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8 (10주년 특집판)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8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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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로 존재한다. 현대의 혁명이라고 하면 우리는 1789년(프랑스혁명), 1848년(유럽민주화혁명), 혹은 1917년(러아혁명)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오늘날은 모든 해가 혁명적이다. -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중에서

 

 

혁명적 변화는 이제 상수常數다

 

약 7만 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고찰하는 <사피엔스>에서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 종인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종으로 진화할 수 있었던 세 가지 혁명으로 인지혁명(7만 년 전), 농업혁명(1만 2천 년 전), 과학혁명(500년 전)을 꼽으면서 오늘날은 매 해가 혁명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우리는 이제 2018년을 맞고 있다. 매년 출간되는 시리즈 <트렌드 코리아>는 한국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발빠르게 포착한 전문서로, 세상의 흐름에 민감한 오피니언리더와 비즈니스맨은 물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고자 하는 수험생, 취업준비생,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가장 명쾌한 트렌드 교과서'로 각광받고 있다.

 

책의 저자 김난도는 교수, 트렌드 연구자, 컨설턴트, 작가, 그리고 대한민국 청춘의 멘토 '란도샘'으로 불리며 한국 출판역사상 최단기간 밀리언셀러에 오른 에세이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이기도 하다. 서울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란도샘'으로 알려졌고, 첫 에세이를 출간한 후 대학 강단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멘토로 자리매김했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소비트렌드를 연구하며, 학부장과 서울대발전기금전략기획위원 등의 보직을 맡고 있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1~5년 정도 지속하며 상당수 소비자들이 동조하는 움직임을 나타낼 때 우리는 비로소 이것을 '트렌드'라고 부를 수 있다. 〈트렌드 코리아〉에서 소개한 '욜로'(2017), '1코노미'(2017) 등과 같은 키워드는 바로 이 트렌드의 범주에 드는 것이다. 이런 경우의 트렌드를 일반적으로 흔히 말하는 넓은 의미의 트렌드와 구별하기 위해 '좁은 의미의 트렌드' 혹은 '학술적 의미의 트렌드'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나아가 사회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조하며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향을 '메가트렌드'라고 한다. 메가트렌드는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가 만든 용어로서 "탈공업화 사회, 글로벌 경제, 분권화, 네트워크형 조직 등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 사회의 거대한 조류"를 뜻한다. 어떤 현상이 단순히 한 영역의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한 공동체의 사회, 경제, 문화적인 거시적 변모를 수반할 때 우리는 메가트렌드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저자는 이런 배경 하에서 도래하는 2018년의 트렌드 예측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혁명적 변화가 상시화되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의 'wag the dogs'(왝더독)이란 말은 금융용어로, 주객主客이 뒤바뀌었다는 의미다. 주식시장에서는 흔히 선물시장(꼬리)이 현물시장(몸통)을 좌우할 때 '왝더독'이란 말을 쓴다. 현물거래에서 파생된 선물거래가 시장 영향력이 커지면서 오히려 몸통인 현물시장을 좌우하는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저자는 2018년 트렌드를 아래와 같이 요약하고 있다.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에 담겨 있는 의미는 '작은', '사소한', '일상', '보통', '평범'일 것이다. 이미 선진 사회에서는 소확행과 맥락을 같이하는 다양한 개념이 등장한 바 있다. 집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고요하고 조용하게 삶을 즐기는 모습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오캄(au calme)', 화려한 장식으로 집 안을 꾸미기보다는 창가에 핀 허브를 키우며 소박하게 공간을 채워나가는 삶의 방식을 일컫는 스웨덴어 '라곰(lagom)', 따뜻한 스웨터를 입고 장작불 옆에서 핫초콜릿을 마시는 기분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의미하는 덴마크어 '휘게(Hygge)'에 이르기까지……. 공통점은 거창한 목표를 내세우는 대신 찰나의 작은 순간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경에 상관없이 현대인들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꿈꾸고 있다.

 

 

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하다

 

2017년 햄버거병 파동, 살충제 계란에 이어 유해물질 생리대까지 연이어 터지는 화학 관련 문제들로 케미컬 포비아는 더욱 확산되었다. 불안한 소비자들은 계란 대신 대안 식품을 먹고 천연 소재의 생리대를 찾았다. 불안하면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소비자들, 이들은 더 비싼 돈을 주고라도 안전성이 입증된 상품을 택한다. 소수의 여성들만이 사용했던 친환경 생리대의 브랜드가 오픈마켓의 판매 상위권에 오를 만큼 고객 반응이 뜨거웠고, 일부 천연 소재 생리대는 품귀현상까지 보였다. 특히 100% 천연 펄프로 만든 생리대의 경우 일반 생리대보다 가격이 약 3배가량 높은데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했다. 이처럼 심리적인 안도를 위해 더 비싸게 지불한 비용이 '위안 비용'인 셈이다. 소비자는 마음의 위안을 얻었으니 비싸도 제 성능을 충분히 다했다고 스스로 믿게 된다. 즉 비싸지만 가심비 높은 소비다.

