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이해하는 경제학의 12 질문
이대규 지음 / 지식노마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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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경제학의 역설과 딜레마를 통해 지적 즐거움을 느끼며 경제학에 한 발 더 다가서게 하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하지만 주류 경제학에 대해서는 다소 비판적인 입장입니다. 어쩌면 이론과 현실 사이에 나타나는 괴리를 그렇게 표현한 것인지도 모르겟습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이대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리건 대학 MBA 과정을 유학했다. 1990년부터 20여 년간 증권거래소에서 근무했으며, 퇴직후엔 소규모 독립리서치회사를 공동 설립해 운영하기도 했다. 증권, 경제, 법, 철학,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책들을 독서하며 생각의 지평을 넓혀 가는 삶을 즐기고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휴먼의 경제학, 선악의 경제학, 분배의 경제학, 행복의 경제학 순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휴먼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과 심리에 대한 역설적 상황을, 선악의 경제학은 시장과 정부의 역할을, 분배의 경제학은 경제주채들 사이에 몫의 분배를, 행복의 경제학은 행복의 역설을 다룬다.


책 속의 12가지 질문들 중에서 평소 내가 관심을 가졌던 역설이나 딜레마들, 즉 '우리는 정말 합리적일까?', '가격이 오르는데 왜 소비가 늘어날까?', '의도가 좋으면 결과도 좋을까?', '경제는 성장하는데 왜 빈곤은 사라지지 않을까?', '소득이 증가하면 더 행복할까?' 등을 살펴봄으로써 서평에 갈음하려고 한다.


(사진, 12가지 질문들)


우리는 정말 합리적일까?


수학과 통계학적 사고로 무장하고 합리적 이기심에 기반한 경제행위를 하는 경제적 인간, 즉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이콘'이라 하는데,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관점에서 이해득실을 철저하게 비교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행위를 하는 이기적인 사람을 뜻한다. 이들의 특성은 '합리적 이기심'이다.


반면 상황에 따라 인간심리의 영향을 받으며 경제행위를 하는 사람을 '휴먼'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이성과 감정, 이기심과 이타심, 정밀분석과 어림짐작 등 양면적 속성을 가진 사람이다. 이들의 특성은 '제한된 합리성'이다.


'이콘'과 '휴먼'의 논쟁이 중요한 이유는 경제행위 주체가 어느 쪽인가에 따라 경제이론과 이에 따른 정책적 처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체적인 판세를 보면 '이콘의 경제학'이 경제분석의 틀로서 굳건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휴먼의 경제학'이 점차 경제학의 저변으로 그 세력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이 오르는데 왜 소비가 늘어날까?


아일랜드 대기근(1845~1849) 시기에 아일랜드 인구 900만 명 중 사망자가 110만 명, 해외이주자가 100만 명에 달했다. 1845년 감자마름병이 유럽을 덮쳤을 때 아일랜드에 입힌 타격은 엄청났다. 작물의 절반이 파괴되었고, 이듬해 여름엔 폭우로 수확량이 10분의1로 급감함에 따라 식량을 감자에 의존하던 하층민들은 아사자가 속출했던 것이다.


영국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셜(1842~1924)은 <경제학 원리>, 제3판(1895년)에서 '수요의 법칙'을 말했다. 이는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일반적인 사실로 여겼다. 즉, 가격과 수요는 역逆의 관계이다.


하지만 이 법칙에 몇몇 예외가 있다. '기펜의 역설'이다. 빵 가격의 상승은 가난한 노동자 가족의 재원을 크게 고갈시키고 화폐의 한계효용을 크게 증대시킴에 따라 육류와 고가의 전분질 음식의 소비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빵의 소비를 늘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수요의 법칙과 달리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감소하는 현상을 '기팬의 역설'이라고 한다.


(사진, 기펜의 역설)


의도가 좋으면 결과도 좋을까?


규제의 역설은 한마디로 '정부실패'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이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많은 경제학자, 정책학자, 행정학자가 정부의 규제가 실패할 가능성이 크므로 규제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단순한 규제의 부작용은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분적인 문제로 향후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규제의 역설은 규제를 시행하기 전에 그 피해를 예상할 수 있고 사후적인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규제의 역설을 일으키는 규제는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을 중시하는 사람은 대부분 자원 배분을 경제학의 핵심 주제로 여기지만, 규제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소득 분배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원 배분의 문제가 시장에 의해 해결된다고 해도 정치가 개입해야 할 소득 분배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그렇자면 다원 배분을 한 후 소득 분배를 하는 것이 옳은 걸까? 아니면 자원 배분과 소득 분배를 함께 고려하면서 경제 문제를 개선하는 게 옳은 걸까?


