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이 없습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고성미 옮김 / 들녘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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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코, 그래도 어떻게 우리 입장만 생각하나? 사돈댁 입장이라는 것도 있잖아"
예비 사위는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는 샐러리맨이다. 집은 기후현에서 규모 있는 마트 체인점을 경영하고 있다. 바깥사돈 될 분은 산간 지역에서 태어난 분으로, 그곳에서는 결혼식을 성대하게 올리며 많은 사람들과 떠들썩하게 지내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도쿄에서 결혼 피로연을 성대하게 올리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하객들 역시 대부분 마트 거래처 사람들이라 하니, 비즈니스상의 접대를 겸한 결혼 피로연임이 분명했다. - '본문' 중에서

 

 

노후자금에 관하여


이 소설의 저자 가키야 미우垣谷 美雨는 1959년 효고 현에서 태어났다. 소프트웨어 회사를 거쳐 2005년 추리소설로 문단에 데뷔, 이 소설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TV 드라마화된 <リセット>, <のカノジョ(한국어판 제목: <남편의 그녀>, 콤마, 2016년 출간)> 외에, <ニュ?タウンは黃昏れて>, <あなたの人生, づけます>, <子育てはもう卒業します>, <IF : サヨナラがえない理由>, <避難所>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주인공 고토 아츠코평범한 50대 주부다. 남편의 정년까지 남은 기간은 3년. 그 전에 주택자금대출도 모두 갚아야 하고, 잡지에서 읽은 최소 노후자금 6천만 엔도 모아야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돈 나갈 구석이 많은지…. 딸 결혼식, 시아버지 장례식 비용 등으로 예상치도 않게 큰돈을 써버린 그녀는 걱정이 태산이다.

 

이에 시어머니에게 생활비로 보내는 9만 엔조차 힘에 겨운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약직으로 일하던 직장에서도 해고되고, 남편마저 구조조정으로 실직하면서 믿고 있던 남편의 퇴직금마저 날아가버린 상황. 게다가 연금사기, 실종, 가정폭력 등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그녀 앞에 들이닥친다. 과연 그녀는 마냥 한숨이 푹푹 나오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무사히 노후자금 6천만 엔을 모을 수 있을까?

 

 

 

 

소설 속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보통의 삶을 살던 50대 주부 고토 아츠코, 그녀는 중견 건설회사에 다니는 57세의 남편 아키라, 대학을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결혼을 앞둔 딸 사야카, 취직자리가 정해진 아들과 함께 살며 자신도 신용카드회사의 계약직으로 일하며 착실하게 돈을 모아왔기에 이젠 큰돈 나갈 일이 없다는 생각에 나날이 행복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일로 그녀의 통장에서 착실하게 돈이 빠져나가게 된다. 즉 사위의 집안이 대대로 대형마트를 경영하던 부잣집이기에 비즈니스상의 접대 목적으로 호화로운 결혼식을 치르게 되는데, 딸 사야카는 사돈댁에 휘둘리며 똑부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남편은 체면 때문에 큰돈이 나가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결혼식 비용을 정확하게 나눠 내야 할 판이지만 사돈인 부잣집이 더하다. 아츠코는 딸이 시집살이를 당할까 안쓰러운 마음에 답답하지만 돈을 지출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얼떨결에 시아버지 장례식 비용까지 모두 아츠코 집에서 책임지게 된 것이다. 가게를 팔아 2억 엔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다가 이후 최고급 요양원에 입주해 호위호식하던 시부모가 예상보다 더 장수하는 바람에 어느새 돈은 바닥을 보였고, 그런 시점에서 시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장례비용을 부담하고 말았다.

 

거실 청소를 하고 있을 때, 주머니 속 핸드폰이 울렸다.
남편이다.
근무 중에 전화를 하다니 별일이네.
혹시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나
- 여보세요. 아츠코
"무슨 일이에요? 이 시간에"
- 우리 회사, 이젠 글렀어.
"글렀다니? 무슨 말이에요"
남편의 회사가 2008년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지금까지 고전하고 있다는 말은 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다.
- 오늘 아침, 본사 인사과에서 나왔는데, 설명에 따르면 본사의 기능만을 남겨두고 전원 해고라는군.
"설마 당신도 포함되어 있는 건 아니겠죠"
- 포함되어 있어. - 119쪽 중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츠코 부부 모두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믿었던 남편의 퇴직금마저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상태이다. 이 와중에 부잣집으로 시집을 간 딸 사야카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것 같고, 시어머니에게 매달 보내는 9만 엔의 생활비까지 아츠코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처럼 노후에 닥쳐오는 예상치 못한 불행은 모두 돈과 연결되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은 우리들에게 '귀하의 노후자금은 안녕하신지요?'라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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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달다. 어제는 지랄맞았지만,
달다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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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해도 어려웠고, 잘하려 해도 할 수 없었다.
간절한 연애는 쉽게도 깨졌고 아무리 마음을 줘도 내 마음 같은 친구가 없었다.
언제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늘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없었다.
한발 한발이 외줄 타듯 아슬했다.
앉지도 서지도 못해 엉거주춤한 자세로 내일아 오지 마라, 오지 마라 멍청하게 울기도 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인생, 나 좋으면 그만

