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마시는 카페
최지운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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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는 사랑의 여신으로 신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한다. 그녀를노리는 자들이 많아서, 신들에게 있어 그녀를 지키는 것은 곧 아스가르드를 지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이 여행에서 돌아오지 않자 그를 찾아 세계를 헤매고 다니면서 그리움의 눈물늘 흘렸다. ㄱ그것이 바위에 스며들어 황금이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그래서 황금을 '프레이야의 눈물'이라고 부른다. 카페 아스가르드에서 프레이야는 아침 인기 메뉴인 베이글의 이름이다. 그리고 손님들이 내 미모를 칭찬하며 부르는 애칭이기도 하다. - '애피타이저' 중에서

 

 

카페 아스가르드에서의 이상한 체험

 

카페 아스가르드를 자주 찾는 인기 소설가 강훈은 이곳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을 '오딘의 장난'이라고 불렀다. 역시 단골손님인 아이돌 가수 유하는 이를 타임슬립이라고 말했으며, 칼럼니스트 김혜연은 모 잡지 기사에서 운이 좋으면 겪게 되는 기분이 좋아지는 체험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프로야구 시즌 홈런왕 최성혁 선수도, 대종상 영화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조재덕 감독도, 현재 히트곡 제조기라 불리는 강태호 작곡가도 이를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도대체 그 영문을 몰라 이곳 카페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에게 그 까닭을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글쎄요. 단지 손님의 아름다웠던 과거와 밝은 미래만을 바라볼 수 있기를, 하고 말했을 뿐인걸요"

 

 

 

 

 

강북 최대의 고시촌, 회험동. 시험이 모여있다는 뜻을 지닌 동네다. 인근에는 고급스러운 카페가 있었다. 왕십리와 회험동을 잇는 도로 중간에 위치한 어느 버스 정류장의 바로 뒤편에. 아이돌 가수 유하는 너무나도 빽빽한 스케줄에 지쳐 소속 연예기획사의 밴이 잠시 멈춘 사이에 탈출을 감행했다. 그녀는 회험동 표지판을 보고 삼 년 전에 죽은 선호 오빠가 떠올랐다.

 

당시 오빠는 동네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9급 공무원을 꿈꾸었다. 처음 만나던 날, 그는 공무원 시험 합격증을 보여주며 마침내 고시촌을 탈출할 수 있다는 기쁨을 마구 표출했었다. 그녀는 갑자기 오빠와의 추억을 떠오리고 싶은 충동에 못이겨 카페로 향하는 삼거리 왼쪽 길로 향했다.

 

카페 '아스가르드', 유럽풍의 2층 목조건물이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이 그려진 프레스코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음료와 술 그리고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그런 장소였다. 아이돌 가수로 데뷔하기 전에 왔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웨이트리스는 용케 그녀를 알아보고  오랜만이라고 인사를 건넨다. 음료를 주문할 돈이 없다니까 대신 사인을 요청했다.

 

카운터 옆 벽면에는 액자들이 걸려 있었다. 프로야구 홈런왕 출신 최성혁 선수, 인기 작곡가 강태호 선생, 베스트셀러 소설가 강훈,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조재덕 감독 등의 사인들이 보였다. 특히, 강태호 작곡가는 그녀가 발표하는 싱글 수록곡을 모두 작곡한 분이다. 손님이 들어온 모양이다. 웨이트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스가르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기서는 손님의 아름다운 과거와 밝은 미래만을 볼 수 있기를. 무엇을 드릴까요?"

 

그녀의 테이블 바로 뒤편에서 들리는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는 왠지 익숙했다. 지금의 상황은 마치 타임캡슐을 타고 몇 년 전의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그때도 카페에는 그녀 혼자 있었고 이후 손님이 들어왔었다. 맞아! 그 사람이 바로 삼 년 전에 불의의 사고로 죽은 선호오빠였다.

 

"웬 미친년이 황당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래도 꼭 기억해야 해. 오빠는 2013년 4월에 제주도에서 교통사고로 죽어. 그러니까 절대 제주도에 가면 안 돼"

 

남자는 영문도 모른 채 이런 얘기를 듣고 혹시 점술가냐고 묻는다. 과거의 시간대로 돌아가면 유하는 교제한지 일년 기념으로 선호와 제주여행을 갔다. 오빠가 그곳에서 이벤트를 할 계획이었다. 한 달 후, 그녀는 다시 아스가르드를 찾아갔다. 선호를 다시 만나기를 염원하면서. 웨이트리스는 주문도 하지 않은 애플주스와 함께 쪽지를 건넸다. 오빠임이 느겨졌다.