독화살을 맞은 사람이 있다면 화살을 뽑고 응급처치를 하는 게 우선이지, 죽어가는 사람을 그대로 두고 누가 무슨 이유로 화살을 쏘았는지 알아보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잘못'을 범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긴급한 처치가 필요한 데 이를 무시하고 원인에만 치중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왜 빈곤은 사라지지 않을까?


주류경제학은 빈곤을 정면으로 얘기하지 않는다. 빈곤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만일 개인의 게으름, 신체적 장애, 교육의 미흡 등이 빈곤의 원인이라면 일할 동기를 부여하고 선별적 자원이나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정책을 통해 빈곤 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불평등이 빈곤의 원인이라면 처방은 달라진다. 사회의 분배 구조를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빈곤의 경제학이 필요하다.


빈곤은 절대 빈곤과 상대 빈곤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절대 빈곤은 최저 생계와 같은 기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돈조차 없는 상태를 말한다. 상대적 빈곤은 사회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낮은 수준의 경제적 삶을 영위하는 것을 말한다. 타인과의 비교시 부족하다고 느끼는 상태인 것이다.


빈곤의 경제학은 대개 불평등 문제를 다룬다. 즉 빈곤이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정의正義를 어떻게 정의定義하든 사회적 불평등의 존재는 있다. 다만 불평등의 정도가 문제가 될 것이다. 극단적으론 불평등을 사회의 악으로 여기고 완전한 평등을 최고의 선으로 여기는 시각이 있는 반면, 불평등을 사회의 악이 아니라 성장 동력의 하나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그렇다면 빈곤이 사람들의 근로 의욕을 북돋아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을꺼? 그렇다면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문제는 빈곤은 빈곤으로, 부유는 부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다. 빈곤의 덫에서 벗어나기 매우 어렵다. 계속 뽑아도 새롭게 자라는 잡초의 끈질긴 생명력처럼 완전히 뿌리를 뽑을 수 없다.


소득이 증가하면 더 행복할까?


국가의 성공 여부는 최종적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로 집약된다. 그렇다. 1인당 GDP를 통해 그 나라의 경제적 성취와 더불어 정치적 성숙, 문화적 충만함, 사회적 안정감을 가늠하곤 한다. GDP는 '시장가치'를 기준으로 산출하므로 시장에서 가격이 책정되지 않는 생산물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성장할수록 사람들은 더 행복해질까? 만약에 그렇다면 1인당 GDP가 높은 나라일수록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더 행복하다고 느낄 것이다. 1인당 GDP가 상승하여 평균 소득이 높아지면 물질적으로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이는 행복감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럴까?


'행복 방정식'이란 '행복=소비/욕망'이다.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늘면서 행복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분모에 있는 욕망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거다. 보통은 소득이 증가하면 욕망수준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소득이 증가한다고 비례해서 행복이 증가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1926~2024)은 자신의 논문(1974)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기간의 경제성장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참고로 경제학에선 행복이란 용어보다 후생이란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이스털린은 세 가지 경우로 이를 분석했다. 먼저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소득이 낮은 사람들과 높은 사람들의 행복도를 비교했다. 행복도는 매우 행복함, 상당히 행복함, 그다지 행복하지 않음 등과 같이 조사 대상자가 선택하도록 하거나 일정 평가 구간(예, 0~10)에서 자신의 점수를 평가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는분명했다. 소득이 높으면 행복도도 높다는 것이다.


두 번째 분석은 소득이 낮은 나라와 높은 나라의 행복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는 다소 모호하다. 소득 수준과 행복도의 관계가 매우 약했으며, 대체로 중간 정도의 행복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세 번째 분석은 소득이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할 때 그 나라 국민의 행복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행복도는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소득과 행복도의 관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소득과 행복의 단기 변동 및 장기 추세)


대학에서 경제와 경영을 전공했기에 책은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소득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 있었기에 매우 유익하고 유용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비록 경제경영 비전공자라해도 책을 읽는데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있기에 말이다. 경제에 관심을 가진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경제 #세상을이해하는경제학의12질문 #역설과딜레마의경제학 #이대규 #지식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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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딩 - 당신도 지금보다 10배 빠르게 책을 읽을 수 있다
폴 R. 쉴리 지음, 김동기 옮김 / 폴리매스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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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딩을 익히면 이전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 가능함을 경험할 것입니다. 글로 쓰인 자료를 한 페이지당 1초 이하의 속도로 포토리딩하면서 향상된 뇌에 정보를 직접 전달할 것입니다. 이렇게 흡수된 정보는 여러분의 기존 지식과 연결돼 독서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합니다. 결과적으로 여러분은 주어진 시간 안에 필요한 수준의 이해도로 읽기를 완료할 수 있습니다. (중략) 포토리딩은 의식 마인드의 제한된 능력을 뛰어 넘어 여러분 안에 있는 천재성을 찾게 도와줍니다.  - '서문' 중에서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5016066


책의 저자 폴 R. 쉴리는 강력한 학습 전략을 사용해 완전한 잠재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자기계발, 교육, 건강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러닝 스트래티지스 코퍼레이션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의 학습법은 모든 영역에서 도움을 주는데,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인간 잠재력의 가장 높은 영역에 접근한다.