 

이 책의 작가 달다는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이라고 남들이 평한다. 고3이 되던 해, 미술 학원을 등록하는 기괴한 일을 벌였다. 연필 잡는 법도 모르는 늦깎이 미대 입시생은 결국, 재수를 했다. 대학에 진학해서는 자신의 전공과는 무관한 광고에 빠졌다. 3년 반을 장기 취업 준비생으로 허우적대다 꿈에 그리던 광고 회사에 아트디렉터로 입사했다.

 

불꽃같은 신입 사원의 아이디어가 이리저리 까이다가 잿더미로 해체되는 무참한 광경에 좌절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마저 익숙해졌다. 불꽃같은 열정보다는 꼬투리 잡히지 않는 노하우를 익히며 무미건조한 매일이 계속되던 날, 회사를 때려치웠다. 초소형 벤처 회사로 이직했지만, 몇 개월 만에 회사가 문을 닫았고 실업자가 되었다. 실업 급여가 나오는 동안만 하고 싶은 일 해보자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일러스트, 웹툰, 글과 그림을 닥치는 대로 쓰고 그리는 중이다. 비록 가난한 작가이지만 지금의 삶이 가장 마음에 든단다.

 

책은 '나는 나에게 서툴다', '민감함은 사랑의 그림자였다', '내 눈에 예쁜 꽃이면 되었다', '누구나 꽃을 품고 산다', '오늘은 달다' 등 이렇게 총 5개 파트에 걸쳐 56개의 산문을 담고 있다. 저자는 글을 통해 우리들에게 비록 조금은 서툰 자기 자신이지만 언젠가는 다가올 미래에 분명히 행복해질 거라고 자신을 믿고 사랑하라는 메세지를 던진다.

 

 

 

 

나란 여자

 

벌겋게 열이 올라 뛰쳐나왔다.
몸속의 뜨거운 공기를 한숨으로 뿜어내며 다짐했다.

"너무 애쓰며 살지 말자"

한결 나아진 표정으로 길을 건너다가
애써 횡단보도의 흰색 금만 밟는 내게 울컥한다.

 

 

 

나를 용서

 

무지해서 삼켜버린 아픔은
여지없이 날카롭다.

깊은 곳에 박혀
여전히 욱신거리다 울컥한다.

그것들은 분명 내게 상처였다.

견디지 않았어야 하는 일.
마땅히 방어하고 밀쳐냈어야 하는 일.
나를 지키느라 날카로운 가시를 세웠어야 하는 일.
큰 소리로 아이처럼 울어도 되는 일들이었다.

나에게 용서를 구한다.
외면하고 상처 주어서
더 사랑해주지 못해서
긴 외로움 속에 혼자 두어 미안하다고.

그리고 약속한다.
다시는 내게 서운한 일이 없기를.

나는 이제서야
자신과 눈 맞추는 것만이
온전한 위로임을 느낀다.

 

 

내 눈에 예쁜 꽃이면 되었다

 

나는 칭찬에 매달리곤 했다.

부모님께는 그럴싸한 딸이고 싶었다.
애인에게는 끊임없이 내가 예쁜지를 물었고,
직장에서는 다재다능한 만능 사원을 꿈꿨다.

돌아오는 답변에 거뜬히 힘이 나고 쉽게도 무너졌다.

갈대처럼 흔들렸다.
누군가의 인정이 목표가 되고 내 마음은 묵살되기 일쑤였다.

의기소침해진 나는 자주 삐치고 서러웠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
"나 좋으면 그만인 인생, 뭐 그리 복잡하게 살아?"

 

 

나조차도 내 편일 수 없는 순간이 있다


그렇지만 변치 않는 하나.
사랑이라 불리는 누군가이다.