 

'무대를 바라봐줄래?'

 

무대에는 환한 미소를 머금은 오빠가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서 있었다. "일 년을 진심으로 축하해"라는 말과 함께 기타를 연주하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이적의 <다행이다>였다. 그는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 두 장을 내보이면서 "피하지 말고 한번 맞서보기로 결심했어. 그러니까..... 도와줄 거지?"라고 말했다. 유하는 오빠의 손에 이글려 카페 문밖으로 나섰다. 웨이트리스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두 분의 사랑, 이 애플주스처럼 언제나 싱그럽기를"

 

 

칼럼리스트 김혜연은 대학시절 학점을 짜게 준 교수를 찾아 시간여행이 가능한 카페로 간다. 학점을 올려달라 부탁하는데, 놀랍게도 이 교수는 인기있는 소설가 강훈이었다. 김혜연의 과거와 강훈의 미래가 만나는 시간의 장난질이다. 강훈은 이 현상을 '오딘의 장난'이라고 부른다. 가수 유하는 이미 죽은 선호 오빠를 다시 만남으로써 지난 3년간의 고통을 치유받는다. 가난한 강사였던 남자는 후에 인기있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있었다. 그는 가난했던 과거의 자신에게 칵테일 한 잔을 대접한다.

 

이곳은 매일 새로 개업한 후 내일이면 폐업하는 이상야릇한 카페이다. 하지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신비한 경험을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시도해보고 싶은 일들이 누구에게나 한둘은 있을 법하다. 나도 이런 카페가 있다면 이곳을 찾아 꼭 해보고 싶은 경험이 있다. 이루지못한 첫사랑이 종종 그리울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설의 스토리는 많은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을 만하다.

 

 

"그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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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코어 Life Score
남동현 지음 / 휴앤스토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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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적으로 돈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자신이 그만큼 돈에 대하여 무지하다는 것을 드러내기 싫은 때문입니다.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직장을 얻기 위하여 공부를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 벌 수 있는 돈을 이미 정해놓고 시작하겠다는 안정을 원하는 심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돈에 대하여 조금만 올바른 시각을 갖게 된다면 더욱 다양하고 좋은 기회가 눈앞에 펼쳐져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 '서문' 중에서

 

 

"인생은 게임이다.

그리고 이 게임에서는 돈으로 점수를 매긴다"

- 테드 터너

 

책의 저자 남동현은 리스크, 불확실성, 금융과 과학에 대하여 연구하고 외환, 주식, 파생상품,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투자가이다. 한때는 군사학과 전술, 전략을 비롯한 전쟁사에 관해 연구하며 전투헬리콥터 조종사로 근무한 적도 있었다. 공포를 기반으로 한 통제가 인간의 의사결정을 마비시키고 올바른 판단을 방해한다는 것을 군 생활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후 공포와 이기적인 낙관이 투자와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은 부자와 빈자는 어떻게 다른지, 부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리고 부자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을 알려준다. 부富는 인생을 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우리들은 이를 몰라서 계속 지고만 산다. 태생 자체가 불공평한 세상에서 마치 천둥벌거숭이처럼 아무 것도 모르고 살았던 우리들에게 부자로 만들어 주는 길을 제시한다.

 

우리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개개인의 취향이나 추구하는 바가 달라서 한 가지로 지목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행복추구, 건강, 안전, 맛집탐방, 영화감상, 등산, 암벽등반, 야생화 등등 정말로 다양한 코드들이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코드들을 즐기려면 반드시 돈이 있어야 된다. 따라서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돈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자체를 혐오하거나 또는 필요없는 존재로 생각한다면 더 이상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학교에서 정규교육을 가르친다면 가정에서는 금융교육을 가르친다는 부자들의 자녀교육이 부자들의 자녀들을 더욱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만드는 중요한 교육이지만 우리의 어른들은 자녀들이 돈과 경제에 대하여 관심을 두기보다 그저 학교공부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심지어 무조건 돈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그만큼 돈에 대하여 무지하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기 싫어서다. 그럼에도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자 고학력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결국 자신이 벌 수 있는 돈을 이미 정해놓고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알고 있는 세상만 볼 것이 아니라 모르고 있는 세상이 더욱 많다는 것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특히, 돈 때문에 생기는 잘못된 선택과 사고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의 삶은 충분히 많은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부는 인생을 건 게임이다. 그리고 당신은 지금 지고 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제1부(부의 진실을 찾아)에서는 부의 진실을 외면하고 빈자貧者들이 만든 세상의 모습과 그들이 만든 믿음들을 살펴보고, 제2부(부자로 살아야 하는 권리)에서는 우리들에게 주어지는 삶을 진정 누리려면 부자로 살아야 함을 강조하며, 마지막으로 제3부(부의 진실)에서는 '돈을 통제하고 돈의 주인이 되라', '부자들의 지혜를 배워라', '올바른 교육이 부자를 만든다', '돈의 목적지는 모두 투자로 향한다' 등 10가지 진실을 설명한다.