오래된 독서 습관


초급 독서 방식은 꽤나 수동적이다. 종종 명확한 목적 없이 독서를 진행한다. 신문 기사를 10분 동안 읽고 나서 시간 낭비였다는 것을 깨달은 적이 있는가? 수동적으로 읽으면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우리는 보통 모든 종류의 자료를 똑같은 속도로 읽는다. 이는 초급 독서의 격언, '모든 책과 모든 자료를 같은 속도로 읽기'에 따른 것이다. 


초급 독서 방식을 적용할 때, 우리는 처음부터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그리고 우리는 자료를 한 번 읽고 모든 것을 이해하길 기대한다. 그렇지 못할 때, 우리는 스스로 독서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단 한 번 읽으면서 이같은 과제를 달성한다고 생각해보자. 구조를 이해하고, 핵심 용어를 파악하고, 주요 논쟁, 줄거리, 중심 사건을 따라가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비평하고, 정확히 인용해야 한다. 정보 과부하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과연 초등 독서 습관으로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새로운 독서법


초등학교에서 배운 독서 모델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을 익힌 이들은 유연하게 독서한다. 자료에 따라 속도를 조절한다. 문서에서 독자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실제 혜택을 제공하는 보석 같은 정보를 찾아낸다.

‘능동적이고, 목적의식이 있으며, 질문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과 같은 수식어는 탁월한 독자를 설명하는 말이다. 포토리딩 홀 마인드 시스템을 배우면서 효과적인 독서 전략은 본인의 강점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들은 정보 저장과 회상 측면에서 향상된 기억력과 독서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분당 2만 5000단어를 읽는다'


포토리딩을 배우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말도 안 돼! 그렇게 빨리 읽을 수는 없어.”라고 반응한다. 그렇다. 옳은 말이다. ‘의식 마인드’로 그렇게 빨리 읽을 수는 없다. 포토리딩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그런  ‘읽기’가 아니다. 


분당 2만 5000단어 속도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은 비판적, 논리적, 분석적인 마인드를 일시적으로 우회할 때만 가능하다. 포토리딩은 의식 마인드로 진행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일반 독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마인드의 광대한 계층을 활용한다. 이는 문자 그대로 두뇌를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서 목적과 '귤 기법'


“어떤 책은 맛만 보면 되고, 어떤 책은 삼켜야 하며, 극히 일부의 책만이 씹고 소화시켜야 한다. 즉 어떤 책은 부분만 읽으면 되고, 어떤 책은 궁금해하지 않고 읽을 수 있으며, 극히 일부의 책만이 온전히,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 프랜시스 베이컨, 16세기 영국 철학자


독서의 목적 설정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모든 독서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궁극적으로 목적을 가진다. 자기 자신의 목적을 명확하게 표현하면, 성취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이처럼 목적은 능력을 발휘하게 한다. 강한 목적의식을 가지면 거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목적은 포토리딩 홀 마인드 시스템을 움직이는 엔진이다.

저자는 가장 효율적으로 읽을 때는 몸은 이완되고 마인드는 깨어 있는 각성된 상태일 때라고 말한다. 편안하게 이완된 각성 상태를 유지할 때, 읽은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다. 이완된 각성 상태를 빠르고 쉽게 만들기 위해 ‘귤 기법(tangerine technique)’을 사용한다. 이 간단한 기법으로 우리들은 주의를 집중하고 즉시 독서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귤 기법의 진행 단계


귤이 손 안에 있다고 상상하고 느끼듯이 쥐어보라. 이제 그것을 다른 손으로 던진다고 상상하라. 양 손으로 귤을 주고받으며 던진다고 상상하라.


손으로 귤을 잡고, 정수리에서부터 직선으로 뒤로 아주 조금 내려간 후두부 부근으로 가져가라. 손으로 그 부분을 부드럽게 살짝 터치해 보라. 팔을 내려놓으면서 그곳에 귤이 있는 것을 상상해 보라. 그리고 이때 어깨는 편안하게 긴장을 풀고 이완한다.