살다 보면
나조차도 내 편일 수 없는 순간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토록 불완전한 서로를
연민하고 사랑하며 살게 되었는지 모른다.

 

 

 

 

언젠가는 행복해질거다

 

누구나 아이 때엔 어른들이 칭찬해주면 어깨가 저절로 으쓱 올라간다. 하지만 이후 세상을 점점 알게 되면서 우리들은 내면의 자아와 끊임없이 부딪히고 싸워가면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다. 즉 열등감, 자괴감, 부러움, 질투, 서운함 등 불안 요소들이 휘몰아치는 격정의 이십 대를 보고, 그런 기운조차 소진된 삼십 대의 문턱에서 무너지는 자신을 바라본다. 마침내 빨간 비상등이 켜진다. 이렇게 살봐에야 빨리 죽는 게 속 편하겠다는 깊은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 모두에게 죽을 때까지 함께 할 단짝은 오직 자기 자신 뿐이라면서 언젠가는 행복해질 자신을 믿고 한없이 사랑하라는 메세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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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시프트 - 경쟁 없는 새로운 시장으로 이동하는 법
김위찬 외 지음, 안세민 옮김, 김동재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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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경쟁자를 의식해 그들보다 빠르고 싸게 하려고만 하면, 즉 위와 아래에 보이는 경쟁자들을 이기는 데만 안간힘을 쓰려고만 노력하면 자칫 전략의 본질을 망각하게 됩니다. 전략의 본질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고객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만드는 것에서 출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경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경쟁을 불식해야 합니다. 기존의 사고방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의 지평을 획기적으로 확장해야만 지금의 레드오션을 돌파할 수 있습니다. -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중에서

 

 

"경쟁하지 마라, 시장을 창조하라, 그리고 장악하라"

 

책의 저자 김위찬인시아드 블루오션 전략 연구소의 공동 소장이자 인시아드 보스턴컨설팅그룹 브루스핸더슨 석좌교수이다. 세계경제포럼의 특별회원이자 블루오션 글로벌 네트워크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유럽연합의 자문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세계 각국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공저자 르네 마보안은 인시아드 블루오션 전략 연구소의 공동 소장이자 인시아드 교수로 전략을 가르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특별회원이자 블루오션 글로벌 네트워크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HBCUs(흑인계 대학)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전 세계의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김위찬 교수와 함께 블루오션 시프트에 대해 활발히 연구 중이다.

 

기출간되었던 <블루오션 전략>이 세계적인 선풍을 불러일으키며 비즈니스의 기존 프레임을 바꿔놓은 블루오션 전략의 원리를 밝힌 것이었는데, 총 13장으로 구성된 이번 책은 구체적인 사례를 대폭 추가해 매뉴얼로 재무장했다. 즉 블루오션 전략이 왜 필요한가부터 팀을 꾸리고 문제를 발견하고 그에 대응해 시장을 창출하는 전략을 도출하고 적용하기까지, 또 그 과정에서 팀원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하고 전 조직과 경영진, 고객을 상대로 설득하는 방법까지, 곧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디테일하고 촘촘하게 구성되었다.

 

그리고 저자들이 강조하는 '인간다움'을 통해 블루오션 전략이 특출한 소수의 개인적 성취에만 머물지 않고 조직의 체질을 바꾸고 태도의 변화를 이끄는 방법까지도 제시하고 있다. 권말의 특별부록에선 삼성전자 보르도TV, SM엔터테인먼트, 아모레퍼시픽 쿠션 제품, 마이리얼트립, 신세계 별마당도서관 등 한국 기업들의 혁신 사례를 블루오션 전략의 시각에서 분석한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우리 일상의 제품, 서비스를 혁신 전략의 프레임으로 사고하는 힌트를 제공한다.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라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것은 기존 산업의 중심, 심지어는 경계조차도 갉아먹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비파괴적 창출을 낳는다. 이러한 유형의 성장은 다른 산업을 파괴하지 않고 수익, 매출, 일자리를 확대하므로 사회에도 비파괴적이다. 사이버 보안, 비만, 평생교육, 가상현실, 환경, 보건 서비스 같은 영역에는 비파괴적 창출을 위한 엄청나게 많은 새로운 기회가 존재한다.