 

 

열심히 일만 하면 부富를 이룰 수 있을까? 

 


먼저 듣기에 좀 거북한 이야기를 해보자. 만약 당신이 월급쟁이라면, 먹고살 걱정 없다면 때려치울 일을 단지 돈 때문에 꾸역꾸역하고 있다면, 그 연봉이 얼마가 되었건 당신은 빈貧자다. 당신의 시간과 능력을 부자에게 갖다 바치며 먹이를 받아먹는, 그리고 자식에게 더 좋은 먹이를 받는 삶을 살아가라고 강요하는, 돈이 다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돈 때문에 서글픈, 빈자인 것이다.

 

행동경제학에는 재미있는 실험이 하나 소개된다. 우리 속의 7마리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우리의 가장 높은 나무에는 바나나를 매달아 놓고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그런 실험이었다. 한 원숭이가 나무에 기어오르자 나머지 원숭이들도 이에 질세라 모두 나무 위로 기어올랐다. 그런데, 이때 물대포를 발사해 원숭이들이 더 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이러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자 다음부터는 원숭이들이 아예 바나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제 8번째 원숭이를 우리에 투입해 새로운 실험을 했다. 신참이 본능적으로 나무 위로 기어오르자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나머지 7마리들이 신참의 행동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신참은 나무에 오르는 것을 포기했다. 이후 기존의 원숭이 1마리를 빼고 새로운 신참을 투입하면 나머지 원숭이들이 동일하게 나무 위로 오르는 행동을 말렸다. 심지어 8번째로 투입됐던 원숭이는 더욱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다. 사실상 8번째 원숭이 이후부터 투입된 원숭이들은 어떤 위험이 있는지도 모른 채, 즉 물대포를 맞아본 적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동을 보였다.

 

우리들 대부분은 부자가 아니다. 부자가 되려고 높은 곳으로 올라간 적도 없는 위의 실험 원숭이와도 같다. 오래전부터 빈자들이 만들어낸 믿음을 믿고, 더구나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믿음을 갖고 세상살이를 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도대체 위험이 무엇인지 그 실체도 모르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주위 사람을 말리기에 급급하다.

 

그래서 우리들은 앞선 세대들이 '더 많이 더 열심히 일할수록 더 빨리 부자가 되고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믿고 그렇게 행동한다. 하지만 우리들은 더 많이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왜 더 가난할까? 기존에 만들어진 틀 속에서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다람쥐 챗바퀴 돌리듯 그 자리이거나 뒤쳐지지는 비극적인 결과를 당하는 셈이다.

 

 

고학력과 좋은 직장이 부자로 만들어 줄까?

 

부자와 빈자의 가장 큰 차이는 돈을 인식하는 수준이다. 빈자는 현재와 미래에 받을 수 있는 돈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즉 돈을 소비의 교환 수단으로서만 인식한다. 이들은 그런 사고 방식에 입각해 스스로 큰 돈을 관리하길 포기하고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의 장기투자 상품에 가입한다. 이는 스스로 돈의 통제 내지는 경험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평범하게 자신의 노동력을 타인을 위해 일하고 나아가 자신의 소득을 타인이 활용하도록 동의하고 있는 셈이다.

 

돈이 많고 적음으로 부자가 결정되기보다는 돈을 이해하고 부를 증식시키는데 필요한 지식과 경험이 부자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하지만 빈자들은 스스로 이를 포기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더 큰 자산을 보유하지 못하는 것이다. 탈무드의 가르침을 배우는 유대인들은 자녀들에게 물고기 잡아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친다고 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결정짓는 과거는 약 5년 안팎이라고 한다. 이는 우리들의 현재 모습이 바로 5년 전에 스스로 선택한 결정과 행동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얘기이다. 만약 지금 부자가 아니라면 5년 전에 부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된다. 여기서의 결심이란 구체적 실행과 실천이 수반된 행동을 의미한다.