눈을 부드럽게 감으면서 귤이 머리 뒤쪽 부분에 잘 놓이도록 상상하라.


이완되고 각성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눈을 뜨고 독서를 시작하라.


(사진, 귤 기법)


기억에 대한 새로운 경험


독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기억력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길 권장한다. 노벨상을 수상한 신경학자이자 <기억된 현재>와 <밝은 공기, 찬란한 불>의 저자인 제럴드 에델만 연구 덕분에 우리가 자료를 활성화할 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을 얻었다. 

에델만의 이론에 따르면 기억은 뇌의 특정 부분에 국한되어 저장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매번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새롭게 만들어진다. 우리는 무언가를 기억할 때 어떤 아이디어를 위한 정신적 맥락을 만든다. 그리고 중요한 단서나 관련된 정보를 다시 입력한다. 과거 경험으로 형성된 신경의 ‘경로’를 따라간다. 우리가 ‘기억’하고자 하는 내용과 이미지는 저장된 곳에서 단순히 불러오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단서를 입력하고 올바른 신경 경로를 자극하면, 바로 그 순간에 새롭게 재창조된다.

이 관점을 포토리딩과 활성화 단계에 적용하면 놀라운 결과가 나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포토리딩할 때, 뇌는 글을 인지적으로 처리하기보다는 생리학적으로 처리한다. 포토리딩 방식으로 글을 뇌에 노출시키면 뇌 안의 신경 네트워크를 열고 나중에 인지적으로 연결한다.


그 결과 독서 속도는 빨라지고, 읽는 자료에 대한 친숙도가 올라가며, 이해하기 쉬워진다. 당신은 책을 읽으면서 의미를 파악하려고 애쓰는 대신, 중요한 정보를 거의 즉각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얻을 것이다. 원하는 지식을 얻기 위해 책에 몇 시간씩 투자할 필요도 없다.


이는 마치 기차를 달리게 하기 위해 철로를 설치하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포토리딩은 철로를 놓는다. 자료를 활성화할 때, 우리는 슈퍼리딩과 디핑 또는 스키터링 테크닉으로 정보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의식 마인드는 완전한 이해라는 목적지로 간는 철로를 따라간다.

홀 마인드로 공부하기


포토리딩 홀 마인드 시스템은 한 학기 동안 독서를 하는 데 완벽한 전략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낸다. 학기가 시작되는 첫날에 모든 과목의 책을 미리보기와 포토리딩을 한다고 상상해 보라. 밤새 꿈꾸는 동안 당신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자료가 검토되고 구성된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수업을 듣는 목적을 결정한다. 책 전체의 목차를 미리보기하고 책을 포토리딩한다. 만약 본인에게 어려운 주제라면, 매번 다른 목적을 가지고 첫 몇 주 동안 같은 텍스트를 여러 번에 걸쳐 포토리딩할 수 있다. 교과서를 포토리딩할 때는 먼저 각 장을 미리보기한 이후 포토리딩을 한다.

수업에 참석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각 장의 내용을 자발적으로 활성화하게 된다. 강의 중에 마인드맵을 만들어 모든 수업 노트를 정리한다. 전체 강의를 즉시 복습하려면 여러 개의 마인드맵을 가져와서 하나로 결합한다. 독서 과제에서 필요한 다른 것이 있는지 확인한다. 특정 정보가 필요할 때는 슈퍼리딩과 디핑으로 해당 내용을 찾는다. 불확실한 느낌이 있거나 각 장에서 좀 더 공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스키터링이나 래피드리딩 기법을 사용한다. 특정 사실, 공식, 정리, 역사적 사건처럼 암기해야 할 내용은 마인드맵으로 만들어라.


홀 마인드 시스템 단계


1단계~ 준비하기(독서 목적 정하기)

2단계~ 미리보기(자료를 훑어보기)

3단계~ 포토리딩(포토리딩 준비)

4단계~ 다시보기(더 깊게 조사하기)

5단계~ 활성화하기(활성화하기 전 몇 분 또는 하룻밤을 기다리기)


(사진, 포토리딩 홀 마인드 시스템)


'포토리딩 세미나 혹은 온라인 강의에 대한 정보는 아래를 참고하면 됨'

https://polymathlab.co.kr/photorea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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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오 클리닉의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 - 나이를 초월하는 건강수명의 과학
네이선 르브라쇠르.크리스티나 첸 지음, 김주희 옮김, 이윤환 감수 / 청림Life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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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오 클리닉 코고드 노화 센터 소속 연구원들은 나이가 들면 발생하는 만성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더 오래 사는 것 또한 가능한 결과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목적은 사람들이 질병과 장애 없이 비교적 건강하게 생활하는 기간을 늘려서 질 높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책의 저자 네이선 르브라쇠르 박사는 코고드 노화 센터의 소장이자 글렌 노화생물학 연구의 공동 소장이다. 메이오 클리닉 의과대학의 재활의학 교수이자 생리학 부교수이기도 하다. 현재 국립노화연구소에서 노화 및 발달에 관한 세포 메커니즘 연구 부문의 의장을 맡고 있다. 
공저자인 크리스티나 첸 박사는 메이오 클리닉의 내과, 노인의학 및 완화 치료 부서의 노인병 전문의이며, 침술 치료를 수련한 통합 의학 및 건강 분야에서 겸직하고 있다.