 

 

'워라밸' 세대

 

그런 대한민국의 직장 문화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들에게 좋은 노동의 기준은 연봉과 회사 규모, 인지도가 아니라 '스스로 얼마나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인가'이다. 2016년 3월 한 취업포털이 구직자 2,935명을 대상으로 ‘직장 선택의 기준’에 대해 설문한 결과, 1순위로 경력직은 연봉 수준(24%)을 꼽은 반면 신입직은 근무시간 보장(24.8%)을 꼽았다. 기성세대 대부분이 하고 싶은 일은 억누르고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며 살아왔다면 젊은 세대는 '저녁이 있는 삶'을 요구하며 퇴근 후 시간조차 내일을 위한 휴식보다 오늘의 행복을 찾는 시간으로 채우려 한다.

 

이러한 사고는 안정성, 보수, 승진 등을 최우선으로 여기던 기존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의 질을 높이려는 젊은이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면서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젊은 직장인들은 '워라밸'이라 줄여 부르며, 사회생활에서 최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되고 있다.

 

 

언택트 기술

 

국내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매장에 입장하면 두 가지 바구니가 비치되어 있다. 고객이 '혼자 볼게요' 바구니를 들면 점원은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반면 '도움이 필요해요' 바구니를 든 고객에게는 점원이 다가가 제품을 추천해주고 상담 서비스도 실시한다. 2016년 하반기에 시범적으로 운영되었던 이 서비스는 2030 젊은 소비자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고 해당 기업도 전국의 매장으로 두 가지 바구니 비치를 확대했다. 고객이 들어오면 먼저 말을 걸고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 친절한 서비스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손님 각자의 혼자 있는 시간을 인정해주는 '침묵'의 서비스가 새로운 쇼핑 문화를 만들고 있다.

 

 

나만의 케렌시아

 

한국인의 대표적인 제3의 공간은 카페다. 많은 사람들이 카페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동시에 휴식을 취하고 여가를 즐긴다. 도대체 왜 카페가 현대인들의 케렌시아가 되었을까? 아동교육학에서 이야기하는 평행놀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설명할 수 있다. 이 개념은 상호작용을 하지 않고 비슷한 행위를 공유하는 것만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아동 발달단계의 심리적 놀이를 지칭한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놀이도 없고 놀이하는 두 아동 간에 적극적인 상호작용도 없지만 나란히 앉아 놀이하는 것만으로도 공감과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카페에 가서 비슷한 카공족들을 바라보면 평행놀이를 연상하게 된다. 개인적인 시간이 편안하지만 나 혼자라는 외로움의 결핍도 채우고 싶기 때문에 카페와 같은 공간을 찾는 것이다. 고독은 수용하지만 고립은 되고 싶지 않은 현대인의 안식처로서 카페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만물의 서비스화

 

그렇다면 이렇게 산업의 서비스화가 급속도로 진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트리밍을 비롯한 기술적 변화가 서비스 공급의 방식을 바꿀 수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서비스화는 다양한 기술의 총체적 결과지만, 그중에서도 스트리밍 기술에 가장 큰 빚을 지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는 물 흐르듯 흘러가는 데이터에 콘텐츠를 실어 보낸다. 콘텐츠를 물질로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즉 가치로서 소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본래의 온라인 재생이라는 의미가 확장되어, 소유하는 것이 아닌 원하는 때에 필요한 부분만 향유할 수 있는 서비스에까지 스트리밍이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 여기서의 핵심은 이윤 창출의 모델이 재화가 아닌 서비스라는 점이다. 

 

 

매력, 자본이 되다

 

소비자의 의사결정이 '비보상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보통 소비자들은 구매를 할 때 가격, 성능, 디자인, 애프터서비스, 의미 등등 여러 가지 요소를 동시에 고려한다. 이때 다른 요소가 아무리 탁월하더라도 한 가지 요소, 예를 들어 가격이 너무 비싸면 구매를 포기한다. 이 경우 한 기준이 다른 기준을 보상하기 때문에 '보상적 의사결정'이라고 한다. 반면 이런 여러 가지 구매 기준 중에서 단 하나의 기준만으로 구매를 결정할 때 "비보상적 의사결정을 했다"고 표현하는데, 지금까지 논의한 매력에 의거한 소비는 극단적인 비보상적 의사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미닝아웃

 

우리나라에서도 해시태그는 사회운동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가령 2016년 '#그런데최순실은' 해시태그는 정치적인 관심과 공분을 끌어내어, 대규모 집회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역대 최대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던 2017년 대선에서도 해시태그는 국민들의 투표 참여를 이끌어낸 주역이었다. 마치 유행처럼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SNS에 투표소를 배경으로 손등에 인주 도장을 찍은 인증샷을 올리면서, 선거 당일 인스타그램에는 '#투표'와 '#투표인증'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각각 39만 개, 20만 개가 등록될 만큼 해시태그를 통한 연대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해시태그 문화는 캠페인과 마케팅의 최우선적인 수단으로 꼽힐 만큼 강력한 매개체가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소비자들은 불합리한 기업을 향한 보이콧의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2017년 4월,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유나이티드항공의 만행이 전해지자, 전 세계의 소비자들은 자신의 SNS에 '#BoycottUnited'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해당 항공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쳤다. 

