쟁 제품을 언급할 때 무척 공정하게 말한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몇 년 전에 발생했던 삼성과 엘지 간의 '세탁기 전쟁'은 결국 두 회사에 상처만 남겼음을 우린 기억한다.

 

저울 언어는 대상의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를 이분화하면 된다는 점에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이성의 무기가 된다. 또한 저울 언어는 신속함이 무기다. 상대방의 제품을 저울에 달아버리는 순간 저울의 추가 자신 쪽으로 기우는 것을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울 언어는 직관적이다. 고객의 지적 시력은 양분화된 대상을 볼 때 관성적으로 묵직한 것, 근사한 것, 더 나아 보이는 것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선수 언어, 예측과 제압이 중요하다

 

회사에서 조용히 앉아 일만 하면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누가 알아주겠는가? 먼저 알리고 스스로 나서야 한다. 자기 PR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고래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이 멋지듯이 지금은 브리칭 시대다. 그러므로 후대응보다는 선대응이 맞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선수 언어를 날려야 한다. 상대의 생각을 내다보고 이미 꿰뚫고 있으면 상대는 고분고분해지는 습성이 있다.

 

"이 말 하려고 그랬죠?"

 

자신이 할 말을 상대가 이미 꿰뚫고 먼저 해버리면 맥이 빠져버리고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말하자면 상대방에게 선빵을 맞은 셈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알렌스바허에 따르면 오늘날 소비자는 상품 판매 현장에서 제안을 받거나 설명을 듣기도 전에 이미 의심을 하고 마음에 방벽을 치는 비율이 지난 십 년간 5배나 높아졌다고 한다. 따라서, 적절한 선수 언오로 까다로운 고객을 무너뜨려 보자.

 

 

마케팅은 돈 벌기 위한 전략이다

 

책에는 이밖에도 눈 앞에 보여애 믿는다는 '사물 언어', 끔찍한 진실을 폭로하는 '공포 언어', 모두 까기는 강력한 전략임을 보여 주는 '비난 언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항 수 있는 정확한 숫자로 승부를 하라는 '통계 언어' 등도 소개하고 있다. 우리들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다. 이왕 하는 것이라면 아홉 가지 말의 기술을 이용해서 소비자의 지갑을 쉽게 열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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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 중국의 눈으로 바라본 마이클 샌델의 ‘정의’
마이클 샌델.폴 담브로시오 지음, 김선욱.강명신.김시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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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의 저술들에 대해 비판적 태도로 참여한 중국 철학 전공 학자들과 나눈 대화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우리는 상하이에서 모여 나의 철학적 견해와 유가 및 도가 사상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검토하엿다. 나는 중국 철학 전공자가 아니므로 배우기를 열망하는 학생으로 이 대화에 접근하였다. 나는 서양의 도덕철학과 정치 철학에 나타나는 개인주의의 과도한 점들에 대한 나의 비판이, 가족 및 공동체의 의무를 강조하는 중국의 철학적 전통에 가교를 제공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아버지의 절도를 숨겨야 할까, 고발해야 할까?

 

저자 마이클 샌델은 2010년 이후, 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29세에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1980년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의 수업은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에 관한 세계적 학자로 인정받는 그는 명실공히 이 시대의 최고 석학이자 철학계의 록스타이다. 대표 저서로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완벽에 대한 반론> 등이 있다.

 

공저자인 폴 담브로시오는 중국 상하이 화둥사범대학에서 중국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ECNU'의 영어 석사 및 박사 과정의 코디네이터이자 다문화센터의 책임자다. 유교와 도가, 현학, 현대 비교철학에 대한 논문을 주로 발표했으며, 근대 중국어로 된 몇 권의 책을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공저로 <Genuine Pretending: On the Philosophy of the Zhuangzi>가 있다.

 

'정의justice'는 한 사회의 윤리적 기준을 가르는 척도이면서 체제를 구성하는 기준이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들은 정의야말로 공동체의 존재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느끼고 있다. 이 책에는 아홉 명의 중국 철학 연구자들이 등장,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에 대해 새로운 논점들을 제시한다. 즉 동양권 문화, 특히 중국의 것에 크게 영향을 미친 도가道家와 유가儒家 사상 등을 검토하면서 샌델 교수가 미처 고려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셈이다. 

 

책은 총5부로 구성되었는데, 제1부에서는 개인, 가족, 공동체 등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정의덕德을 다룬다. 제2부에서는 시민의 덕과 도덕 교육을, 제3부에서는 도가의 전통에서 바라 본 샌델을 각각 살펴본다. 제4부에서는 '자아관自我觀'을 다루면서 샌델과 유가의 전통을 비교하며, 마지막으로 제5부(중국 철학에서 배우기)에선 마이클 샌델의 자문자답을 담고 있다.

 

 

 

 

존 롤스<정의론>은 유럽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즉 정의란 개개인들이 모여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감에 있어서 구심점 역활을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현재 살고 있는 동양에서도 정의라는 개념이 이와 동일하게 작동했을까? 중국 철학 연구자들은 정의에 대해 새로운 논점들을 제시한다.

