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사장 못 버는 사장 뭐가 다를까 1
우에노 미쓰오 지음, 정지영 옮김, 김광열 감수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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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국영 금융기관인 일본정책금융공고에서 26년 동안 근무한 뒤 경영 컨설턴트로 독립하여 회사를 개업했다. 현재 주로 하는 업무는 창업하려는 사람을 지원하고, 자금을 조달하려는 중소기업에 도움을 주는 일이다. 이렇게 융자에 관련 일을 하면서 나는 돈을 잘 버는 사장들이 공통으로 지닌 특징을 발견하게 되었다. - '머리말' 중에서

 

 

돈을 잘 버는 사장들의 특징 50가지

 

이 책의 저자 우에노 미쓰오는 (주)MM컨설팅 설립자이자 대표이사로 창업 지원 컨설팅과 자금 조달 지원을 하는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그는 책에서 돈 버는 사장이 될 수 있는 돈 버는 사장의 습관을 총 6장으로 분류하고 50개의 키워드로 정리하였다. 돈 버는 사장과 못 버는 사장의 특징을 키워드로 자신의 실수나 오류를 스스로 점검하고 돈 버는 사장으로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이를 쉽게 한 눈에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삽입된 일러스트는 덤이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됐는데, 제1장(마음가짐)에서는 확고한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한다. 긴장감을 잃지 말고, 불경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으며, 자존심을 버리고, 사소한 실패를 반복하더라도 촌스럽게 꾸준히 일하라는 것이다. 제2장(계획, 전략, 전술)에선 차별화된 계획, 전략, 전술을 수립하라고 말한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간을 들이더라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장기 계획을 세우고, 사업의 확대보다는 깊이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제3장(인적 매니지먼트)에선 직원 관리의 중요성을 다룬다. 직원이야말로 회사의 가장 큰 자산임을 명심하고 사원 채용에 심혈을 기울여 급여 체계와 인사 평가 기준도 명확하게 밝힘으로써 사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가. 제4장(돈, 회계, 경리)에서는 회계와 경리, 그리고 자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회사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5장(마케팅, 영업)에서는 영업과 마케팅을 다룬다. 회사 경영은 자사의 상품을 고객에게 팔아 이익을 내는 것이다. 이는 회사의 성장과 수익에 직결되므로 사장은 스스로 영업맨을 자처하며 상품 판매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6장(인맥 구축, 대인 교섭)에선 인맥 구축 및 대인 교섭을 다룬다. 현대는 네트워크 사회이므로 자사의 관련 업계는 물론 다양한 업계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진정한 알자배기 정보는 사람을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다라서 사장은 넓은 포용력으로 사람을 대하고 대접받기보다는 대접하라고 주문한다.

 

 

 

 

 

 

모든 사장들은 돈을 벌고 싶어 한다. 당연하다. 돈을 벌어야만 한다. 이는 바로 기업의 생존 이유이기 때문이다. 다라서 기업의 이익 추구는 가장 기본적인 목적이며, 기업의 이해관계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따라서 사장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습관을 돈 버는 사장의 방향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마음가짐

 


마음가짐을 확고하게 가져야 한다. 긴장감을 잃지 말고, 불경기를 오히려 도약의 기회로 삼으며, 자존심을 버리고, 사소한 실패를 반복할지라도 촌스러울 정도로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한다. "돈을 벌겠다"는 확실한 목표 의식은 회사의 발전을 앞당기는 동력이 된다. 따라서 돈 버는 사장이 되려면 먼저 사장 자신부터 돈을 벌겠다고 다짐을 해야 한다.

 

돈 버는 사장은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면서도 늘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돈 버는 사장은 작은 변혁을 거듭하며나날이 전진한다

돈 버는 사장은 어설픈 자존심을 부리지 않고 진정한 자존심을 지닌다

돈 버는 사장은 자신의 은퇴를 대비해 회사가 잘 굴러가는 구조를 만든다

 

 

계획, 전략, 전술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즉 차별성이 중요하다. 돈 버는 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이더라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장기 계획을 세우고, 사업의 확대보다는 깊이를 추구해야 한다. 또한 경쟁 업체라도 잘하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차용하고 이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돈 버는 사장은 회사를 활기차게 만드는 계획을 세운다

돈 버는 사장은 자사의 강점을 살린 사업에만 힘을 쏟는다

돈 버는 사장은 충분히 고려한 뒤 사업을 진행한다

돈 버는 사장은 환경의 변화를 파악하고 사업의 깊이로 승부한다

돈 버는 사장은 다른 기업의 성공 사례를 연구한다

 

 

인적 매니지먼트

 

직원이야말로 회사의 가장 큰 자산임을 명심하고 사장은 사원 채용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급여 체계와 인사 평가 기준도 명확하게 밝힘으로서 사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 회사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사원 교육과 복지에 힘써야 한다.