 

 

이 관계를 다시 써보려 해

 

네 살 여자아이가 머리를 감고 밥을 먹는 모습이 올라오자마자 순식간에 '좋아요'가 쏟아진다. SNS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65만 5,000여 명에 달하는 권율이의 SNS 계정 풍경이다. 이 아이의 사진이 공개되는 순간 "너무 예쁘다", "그 누구보다 사랑한다", "뽀뽀해주고 싶다" 등 딸바보 부모나 지인들이 남겼을 법한 댓글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들은 권율이를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에 열광하는 이른바 '랜선이모'들이다.

 

SNS, 블로그, 유튜브 등에 공개된 남의 집 아이를 보면서 마치 내 조카인 듯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인터넷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랜(LAN)선과 이모를 결합한 '랜선이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특정한 아이를 향해 랜선을 타고 흐르는 이같은 관심은 이모를 넘어 랜선맘, 랜선삼촌느오까지 확대되고 있다.

 

 

세상의 주변에서 나를 외치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개인의 고유성이나 독립성을 중시하고 개인적 성취나 목표를 우선시하기보다는 집단과의 화합, 조화, 공존을 중시하며 개인의 목표보다 집단의 목표를 중요시했다. 사회적 관계에서 평등적 관계보다는 위계적 관계를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높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속한 '내 집단'에 더 애정을 갖기보다는 내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더 우월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렇다 보니 한국의 기성세대는 자신의 존재감을 독립적으로 인정받기보다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확인한다. 자존감의 기반이 너무도 약한 것이다. 빈번한 존재감의 상실 경험이 반복되면 이는 곧 분노로 이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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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 서울대 박찬국 교수의 하이데거 명강의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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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찬국은 현재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니체와 하이데거의 철학을 비롯한 실존철학이 주요 연구분야이며 최근에는 불교와 서양철학 비교를 중요한 연구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2011년 <원효와 하이데거의 비교 연구>로 제5회 '청송학술상', 2014년 <니체와 불교>로 제5회 '원효학술상', 2015년 <내재적 목적론>으로 제6회 '운제철학상' 등을 수상했다.

 

또한, 2016년 논문 <유식불교의 삼성설과 하이데거의 실존방식 분석의 비교.로 제6회 '반야학술상'을 받았으며, 그의 저서 <초인수업>은 중국어로 번역되어 대만과 홍콩, 마카오 등에서 출간되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그대 자신이 되어라-해체와 창조의 철학자 니체>,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 <하이데거는 나치였는가>, <니체와 하이데거> 등이 있다.

 

인간은 현대라는 거대한 기계 속에서 얼마든지 이용하고 착취할 수 있는 부품으로 전락해버렸다. 신에 대한 신앙이 인간의 삶을 철저하게 규정했던 중세시대처럼, 오늘날 과학기술은 우리의 주인이 되어 삶의 모든 양식을 지배하고 있다. 모든 것을 수량화, 수치화하려는 과학의 속성은 사물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철학자 하이데거는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무게가 바닥으로 떨어진 시대가 바로 현대사회라고 강조한다.

 

물질적으로 그 어느 시대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번아웃증후군, 고독사 등 현대인들은 오히려 정신적으로는 황폐함과 공허함으로 고통받고 있다. 불안, 고독, 무기력, 공허함 등을 보상받고자 현대인들은 소비, 오락, 향락 등 자극적인 것에 탐닉하고, 타인의 흠을 들추어 상대적으로 자신의 우월함을 확인하려는 잡담이나 가십거리로 하루를 채워보지만 결국 남는 것은 더 큰 공허와 권태일뿐이다. 이에 대해 하이데거는 "오늘날 인간은 존재를 망각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존재 상실에서 오는 공허함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책을 통해 하이데거 사상을 살펴보도록 하자.

 

 

 

 

현대인의 고향은 어디인가?

 

"세계는 황폐해졌고, 신들은 떠나버렸으며, 대지는 파괴되고,

인간들은 정체성과 인격을 상실한 채 대중의 일원으로 전락해버렸다"

- 마르틴 하이데거

 

하이데거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시대를 '고향 상실의 시대'라고 부른다. 여기서 말하는 고향이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즉 '편안하고 아늑한 곳'을 지칭한다. 독일어 'Heimat'(고향)에서의 'Heim'은 바로 집을 의미한다. 집은 우리들이 온갖 세파에 시달리다가 돌아가서 편히 쉴 수 있는 장소이다. 여기엔 냉기보다는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존재하는 것이다.

 

진공청소기가 먼지를 빨아들이듯, 대도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시기와 질시 그리고 경쟁이 은밀하게 혹은 공공연하게 사람들을 지배한다. 우리는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울지 몰라도 마음은 한없이 허전하고 외롭다. 인간마저도 한갖 에너지원으로 여겨지면서 최대한의 에너지를 내품도록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우상숭배

 

"노동하는 동물은 자신이 만들어놓은 것에 도취되어 있다.