 

비록 자신이 현재 고소득자가 아닐지라도 흙수저 타령이나 신세 타령을 하는 대신에 다가오는 미래의 부부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각성하고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이는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본인 스스로 깨닫고 몸소 실행해야 하는 사안이다. 고학력이나 좋은 직장보다 깨달음과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조건 아끼면 부자가 될까?

 

"단지 5%의 사람이 전체 돈의 90%를 지배한다는 사실은 어쩌면 절대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변했다. 바로 오늘날 이 5% 안에 속하는 일이 훨씬 더 쉬워졌다는 것이다" - Life score

 

부부를 키우는 일이 단순한 절약이나 저축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일부 고소득 직장인을 제외하고는 월급만으로 재산을 증식하겠다는 생각을 말아야 한다. 세게적인 주식투자가 워렌 버핏이 '최고의 재테크는 절약이다'라고 말했지만 이는 무분별한 지출을 경계하라는 조언이었을 뿐이다.

 

매일의 지출을 낱낱이 가계부에 기록한다고 쉽게 부가 모아지는 게 아니다. 어쩌면 매일 기록하느라 매달리는 시간이 비생산적일 수도 있다. 가계부를 작성하는 이유는 미래 준비용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한 절제와 금욕이 주목적이어야 한다. 부자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시간이다. 반면 빈자는 아끼는데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더 싸게 구매하려고 멀리 떨어진 할인마트를 찾아가 장시간 줄을 서기도 한다. 오히려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찾기 위한 고민과 성찰의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 절약이 미덕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삶의 추구에 있어서 반드시 올바른 방향인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의 한계가 부자와 빈자의 경계선을 만든다.

 

"빈자는 푼돈을 현명하게, 큰 돈은 어리석게 쓴다"

- 벤저민 프랭클린

 

 

빚은 무조건 나쁜가?

 

부채는 남에게 비싼 이자를 지급하게 되므로 자기자신에게 손해이며, 나아가 계속 이렇게 부채에 의존하게 된다면 채권자의 노예가 되고 결국 패망하게 될 것이라는 경계의 목소리가 많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과 관련하여 이런 얘기가 더욱 많아진 것 같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 빚이 결코 도덕적 잣대의 희생양이 되어선 안 된다.

 

빚내서 노름하거나 로또복권을 사는 등 사행심 때문이거나 사치 호화 생활을 즐기는 그런 케이스가 아니라면 빚이 있다고 성실하지 않다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또한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가치관의 잣대 속에 우리를 가둠으로써 빚은 무조건 나쁘다고 재단해서도 안 된다. 이런 빈자의 생각은 결국 아파트 호황기에 담보대출을 기피함으로써 아파트가격의 상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결코 딸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하지만 부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부채를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적극 활용해 자신의 증식 속도를 가속화시킨다. 최근에 진행되었던 아파트의 호황이 단순히 실수요자의 니즈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생각의 오류이자 스스로를 하수로 만들 어서 전월세 폭등현상의 희생자로 살아가게 만들 뿐이다.

 

 

부의 진실

 

돈을 통제하고 돈의 주인이 되어라

부자들의 지혜를 배워라

자신의 성공을 굳게 믿고 믿음을 실천하라

부자가 되기 위해 고민하라

돈이 스스로 일하고 더 커지게 하라

오직 자신만을 위해 일하라

올바른 교육이 부자를 만든다

자신의 노동이 아닌 타인의 돈과 시간으로 부자가 되어라

더 나은 것을 창조하며 기존의 것을 파괴하는 부자가 되라

돈의 목적지는 모두 투자로 향한다

 

 

 

오늘 바로 시작하라

 

단 한 번뿐인 삶은 부자가 되든 못되든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 부자가 된다면 좀 더 자신이 원하는 삶을 꾸미기 쉽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인생의 목적이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자가 되는 것이다. - '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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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페스
콜린 후버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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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붙잡고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슬픔을 느꼈다. 이걸 극복하며 살고 싶을까. 알려줘야 하니까 말한다고, 널 사랑한다고 난 말했다. 다시 한 번 사랑한다고 말했다. 알려줘야 했다. 이제까지 소리 내어 말한 것보다 더 많이, 계속해서, 거듭 말했다. 그렇게 말할 때마다 그 애도 자기 역시 사랑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 많이 말해 누가 누구에게 대답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엇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 애의 형인 트레이가 내 손을 잡고 이제 갈 시간이라고 말할 때까지. - '프롤로그' 중에서

 

 

러브 스토리에 반전이 숨어 있다

 

작가 콜린 후버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저자. 아마존에서 자비출판으로 낸 책 <Slammed>('내가 너의 시를 노래할게'로 국내에 출간)가 크게 히트 치며 그해 아마존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후 발간하는 책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랭크되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권에 수출되면서 미국에서 유럽까지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게 되었다.