 

돈 버는 사장은 행동력 있는 사원을 고용하고 이로 인해 회사는 성장한다

돈 버는 사장은 사원을 격려함으로써 고객만족을 실천하도록 힘쓴다

돈 버는 사장은 칭찬하는 데 능숙하고 때로는 효과적으로 혼낼 줄도 안다

돈 버는 사장은 사원 교육에 수고와 비용을 들인다

 

 

돈, 회계, 경리


돈을 버는 것도 어렵지만 이를 지키고 불려나가기는 더 어렵다. 특히 중소기업 사장의 경우 회계나 경리 업무에 익숙지 못해 좀 더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곤 한다. 저자는 돈 버는 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기존 상식을 깨뜨려야 한다고 말한다. 융자 받는 요령을 잘 알아서 가능한 만큼 돈을 빌리고, 거래 은행을 늘리고,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라는 것이다.

 

돈 버는 사장은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돈 버는 구조를 만든다

돈 버는 사장은 현재의 자금 상황을 파악하여 정확한 경영 판단을 한다

돈 버는 사장은 금융기관에서 효과적으로 융자받아 회사를 성장시킨다

돈 버는 사장은 자사만이 아니라 매입처의 수익도 생각한다

 

 

마케팅, 영업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유형이든 무형이든 상관없이 자사의 상품을 고객에게 판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케팅과 영업은 회사의 수익, 더 나아가 회사의 발전과 직결된다. 그러므로 돈 버는 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비록 개발자 출신이더라도 스스로 영업맨이 되어 상품을 파는 데 주력해야 한다. 또한 저자는 고객에 대한 생각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존 고객보다는 신규 고객을 더 신경 쓰고, 모든 고객을 똑같이 대하지 말고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 버는 사장은 자사에 맞는 판촉법을 창출해낸다

돈 버는 사장은 직접 영업 활동에 나서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돈 버는 사장은 신규 개척에 힘을 쏟아서 미래를 대비한다

 

 

인맥 구축, 대인 교섭

현대는 네트워크 사회이며, 네트워크는 인맥과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한다. 돈 버는 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자사의 관련 분야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인맥을 구축해야 한다. 정말 알짜배기 정보는 인터넷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넓은 포용력으로 사람을 대하고 대접받기보다는 대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회사나 공장이 위치한 지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지역민과 융화해야 오래도록 회사를 유지할 수 있다.

 

돈 버는 사장은 경영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스스로 찾아낸다

돈 버는 사장은 지역 사회에 융화되어 주변의 협력을 받는다

돈 버는 사장은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인맥 형성을 소중히 한다

돈 버는 사장은 부지런히 직운과 고객에게 메시지를 발신한다

 

 

규모가 작아도 성공한 사장들은 많다

 

유명한 경영자만이 돈을 잘 버는 것은 아니다. 책에 담긴 50개의 성공 키워드는 여러 업종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을 고른 것이다. 여기에다 사장은 독자적인 강점을 발휘하여 경쟁 상대를 이겨야 한다.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책을 읽고 공감한 내용을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을 떠올려보라.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지금 당장부터 한걸음씩 실행해나간다면 알찬 열매를 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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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를 읽다 - 법정 스님으로부터
고수유 지음 / 씽크스마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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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간절한 때입니다. 경제가 어렵고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행복에 대한 갈구가 더 거세기만 합니다. 하지만 행복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잇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많이 소유하지 못해서라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 '머리말' 중에서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삶'을 생각한다

 

책의 저자 고수유는 평소 명상과 불교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기에 박사 학위 논문 <한국 근, 현대 불교소설 연구>(2014년, 소명출판에서 동명으로 출간), 학술 논문 <이광수 소설의 대승불교 사상 연구>를 발표했다. 문학 작품으로 2011년에 출간한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소설 <이교도>로 인산문학상을 수상했다.

 

법정 스님은 진정한 행복은 더 많이 소유하는 데서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법정 스님은 불필요한 것을 없애는 일, 곧 소유욕에서 탈피하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꼭 필요한 것만을 가져야 마음의 평화, 곧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법정 스님은 몸소 무소유의 삶을 살았기에, 스님의 말에는 많은 울림이 있다.