이를 통해 그는 자기 자신을 해체해버리고 공허한 무無로 파괴해버린다"

- 마르틴 하이데거

 

서양철학 전통에서 인간은 이성적 동물로 파악되었고 이러한 인간 이해가 극에 달한 것이 바로 과학기술문명이다.이 시대의 과학기술은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현대인들은 스스로 과학기술문명의 주체라고 자부하며 살지만 실은 현대라는 거대한 기계 속의 부품으로 소모되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현대기술문명의 근본적 문제점은 비판적이고 윤리적인 이성은 멀리하고 도구적인 이성만을 발전시킨다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

 

흔히 현대를 과학기술시대라고 말하는데, 이는 단순히 현대인들이 자동차, 비행기 등 옛날 사람들이 꿈도 못 꾸었던 과학문명의 산물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서양의 중세를 기독교시대라고 부르듯, 과학기술시대라는 표현은 근현대적 과학과 기술 등이 우리들의 삶을 철저하게 규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교, 잡담, 호기심이 지배하는 삶

 

하이데거는 그의 저서 <존재와 시간>에서 우리들의 일상적 삶이 잡담과 호기심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보았다. 또 타인에 대한 비교의식에 일상적으로 사로잡혀 있는 현대인들은 학업성적이나 사회적 지위, 재산 같은 세속적인 가치들을 중심으로 하여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고 규정한다. 따라서 학업성적이 별로라면 스스로를 공부 못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상대적으로 공부 잘하는 사람들에게서 열등감을 느낀다.

 

이를 하이데거는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격차에 대한 우려에 사로잡힌 꼴이라고 말한다. 자기 자신이 남보다 많이 뒤처져 있으면 그 격차를 줄이려고 애쓰고 또한 맘이 자신의 뒤를 바짝 뒤따라오면  그 격차를 더 벌리려고 한다. 이렇게 비교의식이 지배하는 인간관계에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로 경쟁라는 구도에 놓여 상대를 노골적으로 질투하거나 시기까지 하는 것이다.

 

"장미는 그 자신에도 관심이 없고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지도 묻지 않는다"

 

이는 독일 바로크시대의 신비주의적 종교시인 질레지우스가 한 말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흔히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 걱정한다. 그리고 이렇게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쓰면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강하게 의식한다. 타인의 시선이 불편한 이유는 '나'라는 존재가 그들이 평가하는 대상으로 완전히 전락해버리기 때문이다.

 

 

실존이란 무엇인가?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설雪이로다"

 

이는 서산대사가 임종할 때 남긴 시 구절 중 일부이다. 사실 우리들은 살아가는 동안 수천, 수만 가지 계획을 세우고 이보다 더 많은 수만 가지 생각을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불타는 화로 위에 떨어지는 눈 한 송이에 불과한 것이다. 화로 위에 눈 송이가 떨어지면 그 즉시 흔적도 없이 녹아버린다. 우리들은 그런 눈 송이가 있었는지조차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인간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불타는 화로 위에 떨어지는 눈 한 송이에 불과한데 왜 우리들은 여기에 수고를 아끼지 않는가 말이다. 인간은 이렇게 죽음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덧없는 것으로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물론 인간 이외의 동물들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죽음 직전에는 죽지 않으려고 몸부림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느 동물도 자신이 덧없는 존재라고 느끼며 살지는 않는다. 하이데거는 이렇게 인생의 의미를 물을 수 있다는 게 바로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이라고 보았다.

 

 

소박한 자연에서의 삶을 추구하다

 

하이데거는 34살 때 독일 남부의 거대한 숲 슈바르츠발트에 있는 토트나우 산의 1,150미터 지점에 산장을 만들었다. 전기나 상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었지만 이 산장에선 하늘 그리고 숲과 계절의 변화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산의 진중한 모습과 거대한 바위를 바라보길 좋아했고, 봄이면 꽃이 만발하는 목장의 아름다움에 취했다. 달 밝은 가릉밤엔 멧돼지들이 술렁이는 소리에 귀기울였고 겨울엔 눈 덮인 산야를 감상했다. 또한 그는 농부들과 어울려 담소 나누기를 좋아했다.