 

특히 남녀 간의 로맨스를 절묘하게 그려내기로 유명해, "사탕처럼 달콤해서 계속 음미하고 싶은 문장", "이해할 수 없는 설정도 이해하게 만드는 필력", "설레게 했다가 가슴 아프게 했다가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작가" 라는 호평을 들으

 

작가는 이 소설에서 첫 만남으로 일생일대의 사랑에 빠져들지만 그것도 잠시, 각자의 가족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이별해야만 하는 두 남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흔하디 흔한 게 로맨스 소설인데, 이 작품에 대해 독자들은 왜 호평 일색일까?라는 심정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이 소설은 몇 가지 장치로 독자들이 딴 곳으로 눈을 팔지 못하도록 만든다. 남자 주인공 오언은 남들의 고백을 소재로 삼아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자 컨페스 갤러리의 주인장이다. 그런데 여자 주인공인 오번에게 말하지 못하는 컨페스, 즉 고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스토리의 전개가 단순한 사랑 이야기에다 그 비밀을 추적하는 서스펜스 미스테리가 공존하고 있어서 독자들의 몰입감을 한층 높여준다.

 

컨페스, 즉 고백은 영화 또는 소설 제목으로 자주 사용되는 단어이다. 이는 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마음 속에 숨기고 있는 것을 토로吐露하는 것이 고백인데, 여기엔 왜 숨길까라는 궁금증을 이미 내포하고 있어서다. 이 작품에서의 컨페스는 고백이라는 의미와 함께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의 고유명사이기도 하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지금도 최순실 사태와 관련된 청문회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서의 초점도 바로 혐의자 또는 피의자의 입을 통해 마음 속에 숨기고 있는 진실을 토설하게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끝까지 지키려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돈이든 명예이든. 또는 자신을 위해서든 남을 위해서든. 그래서 이를 지키려고 자살하는 사람들도 종종 생기는 것이다.

 

 

 

 

소설은 17살의 여주인공 오번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이기적이게도 자신의 첫사랑 애덤 대신에 죽어도 좋을 사람을 생각하며 한없이 우는 소녀다. 첫사랑에 빠져 어린 나이에 임신까지 했다. 하지만 애덤은 중병에 걸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셈이다. 이에 아들을 보살피려고 텍사스로 데려가려 할 때 애덤은 오번도 함께 가지 않으면 떠나지 않겠다고 버틴다.

 

"변호사를 쓰는 일은 결혼식을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돈을 내는 만큼 결과가 좋은 법이죠"

 

애덤과의 짧은 사랑과 영원한 이별을 경험한 오번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미용사가 된다. 포틀랜드를 떠나 댈러스의 한 미용실에서 일을 한다. 이곳으로 이사올 때 비용을 마련하느라 차도 팔았다. 태어난 아들을 첫사랑의 어머니 리디아가 키운다며 텍사스로 데려가 버렸는데, 그녀는 이 아들의 양욱권을 되찾고자 소송을 준비 중이다.

 

변호사 비용이 생각보다 더 많았다. 부업이라도 해야 할 형편이었다. 걸어서 귀가하던 도중에 한 빌딩의 유리창에 시선이 쏠리며 발걸음을 멈추었다. '사람 구함'이라는 광고 문구였다. 출퇴근길에 늘 지나다니던 빌딩이었지만 한 번도 눈길을 준 적이 없었다. 그녀에게 돈이 절실했기에 이런 것도 보였나 보다. 빌딩의 간판은 'CONFESS(고백)'였다.

 

"날 구해주러 온 거예요?"

 

이 남자는 자신의 이름이 오언 젠트리라고 신분을 밝혔다. 지난주에 여자 친구와 이별하는 바람에 급히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특별한 일도 아니고 계산기를 두드릴 줄 알면 된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페이 조건을 제시한다. 2시간 근무에 200달러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당일에. 그의 직업은 화가, 이곳은 일종의 작업실인 셈이다. 아무튼 오번은 이 남자의 가운데 이름이 자기와 동일하다는 것에 묘한 끌림을 느낀다. 오번의 풀네임은 오번 메이슨 리드, 이 남자는 오언 메이슨 젠트리다. 불과 23살의 남자가 이토록 성공이라니 그녀는 살짝 시기심이 일었다.