 

2007년, 마이클 샌델 교수는 중국에서 강연을 가졌다. 이때 그는 <논어>에 등장하는 유명한 토론 주제를 인용했다. 이는 최근 몇 십 년 동안에도 중국학자들 간에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그런 문장이었다. 행실이 곧은 사람은 과연 누구인지에 대해 섭공葉公공자 간에 나눈 대화로, 섭공은 도둑질을 한 아버지를 고발한 아들이 곧은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공자는 가족을 보호하는 게 옳다고 이에 맞선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섭공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는 당시 초나라에 속한 섭지방(현, 하남성 섭현葉縣 남쪽 지역)을 다스리던 태수太守 심제량心諸 으로, 나중에 초나라 대부大夫 자리에까지 오른 정치적 실력자였다. 이제 샌델이 인용한 <논어>에 등장하는 두 인물 간의 대화가 어떠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섭공이 자랑스러워하며 공자에게 말한다. "우리 마을에 '곧은 사람直躬'이 있는데 아버지가 양羊을 훔치면 관가에 고발합니다" 그런데 공자는 이를 칭찬하지 않고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 마을의 곧은 사람은 다릅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잘못을 숨겨 주고, 아들은 아버지의 잘못을 숨겨 줍니다. 곧음은 그 안에 있습니다" - <논어> '자로'편

 

 

조화 없는 공동체에 대한 유가적 관점

 

1993년 이래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직선제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해 왔다. 그때 이후로 싱가포르는 세 명의 대통령을 선출하였는데, 그 가운데 둘은 화교계, 하나는 인도계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인들은 대통령이 어느 인종에서든 나올 수 있다고 믿지만, 각 인종집단의 대부분은 자기 종족 출신의 대통령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소수자 출신 대통령이 선출된 가능성이 감소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참고로 싱가포르 국민은 약 74퍼센트의 화교, 13퍼센트의 말레이족, 나머지는 인도인, 유라시아인 및 기타 인종으로 구성된 다인종이다. 

 

이에 최근 헌법위원회는 대통령직에서 모든 인종집단의 대표성이 보장되도록 하는 헌법 수정안을 제시했다. 한 가지 제안된 해결책은, 어떤 한 인종집단이 다섯 번 연속된 임기 동안 대통령직을 차지하지 못했다면, 그다음 대통령 선거에서는 그 특정 인종집단 출신의 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실현된다면 일정 기간 대통령직에서 가장 큰 인종집단 셋 모두를 대표할 수 있어 싱가포르가 사회적, 종교적, 문화적 조화를 증진할 수 있다는 게 바로 헌법 수정안 옹호자들의 주장이다.

 

대통령 선출의 새로운 메카니즘 채택은 싱가포르의 사회적 조화에 이바지함과 동시에 강력한 국민 정체성을 형성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유가儒家가의 조화 철학은 소수집단우대정책이나 인종차별 없는 대통령제와 같은 민감한 사회 문제를 평가하기에 아주 좋은 관점을 제공한다. 또한 공동체 및 이에 뿌리를 둔 개인 정체성 전반에 대한 강력한 설명을 제시할 수 있다.

 

개인 정체성을 구축하고 공동체를 세우는 과정은 사회적 조화와 좋은 삶을 이루기 위해 의도된 것이다. 그 어느 하나도 다른 것 없이 달성될 수 없다. 조화의 개념이 없다면 공동체주의 철학은 그 틀 내부에 커다란 구멍을 남기게 되므로 개인과 사회에 대한 탄탄한 설명으로 적합하지 않게 된다. 샌델의 공동체주의 철학은, 그 논의에 조화를 적절하게 포함시켜야 훨씬 더 강해질 것이다. 

 

 

시장 기반 사회의 도덕적 결함

 

마이클 샌델의 정치 이론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주제가 되었다. 1990년대부터 21세기 초까지 현대 정치철학을 연구하는 중국의 학자들은 샌델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하는 부분에 집중했다. 특히 샌델의 구성적 자아관, 옳음에 대한 좋음의 우선성, 중립성에 대한 비판에 주목했다.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사이의 논쟁도 연구했다.