 

무소유 정신에 입각해 불교계와 정치계에 곧은 소리를 했다. 스님은 입적할 데도 무소유를 당부하는 유언을 남겼다. 스님은 무소유, 그 자체였다. 이 책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길을 전하고자 출간되었다. 전보다 더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의 비결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참선을 위한 마음가짐

 

참선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마음가짐(결수삼요決須三要)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내가 부처가 되는 것에 대한 큰 믿음이고, 두 번째는 본래 부처인 내가 이 모양 이 꼴로 사는 것에 대한 큰 분심이며, 세 번째는 화두에 대한 큰 의심이다. 이 세 가지 마음가짐은 참선을 하지 않더라도 살아가는 데 매우 유용하지 않을까? 나 자신과 내 미래와 비전에 대한 강한 확신, 나태한 자신에 대한 불같은 분노, 그리고 당면 과제의 해법을 찾아 끈질기게 왜, 왜 하고 품는 큰 의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효봉 선사의 열반과 무자無字 화두 

법정 스님에게 효봉 선사는 자신을 깨달음으로 인도한 스승이다. 그런데 효봉 선사는 자신이 했던 모든 말이 군더더기라고 해버린다. 이는 자신의 권위며 가르침 전체를 휴지 조각처럼 버리는 것과 같다. 선사가 했던 가르침이 가짜라서 그랬을까? 그렇지 않다. 아래는 효봉 선사의 열반송이다.

 

내가 말한 모든 법은

그거 다 군더더기

오늘 일을 묻는가

달이 일천강에 비치니라 

 

진정한 깨달음은 고착화된 관념과 개념으로 말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말과 문자로 이렇다저렇다 하는 순간 이미 진리와 동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말과 개념을 뛰어넘은 '화두 선'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참선에서 제일 많이 활용되는 화두가 무無이다. '무무'는 말 그대로 없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생일을 묻자, 효봉 선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생불생 사불사生不生 死不死인데, 어찌 생일이 있겠습니까?"

 

 

도둑맞은 탁상시계

 

스님은 아침 예불을 하고 돌아오는 사이에 도둑을 맞았고, 나중에 도둑을 마주쳤다. 스님은 도둑을 꾸짖기는커녕 오히려 돈을 내고 도둑맞은 탁상시계를 되찾았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하나의 물건도 없다)'이라는 말처럼 스님에게는 '내 것'이라는 집착이 없었다. 스님은 도둑을 용서한 일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았던 것이다.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기보다는, 흐트러지려는 나를 내 자신이 거두어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법정, <영혼의 모음>(샘터, 2010년) 중에서

 

 

불알암을 찾은 이해인 수녀

 

불일암을 찾은 이해인 수녀는 자신을 인터뷰하려고 많은 사람들이 수녀원을 월담함에 따라 자신 때문에 수녀원에 피해가 생기게 되었을뿐만 아니라 자신도 수행을 이어가기에 여간 힘들지 않았고, 잡념이 많아지면서 신실信實함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하자 법정 스님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예요. 혹자는 저에게 책으로 돈 많이 벌어서 어디다 쓰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그런 물음에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수녀님의 인세는 수녀원에서 관리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해서 여러 분들을 위해 좋은 곳에 쓰이겠지요. 저 또한 수녀님과 비슷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못 느끼고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늘 찾아오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많은 분이 책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니까요. 이는 책을 쓰는 수행자에게 따르는 업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세간의 관심으로 많이 시달리면 시달릴수록 그만큼 이 세상에 좋은 향기가 많이 퍼지고 있다는 걸 아셔야죠. 더더욱 자신을 잘 단속하면서 수도 생활을 정진해야 합니다" - 법정 스님

 

 

길상사, 선방으로 재탄생한 요정

 

원래 길상사는 대원각이라는 요정이었다. 시인 백석의 연인으로 알려진 김영한 여사가 평생을 모은 재산이엇다. 1987년, 김 여사가 법정 스님에게 이 요정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스님은 이를 한사코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사는 스님의 <무소유>를 일고 크게 감동을 받고 자신의 재산을 수행 도량으로 바꿔주길 희망했다. 그러나, 스님은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평생 주지를 해본 일도 없고, 앞으로도 주지가 될 생각이 없습니다"

 

스님은 법회를 하러 길상사를 찾았지만 한 번도 그곳에서 묵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길상사는 자신의 것이 아니며 종단의 공유물임을 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또한 본래대로 가난 속에서 거지와 다름없이 살고자 했기 때문이다. 두메산골의 오두막에서 최소한의 식량과 물건으로 살아가는 것 말이다. 가난한 수행자에게 늘 김영한 여사와 같은 분이 나눔으로 화답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부처님의 지혜를 얻고 또한 중생을 구제하고자 전 인생을 바친 가난한 수행자들에게, 이제 우리들이 화답할 차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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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혼자 산다 - 다시 찾은 자유와 행복한 삶을 위한 이혼 심리서
이병철 지음, 박지운 그림 / 투와이스(2wice)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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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혼'을 처음 경험하게 됩니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기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합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태풍이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들판 한가운데에 홀로 서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일혼은 잔지 남녀가 헤어지면서 감정적으로 다치는 일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양육 문제, 경제적 문제, 법적인 문제 등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 모든 일들을 지혜롭게 풀어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 '머리말' 중에서