 

그는 베를린 대학으로부터 두 번에 걸쳐서 교수로 초빙을 받았지만 거부했다. 화려한 도시보다는 단순 소박한 자연을 택한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연구와 저술을 토트나우 산의 산장에서 작업했고 자신의 사유思維가 산장과 그곳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의 풍광 그리고 농부들의 세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삶 그 자체를 '경이'로 받아들여라

 

하이데거는 시인을 이야기한다. 시인은 언제나 단순하고 소박한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의 말을 통해 존재의 소리를 구체화한다.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듯, 세인들의 무의미한 잡담이나 호기심에서 탈피해 스스로 내면의 평정을 찾을 때 우리들의 삶은 은은한 기쁨으로 채워질 것이다. 그래서 하이데거는 이런 삶의 방식이야말로 현대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보았다. 이 책이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 또한 "시인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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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채널 -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메가트렌드
황준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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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할 일은 단 한 가지. 바로 '상상하는 것'입니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이 책에 소개된 사례들은 신선한 미래의 재료들이고, 여러분은 요리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신선한 재료들을 세계 곳곳에서 어떻게 요리하고 있는지 소개하는 사람이 되겠죠. 부디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각 분야에서 이 신선한 미래 재료들을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지 마음껏 상상하시고 여러분만의 맛있는 미래, 멋진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최고의 미래를 상상하고, 그 미래를 직접 만들자

 

책의 저자 황준원'MAKE YOUR FUTURES'라는 슬로건을 내건 '미래채널 MYF'의 대표이자 미래캐스터로, 현재 토마토TV에서 '미래예보' 고정패널로 출연하며 국내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전 세계 최신 IT 및 라이프 트렌드를 큐레이션하여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매일경제TV '증시 오늘과 내일', KBS 'T-타임'에 전문가 패널로 출연하였으며, 서울산업진흥원 해커톤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또한 서울대학교 주최 인공지능 콘서트 등 학교와 LG전자, 신한금융그룹 등의 기업체로부터 초청받아 미래 트렌드에 관해 꾸준히 강연하고 있다.

 

책은 총 9개 파트로 구성되었는데, 저자가 그동안 '미래채널'을 통해 전달했던 소식들 중에서 우리들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사례들, 더구나 구독자들이 가장 많이 좋아했던 것들을 한데 모아 정리한 내용이다. 여기에 소개된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는 실제로 상용화되었으며, 아직도 개발 중인 제품과 서비스들도 있다. 이를 직접 만들 주인공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들에게 몰고 올 변화는 거대하다. 그런데, 이런 변화를 일기예보 보듯 미리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래채널'은 생활 전반에서 일어날 미래의 변화상을 '메가트렌드'로 정의하고 변화의 양상과 그 예는 무엇인지 최신 IT 트렌드, 산업, 교육 환경, 일상생활, 의료 개발 분야 등 전 세계의 놀라운 아이템들을 소개하고 있다.

 

 

 

 

메가트렌드 1. 가상 세계로의 전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의 기술은 온라인쇼핑에서도 새롭게 등장했다. 알리바바의 VR 쇼핑몰 '바이플러스', 가구를 배치한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는 이케아의 'AR 앱' 등이 대표적 사례다. 

 
메가트렌드 2. 다품종 소량생산 & 개인 맞춤생산으로의 전환
3D프린터는 작게는 GE 엔진 부품, 아디다스 신발, 크게는 건물과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제조업의 전 영역에 활용되고 있다. 나아가 3D프린터를 이용해 개인의 제조혁명 또한 가속화될 것이다.


메가트렌드 3. 2세대 인공지능 활용으로의 전환
개인이 일상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감이나 추측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옷을 고를 때(에코 룩), 나만의 비서가 필요할 때(구글홈), 외국어 번역이 필요할 때(인공신경망, 사물번역기),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으로 가능한 요리 레시피를 알고 싶을 때(셰프왓슨)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메가트렌드 4. 연결성 중심 사물인터넷으로의 전환 
사물인터넷 기술을 집에 적용한 '스마트홈' 트렌드는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도어락, 플러그, 조명 등 가정에서 쓰는 거의 모든 제품을 포함한다.


메가트렌드 5. 자율주행차가 불러올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
최근 자동차시장은 '자율주행' 기술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명망 높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물론 구글, 인텔, 네이버 같은 ICT 기업들까지도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메가트렌드 6. 고령화와 인구증가를 극복할 신기술로의 전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요실금 속옷처럼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아이템 개발, 노인생활 컨설턴트, 헬스웨어러블 기기, 예방 중심의 의약품 개발, 간병미용치료, 시니어 교육 등 고령층의 증가로 기회와 성장을 맞이하는 분야가 점점 늘고 있다.


메가트렌드 7. 반복 노동에서 창의 노동으로의 전환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5년 안에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이에 무작정 불안해할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직업'보다는 '어떤 직무가 대체될 것인가'를 파악해 대체불가능한 업무 역량을 배양해야 한다. 유망직종으로는 데이터과학자, 로봇공학자, 헬스케어 종사자, 보안전문가, 바이오엔지니어, 인공지능 연구원, 시니어교육전문가, 반려동물행동상담원, 테라피스트, 1인미디어창작자 등이다.