책은 2부 19장으로 구성되어 노화는 어떻게 찾아오는가와 무엇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 즉 노화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바탕으로 건강하게 나이 듦을 위해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함으로써 건강 노화를 위한 유익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알츠하이머병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건강한 뇌 조직이 점진적으로 퇴화해 돌이킬 수 없는 정신장애를 초래할 때 진단된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사람들 대부분은 특정 징후와 증상을 공유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알츠하이머 징후

최근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점차 사라지며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지 못한다
같은 말을 반복하고, 물건을 잘못된 장소에 두며, 길을 잃는 일이 점차 많아진다
인격과 판단력이 점차 붕괴한다
짜증, 불안, 우울, 혼란, 초조함을 느끼는 빈도가 늘어난다

하지만 치매와 관련된 뇌의 변화를 경험하는 모든 사람이 치매 징후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 사람은 기억력이 감퇴하는 반면 다른 한 사람은 기억력에 전혀 문제가 없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두 사람의 차이가 ‘인지 예비력’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인지 예비력이란 치매와 관련된 뇌 영역의 변화 등 병리적 변화가 일어났을 때 뇌가 잘 적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개개인의 인지 예비력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인지 예비력은 일평생 발달하고 확장되며, 치매로 이어지는 일부 변화를 상쇄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나 언어를 배우는 일처럼 뇌를 적당히 자극하는 활동은 인지 예비력을 키우는 데 가장 도움이 된다고 여겨진다.

신체  활동 지속하기

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참가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 집단은 유산소 운동을 하고, 다른 집단은 스트레칭과 균형 운동을 했다. 1년 후 과학자들은 유산소 운동을 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뇌 영역인 해마가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지닌 사람이 매주 150분 이상 운동하면 알츠하이머병 발병이 수년 늦춰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대로 이런 사람이 매주 150분 미만 운동하면 알츠하이머병 발병이 더 빨라졌다. 운동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를 줄일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연구 결과는 그러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청각은 어떻게 변하는가

청력은 귀를 구성하는 세 가지 복랍한 부위인 외이, 중이, 내이가 서로 연결을 이루어 조율한다. 욍;는 컵퍼럼 셍긴 구조로 주위 환경에서 음파를 모은다. 음파는 와이도로 전달되어 고막을 진동시킨다. 중이는 고막 뒤에 잇는 공기로 가득한 공간으로, 소골이라는 3개의 뼈가 자리한다. 소골은 고막과 내이 입구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한다. 각 소골은 작은 지렛대처럼 앞뒤로 움직이며 내이에 도달하는 소리의 크기를 증폭한다.

노인성 청력 소실은 신체에 나타나는 노화 현상과 누적된 신체적, 환경적 요인의 영향으로 서서히 발생한다. 이는 노년층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흔한 문제로 꼽힌다. 노인성 청력 소실은 대개 양쪽 귀에 동시에 발생해 똑같은 영향을 미친다. 청력 소실은 점진적으로 진행되므로 청력의 일부 소실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뼈의 재형성

뼈의 골격 형성은 끝없이 집을 수리하는 작업과 유사하다. 뼈는 평생 뼈 재형성(bone remodeling)이라는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거되고 새로운 뼈로 대체된다. 뼈 표면의 작은 영역 수백만 개에서는 동시에 뼈의 재형성이 이루어진다.

뼈 재형성은 몇 가지 중요한 이유로 발생한다. 첫째는 마모에 따른 손상을 단순히 복구하는 것이다. 둘째는 무기질에 의존하는 신체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충분한 칼슘과 기타 무기질이 혈류를 타고 순환하도록 돕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뼈 재형성은 신체 활동에 대한 반응으로 일어난다. 골격은 새로운 뼈를 형성해 더 무거운 무게와 강한 압력에 적응한다.