 

 

숨겨진 문제점을 발견하라

 

문제점의 의미는 이름 그대로다. 사업, 제품, 서비스에서 구매자들이 알게 모르게 참아야 하는 여러 측면으로, 효용을 감소시키거나 불편을 일으켜 비고객들이 다른 대안으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효용이 구매자에게 제품, 서비스가  제공하는 만족을 나타낸다면, 이러한 효용을 가로막는 정반대 상황(산업이 구매자에게 부과하는 불편함 혹은 문제점)을 말한다.

 

블루오션 시프트 추진 과정에서 (대체로 숨어 있는) 문제점은 제약이 아니다. 문제점은 전략이 펼쳐지는 현장을 바꾸는 엄청난 기회다. 그러나 대부분의 산업에서는 구매자들이 문제점을 불가피한 요소로 인식하고 이에 무감각해지면서 문제점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데 있다. 미국에서 와인 핀매량은 전 주류 판매량의 15% 정도 차지하는데, 이는 바로 와인병을 따는 게 쉽지 않아서이다.

 

 

어떻게 블루오션 움직임을 개발하는가

 

호텔 산업은 레드 오션에 해당한다. 3성급 호텔을 찾는 고객이나 5성급 호텔을 찾는 고객 모두 호텔을 결정할 때 프런트데스크, 안내원, 벨보이, 도어맨 등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요소들을 제거해도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5성급 호텔을 결정하는 데에는 더 높은 단계의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느낌, 쾌적한 수면 환경, 최상의 위치 등이 작용하고 있다.

 

객실에서 오랫동안 머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객실 크기는 가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감소시킬 수 있다. 팀원들은 당연히 객실이 작으면 같은 건물에 객실이 더 많아지고, 따라서 수익도 더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들은 깨달았다. '고급스러움이란 방의 크기가 아니라 쾌적한 수면 환경을 의미한다. 공간을 확보하는 데 드는 많은 비용을 생각하면, 객실을 작게 설계함으로써 엄청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대신에 킹사이즈 침대, 고급 린넨, 훌륭한 방음 시설, 보송한 대형 타올, 멋진 샤워 시설을 갖춤으로써 수면 환경의 질을 증가시키면 객실당 비용을 산업의 평균보다 훨씬 더 낮추면서도 고객에게 기쁨을 전할 수 있다'

 

 

경쟁 없는 시장을 만들어라

 

불확실성의 시대이자 무한 경쟁의 시대인 현시대에 비추어볼 때 가장 확실한 전략은 경쟁이 없는 시장을 스스로 창출하는 것이라고 이 책은 우리들에게 강조한다. 기존의 블루오션도 서서히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결국엔 레드 오션으로 바뀌게 마련이다. 그래서 이 책은 블루오션을 창조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실전용 매뉴얼인 동시에 강력한 전략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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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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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은 십 수 년 동안 탈레반을 섬멸하지 못했다. 미군 병사 한 명이 아프가니스탄에 1년간 주둔하는 데 드는 비용은 50만 달러에 달한다. 10만 명 이상이 주둔하는 데 600억~700억 달러가 지출된다. 테러 사건이 빈발하는 이라크에서는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런 비용을 감당하면서까지 미군이 계속 주둔할 수 있겠는가. 결국 미군이 철수하자 중동의 요지는 권력의 공백 상태가 되었고, 그 틈을 타서 수니파 극단주의 집단인 IS가 빠른 속도로 세력을 키웠다. 여기에 기존의 알카에다와 수많은 극단주의 무장 단체까지 가세해 중동 일대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랍권 전체에는 역사와 전통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범아랍주의 움직임이 점차 퇴조한 자리에는 독재자들만 남았고, 독재자들이 제거된 후에는 종교만이 남아 중동은 지금 천 년 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미군 철수와 종교 세력의 균형' 중에서

 

 

중동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강대국들의 패권 경쟁

 