 

 

이혼은 숨기고 싶은 일이다

 

책의 저자 이병철은 12년 전 이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워 온 이혼남이다. 국내 1호 이혼 플래너이자 디보싱(이혼 컨설팅 회사)을 운영하면서 차가연(차별 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 연합) 대표 및 한국이혼상담협회장 등을 맡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지금도 혹독한 이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에게 이혼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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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과학 - 물건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탐험 사소한 이야기
마크 미오도닉 지음, 윤신영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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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의 기본적인 중요성은 우리가 문명화의 단계를 분류할 때 쓰는 이름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그리고 철기시대는 인류가 새로운 재료에 의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났음을 의미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루미늄과 강철의 차이점에 주목할 수 있을까? 나무는 분명히 서로 다르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까? 플라스틱은 헷갈린다. 누가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의 차이를 알까?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다음일지도 모른다. 도대체 누가 상관이나 할까? 나는 상관한다. 그래서 당신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싶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어느 과학자의 사물 탐험

 

사물의 속을 들여다보고 구조나 성질을 상상하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저자 마크 미오도닉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

 

그는 <타임스>가 선정한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 100명 중 한 명으로, 현재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기계공학과 교수이다. 디자이너, 과학자, 공학자, 건축가와 예술가의 연구 허브이자 지구에서 가장 놀라운 물질들을 보관하고 있는 재료 라이브러리인 UCL 공작연구소의 소장이기도 하다. BBC나 TED 등의 매체에서 다수의 강연을 진행한 강연자로, 테이트모던과 헤이워드 갤러리, 웰콤재단 등 여러 박물관과 협력해서 일하기도 했다.

 

재료라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읽어내고 사물에서 호출하여 그 작은 존재들을 우리들에게 소개한다. 책은 강철, 종이, 콘크리트, 초콜릿, 거품, 플라스틱, 유리, 흑연, 자기, 생체재료 등 10가지 재료를 소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별적인 재료의 이름은 그리 생소하지 않지만 막상 이 재료들의 특징을 얘기하라면 우리들은 대체로 몇 마디밖에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재료에 대한 저자의 관심은 이미 집착에 가까운 수준임에 틀림없다.

 

그는 자신의 집 지붕 위에서 찍은 사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사진에서 열 가지 재료를 골라 이들 재료의 존재 이유, 즉 재료과학을 밝혀낸다. 그리고 이 재료가 왜 중요한지를 중점적으로 설명해준다. 현미경이 없어도 인류의 조상들은 청동이나 강철 같은 새로운 재료를 발견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이제 저자의 개성 넘치는 과학 이야기에 빠져보자.

 

 

 

재료의 구조를 이루는 가장 기초적인 것 중의 하나는 원자다. 하지만 원자는 중요한 구조가 아니다. 보다 큰 규모로 눈을 돌려보면 전위, 결정, 섬유 구조체, 겔, 거품 등으로 이 책에 나오는 이름들이다. 각각의 구조가 뭔가를 함으로써 전체적인 큰 그림을 완성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숟가락에서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 것은 결정 안에 있는 크롬 원자가 대기 중 산소와 결합해 보이지 않는 산화크롬 보호막을 표면에 형성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스테인리스 스틸 숟가락의 표면에 상처를 낸다면, 이 보호막은 더 빨리 사라져 녹이 생길 것이다.

 

재료를 이런 방식으로 보기 시작하면, 곧 재료가 내부에 공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우리는 금속이 플라스틱과 비슷한 점이 많고, 플라스틱은 우리의 피부와 초콜릿, 그리고 다른 재료들과 공통점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모든 재료 사이의 이런 연관 관계를 시각화하기 위해선 러시아 인형 같은 재료 구조 지도가 필요하다. 물질의 내부구조를 보여주는 지도 말이다.

 

 

강철

 

1913년, 유럽의 강대국들은 제1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군사무기 준비에 한창이었다. 헨리 브리얼리는 총의 몸통 부분을 개선하고자 금속 합금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는 셰필드의 야금학 실험실에서 일하며, 강철에 다양한 원소를 섞어 합금을 만든 후 이를 주조해 강도를 실험했다. 그는 강철이 철과 탄소의 합금이라는 사실과 특성의 증감을 목적으로 다른 원소들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당시엔 왜 그렇게 되는지 그 이유를 몰랐기에 그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그 효과를 알아냈다. 