 

스튜디오는 온통 그림이었다. 그는 방에서 그림을 그리고 그녀는 카운터에 서서 판매한 그림의 대금을 정리하는 일이 전부였다. 그림 옆에는 누군가의 고백이 담긴 종잇조각이 붙어 있었다. 익명으로 작성한 고백의 글을 소재로 삼아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서 그는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그는 근사한 남자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고장난 삶을 살고 있었다. 가족들과 교류가 별로 없고 연인과도 금방 이별한다. 알고보니 그에겐 아픈 사연이 있었는데, 몇 년 전 어머니와 형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던 것이다. 당시 핸들을 잡은 이가 바로 그였다. 혼수상태였던 그의 아버지는 간신히 깨어나 현재 변호사로 살고 있지만 사생활은 엉망이다. 그날의 사고는 한 가족을 해체시켰으며, 그를 외톨이로 만들고 말았다.

 

사실 오번 역시 외톨이인 셈이다. 어린 나이에 첫사랑을 잃고 미성년 상태에서 임신까지 했지만 그녀의 부모는 지원해 줄 경제적 형편이 되지 않았다. 그러자 첫사랑의 어머니 리디아가 양육권을 가져갔다. 이제 성년이 되어 아들의 양육권을 되찾고 싶지만 그게 쉽진 않다. 한편 오번을 좋아했던 첫사랑의 형은 경찰 신분임을 내세워 자신과 교제하는 것이 아들을 되찾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꼬드긴다. 여하튼 그녀는 돈을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섰고 일터는 바로 오언의 갤러리이다.

 

 

"그녀가 여기 있다. 바로 여기, 내 스튜디오에 서서 내 작품을 응시하고 있다.

그녀를 다시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오언은 오번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것도 직감하지만 그는 자신이 그녀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다. 둘은 금방 서로에게 끌리고 키스를 미루면서 다음 날 다시 데이트하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다. 그날 늦은 밤 오언이 마약소지혐의로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오번에겐 행운이 찾아온 셈이었다. 일자리 제공에다가 한참 잊고 지냈던 웃음을 되찾게 해주었으며, 살짝 설레는 마음까지 만들어주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행운의 유효기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이후 오언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그녀는 결국 좌절하고 만다. 오언은 어떤 이유에서 그녀를 아는 걸까, 그리고 왜 숨기는 걸까, 그는 마약중독자에다 거짓말쟁이에 불과한 나쁜 남자인 걸까.

 

오번과 오언, 마치 오누이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사람 사이에 가로 놓인 비밀의 문이 봉인 해제되는 순간, 스토리의 전개는 달달한 로맨스물에서 스릴이 넘치는 탐정추리물로 모드가 바뀐다. 당연히 독자들은 스토리의 전개에 몰입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마약 작가'인가 보다.

 

 

 

 

영원히 사랑할게, 그럴 수 없다 하더라도


사랑은 이기적인 것일까? 욕심과 욕망을 채우려는 게 아니라 오직 상대를 위한 사랑. 상대가 행복해지기만을 바라는 이타적인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는 때이다. 추운 겨울, 난로 같은 사랑 이야기의 재미를 느껴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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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숨겨진 경제학자들 - 역사와 경제를 넘나드는 유쾌한 지식 수다
최태성.박정호 지음 / 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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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희는 뜻하지 않은 커다란 보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역사를 보다 풍성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사를 다른 어떠한 역사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 작업은 그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습니다. 우리 민족 스스로가 해야 할 일들이지요. 우리 두 사람은 그간 좀처럼 시도된 바 없는 경제적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되짚어봄으로써 우리 역사 속에 숨은 또 하나의 가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 과목과 과목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고 마음대로 다른 영역을 넘나들면서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교육 시스템은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에게도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같은 인물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그러한 변화의 방향에 저희가 작은 도전을 합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역사와 경제가 만나는 콜라보 무대

 