이 책의 저자 쑹훙빙은 중국에 <화폐전쟁> 폭풍을 일으킨 인물로, 글로벌재경연구원 원장이다. 1968년 생인 그는 둥베이 대학을 졸업한 후, 199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정보공학과 교육학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은 후 오랫동안 미국 역사와 세계 금융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오고 있다. 연방정부와 굴지의 금융기업, 의료업, 통신업, 정보안전, 미국 매스컴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몸담았으며, 부동산 대출 자동 심사시스템의 설계나 금융 파생기구의 세무계산 분석, MBS의 리스크 평가 등의 일을 하며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정부보증기관인 페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의 컨설턴트 고문을 맡기도 했다. 이때 미국의 금융파생산업에 깊게 접촉하고 최종적인 시스템 회계와 고객을 겨냥한 제품을 설계했다. 그의 이런 경력은 <화폐전쟁>을 쓰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의 '배후세력'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오랜 연구 기간을 통해 <화폐전쟁>을 완성, 중국 경제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 <관점觀點>을 통해 중동지역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등 강대국들 간의 얽히고설킨 패권 경쟁구도를 시사, 경제, 역사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시사적 현안과 연결하여 면밀히 분석한다. 2014년 중국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쿠Youku와 함께 국제 정치, 경제, 역사 등의 관점에서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온라인 금융경제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그는 각 대국 간의 어마어마한 암투가 숨어있는 예멘 전쟁, 인질 참수로 유명한 IS의 자금 출처, 아랍-이스라엘 분쟁의 진실, 천연가스 확보를 위한 미-중국 간 자원전쟁의 결말 등의 내용을 통해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미래를 해독하는 혜안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IS 의 수입은 어디에서 나올까?

 

IS의 경제 운영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건 불가능해 대략적인 분석만 할 뿐이다. IS 점령 지역은 주로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서부이다. 시리아 영토의 4분의 1, 이라크 영토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2015년 기준으로 IS는 800만여 인구를 통제했으며, 이것이 곧 그 국토와 경제의 잠재력이다. 전쟁을 하려면 돈과 군량, 병참과 재정이 필요하다. 특히나 방대한 병력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IS의 재정 상태는 어떨까? IS가 조직된 2014년 총수입은 약 14억 달러였으며, 그중 6억 달러는 세금 징수와 약탈을 통해 조달했다. 5억 달러는 이라크의 수많은 은행을 점령해서 얻은 것이고, 1억 달러는 석유로 벌어들인 것이다. 그 밖에 인질을 납치하고 금품을 요구해서 받은 돈이 2천만 달러에 달한다. 골동품을 팔거나 해외 원조로 받은 것도 있다.


언론 매체에는 IS의 인질 참수에 관한 보도가 자주 등장한다. 여기에는 분명한 경제적 목적이 있다. 인질 납치는 석방금을 노린 것으로, 그들의 중요한 재정수입원이다. 잔인한 장면을 온라인에 노출하는 것은 적나라한 경제적 공갈 협박 행위이다. 관련 국가에 돈을 내놓지 않으면 인질을 참수하겠다고 협박하는 셈이다.

 

 

수니파의 기원

 

무슬림의 85퍼센트를 차지하는 수니파는 '순나(sunnah)', 즉 '선지자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통을 수호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누가 황제가 되든, 누가 할리파나 술탄이 되든 무슬림의 사업을 계속 확대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면 정통파로 인정한다. 이것이 수니파의 태도다. 현대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전 세계 수니파의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에 이란 사람들은 대부분 시아파인데 그 이유는 3가지다. 첫째, 이란 사람들은 아랍인이 아닌 페르시아인이다. 페르시아인은 자신들이 키루스 대제의 후예이며, 고귀한 아리안족의 피가 흐른다고 생각한다. 페르시아가 세계 최대의 제국을 건설할 때 아랍인은 여전히 사막에서 낙타를 몰고 다녔다. 따라서 페르시아인은 페르시아문명에 대해 강한 우월감을 갖고 있다. 훗날 페르시아가 아랍인의 손에 멸망하자 사람들은 비통함에 잠겼다. 이러한 비통함은 시아파가 알리와 후세인을 위해 복수를 다짐한 것과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페르시아인은 감정적으로 시아파에게 깊이 공감한 것이다. 

 

후세인은 암살당하기 전에 페르시아 사산 왕조 마지막 황제의 딸과 결혼, 아들 알리를 낳았다. 즉 12대 손이다. 이는 선지자의 혈통임과 동시에 페르시아 왕족의 혈통이기도 하다. 현대 이란의 시아파에는 혈연의 계승, 강한 비통함, 그리고 페르시아문명에 대한 우월감이라는 세 가지 심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기초 지식하에서 중동 분쟁을 바라보면 깨닫는 바가 분명 달라진다. 

 

 

금융계의 '부력의 법칙'

 

2009년 오바마가 취임할 때 9조 달러였던 미국 국채는 2015년 18조 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3퍼센트로 계산했을 때 경제위기 이후 몇 년간 미국의 GDP는 약 20퍼센트 성장했으나 국채는 100퍼센트 상승했다. 세수 성장이 국채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장차 달러 시스템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세수 중 국채 이자 상환(원금 제외)에 들어가는 비중이 12퍼센트이다. 2020년에 이 비중은 20퍼센트로 상승할 것이며, 2030년 무렵에는 36퍼센트, 2040년에는 58퍼센트로 상승할 것이다.