 

그는 계속해서 세계 최초의 스테인리스 스틸 칼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곧 문제에 부딪혔다. 새로운 금속은 날카로운 날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지가 않았고, 금세 무뎌져 '자를 수 없는 칼'이 됐다. 단단한 성질이 없다는 이유로, 그는 스테인리스 스틸이 총에 사용할 수 없는 합금이라고 일찌감치 퇴짜를 놨다. 그러나 스테인리스 스틸은 복잡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었고, 덕분에 한 세기 뒤에는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 조각품 중 하나가 됐다. 이 조각품은 지금 모든 집에 하나씩 있다. 바로 주방의 싱크대다. 

 

 

 저자가 지붕 위에서 찍은 사진, 그 속에 재료과학이 있다. 

 

 

종이

 

돈은 종이 형태로 있을 때 가장 매혹적이다. 더구나 충분한 양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세상 어디에서나 돈으로 뭐든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폐는 세상에 만들어진 종이 중 가장 복잡하며, 또한 이래야만 그 존재가 성립한다. 단순하고 만들기 쉽다면 이 돈을 어떻게 믿고서 통용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위조를 방지할 목적으로 지폐는 그 안에 여러 가지 교묘한 장치를 감추고 있다. 우선 다른 종이와 달리 나무 셀룰로오스로 만들지 않고 면섬유로 만든다. 면 셀룰로오스는 지폐의 강도를 더 강하게 하고, 비를 맞거나 세탁기 안에 들어가도 잘 분해되지 않게 한다. 면섬유는 종이가 내는 특유의 소리도 바꿨는데, 덕분에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지폐의 가장 잘 알려진 특성 중 하나가 됐다.

 

면섬유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위조를 방지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나무로 만든 종이로는 위조지폐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사용하는 위패감별기는 면 종이의 특수한 재질을 검사한다. 만약 위로 의심된다면 손쉬운 화학실험으로 판별할 수도 있다.

 

가게에서는 요오드 펜을 사용해 이런 검사를 한다. 셀룰로오스로 만든 종이에 요오드 펜을 쓰면, 요오드가 셀룰로오스 안의 전분과 반응해 색소를 형성하고 그 결과 검은 색으로 나타난다. 반면에 면 종이에 쓰면, 요오드와 반응할 전분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이런 실험을 통해 가게에서도 칼러복사기로 만든 위페의 사용을 막을 수 있다.

 

 

흑연

 

요즈음은 연필 사용이 과거에 비해 적은 듯하다. 아마도 미술 수업이 없다면 연필이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연필의 심은 바로 흑연이다. 검고 표현력이 풍부하며 기능성이 뛰어난 흑연은 고대부터 고상하고 차가우며 단단하고 빤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와 서로 격렬하게 다퉈 왔다. 문화적 가치면에선 많은 여성들의 환호에 힘입어 장기간 다이아몬드가 압승이었다. 하지만 변화가 일어났다.

 

세계 최고의 탄소 전문가인 안드레 가임 교수는 흑연의 2차원 버전이자 재료계의 돌파구를 마련한 연구 공로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가임 교수의 연구팀이 그래핀이라는 신소재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성이 빠르다.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열전도성은 지금껏 최고인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이다. 또한 빛을 대부분 통과시키기 때문에 투명하며 신축성도 매우 뛰어나다.

 

따라서 활용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초고속 반도체, 휘는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만으로 작동하는 컴퓨터,고효율 태양전지 등이다. 특히,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 손목에 차는 컴퓨터, 전자 종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미래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흑연의 구조는 '아프리카의 위대한 별'로 불리는 다이아몬드와는 많이 다르다. 탄소 원자가 육각형 모양으로 연결돼 평면을 구성한다. 각각의 평면은 매우 강하고 안정한 구조이며 탄소 원자 사이의 결합은 다이아몬드의 결합보다 강하다. 이건 놀라운 일인데, 흑연은 너무나 물러서 윤활제나 연필심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래핀은 세상에서 가장 얇고 가장 강하며 가장 단단한 물질이다. 이제까지 알려진 다른 어떤 물질보다 열을 빨리 전달하고, 전기를 더 많이, 빨리 나르며 저항은 더 적게 받는다. 물질 속 전자가 마치 거기 없었던 것처럼 벽을 통과하는 이상한 양자 효과인 클라인 터널링 현상도 허용한다. 이 모든 특성은 그래핀이 계산과 통신의 심장부에 위치한 실리콘 칩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자기기가 될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핀에 탄소막을 추가하면 다시 흑연이 된다.