전립샘의 비대

남성은 40세가 지나면 전립샘, 그중에서도 전립샘의 이행 부위가 비대해지기 시작하는데, 이는 때대로 2차 급성장기라고 불린다. 60~70대 남성의 약 70%, 80세 이상 남성의 거의 90%가 어느 정도의 전립샘 비대를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립샘이 비대해지면 전립샘 내 조직이 울퉁불퉁해지면서 고르지 않은 세포 덩어리들이 특징적으로 생성된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전립샘의 민무늬근은 요도 주변부를 조이고 수축시켜서 방광에서 나오는 소변의 흐름을 방해한다. 일부 남성들에겐 심각하지만 일부에겐 거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전립샘비대 징후와 증상

빈번하게 또는 급하게 소변이 마렵다
밤에 소변을 자주 본다
배뇨를 시작하기가 힘들다
소변 줄기가 약하거나, 소변줄기가 끊겼다가 다시 시작
배뇨가 끝난 뒤에 소변 방울이 떨어진다
방광을 완전히 비울 수 없다

수면 부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수면 부족은 충동적 행동, 그릇된 판단, 짜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잠을 자지 않으면 의사 결정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흥미롭게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낮에 깨어 있는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건강한 식품을 선택할 가능성은 2%씩 감소한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수면과 면역 체계는 양방향 관계를 맺는다. 감염에 따른 면역 체계의 활성화는 수면을 방해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수면을 깊고 길게 유지시켜 신체가 회복에 필요한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다.

수면의 질이 낮으면 세포 스트레스가 발생해 신체의 염증 반응이 경미하지만 만성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 수면은 신체가 회복 과정을 거치며 염증이 유발한 일상적 손상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 잠이 너무 부족하면 기존의 염증 손상이 복구되지 않는 동시에, 더 많은 세포 손상이 누적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사진, 잠은 얼마나 자야 할까?)


노쇠를 예방하는 식단 전략

과일, 채소, 단백질, 건강한 지방, 통곡물, 저지방 유제품을 포함하는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루 세 끼 먹도록 목표를 정한다. 특히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자. 체중 유지를 위한 단백질의 일일 영양 권장량은 1킬로그램당 0.8그램이므로, 체중 68킬로그램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54그램이다. 심지어 근육을 늘리려면 이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지만, 대다수 노인은 단백질을 이처럼 많이 섭취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을 일일 영양 권장량보다 많이 섭취하는 것이 더 좋다. 신체는 연령대가 높아지면 단백질 사용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감염이나 질환으로 만성 염증이 생기면 단백질 필요량은 증가할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약물은 단백질을 식단에서 충분한 양으로 섭취하지 않으면, 근육에서 단백질을 끌어내 근육량과 근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작은 변화가 쌓여 식단이 된다

우리는 자기 행동과 습관에 익숙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건강에 이롭지 않더라도 익숙해진 행동과 습관은 삶에 질서와 안정성을 제공한다. 그래서 사람들 대부분은 익숙한 행동을 바꾸는 것을 꺼린다.

식단 바꾸기가 어려울 수는 있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의 변화 능력을 과소평가할 뿐, 작은 행동의 변화는 건강에 막대한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많은 사람이 전유(일반 우유)를 탈지유로 대체해 마신다. 이들은 전유 섭취량을 점차 줄이거나 한 번에 과감히 바꾸었을 수 있다. 어쨌든 그들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변화를 이루었다. 탈지유는 처음에 밍밍하게 느껴지지만, 그 맛에 익숙해지면 오히려 전유가 너무 진하고 걸쭉하게 느껴진다.  간단한 방식으로 1년에 체중 약 6킬로그램을 감량할 수 있다.


(사진, 뒷표지)

#건강 #메이오클리닉 #건강하게나이드는법 #건강수명 #네이선르브라쇠르 #청림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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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우리들의 슈퍼스타 - 스포츠, 영화와 만나다
이석재 지음 / 북오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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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득 깨달았다.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고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유는 승리 때문이 아니라 바로 '꿈' 때문이라는 것을, '꿈'을 향해 달리는 이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수없이 많은 영화들로 재탄생되었다. 그중에서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스무 편의 영화들은 평생을 스포츠와 함께 살아온 나의 마음속에 앉아 있는 '최고'의 이야기들이다. - '머리말' 중에서


책의 저자 이석재는 스포츠 마니아이자 영화와 책에 미친 사람으로 현재 MBC 스포츠플러스 PD이다. 1995년부터 MBC <출발! 비디오 여행>, <아주 특별한 아침> 등을 연출하다가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에 스포츠 PD로 변신, 지금까지 각종 국제대회 중계, 스포츠 다큐멘터리 제작, 메이저리그 및 KBO리그 중계 등 스포츠 프로그램을 연출해왔다.