 

이자 상환에 들어가는 재정 세수가 58퍼센트를 차지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미국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은 몇 가지 역사적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첫 번째는 프랑스대혁명이다. 혁명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788년 프랑스 정부는 세수의 62퍼센트를 이자 상환에 사용했다. 국왕이 부채를 갚지 않았기 때문에 은행가를 포함한 채권자들이 모든 계층과 연합하여 루이 16세를 단두대에 보냈다. 프랑스대혁명을 초래한 직접적 원인은 프랑스 정부의 재정 파산이었다. pp. 234~235

 

두 번째 사례는 오스만제국으로 1877년 제국은 정부 세수의 50퍼센트 이상을 국채 이자 상환에 사용함으로써 심각한 디폴트에 빠짐으로써 결국 국가 재정 전체가 영국과 프랑스 금융기관의 관리하에 들고 말았다. 세 번째 사례는 대영제국이다. 1939년 재정 세수의 44퍼센트를 국채 이자 상환에 사용함으로써 국가 재정이 파탄나고 말았던 것이다.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도 정치적 야욕으로 무분별하게 복지정책을 남발함으로 인해 크게 늘어난 부채(지방채)에 대한 이자 때문에 곤욕을 치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십자군의 동방 정벌   

십자군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동방 정벌에 나선 것은 종교적 이유도 있지만 경제적 이유가 컸다. 중동 지역을 점령해 약탈로 전리품을 얻을 생각이었던 것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유대인을 학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독일도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프랑스 십자군이 유대인을 약탈하여 많은 재산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독일인들도 라인 지역을 지날 때 각 도시의 유대인을 학살하고 약탈했다. "유대인을 죽여 당신의 영혼을 구제하자!"는 것이 당시의 구호였다. 유대인 배격과 반유대인 정서가 폭력 행위로 확산된 것이다.


1099년 제1차 십자군 원정에서 예루살렘을 함락하고 성전산에서 10만 명을 학살했다. 종교에 대한 광적인 집착과 경제적 빈곤이 더해지자 십자군은 갈수록 악랄해졌다. 몇 차례의 십자군 원정을 통해 수많은 유대인이 학살되었다. 스페인은 1492년부터 대규모 유대인 배척 운동을 전개해 이단 재판소를 세우고 유대인 40만 명을 붙잡아 그중 3만 명을 살해했다. 역사적으로 무슬림은 기독교도보다 유대인에게 훨씬 너그러운 편이었다.

 

십자군 원정은 유대인의 상업 네트워크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국제 무역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던 그들은 유럽 각국에서도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천하를 좌지우지할 정도였지만 십자군의 원정으로 인해 각국의 경제 네트워크 자원이 훼손되었고, 다른 한편으로 십자군 원정으로 인해 지중해 동쪽 해안에 일련의 기독교 공국이 수립됨에 따라 국제무역에서 유대인의 독점적 지위가 와해되고 말았던 것이다.

 

 

제국 붕괴를 결정하는 마지막 방아쇠

 

오스만제국이 붕괴된 가장 큰 외부 요인은 국제무역로의 영구적인 전환이었다. 청나라의 쇠락을 앞당긴 근본적인 외부 요인은 아편 무역의 성행으로 중국 화폐 시스템이 혼란에 빠진 것이었다. 국제무역로 이전과 아편 무역의 성행이라는 두 외부 요인이 오스만제국과 청나라의 경제를 심각하게 악화시켰고, 그 과정에서 각종 요인이 상호작용을 하여 위기가 더욱 커지고 복잡해졌다. 경제 위기는 정치 위기로 변질되었으며, 터키에서는 심지어 민족 위기와 종교 충돌 등으로 비화되었다. 이 모든 것이 외부요인으로 인해 파생된 것이었다.

 

 

서방은 경제 선순환에 돌입

 

오스만제국과 청나라는 경제의 악순환에 처한 반면 유럽은 무역 이익으로 공업 생산에 투자하고, 공업 생산이 무역 이익을 늘려주는 선순환 궤도에 진입하여 점점 강력한 사회를 형성했다. 청나라와 오스만제국의 외부 환경은 갈수록 열악해졌으며, 내부 개혁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었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악순환은 점점 심각해진다. 마지막 기회를 놓치면 제국을 구하지 못하고 붕괴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경제, 사회, 통치 제도와 통치 기반의 악화가 초래한 바꿀 수 없는 과정 그 자체이다.