 

흑연의 결정구조, 다이아몬드의 결정구조, 그래핀의 분자구조(좌로부터) 

 

 

우리의 일상은 재료과학에 힘입고 있다

 

이 책은 우리들을 재료의 세계를 탐구하는 여정으로 인도한다. 집이나 옷을 만들기 위해, 초콜릿이나 영화에 대한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재료과학이 동원된다는 사실이다. 이 학문은 수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미술, 문학, 다른 과학보다 덜 중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인류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재료에 관한 우리의 문화도 복잡하다. 금속을 보고 감탄하는이가 있는가 하면 이에 대해 싫은 감정을 품을 수도 있다. 책의 저자는 재료 앞에다 다양한 형용사를 사용햇지만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재료의 세계와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있음을 부정할 순 없다. 재료과학은 인간의 요구와 갈망을 여러 스케일로 표현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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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길
서광원 지음 / 흐름출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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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고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사장에게 중요한 게 뭘까? 사람을 쓰고 경쟁자를 이기는 법도 알아야겠지만,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야 오래 갈 수 있고 멀리 갈 수 있다. 날이면 날마다 무엇이 나를 넘어뜨리는 돌부리인지 모르면서 하루하루 팍팍하게 사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게 또 있을까? - '서문' 중에서

 

 

사장의 길은 외롭고 험난하다

 

겉보기엔 매우 화려해보이지만, 사장이란 자리가 꼭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아마존에 비싼 가격에 피인수된 신발 유통회사 자포스의 젊은 사장 토니 셰이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다. 자포스 이전에 그는 링크 익스체인지 라는 회사를 설립 2년 만에 2억 6,500만 달러를 받고 마이크로소프트 매각했는데,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 시작할 때 직원은 5~10명밖에 안 돼 하루종일 일에 빠져 살면서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살았는데, 직원이 100명 가까이 될 규모로 덩치가 커지면서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무서워 알람시계를 끄고 , 또 끄고 잤습니다. 출근하는 게 겁이 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습니까? 저는 아니었어요"

 

창업을 해서 회사를 일정 규모 이상 키워본 사람들은 안다. 회사가 커지고 직원이 늘어나면 기쁨도 커져야 하는데, 회사가 성장할수록 정나미 떨어지는 일이 너무나도 자주 발생한다. 이때마다 겨우 버텨오던 마음이 무너지면서 흔들리게 된다. 마냥 앞이 암담해진다. 이는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사장이 되면 다른 회사로 옮겨가기도 쉽지 않다. 앉은 자리가 편하겠는가, 잠이 오겠는가, 밥을 넘긴들 소화가 되겠는가? 소화가 된들 피와 살이 되겠는가. 남들 보기렌 어떨지 몰라도 파리 목숨이 따로 없다. 암담하다. 직원들에게 불확실성이란 강 건너 산일 수 있겠지만 리더들에게 그것은 일상생활이다.

 

 

 

'오늘도 외로웠다'

 

경남 거창의 부잣집 다섯째 딸에게 사업자 아버지는 언제나 멋지고 근사했다. 어린 딸은 그런 아버지의 사무실 책상 가운데 서랍이 늘 궁금했다. 항상 꽁공 잠가두는 데다 근처에 가지도 못하게금 '접근 금지' 엄포를 놓기에 더욱 그랬다. 소녀는 분명 돈다발이 가득할 거라고 믿었다. 하루는 그 서랍이 열린 채 아버지가 없었다. 기회였다. 소녀는 그 금기를 열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돈다발은 커녕 돈은 한 푼도 없었다. 대신 그 자리에 5권의 공책이 있었다. 그중 4권 가득 글이 빽빽했다. 아버지의 일기였다. 첫 구절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오늘도 외로웠다', 충격이었다. 아버지의 겉모습이 저렇게 근사한데, 안에는 다른 모습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은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에 있는 진실로 읽어야 할 존재임을 깨달았다. 이는 시인 신달자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다.

 

 

'왕이 된다는 것'

 

전 세계 신화와 전설에 등장하는 영웅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신화학자 조셉 캠벨에 의하면 영웅들은 주로 깊은 숲 속이나 큰 나무 아래, 그리고 험한 곳에서 자신의 소명을 받는다. 안전하고 편안한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소명을 깨달은 그들은 그 소명을 성취하고자 먼 길을 떠난다. 익숙한 모든 것들을 떨쳐버리고 미지의 땅으로 혼자서 머나먼 여정을 시작한다.

 

아프리카 동북부의 수단과 에티오피아 국경 접경지대에는 아누아크 족이 살고 있다. 총 7만여 명쯤 되는 토착민인데, 1990년대에 왕이 사망하면서 수많은 아들 중 아동고 아가다를 왕위 계승자로 지명했다. 지명된 아들은 무조건 왕위를 이어받아야 하는 게 이 부족의 전통인데, 공교롭게도 당시 아동고는 그곳에 거주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수단과 에디오피아는 자국의 영토를 넓힐 목적으로 아동고 체포령이 발동되었고, 독립을 지향하던 아동고는 캐나다로 망명했다.