 

 

트렌드를 알아야 할 이유

 

1. 트렌드를 파악해야 기업 생존이 결정된다

2. 과거 트렌드는 결코 정답이 아니다

3. 트렌드는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살아갈 미래를 예상해보면 위기 요소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용의 증가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저성장과 내수시장의 위축, 가계부채의 증가, 빈부격차의 심화, 실업률 증가, 일자리 감소 등 열거할 수 있는 내용들이 무척 많다. 물론 이런 위기 상황 또한 지나가기 마련이다. 항상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친 긍적적 마인드는 자만에 빠질 수 있어서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는 우리 모두가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노령화와 고령화 문제만 보더라도 현 사회구조가 지나치게 젊은이 위주로 재편되면서 실버세대들은 경제적 식물인간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들의 부양 부담이 증가하고 국가적 사회비용 또한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다가오는 미래를 슬기롭게 대처하려면 젊은이 위주의 일률적인 정책보다는 실버세대들에게도 일자리를 마련해줌으로써 돈의 흐름이 전세대에 걸쳐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건강수명이 점점 늘어나면서 지금껏 우리들이 고려하지 않았던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과거엔 평균수명이 오육십세였기에 자식들이 부모와 함께 동거하는 삶이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수명이 길어지면서 부모와 함께 살아야 할 기간이 늘어나자 소가족 중심으로 분가되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들어 '졸혼卒婚'이라는 트렌드의 등장과 함께 결혼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면서 행후엔 아마도 결혼을 서너 번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미래를 연구하고 대비하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소 무리수를 두는 성급한 정책들이 눈에 띈다. 원전 포기만 해도 그렇다. 지진이 발생하면 원자력발전소가 붕괴되어 방사능이 누출되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논리에만 집착한다면 결국 전력 생산을 다른 방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생각인데, 이는 우리 한반도의 지정학적 환경을 너무도 무시한 발상이 되고 만다. 태양광이든, 풍력이든, 조력이든 간에 생산비용이 너무 높아 이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미래에 대한 트렌드를 연구하고 대비하는 것이 분명히 필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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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B - 역경에 맞서고, 회복탄력성을 키우며, 삶의 기쁨을 찾는 법
셰릴 샌드버그.애덤 그랜트 지음, 안기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회복탄력성이 고통을 견디는 능력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내개 그런 능력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있느냐고 애덤에게 물었다. 애덤은 회복탄력성의 양은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그보다는 어떻게 해야 ㅗ회복탄력성을 갖출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회복탄력성은 개인이 역경에 반응하는 힘과 속도를 뜻하는데, 우리는 이를 개발할 수 있다. - '서문' 중에서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라

 

이 책의 저자 셰릴 샌드버그는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로 비즈니스계 리더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린 인>의 저자다. 또한 비영리 조직인 LEANIN.ORG의 의장이자, 회복탄력성을 기르려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비영리 조직인 OPTIONB.ORG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2012년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동년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2위에 올랐으며,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미래의 여성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버드대 경제학과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모두 최우등으로 졸업했던 그녀는 세계은행에서 연구조교로 근무했고, 매킨지에서 컨설턴트로 활약했으며, 미국 재무부 수석보좌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구글 글로벌 온라인 판매 및 운영 부회장을 역임했는데, 이 당시 구글의 애드워즈로 수익모델을 만들어 1년 만에 4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2010년에는 TED 강연에 출연하여 '왜 여성 리더는 소수인가'라는 주제로, 여성이 직장에서 기회가 생겼을 때 당당하게 테이블에 앉고, 위험을 감수하고, 기회를 향해 달려들 수 있도록 격려했는데, 동영상 조회수 200만 회를 돌파하며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공저자인 애덤 그랜트는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로 서른한 살의 나이에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로 임명되었다. 그의 강의는 학생들 사이에서 '새롭고 실제로 적용 가능한' 내용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이를 증명하듯 4년 연속 '최우수강의평가상'을 받았다. <비즈니스위크> 선정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교수', 세계경제포럼 선정 '젊은 세계지도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25인' 등으로 손꼽힌다. 저서로는 베스트셀러인 <기브앤테이크>, <오리지널스> 등이 있다.

 

이 책은 남편을 잃은 셰릴 샌드버그가 애덤 그랜트와 함께 회복탄력성에 대해 배우고 경험한 내용을 나누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책을 메세지를 단순명료하게 전달할 목적으로 셰릴이 이야기를 전개하고 애덤을 3인칭으로 언급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비탄에 잠기거나 도전에 직면할 때 조치해야 하는 올바르거나 적절한 방법은 존재하기 않기 때문에 공저자들은 이에 관해 우리들에게 완벽한 대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책의 내용은 끈질기게 분투하는 인간 정신력을 다루고 있다.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을 도우며 역경을 헤쳐 나가는 동시에 곤경에 처한 타인을 돕기 위해 밟을 수 있는 단계를 살펴본다. 회복의 심리학을 탐색하고, 믿음과 기쁨을 다시 찾는 난제에 도전한다. 비극에 관해 언급하는 방법과 고통을 겪는 친구를 위로하는 방법을 다룬다. 나아가 자녀를 강인하게 키우면서 다시 사랑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검토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실직, 사업 실패, 이혼, 질병 등 상실과 역경은 부지불식간에 우리를 덮쳐 고통에 빠뜨리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최선의 삶인 ‘옵션 A의 삶’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만, 상실과 역경으로 인해 맞닥뜨리는 차선의 삶, 즉 ‘옵션 B의 삶’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는 좀처럼 생각하고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한다.