저자 최태성단편적인 사실에 그치지 않고 역사의 본질을 파고드는 수업 진행으로 유명하다. "역사를 공부할 때는 무엇보다 먼저 '왜?'라고 묻고, 그 시대 사람들과 가슴으로 '대화'하며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대광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재직 중이며, 2002년부터 10년 넘게 EBS의 한국사 강의를 맡아 사랑과 열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일명 판서의 본좌, 대한민국 수험생의 한국사 고민을 종결지은 역사 지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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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선택 - 야당 36년의 역사에서 통합의 길을 찾다
민영삼 지음 / 지식중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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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없는 정치 행태는 수많은 분열과 결별을 초래했다. 상대에게 지기 싫어하는, 상대의 승리를 인정해주지 않는 붋복의 습성은 결국 그 상대와 통합하지 않고 결별하는 쪽으로 수를 낸다. 한국 정치는 분열과 결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영삼-김대중, 김대중-이기택, 김대중-김종필, 노무현-정몽준, 문재인-안철수...거물급들의 결별 사태만 봐도 이 정도다. 국민들은 정치의 주체이지만 동시에 관전자다. 경기를 뛰는 건 선수들이다. 그들은 지금 경기릐 룰을 잘 지키며 상대를 존중하고 승리를 인정하고 패배에 승복하며 살고 있는가. 이 질문에 쉽게 '그렇다'고 인정하는 정치인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아름다운 정치의 계절은 없을까?

 

저자 민영삼은 1984년 11월 어느 날, 대학원을 마칠 즈음 선배가 ‘선거 아르바이트’나 해 보라는 권유에 재미삼아 뛰어든 게 정치입문의 계기가 되었다. 그로부터 30여년 째 정치밥을 먹고 있다. 그 가운데 대부분의 시간을 야당의 찬밥 신세로 살아야 했다. 2012년 12월 대선을 끝으로 현장의 무대에서 내려와 4년째 카메라 앞에서 정치평론가의 삶을 살고 있다.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상

 

 

 

 

 

 

 

 

 

 

정치권에서는 2017년 대선이 1987년 대선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김영삼과 김대중, 양김은 끝내 국민들의 단일화 열망을 저버리고 각자도생各者圖生에 나섬에 따라 이와같은 야권 분열의 반사이익을 등에 업고 결과적으로 노태우 대통령의 당선으로 마침표를 찍고 말았던 것이다. 당시 양김이 상호 조금씩 양보해서 통합과 단일화를 이뤄냈다면 한국의 정치사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왜 이리 대권 후보가 많은지 모르겠다.

 
체계적인 한국야당사가 없는 가운데 저자는 이제야말로 그동안 수없이 보아온 야당의 분열과 반목의 악습을 끊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지난 삼삽여 년 야당사의 정리와 함께 자기희생과 아름다운 승복이라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출해야 한다는 바람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
그동안 야당이 걸어온 길은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반목함으로 인해 분열과 결별의 연속이었다. 다음은 저자가 경험한 대표적인 야당사의 결정적 장면들이다.

 

 

노무현의 공덕동 로터리 10분 정차

2002년 12월 19일 대선 전날인 18일 밤 정몽준은 후보 단일화 약속을 파기한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많은 선대위원들이 빨리 정몽준의 집으로 가야한다는 질타 섞인 채근을 했지만 노무현은 방문 설득을 완강히 거절했다. 정대철 선대위원장과 김원기 고문의 끈질긴 설득에 못이겨 정몽준 대표의 자택으로 향하긴 했지만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가기 싫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는 12월 18일 명동 합동유세에서 노무현 후보가 "미국과 북한이 싸우면 우리가 말린다"고 표현했는데, 이는 국민통합21(정몽준 대표)의 정책 공조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발생한 사태였다. 

 

당시 선대위 부대변인으로서 총괄선대위원장이었던 정대철을 보좌하고 있었던 저자는 노무현 후보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몽준 대표가 집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정몽준 대표가 지금 자택에 없다"는 연락을 취했다. 이에 노무현 후보 차량은 공덕동 로터리 부근에 멈춰서 10여분간 갈지 말지 고민하며 지체를 했다. 결국 이 10분이 역사를 바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의 자택에 도착했을 때 정몽준은 5분 앞서 이미 집으로 들어간 뒤였다.

 

"우리는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정몽준 후보와 오해를 풀고 공조를 유지해 나가겠습니다" 

 

정몽준은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노무현 후보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되돌아섰다. 이 장면은 그대로 TV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졌고 노무현 후보에 대한 동정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것으로 끝이었다. 만약 그때 노무현 후보가 공덕동에서 10여분을 지체하지 않았다면 자택 앞에서 두 사람은 불편한 장면을 연출했을 것이고 노 후보 또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졌을 것이다. 아슬아슬한 10여분 공덕동 지체가 대선 결과를 돌려놓는 데 결정적인 한 수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노무현의 당선은 정몽준이 만들어 준 셈이었다.