 

막상 캐나다로 와보니 생활이 녹록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고민 끝에 현지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부족들이 눈에 밟혀 고양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체포되지 않은 그는 무사히 즉위식을 거행할 수 있었다. 즉위식이 끝나자 부족의 원로들이 왕으로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제시했다. 납득할 수 없는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이 있었다.

 

왕은 거처에서 혼자 지내고, 식사도 혼자, 부족민과 함부로 대화해도 안 된다.

아플 때도 아프다는 것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아내를 많이 얻어야 한다. 혈통이 끊기는 불행을 방지해야 한다.

 

초원의 제왕인 사자는 태어나서 2년쯤 지나면 그 무리를 떠난다. 짝짓기의 충동이 밀려오지만 그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근친혼을 방지하는 사자들의 생존전략이므로 일찌감치 알아서 스스로 떠나게 된다. 충동을 못 이겨 무리의 사촌들에게 구애한다면 무조건 추방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혼자서 방랑하는 시간을 견뎌낸 사자는 힘을 축적한 다음 지켜본 무리의 보스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이겨야만 제왕이 된다. 유라시아와 북미 대륙의 초원에는 늑개가 최강자이다. 이들도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와 동일한 과정을 밟는다. 

 

새로운 젊은 왕을 모신 아누아크 족은 왜 '왕은 혼자 지내야 하고 혼자 식사를 해야 한다'는 전통을 새로운 왕에게 내밀었을까? 누군가와 밥 먹는 걸 통해 공정함이 훼손되지 않아야 왕의 권위가 서고, 권위가 있어야 부족민들이 그의 지시를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다고 아무하고나 대화하고 농담을 나누게 되면 권위가 훼손되듯이 밥 먹는 것도 마찬가지인 까닭이다. 당연히 아프지도 말아야 한다. 자신보다 부족민의 이익을 우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더의 고독은 나누는 게 아니다. 아니, 나눌 수 없다. 나눌 수 없는 고독을 나누려는 순간, 그러니까 고독하지 않으려는 순간, 문제가 시작된다! 고독을 뜻하는 영어 단어 solitude는 sole에서 시작된 단어다. sole은 태양을 의미한다. 하늘의 태양이 둘일 수 없듯 홀로 있어야 하는 것이다.

 

 

호랑이는 병든 듯이 걷는다

 

<채근담>에 '응립여수 호행사병鷹立如睡, 虎行似病'이라는 말이 나온다.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호랑이는 병이 든 듯이 걷는다'는 뜻이다. 존재감을 높이고 위세를 높일수록 주변의 경계심 또한 높아지는 건 당연지사, 위기가 임박했다는 징조를 느낀 사냥감들은 바람처럼 사라져버린다. 적당한 거리에 사냥감이 있어야 쉽게 사냥을 할 수 있는데, 다들 사라져버리면 먹고사는 게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노련한 매는 조는 듯 앉아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쏜살같이 덮치고 경험 많은 호랑이는 병든 듯 걷다가 전광석화처럼 달려든다. 매섭게 앉아 있고 당당하게 걷는 게 힘든 게 아니라 조는 듯 앉아 있고 병든 듯 걷는 게 힘들다. 자연의 최강자들은 평소에는 져주고 또 져주다가 반드시 이겨야 할 때 이기는 허허실실 전략의 고수들이다.

 

 

고려 말기에는 대표적인 두 장수가 있었다. 최영과 이성계였다. 두 장수 모두 전쟁에 능했지만 시대는 이성계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둘의 승패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부하들의 마음에서 갈렸던 것이다. 최영은 청렴하고 강직하고 엄하기만 했다. 사실 칼 같은 성격에 따뜻함이란 없다. 반면 이성계는 자신에게 엄했으나 부하들에겐 관용을 베풀었다. 최영의 부하들조차 이성계 휘하에서 싸워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미 게임은 끝난 셈이다.

 

배기가스 조작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결국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난 전 폴크스바겐그룹 CEO 마르틴 빈터코른은 카리스마를 내세워 혁혁한 실적을 올리며 세계 1위를 향해 거침없이 달렸지만 마침내 일이 터지고 말았다. 무리한 목표를 달성하라고 엔지니어들이 압박당하자 그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조작이었던 것이다. 실패가 용서되지 않는 마당에 이판사판 아니었을까 말이다. 마찬가지로 김정은 정권에 상납금을 더 이상 바칠 수 없는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단체로 택할 수 행동은 망명 뿐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먼저 받기를 원한다

 

회사에서 사장은 어떤 사람인가? 주는 사람이다. 월급을 주고 관심을 주고 마음을 주는 건 물론 수시로 '믿는 도끼'에 찍힐 걸 알면서 발등까지 내주어야 한다.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어디로 가야 할지 보여'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자신을 믿고 따르기를 원한다면 그들에게 먼저 자신을 따르라고 하기보다 자신이 그들에게 '먼저', 뭔가를 '줄' 수 있어야 하고, 그들의 존재와 능력을 믿어'주어'야 한다.