책은 2부로 구성되어 1부(야구, 영화를 만나다)에선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다룬 영화 <백 투 더 퓨처 2>, 삼미 슈퍼스타즈의 감사용 투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 등 총 8편의 야구 관련 영화들이 소개되며 2부(영화, 스포츠를 담다)에선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 간에 벌어진 세계 헤비급 권투 타이틀전을 다룬 영화 <우리가 왕이었을 때>, 1947년 보스톤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서윤복 마라토너 이야기를 다룬 영화 <1947 보스톤> 등 총 12편의 스포츠 영화를 소개한다.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1945년 10월 6일, 전 세계의 야구팬들에게 가장 유명해진 사건 하나가 일어난다. 장장 108년 동안 시카고 컵스를 따라다닐 지긋지긋한 '염소의 저주'가 발생한 날이기 때문이다. 시카고 컵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월드시리즈 4차전이 열리던 날에 한 열성 팬이 애완 염소를 데리고 경기를 구경하러 왔던 것이다.

이 팬은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 근처에서 ‘빌리 고트 태번(Billy Goat Tavern)’이라는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날 컵스의 열성 팬 빌리 시아니스는 자신의 애완 염소인 ‘머피’(이 이름은 꼭 기억해야 하는데, 70년 후 다시 등장한다)를 데리고 리글리 필드에 입장한다.

하지만 염소의 악취 때문에 주위 관중들이 항의를 하자 구단주는 빌리를 퇴장 조치했다. 이에 이 팬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패배할 것이고, 앞으로도 염소의 저주로 인해 월드시리즈에서 결코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정말 2승 1패로 우세했던 컵스는 오히려 3승 4패로 역전당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이후 컵스는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영화에선 2015년 컵스가 우승하지만 실제론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상대팀 뉴욕 메츠에게 내리 네 판을 모두 지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챔피언십 시리즈 4차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친 대니얼 머피(
과거 저주를 유발한 애완 염소의 이름도 '머피')였으니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2016년 컵스는 그토록 염원하던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상대팀은 '와후추장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재는 가디언스로 개명)였다. 두 팀 중 한 팀은 비로소 저주에서 벗어나는 셈이다. 시리즈 4차전까지 1승 3패로 뒤진 컵스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그런데, 컵스는 5차전과 6차전 모두 극적으로 승리, 3승 3패로 균형을 맞추었다. 운명의 7차전, 컵스는 8회말 투아웃까지 2점을 앞서고 있었다. 김칫국을 먼저 마신 탓일까? 믿었던 마무리투수가 동점 홈런을 허용,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접전 끝에 8대 7로 승리함으로써 108년간 이어온 '염소의 저주'가 마침내 풀렸다. 참고로,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1908년이었다.

삼미 슈퍼스타즈와 감사용 투수

2004년에 개봉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은 한국 프로야구 출범 첫해,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였던 감사용을 주인공으로 다루었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전기리그 10승 30패로 승률 2할 5푼, 후기리그는 5승 35패로 승률 1할 2푼 5리를 기록해 종합 승률 1할 8푼 8리의 전무후무한 진짜 꼴찌팀이었다.

그렇다면 감사용 투수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주축 선수였을까? 아니다. 루저 중의 루저였다. 어떻게 영화의 주인공이 되었을까? 전두환 정권은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에서 멀어지도록 야심차게 추진한 것이 소위 '3S'정책이었다. 스포츠에 해당하는 프로야구 출범도 추진되었다. 서울엔 MBC, 경상도엔 롯데와 삼성, 충청도엔 OB, 전라도엔 해태 등 5개 팀이 확정되었다. 

인천-경기-강원-이북 5도를 연고로 하는 팀을 창단할 기업이 없었다. 강원도가 고향인 현대 정주영 회장에게 제안했지만 거절당하고(훗날 이를 크게 후회하고 뒤늦게 프로야구 리그에 뛰어듬), 5개 팀만으로 출범하자니 애로점이 많았다. 심지어 프로야구 리그 출범을 1년 늦추자는 의견도 제기되던 차에 삼미그룹의 젊은 총수 김현철 회장이 KBO에 야구팀 창단 의사를 밝혔던 것이다.

사실 삼미그룹은 무역, 해운, 특수강, 광업 등이 주된 사업이라 홍보 효과를 노릴 만한 소비재 분야는 전무했다. 얻을 것도 별로 없는 프로야구팀 창단을 결정한 것은 오직 김현철 회장의 프로야구 사랑이었다. 그는 미국 유학 시절 메이저리그의 열렬한 팬이었던 것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선수 구성은 지역 연고 선수로 충당해야 했다. 삼미구단은 인천의 동산고와 인천고에서 충당해야만 했다. 특히 투수가 가장 부족했다. 겨우 6명뿐, 그나마 좌완 투수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미구단은 창원으로 동계전지훈련를 갔다가 그곳에서 직장인 야구리그의 슈퍼스타였던 왼손투수 감사용을 목격했던 것이다.