 

 

당선자 노무현 "이게 나라입니까?"

노무현 당선자의 인수위 시절, 정대철 선대위원장은 미국으로의 출국 전 노 당선자의 혜화동 자택에서 특사단 멤버들과 모임을 가졌다. 정대철은 당시 언론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에 가서 '전통적인 대미 우호관계는 유지된다. 미군 철수하는 것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노무현에 대해 제대로 알리는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반미면 어떻습니까?"와 같은 대선 기간 중 발언과 미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미국도 좀 껄끄러워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대철은 노무현 당선자와 특사 방문 직전의 혜화동 자택 모임에서 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바로 노무현의 대미관이었다. 정대철은 모임을 끝내고 나오자마자 저자에게 "야, 너무 놀랐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유를 물으니 이러했다. 잠시 당시 노무현의 '워딩'을 정대철 대표의 표현을 통해 옮겨본다.

 
"이게 나라입니까? 1994년 미국은 북한 영변 핵시설을 폭격한다는 계획을 우리나라한테는 일체 얘기나 통보도 없이 몰래 진행했습니다. 자주 주권국가인 우리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겁니까. 이게 나라입니까. 이렇게 무시당하고 살아야 합니까"

 

노무현의 패기와 열정은 인정할 수 있었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다소 편향된 시각을 가진 것은 아닌지, 그 얘기를 들은 저자도 좀 걱정스러웠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편협되거나 편향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면 그 나라가 불행해질 수 있다. 이후 노무현 정권은 친북 노선을 계속 추구했다. 북한은 그 덕분에 핵미사일 개발자금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이는 앞으로도 해결되지 않을 한반도의 비극이다.

 

 

고건 전 총리의 대권 도전 돌연 드롭 미스터리

2006년 5월 지방선거 결과에 나타나듯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연속적인 정책 실패로 인해 국민들의 지지도가 바닥었다. 민심 이반에 따른 반사이악과 안정적 국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건 전 총리의 지지율은 꾸준히 30%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대통령 후보 적합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었다.  

 

저자는 고전 전 총리의 대권캠프 공보팀장을 맡고 있었다. 고건 전 총리의 1월 16일 대선 불출마 발표 일주일 전쯤에 그 사실을 고 전 총리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었다. 1월 8일쯤 갑자기 저자에게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해서 동숭동에 있는 단골집 모 카페에서 만났다. 70년대 유명 여배우의 모친이 운영하던 곳이었는데, 저자와 당시 외신공보담당이었던 김상도 씨(중앙일보 출신)가 고 전 총리와 함께 양주 폭탄을 엄청나게 마셨다. 고 전 총리의 술 실력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주량으로, 알만한 이는 다 알고 있었다.

 

그는 우리를 불러놓고 계속 겉도는 얘기만 했다. 시종 건강이 좋지 않다면서 말이다. 우리는 그때까지 고 전 총리가 '드롭'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내일 모레 대권 출마할 사람이 계속 건강이 안 좋다는 얘기만 하는 걸까...'

고 전 총리가 1월 초 김대중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난 뒤 곧바로 주변 핵심측근들에게 직접 통보하고 만나며 자신의 '불출마 선언'얘기하고 다녔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1월 8일이 저자와 만나는 순서였던 것이다. 건강 이상은 모양새 맞추기일 뿐, '탄력적 햇볕정책론'내세운 고 전 총리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동교동계는 야권 주자로 인정하지도 지원하지도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인 듯하다. 퇴임했지만 야당의 권력을 계속 쥐겠다는 그런 스탠스가 아니었을까 싶다.

 

 

  

 

 

야당은 어떤 선택을 할까?

 

야권의 입장에선 집권의 환경이 갑자기 나아졌다고 마냥 좋아할 수 없다. 이는 박근혜 정권의 잘못에서부터 비롯된 반사이익일 뿐이다.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정국이 마무리되면 보수는 마땅히 새로운 변혁을 추구할 것이다. 그런데, 촛불 민심은 동시에 야당도 변해야 살아남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임을 소위 대권주자인 야당 지도자들도 깨달아야 한다.

 

이에 야당은 국민들의 바람과 기대에 부응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남의 과수원에 매달린 사과를 따는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야당의 과수원 농사를 잘 가꾸어 통합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 이를 실기하면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정치계 투신은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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