 

이런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이 책은 셰릴 샌드버그의 진솔한 경험, 그리고 와튼스쿨 심리학교수인 애덤 그랜트의 지식과 통찰을 바탕으로, 역경에 맞서고 회복탄력성을 구축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재계와 학계 최고의 리더이자, 밀리언셀러 저자들이 함께 집필했기에 큰 화제가 된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종합 1위,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나는 공허에 빠졌다. 거대한 공허가 가슴과 폐에 가득 차 생각할 수도 숨을 쉴 수도 없었다"

 

셰릴 린드버그는 재계를 이끄는 비즈니스 리더로, 남편의 사랑과 지원을 아낌없이 받는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누구보다 진취적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휴양지에서 남편 데이브가 심장부정맥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비극을 겪고 충격에 빠진다. 이에 그녀는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듯한 고통을 겪던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었다.

 

이에 자신감은 바닥을 쳤고, 어떤 일에도 제대로 선택을 내리지 못했고, 무기력해졌다. 그러면서 인간관계, 직장생활, 사생활 등 삶의 모든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7살, 10살에 불과한 어린 아이들이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될까 봐 극도의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때 그녀의 친구인 애덤 그랜트가 회복의 실마리를 제시해준다.

 

즉, 슬픔은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과정이지만, 그녀와 아이들이 고통을 줄이고, 역경을 극복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회복탄력성'이라는 심리학적 개념을 제시한다. 그리고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기본적인 마음자세를 비롯해,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조언한다. 다행히도 회복탄력성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근육처럼 후천적으로 노력과 연습을 통해 키울 수 있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의 방해요인(마틴 셀리그만이 말하는)

 

개인화~ 역경을 자신의 탓으로 돌림

침투성~ 역경이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함

영속성~ 역경이 영원히 지속된다고 생각함

 

책은 애덤의 심리학적 조언을 바탕으로, 셰릴과 아이들이 점차 상실과 고통을 극복하고 내면을 치유해가는 이야기가 솔직하게, 생생하게 담겨 있다. 또한 역경과 상실에 직면한 사람들이 흔히 당면하는 문제와 극복 방안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정신적인 외상을 입은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심리적 함정에서 벗어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직시하는 법, 자책감과 분노, 공허 등 부정적 감정을 다루는 법, 자기 자신에게 연민을 품고 스스로를 돕는 법, 일상에서 혼자서 혹은 주변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정서 치유 활동, 가정에서 자녀에게 회복탄력성을 심어주는 노하우 등 회복탄력성에 관한 유용한 지침들이 가득하다.

 

 

 

 

회복탄력성 근육을 강화하라

 

셰릴 린드버그의 개인적인 상실과 극복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고 집단 따돌림, 질병, 실직, 이혼, 성폭력, 자연재해, 성적소수자에게 가해지는 차별, 사랑하는 이의 죽음, 난민 생활 등 인생에서 우연히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역경과 극복의 지혜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셰릴이 조금씩 상처를 극복해나가기 시작하자, 애덤은 '정신적 외상 후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심리학자들은 중병 생존자, 사고나 자연재해 생존자, 성폭행 피해자 등 다양한 역경에 직면한 사람들 수백 명을 연구했을 때, 두 가지 반응을 염두에 두었다. 첫째, 괴로워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거나, 우울증과 불안에 시달리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 둘째, 회복탄력성을 보여 외상이 발생하기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경우다. 그런데 뜻밖에도 세 번째 결과가 나타났다. 고통을 겪고 난 후에 삶에서 더 큰 의미와 기쁨을 발견하며 성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애덤과 셰릴은 다양한 역경에서 '외상 후 성장'을 경험한 사람들의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고, 그런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독자들과 공유한다. 역경에 빠졌다고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 셰릴은 남편 데이브가 사망하주 몇 주 되지 않았을 때 그녀의 지인과 아버지 역할에 대해 대화하던 중, "내가 원하는 사람은 데이브예요"라면서 울음을 터뜨리자 그녀의 지인은 "옵션 A가 없으니 까짓것 발로 차버리고 옵션 B를 선택하면 돼요"라고 위로했다.

 

그렇다. 삶은 결코 완벽하지 않으므로 누구라도 살면서 옵션 B의 삶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 책이 바로 최대한 풍성하게 옵션 B의 삶을 누리도록 도와준다. 과거 또는 현재에 맞주친 역경 때문에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필독을 권하고 싶다. 회복탄력성을 통해 눈 앞에 놓인 장애물과 당당히 맞서며 이를 뛰어넘게 만들어줄 것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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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스타일 - 미친 듯이 최고에 집착하라!
쑨젠화 지음, 조홍매 옮김 / 스타리치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샤오미의 개방적인 사고방식은 전통 휴대폰 업계에 새로운 할력소가 되었다. 이는 모두가 고민하고 배워야 할 부분이다. 샤오미는 기존 휴대폰 기업들과 다르다. 레이쥔의 말처럼 "샤오미는 휴대폰 생산 기업이 아니라 인터넷 기업이다" 현재 수많은 경쟁사들이 샤오미를 뒤쫓고 있다. - '중국판 서문' 중에서