 

 

 

 

오늘을 토대로 미래를 전망하다

 

크게 '시사를 보다', '경제를 관망하다', 그리고 '역사를 관망하다' 등 3개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미국, 중국, 유럽,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중동 지역에서 벌이는 헤게모니 쟁탈전의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참된 의도를 밝혀줌으로써 우리들이 보다 넓은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혜안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미중 간에 벌어지는 작금의 무역전쟁과 연계하여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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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심리 - 사랑이 서툰 너에게
이성현 지음, 차상미 그림 / 21세기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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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심리>는 연애를 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공감했을, 연인 사이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배려를 남자의 관점에서 조금 더 솔직하게 그리고 담백하게 적은 책입니다. "남자들 입장이 이러하니 여자들이 고쳐라!"가 아니라 남자들의 이런 부분은 배려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연인 간의 협의와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연인들의 건전한 교제를 위한 조언

 

저자 이성현은 시청자들과 긍정의 에너지를 나누고 싶은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로, 친구들의 고민 상담과 연애 코치를 해주던 경험을 살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제작하기 시작한 영상 '여모남심'이 10~20대 팔로워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현재 '난쟁이성현'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인 유튜브와 페이스북 팔로워 수가 각각 55만과 100만 명을 돌파하며 최다 SNS 팔로워를 보유한 최연소 크리에이터에 이름을 올렸다.

고등학생, 대학생은 물론 사춘기 중학생, 20대 직장인 등, ‘난쟁이성현’의 유머러스하고 발랄한 입담과 속 시원한 조언에 매료당한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채널로 몰려든다. 분야와 장르의 한계가 없는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특히, '여모남심'은 그가 3년 전인 고등학교 2학년 때 시작했기에 또래 친구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져 있다. 

 

책은 '두근두근 썸남의 마음이 궁금해!', '내 남친아, 널 이해하고 싶어', '이젠 전 남친이 되어버린 그놈의 심리', '도대체 남자들은 왜 그러는 걸까?' 등 총 4장에 걸쳐 37개의 에피소드를 담아서 저자는 솔직하고 흡인력 있는 말로 조근조근 얘기하고 있다. 즉 첫 만남의 두근거림, 풋풋하고 달콤한 사랑, 이별의 상처와 후회 등 사랑 때문에 울고 웃고, 사랑에 서툴기만 한 연인들의 더 나은 관계를 만들기 위한 조언, 그리고 상처를 안아줄 따뜻한 조언을 담았다.

 

 

 

 

남자들의 '귀엽다'는 무슨 의미?

 

대부분의 남자는 아무 이유 없이 칭찬하지 않아요. 남자들은 칭찬하는 것을 되게 어색해하고 부끄러워하는데 그 칭찬을 이성인 여자한테 한다? 그럼 마음이 있을 확률이 높아요. 근데 그중에서 '예쁘다'도, '못생겼다'도 아닌 '귀엽다'라고 말하는 의미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는 바로... 

 

예쁘다고 대놓고 칭찬하기에는 사귀지도 않는 사이라서 괜히 부담스러워할까 봐, 못생겼다고 장난치기에는 기분이 나쁠까 봐. 그래서 애매한 표현인 ‘귀엽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거예요.


오늘따라 너는 너무 예쁘고 그래서 칭찬은 하고 싶은데, 사귀는 사이는 아니고 애매모호한 사이라 대놓고 칭찬하기에는 부담스러워할까 봐. 혹은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 봐 '귀엽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해요.

 

 

썸타는 남자가 절대로 고백을 안 하는 이유는?

첫째, 고백했는데 거절당할까 봐. 내가 만약 고백했는데 거절당하면 '다시 못 만나니까'라는 생각 때문에 고백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카톡을 못 하고, 같이 영화도 못 보고, 같이 밥조차도 먹지 못하고, 아는 척하기도 힘든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리니까 망설이게 됩니다.


둘째, 자격지심을 느낄 때. 나랑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이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게 되게 예쁘거나 다른 이성들에게 인기가 정말 많은 경우 다가가는 것조차 어려워합니다. 

 

 

남자가 돈 없으면 데이트를 못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남자는 단순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존심이 세기도 해요. 지나가다가 펀치 기계를 친다든가, 누군가에게 시비가 붙으면 같이 싸운다든가, 평소에는 무시했을 상황을 화내면서 악화시킨다든가, 이런 행동들은 다 자존심이 세서 그러는 거예요. 이처럼 자존심이 센 남자는 어디서 들은 건지 모르겠는데, 어디서 배운 건지 모르겠는데.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내야 한다'라는 인식이 박혀 있어요.