감사용은 중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 마산고 시절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어렵게 대학에 진학했지만 부상을 입은 후 군에 입대하고 말았다. 군 전역 후 계속 야구를 하고 싶었지만 실업야구에서도 그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이에 그는 삼미 종합특수강 창원공장에 취직, 매 관리팀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파견근무 형태로 동계훈련 중인 삼미 슈퍼스타즈 선수들에게 배팅볼을 던졌다. 영화 속의 장면은 공개 오디션을 통해 입단하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이는 극적 효과를 노린 픽션이었다. 

정글 속의 대혈투 

1974년 10월 30일, ‘복싱 역사를 통틀어 단 한 경기를 꼽으라면 어떤 경기를 꼽겠는가’라는 질문에 지금까지도 압도적인 1위로 꼽히는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의 세기의 대결이 아프리카 자이레의 수도 킨샤사에서 열렸다. ‘정글 속의 대혈투(The Rumble In The Jungle)’라고 불린 이 경기는 자이레 현지 시각으로 새벽 4시에 펼쳐졌는데 막대한 중계권료를 지불한 방송사들이 미국의 저녁 시간대에 중계가 방송될 수 있도록 경기 시간을 조정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자이레의 독재자 모부투는 아프리카 흑인의 위대함을 전세계에 알리고 자신의 통치 정당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막대한 돈을 투자하여 이 세계적인 경기를 유치했던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너무 더운 곳이라 경기는 새벽 4시에 이뤄졌음에도 수만 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이 이 경기를 지켜볼 정도였다.


이 대결의 경기 내용은 역사에 남을 명승부였다. 알린는 로프에 등을 기댄 채 핵주먹의 포먼을 기다렸다. 정면승부론 승산이 없다고 판단, 체력을 비축하면서 포먼의 공격을 유도해 계속 피하면서 결정적인 한방을 노렸던 것이다. 경기 초반에 늘 KO로 승리했던 포먼은 7라운드 이상 뛰어본 경험이 없었다. 이미 일방적인 공격으로 인해 매우 지쳐 있었다.  로프에 기댄 알리는 8라운드에 경기를 끝내기로 결심, 포먼의 안면에 정확한 원투 콤비네이션으로 KO승을 거두었다.

영화 <우리가 왕이었을 때>(1996년)는 바로 이 대혈투를 영상으로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다큐멘터리 거장 레온 가스트가 연출한 이 영화는 개봉 이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고 대중적 흥행에도 성공하여 지금까지도 최고의 복싱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힌다.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1960년, 무명의 에티오피아 선수가 부상 대체 선수로 로마 올림픽에 참가해 마라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다. 그는 레이스 중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수많은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해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다음 날 ㅈ주요 언론들은 "이탈리아는 근홧발로 에티오피아를 짓밟았지만 에티오피아는 맨발로 로마를 정복했다"라며 이 소식을 전 세계에 알렸다.

아베베는 에타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로부터 약 130km 떨어진 '자토'라는 작은 마을에서 1932년 태어났다. 에티오피아 고원지대에서 소몰이 목동을 하며 지냈던 그는 우연힌 기회에 셀라시에 황제의 친위대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그는 한국전쟁 때 에티오피아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우리와는 각별한 인연을 지닌 인물이다.

한국전쟁 후 고국으로 돌아간 아베베는 우연히 1956년 멜버른 올림픽 마라톤 경기를 보게 되는데 이 경기에 완전히 매료된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그때 그의 나이는 24세, 사실 마라토너로서 너무 늦은 나이였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고원지대에서 소를 몰면서 단련된 강력한 심폐기능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마라톤 선수로서도 빠르게 성장세를 보였다.


2009년에 개봉한 영화 <The Athlete>는 화려했던 올림픽 2연패 시절보다 교통사고 이후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아베베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춘 감동적인 영화이다. 실제 로마 올림픽과 도쿄 올림픽 마라톤 장면이 삽입되면서 다큐멘터리 느낌도 나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고 이후의 모습을 자세히 그려냈다.

#영화이야기 #스포츠영화 #영화로만나는우리들의슈퍼스타 #이석재 #북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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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컵스는 2016년,마침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염소의 저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는다. 상대는 역시 ‘와후추장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재는 가디언스로 팀이름을 바꿈). 메이저리그의 4대 저주 중에 남은 2개의 저주 중 하나는 무조건 풀리게 될 ‘저주‘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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