 

 

이 책은 샤오미를 창업한 레이쥔의 부富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사업의 성공을 위해 그가 기울인 노력과 정신 그리고 경영 전략들을 소개하는 경영도서이다. 특히, 지금도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수많은 한국 기업들에게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중국 기업의 경영 철학을 소개함으로써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책의 내용은 신생기업인 샤오미小米가 어떻게 출발했고 어떻게 최선을 다했는지, 또 어떻게 최고를 지향했으며 그들이 원했던 속도는 무엇이었는지 남김 없이 해부하고 있다. 이에 우리들은 샤오미의 진면목을 발견하고 나아가 창업주 레이쥔의 철학도 이해할 수 있다. 회사명이 작은 쌀, 즉 좁쌀인 이 회사가 더욱 크게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 재미 또한 솔솔하다.

 

현재 기업가치 450억달러(약 52조원)에 달하는 샤오미는 2011년 8월 출시한 샤오미폰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현재까지 약 4천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삼성이나 애플에 비하면 초라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이 회사가 고작 6년 된 걸음마 수준의 기업임을 감안한다면 결코 이런 숫자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 쑨젠화중국인민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청도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레이쥔과 샤오미의 발전 과정을 다년간 연구하며 샤오미 성공의 배경인 샤오미 스타일을 분석하여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저서로는 <마윈의 경영 수업>, <재무제표 분석>, <1840~1945:근대 중국의 금융 발전과 제도 변천> 등이 있다.

 

이 책은 샤오미의 창업 스토리와 CEO 레이쥔의 경영 철학을 다루고 있다. 총 8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최선에 목숨을 걸어라)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것은 일종의 태도, 마음가짐이라며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그 태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샤오미가 그토록 빠르게 성장했던 것은 스스로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제2장(적재적시에 옳은 일을 하라)에서는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레이쥔은 늘 옳은 방향을 택해 목표에 맞춰 꾸준히 나아갔으며 방향성을 유지하며 기회가 왔을 때는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잡았기 때문에 언제나 경쟁상대들보다 한발 앞서갈 수 있었으며 실패를 했을 때도 자신을 되돌아보고 실패의 진정한 가치를 찾았다.

제3장(실력을 쌓으며 만반의 준비를 하라)에서는 창업의 기본바탕은 바로 조직원의 실력이라는 점을 샤오미 창업 과정을, 제4장(한 번으로 끝나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에서는 샤오미의 최고 성공비결인 입소문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이어서 제5장(쾌속전으로 천하를 정복하라)에서는 '속도로서 승리한다'는 문구를 강조하고, 제6장(디테일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에서는 큰 발명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업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패에 관대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제7장(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라)에서는 인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마지막으로 제8장(청출어람의 창조력)에서는 샤오미가 미래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가올 3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는데, 이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탄 것으로 설명한다. 즉 샤오미는 경쟁자와 피 튀기는 가격전쟁을 벌이는 대신 경쟁자에게 배우고 그를 초월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 드넓은 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팬덤 경제를 도입하다

 

소위 아이돌 연예인에게나 있을 법한 '팬덤'을 샤오미의 CEO 레이쥔은 기업 경영에 도입햇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막연하게 성공한 기업을 마치 '악의 표상'처럼 받아들이는 현재의 한국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특별한 고려 요인임에 틀림 없다. 그는 수많은 스마트폰 마니아를 초청해 프로그램과 디자인 작업에 참여시켰고 샤오미의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들을 지속적으로 그들과 소통시켰다.

그래서 샤오미의 고객들은 자신이 직접 참여해서 아이디어나 창의력을 발휘하여 탄생한 휴대폰을 소지하는 순간, 자연스게 샤오미 팬, 즉 미펀이 된다. 이렇게 샤오미의 고객을 제품의 팬덤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샤오미는 회사의 중요한 자원을 얻는 한편 이 자원의 잠재 능력을 발굴해 새로운 창의성을 얻고자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즉 고객을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함께 공생하는 조력자로 인식했던 것이다. 

창의력이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 동력임을 누구도 부인 못한다. 마찬가지로 샤오미의 CEO 레이쥔은 누구보다 이를 잘 이해하고 수용했다. 단순히 아이폰의 짝퉁을 만들어낸다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앞서가는 선도 기업을 벤치마킹해서 빠르게 이를 뒤쫓아간다는 그의 경영 전략을 평가절하로만 일관해선 안 된다. 그는 인터넷 시대의 비즈니스 법칙을 추종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에 집착하라

 

또한 그는 직원들에게 '속도전'을 강조했다. 제품 개발이든 출시든 모든 면에서 경쟁업체보다 앞서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샤오미의 성공 요인 중의 하나로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배워야 할 부분이다. 이 책은 집중, 최고, 평판, 속도라는 샤오미의 성공 요인을 하나씩 설명하면서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바로 '미친듯이 최고에 집착하라'는 것인데, 책의 부제이기도 하다. 경영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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