 

모든 종교는 이웃들에게 '먼저 주라'고 가르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신도들은 '먼저 받고자' 한다. 인간의 유전자 속엔 손해보는 일을 하지 말라고 각인되어 있다. 일을 제대로 시키려면 이런 본능을 이겨내야 한다. 먼저 주는 것으로 고마음을 느끼게 하고 열심히 일하는 태도를 이끌어내야 한다. 인사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이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월급을 주는 게 아니라 열심히 일하라고 주는 태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란 싹을 제거해야 한다

 

'싹수가 노랗다'는 말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보지 않아도 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데 방해가 되는 괴물 때문에 속 썩고 골머리를 앓지 않으려면 '노란 싹'을 잘 가려내어 미리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 화단의 잡초들을 미리 제거하지 않으면 급속도로 성장한 일들 때문에 나중에 몇 십 배의 노력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최근에 중국의 안방安邦보험그룹이 국내의 알리안츠생명을 헐값에 독일 알리안츠그룹으로부터 인수했다고 보도되었다. 알리안츠그룹이 인수하기 전 이 회사는 서울 강남에 위치한 제일생명이었다. 국내에선 차이나머니의 국내 금융계 공습이라는 표현가지 사용했지만, 나는 이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알리안츠생명은 한마디로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알리안츠그룹이 내부 컨설팅을 통해 구조조정을 시도하여 했지만 강성노조의 벽에 막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감내하다가 인수자가 나타났을 때 35억원에 매각했던 것이다. 참고로 이 회사의 2015년 실적은 약 8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리더가 가진 힘이란 나쁜 힘이 자라는 걸 억제하고 생산적인 힘이 생기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난초 같은 식물들이 그러는 것처럼 힘을 가져야 평화로운 공생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리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지금처럼 힘이 커져 '외나무다리 결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싹이 노랄 때 알아보고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떤 게 노란 싹일까? 경험 많은 사장들이 말하는, 무엇보다 조심해야 할 세 가지 노란 싹들이 있다. 이미 시효가 지났지만 맹목적으로 작동하는 본능처럼, 조직을 병들게 하는 좋지 않은 조직 본능들이다. 흔들릴 것인가, 흔들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세 가지 노란 싹은 다음과 같다.

 

능력 부족을 욕심으로 메우는 사람들~ 영화 <노스페이스>의 윌리같은 인물

무능력자보다 더 무서운 사람들~ 불평불만 분자

아프지만 내쳐야 할 사람들~ 끝까지 반대하는 사람

 

 

유능함의 두 가지 조건

 

리더십이란 두 가지 원초적인 능력에서 시작한다. 성과를 내는(먹을 걸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는) 능력과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그래서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다. 조직이 리더를 따르는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이유이다. 이 능력을 효과적으로 증명하는 순간 조직은 리더를 따르지 말라고 해도 따른다. 사람들 안에 있는 리더 희구 본능이 자동으로 작동하여 그들의 몸을 이끌어간다. 리더가 자격이 있다는 걸 능력으로 증명할 때 조직은 스스럼없이 따르고, 가치가 있다고 믿으면 자신의 노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 목숨까지 바친다.

 

특히, 한국인은 탁월한 리더가 앞장서서 숙명처럼 느껴지는 비전이나 목표를 제시히면 이에 빠르게 응집한다. 왜 따라야 하는지, 명확하고도 강력한 이유를 제시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똑똑한 사람들이 회사를 위해 일하고 싶은 강력한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 리더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이다.

 

 

가시방석이 바로 꽃자리이다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 구상, <꽃자리> 중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장일지라도 지금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화살이 몇 개 남지 않았을 때 사냥꾼의 진정한 면모가 드러나는 법이다. 사장이라는 자리와 역할은 바로 구상 시인의 시가 적절하게 답한 듯하다.

 

1939년, 런던은 거의 패닉 상태였다. 유럽을 휩쓴 나치 독일이 무차별 미사일 공습에 이어 조만간 영국에 상륙한다는 악성 루머가 돌면서 공포심은 극에 달했다. 당시 국왕인 조지 6세와 윈스턴 처칠 수상은 국민들에게 힘으로 맞서야 하며, 용기와 기운은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이므로 침착하게 하던 일을 계속하라고 부탁했다.

 

지금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맞서야 한다. 굳게 마음 먹고 이겨내야 한다. 가고자 했던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장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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