 

최근에는 <민주주의의 불만>,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특히 <정의란 무엇인가>가 출간되면서 샌델의 정치철학이 중국에서 학계뿐 아니라 공공 영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정의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란 무엇인지, 일상생활에서 도덕적 딜레마를 생각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시장市場 방식의 추론이 미치는 해악, 더 일반적으로 말해 시장 기반 사회에 고유한 도덕적 결함이 무엇인지를 사유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샌델의 정치철학은 학자들이나 일반 대중에게 정치 이론의 도움으로 일상의 도덕적 물음을 생각할 수 있게 영감을 주었다. 중국인들이 샌델의 정의론에 관심을 크게 갖게 된 연유는 중국 사회에 공공철학이 공허하고 불만족스럽기 때문이다. 급성장하는 시장 경제 속에서 중국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국 사람들에게 정치 이론과 도덕적 담론은 시장 기반 추론이 야기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샌델의 정치철학은, 이러한 필요가 충족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대중들이 이러한 문제를 더 깊이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인식하고 토론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음양 매트릭스는 상호보완이다

 

중국적 맥락에서 보면 인간 사회에 내재한 복잡성과 이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쟁점의 문제는 음과 양을 중심으로 그 둘 간의 상호작용 내에서 분류할 수 있다. 서구의 학자들은 젠더가 이원론적이며 젠더의 구성이 남성 우위를 반영하는 반면, 전통 중국에서의 젠더는 상관적이고 음과 양, 땅과 하늘, 안과 밖을 모델로 하는 상호 의존성과 상보성의 개념 위에서 구성된다. 이런 유형의 젠더 구성은 여성들에게 더 다양한 범위의 기회를 주는 사회적 공간을 제공한다.

 

초기 중국 사유思惟에서는 여성의 배제나 남과 여의 분리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남자, 남성, 남성성이 있는 한 여자, 여성, 여성성이 늘 함께했다. 두 가지가 함께 인간 존재의 완전성과 인간적 이해의 완전성을 구성했다. 남과 여가 같은 공간에 살면서 통일된 지평을 형성한다. 젠더의 분리에 대한 초기 저작의 예시가 <시경詩經>에 나오는 남경여직男耕女織이다. 즉 남자는 밭을 갈고 곡식을 심으며 여성은 직물을 짠다는 뜻이다. 이 모든 활동은 인간 실존의 필수 부분이고 높은 가치를 가지며 이런 식의 젠더화된 노동의 분업은 종속이 아니라 상보성相補性의 관계를 보여 준다. 

 

 

샌델의 철학과 도가 사상

 

마이클 샌델인간 공동체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는 철학을 지닌 도덕주의자라면, <노자>와 <장자>의 도가 철학은 사회 제도에 관해 매우 회의적인 반反인간중심적이며 무無도덕적이다. 도가 사상의 세 가지 핵심 개념은 샌델의 논의와 직접 관련되는 것은 물론 그의 논의를 새롭게 조명해 줄 수도 있다.

 

첫째는 전통적으로 사회적 역할, 덕, 이익에 대한 공리주의적 이해와 연관된 절차적 계산에 대한 거부다. 고대 중국에서 경쟁하는 학파들이 제도화되면서 생겨났다고 받아들여지는 (아마도 이것은 오해인 듯하다) 이러한 계산적 사유 방식은 나중에 '기계적 사유' 혹은 글자 그대로는 '기계적인 마음'이라 할 기심機心이란 말로 요약된다. 유명한 도가적 이상, 즉 '자발성' 혹은 '스스로 그러함'이라 할 자연自然과, '억지로 하지 않는 행위' 혹은 '불간섭'이라 할 무위無爲는 이러한 기계적 마음에 대한 원형적 대안들이라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이상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 사물, 자연과 어떻게 상호작용할지는 물론 그런 상호작용이 양산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반성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로 '만족할 줄 아는 것', '족함을 아는 것'이라 할 '지족知足'은 기심에 대한 비판의 근거가 되는 주요 부분이면서 또한 그 자체로 대안이기도 하다. 특히 <노자>에서 보이는 지족은 탐닉에 대한 경고를 뜻한다. 그것은 우리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케 하고, 나아가 지나침은 끊임없이 우리의 기대치를 높이기만 할 뿐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셋째 개념은 <장자>에 나오는 '참사람' 또는 성인이라할 '진인'에 대한 묘사다. 이 개념은 사람이 사회적 규범과 역할을 수행할 때 그로부터 비판적인 거리를 유지할 줄 아는 능력을 가리킨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것은 사회 영역에서 '자발성', '억지로 하지 않음' 그리고 '만족할 줄 아는 것'을 실존적으로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화를 넘나드는 대화

 

중국 철학을 전공한 학자들과 샌델의 저작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일은 샌델 본인에게는 여러 수준에서 학습의 기회가 되었다. 이는 그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향에서 이루어진 자신의 관점에 대한 도전들을 깊이 생각하게 했고, 중국 철학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경쟁력 있는 관점들 일부를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문화적 전통과 철학적 전통을 넘나들면서 대화가 어떻게 잘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 놀라움을 주었다.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오래 전에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유가 사상은 한국 문화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인들은 유가 사상을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엄격하며, 폐쇄적이고 고리타분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남녀 차별, 직장 상사의 권위적인 언어 폭력과 성희롱, 직업에 대한 귀천貴賤 등의 문제는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특정 계층의 탐욕으로 인해 본질이 훼손, 악용되어 왔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부조리를 우리들이 당연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동안 당연시되어 왔던 사회 인식을 뒤바꿈으로써 이 사회가 회복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되찾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정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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