그것이 당연하다 여기고, 그것이 자신의 자존심을 살린다고 생각하는 거죠.

 
'밥값은 내가 내야 해'

'영화 값은 내가 내야 해'

'커피 값은 내가 내야 해'

'데이트 비용은 내가 내야 해'

 

이처럼 더치페이를 자존심 상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내 여자친구를 책임진다는 것은 혼자 외롭지 않게 끙끙 앓지 않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게, 기쁜 일도 슬픈 일도 같이 함께 해주고 사랑하는 것인데 무조건 돈으로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남자들은 돈이 없으면 데이트를 못 한다고 거절을 자주 하게 돼요. 

 

 

남자가 눈치 없는 이유는?

남자는 여자와 달리 감성보다는 이성적이고 복잡하기보다는 단순하고 직설적이에요. 말 그대로를 믿고, 행동 그대로를 믿어요. 말과 행동에 의미 부여를 잘 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서 싸우면 여자가 연락하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는 진짜 연락을 안 해요. 왜?

 

화났는데 연락하면 더 화날까 봐. 괜히 하지 말란 짓 하면 더 화날까 봐. 나 때문에 화가 났으니까 내가 없으면 화가 더 빨리 풀릴까 봐. 미안해서 여자가 원하는 대로 하는 거예요. 정확히 말하면 여자가 말한 그대로를 실천하는 거예요. 

 

 

남자와 여자는 변했다는 기준이 다르다

보통 여자들은 남자의 변화를 연락 속도에서 많이 느껴요. 처음에는 남자가 연락이 빨랐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느려지니까 변했다고 느껴요. 하지만 남자 관점에서는 마음이 변해서 연락이 느려진 것이 아니라 여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는 할 말이 많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할 말이 사라지는 거예요.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좋아하는 이상형은 무엇인지, 좋아하는 영화 장르는 무엇인지, 무슨 취미를 가졌는지 등 여자친구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으니까 할 말도 많고 그로 인해서 카톡도 자주 하게 되는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여자친구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으니까 할 말이 줄어들고 카톡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에요. 

 

 

남자들이 시간을 갖자고 하는 이유는?

"시간을 갖자"라고 말하는 게 사귀는 동안 잠깐 만나지 말자는 뜻일 때도 있지만, 남자는 화가 났거나 싸웠을 때도 잠깐 시간을 갖자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때는 헤어지기 위해 시간을 갖자고 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지금 화가 났는데 이 사람과 계속 마주하고 있으면 혹여나 이성적인 판단을 못 하고 홧김에 심한 말을 할까 봐. 지금 이 짧은 시간 안에 무언가를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머리가 너무 복잡하니까. 시간이 좀 지나서 화가 좀 가라앉거나 상황에서 벗어나 마음이 좀 가라앉게 되면 좀 더 이성적이고 좋은 판단을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시간을 갖자고 하는 경우가 많아요. 

 

 

남자들은 첫사랑을 못 잊는다?

'첫사랑을 잊기 힘들다’는 것은 헤어지고 난 뒤에도 다시 만나고 싶다는 감정이 아니라 그냥 기억 속에서 잊기 힘들다는 것이에요. 강렬한 인상을 남긴 사람을 못 잊는 건 연애뿐만이 아니라 다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죽하면 남자들의 첫사랑은 결혼할 때 잊힌다는 말도 있잖아요?


하지만 헤어진 지 얼마 안 된 전 여자친구처럼 자나 깨나 생각이 난다는 것이 아니에요. 그냥 한 번씩 생각나는 정도예요. 무심코 흘러나오는 음악이 첫사랑과 함께 들었던 음악이라면, 무심코 걸었던 길이 첫사랑과 함께 걸었던 길이라면, 무심코 먹었던 음식이 첫사랑과 함께 먹었던 음식이라면, 가끔 생각나는 정도예요.

 

 

완벽한 연애는 없다, 행동으로 보여줘라

 

책의 저자가 특출하게 연애에 소질이 있어서 이 책을 쓴 게 결코 아니다. 저자가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는 "상대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해라"는 것이다. 알고 있는 지식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고, 머리에 그냥 머물고 있다면 '죽은 지식'이라고 말하듯이,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랑과 배려가 최고의 연애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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